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렌이 올 때까지 기다려 동화 보물창고 31
매리 다우닝 한 지음,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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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늦게 조카를 데리고 도서실에 갔다가 이 책을  우연히 집어들게 되었다.

너무 재밌어서 눈을 뗄 수 없는데 안타깝게도 너무 늦게 와서 금방 도서실이 문을 닫을 시간이 되었고, 빌려와서 읽고 싶었지만 이미 빌린 책이 있는지라 그냥 다시 꽂아두고 오는 수밖에 없었다. 월요일 다시 읽으리라 생각하며 누군가가 제발 안 빌려 갔으면 하고 바라면서 말이다.

오늘 도서실에 갔더니 다행히 이 책이 있어서 앉은 자리에서 후다닥 읽어버렸다.

미국 추리작가협회의 ‘에드거 앨런 포’ 상을 수상한 바 있는 작가 매리 다우닝 한의 작품으로, 어린이 공포소설이라는 범주에 속하는 이 소설은 참 잘 짜여진 한 편의 완벽한 이야기다.

작가의 역량이 어느 정도인지 이 한 편만 읽어 봐도 알 것 같다.

책을 잡는 순간부터 끝까지 긴장감이 떨어지지 않을 만큼 줄거리가 탄탄하게 구성되어 있는데다 진짜 유령이 나오는 이야기기 때문에 섬뜩함이 느껴지면서도 단순히 무섭고 오싹한 이야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해주며 감동을  여운으로 남긴다.

큰 상처를 입고 엄청나게 큰 죄책감 속에 시달릴 때 인간은 누구나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철저하게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지 않거나 칼날을 세우게 된다는 것에 많이 공감할 수 있었다.  어린 헤더의 내면의 상처와 같은 상처를 가진 유령 헬렌의 섬뜩한 이야기가 그냥 공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치유되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유령도 헤더도 자신을 구속하던 큰 짐을 내려 놓고 스스로를 용서할 수 있게 되는 부분은 감동적이다. 그런 걸 보면 이 소설은 공포소설이면서 휴머니즘 소설이다.

이번 여름방학에 아이들이 꼭 읽어볼 만한 재미있고 유익한  책으로 강추한다. 재미와 감동이 어우러진 완벽한 공포스릴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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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얼굴의 나라 미국 이야기 아이세움 배움터 12
정범진. 허용우 지음, 정수연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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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초등학생에게 결코 쉬운 책이 아니다. <두 얼굴의 나라 미국이야기>라는 제목만 보면 미국의 양면성을 중심으로 쓴 책 같지만 내용을 보면 미국에 대한 역사 ,문화, 정치, 경제 등 미국에 대한 많은 정보가 담겨 있다. 내용으로 보자면 미국역사에 대한 부분이 가장 많고 미국의 문화와 사람들의 생활상 등이 소개되고 있다.

또 <미국은 우리나라의 친구일까> 부분에서 그간 우리나라와의 미국과의 역사적 관계 속에서 보여준 미국의 두 얼굴의 모습이 잘 나타나 있으며 우리 현대사도 같이 정리해 볼 수 있다. 이 부분에서 우리에게 미국은 어떤 나라인지, 우리나라와 미국은 어떤 관계로 나아가야 하는지 등을 주한미군철수와 관련하여 토론해보면 좋을 듯하다. 

<우리 속의 미국 문화를 생각하며>부분에서 세계를 정복한 미국문화로서 코카콜라, 청바지, 맥도널드 3가지 문화가 재미있게 소개되어 있다. 아이들한테 친숙한  문화이기에  평소에 아이들이 이 3가지 문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오고 있었는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서로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며 비판적으로 살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세계를 정복하고도 한국을 정복하지 못한 것들'의 예로 한국 영화와 한글과 컴퓨터가 나와 있는데 이 부분에서 아이들이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미국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알려주고 있는 이 책은 꽤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유익한 책이다. 또 미국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갖고 있는 아이들에게 미국의 또다른 면을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좋은 책이다.

세계사를 좀 이해하고 있는 초등 고학년이라면  그렇게 어렵지 않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이라면 고학년이라도 좀 어려울 것 같다. 다른 책보다 꼼꼼하게 읽어야 할 것 같고 되도록이면 읽고 나서 토론수업으로 연결하면 좋을 책이다. 중학생 정도의 청소년이 읽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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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 뇌! - 신비한 머리 속 이야기 과학과 친해지는 책 5
임정은 글, 김은주 그림, 정재승 감수 / 창비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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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감정을 주관하고 기억과 사고와 판단을 하게 하는 뇌는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우리가 마음이라고 하는 것도 결국은 심장이 아닌 뇌가 하는 것이라는 건 이미 상식이 된 지 오래다. 그런데 이렇게 우리의 신체와 정신을 모두 관장하는 뇌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된 것은 겨우 최근 200년 정도라고 한다. 그 이전에는 뇌에 대한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햇다고 한다.

이 책은 창비의 시리즈  책 <과학과 친숙해지는 책 5 >에 해당되는데 뇌에 대한 여러가지 정보와 상식을 초등학생의 눈높이에 맞게 어렵지 않게 재미있고 접근해 놓았다.  크게 4부로 구성되어 있고 20개의 신기하고 놀라운 뇌에 대한 이야기들을  글과 그림으로 흥미롭게 설명해 주고 있다.

오징어는 뇌가 있을까? (프롤로그) / 돌머리라고?  남의 속도 모르고(머리뼈 헬멧) 같이 의문을 제시하며 흥미롭게 접근을 시작하여  뇌구조와 기능, 신경세포들의 역할 같이 뇌지식에 대한 것,  의식과 무의식/중독/치매/뇌사 같이 뇌가 문제가 생겼을 때 나타나는 심각한 문제들, 인간 대 컴퓨터 /사이보그 같은 최신 뇌과학까지 뇌에 대한 광범위한 내용을 다양하게 다루고 있다.

<의식과 무의식>을 다룰 때는 김유신과 천관녀와의 사랑을 예화로 든다든가, <뇌사>의 문제에서는 최요삼이라는 권투 선수가 시합에서 이겼으나 경기 직후  쓰러져 끝내 뇌사판정이 되고 6명에게 장기를 나누어 주고 세상을 떠났다는 등의 예화가 흥미를 더해준다. 

현재의 과학으로는 뇌이식은 불가능하다고 한다. 미래에 신체는 자기 것인데 자신의 뇌에 문제가 생겨 남의 뇌를 이식하는 경우, 그 존재는 누구라고 해야 하는가?  인간의 뇌에 기계장치를 연결하여 개인의 생각을 다 읽어낼 수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등의 문제를 아이들과 함께 토론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책이 어렵지 않아 4학년 정도부터 읽기 가능하다.

재미있고 유익한, 잘 만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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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한 주스 가게 - 제9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푸른도서관 49
유하순.강미.신지영 지음 / 푸른책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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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한 주스가게라는 제목이 재미있어 보여서 자세히 보지도 않고 책을 무조건 집어들었다. 난 장편소설인지 알았는데 4편의 단편소설이 실려 있었다. <불량한 주스가게>가 제 9회 푸른문학상 수상작이고  같은 작가의 단편 1편과 기존 수상작가의 단편 2편이 실려 있었다. 일단 단편이고 책이 두껍지 않아서 쉽게 금방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청소년들이 자투리 시간에 읽기 좋을 것 같다.


<불량한 주스가게>는  친구를 폭행해서 정학당한 건호가 엄마의 수술로 혼자 있는 시간 동안 자신을 되돌아보는 이야기다.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신 건호는 자신의 반성문에 써있듯 동정이나 위로받기 싫어서, 강해보이고 멋져 보이고 싶어서 그렇게 강한 아이들과 몰려다니며 나쁜 짓을 하지만 무엇보다도 자신을 믿어주는 엄마가 있기에  방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내면의 힘을 가질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 청소년들의 방황과 탈선은 알고 보면 그 근본원인에는 부모가 있다. 지난친 관심, 아님 정반대의 무관심이나 방기가 아이들을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고 있다. 부모가 열심히 자신의 삶을 잘 살고,  아이들에게 집착하지 않으면서도 관심있게 보아주고 믿어준다면(에고, 에고 어려운 일!!)  청소년기에 조금 속섞이고 방황을 하더라도 얼마 안 있어 자신의 본래의 모습을 찾을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이 책의 건호처럼 말이다.


<올빼미, 채널링을 하다>는 네 편의 소설 중 제일 재미있게 읽었다. 말귀가 어두워  올빼미라는 별명을 가진  중학교 2학년 유성이가 우연히 외계의 생명체와 소통하는 채널링이라는 모임을 알게 되고 그 이후 다른 사람의 내면의 목소리를 듣게 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유성은 우연히 지하철에서 폭탄을 던지고 자기도 죽으려는 한 사람의 내면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채널링을 통해 이 세상에 절망한 그의 이야기를 들어줌으로써 범죄계획을 포기하고 다시 희망을 갖게 된다는 이야기는 사실 리얼리티는 조금 떨어지지만 소통의 중요성에 대해서 생각하게 해주는 것 같다. 너무 살기 힘든 세상이기에 절망 앞에 놓인 수많은 사람들, 특히 어린 우리 청소년들을 생각해 보게 된다. 그들이 절망의 순간에 누군가가 그들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들어주고 답답한 마음만 가시게 해줘도 위안을 받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는 않을 텐데...   주인공 유성이의 캐릭터가 귀엽고 정감이 간다. 그러나 어학기를 훔쳤던 친구를 위해 자신의 용돈을 털어 어학기를 사서 몰래 문앞에 놓고 온다는 설정은 좀 오글거린다. 그 부분은 지나치다 싶다.



<프레임>은 우리 사회가 성적이라는 것에 얼마나 예민한지를 보여주는 시험 마킹을 하지 않은 공부 잘하는 학생의 문제를 소재로 사실감있게 그렸다. 학교에서 충분히 이런 일이 있을 법하단 생각이 든다. 프레임이라는 제목처럼 자기의 틀에서만 사람들은 생각한다. 엄밀히 말하면 자기의 이익이겠지만. 사소한 소재를 가지고 결코 가볍지 않게 진지한 심리묘사와 다양한 관점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보여주는 수작으로 뽑고 싶은 단편 소설다운 단편이다.


마지막 작품 <텐텐텐>은 좀 진부하긴 하지만 참 따스한 작품이다. 못생겼지만 마음씨 착한, 자기보다 열 살밖에 많지 않아서 누나라고 부르는 새엄마가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에도 남남인 의붓아들과 서로 사랑하고 의지하며 산다는 가슴 따스한 이야기다.  만화로 만들면 더 재밌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었다.


청소년 단편 소설, 괜찮다. 앞으로도 더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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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2-07-03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리뷰, 잘 봤습니다.
이 책 나왔을 때 바로 읽었는데 리뷰는 안 썼네요.
요즘도 그냥 읽는 것으로 족하고 리뷰는 게으름 피우게 되네요.ㅠ

봄나무 2012-07-03 20:57   좋아요 0 | URL
쑥쓰럽네요.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장바구니 - 3~8세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4
존 버닝햄 글.그림 / 보림 / 199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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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요즘 "책 뭐 읽어 줄까?" 하면 여섯 살난 딸과 세 살난 아들은 존 버닝햄의 '장바구니'를 들고 옵니다. 우리 딸은 "엄마 난 이 책이 제일 재미있어." 하면서 계속 읽어달라고 합니다. 맨 처음에 읽어 줄 땐 전 별로 재미있는지 몰랐는데 자꾸 읽어주다 보니까 저 역시 책에 쏙 빠지더군요. 우리 아이들이 왜 이렇게 이 책을 좋아할까 생각해보았죠. 그리고 그건 아마도 존 버닝햄이 아이들의 상상의 세계를 재미있고 풍부하게 그려내고 있기 때문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장바구니는 스티븐이라는 남자아이가 엄마심부름으로 가게에서 먹을 거를 사가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동물들을 만나는 상상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가게에서 나오자마자 느닷없이 곰이 나타나 "달걀 내놔. 안 주면, 널 꽉 끌어안아서 숨도 못 쉬게 할 거야."라고 협박합니다. 그러나 스티븐은 겁을 먹거나 놀라기는커녕 "내가 달걀을 던지면, 너는 느림보니까 못 잡을걸."하면서 오히려 곰을 약올리며 화를 돋굽니다. "내가 느림보라고!" 곰은 이렇게 말하는데 뒷장을 넘기면 곰이 보기 좋게 깨진 달걀을 얼굴에 뒤집어쓰고 있는 그림이 나옵니다. 우리 딸은 그림을 보며 "진짜 달걀 맞았어!" 하면서 엄청 좋아합니다. 뒷 내용은 같은 형식으로 이어집니다. 계속 하나씩 나와서 먹을걸 내노라고 협박하는 동물들과 약을 올리는 스티븐, 그리고 뒷장엔 스티븐이 말한 대로 보기좋게 당하는 동물들의 모습이 너무나 익살스럽게 그려져 있습니다. 돼지가 울타리 사이에 끼어 있는 모습이라든가 염소 뿔이 휴지통에 걸려 있는 모습, 코끼리의 긴 코가 편지함에 끼어 있는 모습을 아이는 너무나 재미있어 합니다. 어른들은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존 버닝햄 특유의 자유로운 상상의 세계에 아이는 푹 빠지는 겁니다. (200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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