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

 

신현림

 

 

울음 끝에서 슬픔은 무너지고 길이 보인다

 

울음은 사람이 만드는 아주 작은 창문인 것

 

창문 밖에서

한 여자가 삶의 극락을 꿈꾸며

잊을 수 없는 저녁 바다를 닦는다.

 

 

 

처절하게 울어 본 사람은 안다.

울음의 끝에선 슬픔이, 고통이 잠시 무너진다는 것을.

견딜 수 없는 고통 앞에서 우는 것은

인간에게 슬픔과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작은 출구가 된다는 것을.

실컷 울고 난 뒤 젖은 눈을 손등으로 쓱쓱 닦고 있는

슬픈 여인의 모습에 목이 메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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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일 독서토론을 하는 6학년 아이들 4명과 함께 알라딘 중고서점 신촌점을 다녀왔다.

아이들은 탐방을 간다고 하니 놀러가는 거라 생각해서 아주 즐거워했다.

 

 

 

전철을 타고 신촌역2번 출구로 내려서 조금 걸으니 알라딘 중고 서점 신촌점이 있었다.

신이 나서 발걸음도 가볍다.

 

 

 

각자 자기가 다 읽은 책 두세 권씩 가져와서 팔아보고... 정원이, 태유 얼마 벌었니?

 

 

 

 

희문이는 가져온 책 알라딘 서점에서 안 산다구 퇴짜맞구..... ㅠ ㅠ

 

 

 

샘도 헌 책 3권 팔구 5,800원 벌었지요.

 

 

 

 

자, 이젠 서점 좀 둘러볼까요? 복층 구조로 되어 있는 서점.

 

 

 

크기는 생각보다 아담했어요.

 

 

 

 

 

 2층 만화 코너에서 열심히 만화를 보구 있군요. 역시 만화가 좋아요.

 

 

 

 

 

 

 

 

사진 찍기 싫다구 뒷모습만 보이는 서휘

 

 

다들 즐거웠나요? 오후의, 시내 중고서점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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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바람벽이 있어

 

   백석

 

오늘 저녁 이 좁다란 방의 흰 바람벽에

어쩐지 쓸쓸한 것만이 오고간다

이 흰 바람벽에

희미한 십오촉(十五燭) 전등이 지치운 불빛을 내어던지고

때글은 다 낡은 무명 샤쯔가 어두운 그림자를 쉬이고

그리고 또 달디단 따끈한 감주나 한잔 먹고 싶다고 생각하는 내 가지가지 외로운 생각이 헤매인다.

그런데 이것은 또 어인 일인가

이 흰 바람벽에

내 가난한 늙은 어머니가 있다

내 가난한 늙은 어머니가

이렇게 시퍼리둥둥하니 추운 날인데 차디찬 물에 손을 담그고 무이며 배추를 씻고 있다

또 내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내 사랑하는 어여쁜 사람이

어느 먼 앞대 조용한 개포가의 나즈막한 집에서

그의 지아비와 마조 앉어 대구국을 끓여 놓고 저녁을 먹는다

벌써 어린것도 생겨서 옆에 끼고 저녁을 먹는다

그런데 또 이즈막하여 어느 사이엔가

이 흰바람벽엔

내 쓸쓸한 얼골을 쳐다보며

이런 글자들이 지나간다

--나는 이 세상에서 가나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살아가도록 태어났다

  그리고 이 세상을 살어가는데

  내 가슴은 너무도 많이 뜨거운 것으로 호젓한 것으로 사랑으로 슬픔으로 가득 찬다

그리고  이번에는 나를 위로하는 듯이 나를 울력하는 듯이 눈질을 하며 주먹질을 하며 이런 글자들이 지나간다

--하늘이 이 세상을 내일 적에 그가 가장 귀해하고 사랑하는 것들은 모두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그리고 언제나 넘치는 사랑과 슬픔 속에 살도록 만드신 것이다

 초생달과 바구지꽃과 짝새와 당나귀가 그러하듯이

 그리고 또 '프랑시쓰 쨈'과 도연명과 '라이넬 마리아 릴케'가 그러하듯이

 

 

 

 

 

 

백석 (백기행) 시인

출생-1912년 7월 1일 (평안북도 정주)

사망- 1996년 1월

학력 -아오야마가쿠인대학교
데뷔-193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그 모(母)와 아들’
( 출체--네이버에서 인물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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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은 잔인하다. 지독히도 눈부신 이 아름다운 계절을 보아라. 연녹색의 작은 이파리들이 갓난 아기처럼 귀엽게 미소짓고,갖가지 꽃들이 화사한 모습으로 피어나는 이 봄날을 보아라. 게다가 새들의 맑은 지저귐은 봄의 대축제 라는 영화 한편의 배경음악이 되어준다. 말로는 표현 불가다. 아무리 감정없는 목석이라도 이 시기의 자연이 보여주는 그 아름다움 앞에 감탄하지 않을 자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화사한 계절에 우리 아이들은 누렇게 뜬 얼굴빛으로 학교에서 학원을 오가며 오로지 죽도록 공부만 해야 한다. 4월 말부터 시작되는 중간고사 앞에 스트레스 만빵으로 잔뜩 긴장한 채 벚꽃잔치를 즐길 여유가 없다. 내일부터 우리 아파트는 축제란다. 야시장도 열린단다. 근데 우리 아이들은 즐길 수가 없다. 이 좋은 봄날에는 무조건 야외로 나가야 한다. 어른이든 아이든 나가서 자연을 보고 느껴야 한다. 그게 다 공부다. 이런 때 야외 수업 얼마나 좋은가? 왜 하필 4월말에 중간고사를 봐야 하는가? 정말 잔인하다!!

교육감에게 제안한다!!  4월말 중간고사 싹 없애버리자. 중고생 다 지금같이 며칠씩 보는 지필 시험은 한 학기에 한 번으로 족하다. 그럼 시험범위가 너무 많다구? 쪽지 시험도 보구 수행 평가도 해서 성적내면 되지 지금처럼 꼭 1년에 4번 시험봐야지만 되냐구요?~~~~

죄발죄발~~~  애들 좀 숨 좀 트게 해줍시다. 어른들과 애기들만 벚꽃구경하지 말구 학생들도 벚꽃구경도 하고 봄날도 즐기며 살게 해주자구요.   중간고사 폐지하자!!! 폐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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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생의 솔숲에서

 

                   김용택

 

나도 봄 산에서는

나를 버릴 수 있으리

솔 이파리들이 가만히 이 세상을 내리고

상수리나무 묵은 잎은 저만큼 지네

봄이 오는 이 숲에서는

지난날들을 가만히 내려놓아도 좋으리

그러면 지나온 날들처럼

남은 생도 벅차리

봄이 오는  이 솔숲에서

무엇을 내 손에 쥐고

무엇을 내 마음 가장자리에 잡아 두리

솔숲 끝으로 해맑은 햇살이 찾아오고

박새들은 솔가지에서 솔가지로 가벼이 내리네

삶의 근심과 고단함에서 돌아와 거니는 숲이여 거기 이는 바람이여

찬 서리 내린 실가지 끝에서

눈뜨리

눈을 뜨리

그대는 저 수많은 새 잎사귀들처럼 푸르른 눈을 뜨리

그대 생의 이 고요한 솔숲에서

 

 

요즘 길을 걷은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새롭게 돋아나는 연녹색의 그 작고 예쁜 이파리들이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는 모습,

아한 모습으로 탐스럽게 벌어진 하얀 목련, 원색의 강렬한 노란빛 개나리,

이름모를 작은 들꽃들, 그리고 가지마다 눈부시게 희고 아름다운 꽃을 달고 있다가 

눈송이처럼 떨어지는 벚꽃까지 ... 봄이 오는 길목은 꼭 솔숲이 아니더라도 공원 벤치에서,

길거리에서,어느곳에서나  삶의 고단함과 근심에 지친 우리에게 잠시 쉬어가라 권한다.

꽃잎 하나, 이파리 하나 ,바람 한 줄기가 마음속에 얹혀 있는 것 잠시 내려놓고 조용히 웃음져 보라고 말한다. 

눈감고 내 마음 조용히 쉬어가라고 그렇게 우릴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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