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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학교에서 돌아온 딸아이에게 잔소리를 합니다
"양말 벗어 세탁실에 넣어야지!"
"손씻고 간식먹자 "
"숙제는 언제 하는게 좋을까?"
엄마의 폭풍 잔소리에 아이는 "엄마 잔소리 그만!!!!이라며 귀를 막아버립니다 잔소리가 아니라 이게 다 너를 위해 하는 말이라고 말이라고 말하는 대신 한숨만 내쉬는 저에게 위로가 되는 선물이 왔습니다
#잔소리먹는전화
류미정 글 / 이현정 그림
아빠가 죽고난 뒤 예전에 다녔던 회사에 다시 나가게 된 엄마를 대신해 할머니가 다연이를 돌봐 주십니다 엄마는 늘 피곤에 지쳐있고 무엇을 하든지 뾰족하게 말하고 잔소리 트집 대왕으로 변해갔습니다
태평양만큼 넓은 마음으로 엄마를 이해하려 해보지만 그럴수록 엄마마음은 비온 날 웅덩이만큼도 안되는 것 같습니다
힘들어 보이는 엄마를 위해 할머니는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아침을 차려주지만 엄마는 바빠다는 핑계로 우유한잔만 마시고 출근을 합니다 친구 채원이는 엄마가 오춘기에 걸렸다고 진단을 해줍니다
"아이가 태어나면 이유없이 막 울잖아 바로 일춘기의 시작이야 유치원때 엄마 말에 괜히 왜? 싫어!하면서 생떼 부렸던 거 기억하지? 그때가 바로 이춘기 시작이지"
채원이 말을 듣다보니 춘기로 시작해서 춘기로 끝나는게 인생 같았어요 그럼 나이많은 할머니는 십춘기쯤 될 거예요
"어른이 되면 사는게 바빠서 춘기 인생이 멈칫하는 것 같지만 아니야 바로 지금 너희 엄마가 오춘기를 겪고 있는거야"
삼춘기의 다연이와 오춘기를 지나는 엄마의 갈등은 어떻게 해결될까요
어느날, 미술학원에서 뽀글뽀글 라면 머리카락에 주근깨로 딸기폭탄을 맞은듯한 수상한 선생님을 만나게 됩니다 종이컵과 실을 연결해 만든 전화기가 듣고 싶은 말을 들려주는 마법의 전화기라고 합니다 혹시나 싶어 마법의 전화기를 엄마에게 내밀어보는 다연이에게 신기한 일이 일어납니다
"다연아 종이컵 전화기를 보니까 네 어릴때 생각난다 어린이집에서 만든 종이컵 전화기를 가지고 와서 아빠귀에 사랑해~ 엄마 귀에 대고 사랑해~라고 말해줬잖아"
"다연이 오늘 엄마라 회사에서 많이 힘들었어 회사에 들어간 순간부터 힘들지 않은 적이 없었어 다른 사람보다 더 열심히 하려고 하지만 마음처럼 쉽지가 않네"
엄마의 진심을 듣고 난 다연이는 닭똥같은 눈물이 나오려는 걸 가까스로 참습니다 간절한 마음이 있어야 마음의 소리가 들린다는데 삼춘기 다연이와 오춘기 엄마는 서로에게 전하고 싶은 진심을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까요?
🌟 작가의 말 중에서 🌟
다연이는 마법 전화기로 진짜 엄마의 마음을 알게 돼요 언제나 틱틱거리고 짜증 섞인 목소리로 잔소리를 했던 엄마가 어떤마음으로 그랬는지 알게 되지요 하지만 마음을 안다고 모든 걸 다 이해할 수는 없어요
친구 사이에도, 가족간에도 솔직함은 당연히 필요한 거예요 솔직하게 마음을 표현하고 상대방의 마음도 헤아려야 관계가 단단해지면서 오래 가거든요
누구에게나 마음속에 마법 전화기가 있다고 생각하여 마법의 힘을 얼마만큼 쓸 것인지는 여러분의 몫인 거죠
☎️ ❤️ ☎️ ❤️
말로 상처받을지 않고 말로 위로받을 수 있는 사회를 꿈꾸는 작가의 말이 오랜시간 마음에 머물렀습니다
내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말, 상대방에게 진심을 담아 위로를 건넬 수 있는 말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진심을 말할 수 있을 때 마음과 마음이 만날 수 있고 헤아림과 위로가 넘치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