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보다는 ˝같이˝ 읽는다는 게 어떤가 궁금해서 읽게 되었지요. 책과 서점, 도서관 등에 편안함과 자유를 느끼면서 맥락없는, 이리저리 방향성 없는 독서에 뭔가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하나의 책 독서모임에서 운영자로서 활동한 다섯 분의 경험담을 엮은 이야기이구요,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여러 사람들과의 독서가 좋은 점은 편협해지지 않고 다양한 관점을 얻을 수 있다는 것, 혼자만의 독서는 일부 분야에 편식이 될 수도 있고 슬럼프가 오는 면이 있지만 이를 독서모임을 통해 극복이 가능하다고 합니다.맞는 말이겠죠..이해는 갑니다만, 여전히 자발적 확신은 안드네요.
어두운 소재인데 읽는 내내 전혀 그런 느낌을 받지 않았네요. 작가가 기자 출신이고 책에서도 기자가 주인공으로서 탐정처럼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전개가 속도감 있게 펼쳐져서 인가 봅니다.킬링 타임용 한 편의 영화 본거 같아요.
영화 「다이하드1」에서 브루스윌리스가 보여준 기막힌 액션과 집요함, 일본소설 「제노사이드」의 광활한 스케일과 전문적인 영역의 디테일(화이트아웃에서는 댐과 통신기술의 설명과 묘사가 그렇다) 그리고 역시 일본소설 「여름은 오래 그 곳에 남아」에서 느꼈던 길고 긴 묘사와 서술... 이것이 화이트아웃을 읽은 후의 복합적 느낌입니다.주인공인 도가시 데루오가 직장동료를 설산 사고로 잃고 갖었던 회한과 죄책감이 고통속에서 그를 일으켜 세워준 원동력이 되었네요.
‘마당‘ 시리즈(?) 2탄으로 읽게 된 책입니다.주란과 상은, 두 여자의 시각을 번갈아 가면서 전개가 되는 형식입니다.소설보다는 영화로 나오면 더 어울릴 꺼 같네요.막장 드라마는 호기심을 끌지만 개인적으로 선호하지는 않아서요. 빠른 호흡으로 읽게 만드는 점은 좋았어요.
6ㆍ25 전쟁 직후 대구의 어느 마당 깊은 집에 사는 주인집과 피난민 서너 가구의 지난한 삶을 한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그려냅니다. 어렴풋하게 TV드라마로 하지 않았나 하면서 고두심씨가 떠올랐는데 유튜브로 찾아보니 빙고! 1990년 MBC에서 방영했었네요. 고두심, 김수미 이런 분들이 출연했구요. 30년 넘은 시간 속에서도 뇌리에 좀 남아 있었나봐요.유튜브 속 마당 깊은 집의 메인 테마곡 중간 이후 하이라이트 부분을 듣다보니 영화 씨네마천국에서 중년이 된 토토가 고향을 찾아 예전의 친구이자 정신적 지주였던 알프레도가 남겨둔 영상을 보고 감격해하는 장면이 떠오르네요. 소설 속 주인공인 길남이가 퇴직 후에 어린 시절 마당 깊은 집에 살았던 시절을 추억하게 되는 것과 결이 같아서 일까요...소설의 내용 뿐만 아니라 몰랐던 단어가 꽤 등장하여 사전을 찾아 단어장에 저장하며 읽는 재미도 쏠쏠했네요. 참 좋은 기억으로 남는 책입니다. 소장하고 몇 년 후에 다시 읽어보려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