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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아시아 제52호 2019.봄 - 이 사람 An Asian Profile : 모든 생명의 친구
아시아 편집부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9년 3월
평점 :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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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봄 호 계간 아시아.
문예지를 매 회 기다리는 사람이 많지는 않을 것 같다. 일 년에 4번 발간되는 계간지를 기다리는 일도 쉽진 않은 것 같다.
하루하루 쏟아지는 수많은 신간 책들.
알록달록한 표지와 책 광고가 난무하는 세상에서
계간 아시아는 정말로 특별한 위치에 홀로 우뚝 서있는 느낌이다.
나는 주로 입소문을 타는 책들 위주로 책을 선정했었는데, 대부분 영미권 국가의 책들이었다.
문학을 읽는다는 건 완전히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들여다볼 기회를 가지는 일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자연스레 매번 영미권의 시각으로 세상을 보고 있음을 자각했다.
그러며 알게 된 책이 '계간 아시아'였다.
너무도 새로운 시각의 신세계를 열어주는 고마운 책.
또 매번 어떤 신선한 글들이 있을지 기대가 된다.
이번 호에서 주력으로 실린 글은 '미야자와 겐지'에 관한 글로
긴 페이지를 할애해 작가의 글과 글의 원천이 되는 그의 인생을 담았다.
우리 일제 강점기와, 광복 후 폐허가 된 그 즈음의 시대를 산 인물로,
그 시절의 일본인임을 생각하면 절대 곱게 보기 힘들 한국인들의 반발감을 많이 고려한 것 같다.
그의 섬세한 글처럼 일생 평화주의자에 가까웠던, 한 인간을 설명하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시대와 인간을 따로 두고 봐야 할지에 관해선 독자마다 생각이 다를 것 같다.
나는 계간 아시아에서 'ASIA의 소설' 챕터를 가장 좋아하는데,
이번 호에서 가장 재미있게 있는 글도 아시아의 소설 중 중국 작가 쉬쿤의 '어떤 외국인의 중국에서'이다.
중국에서 강의하는 한 캐나다인 외국인 강사를 전지적 관찰자 입장에서 서술한 소설이다.
주인공 닐스는 10년 전 중국에 머물렀고, 현재 다시 돌아와 있다.
그 10년 사이에 너무나 달라져 버린 중국 내 외국인들의 입지에 혼란함을 느끼고, 버텨내기 위해 분투하는 내용이다.
한국도 현재는 머물러 있는 외국인이 많아서 딱히 특별히 생각하지 않지만, 십수 년 전만 해도 달랐다.
좀 예민할 수 있는 주제인데 너무 무겁거나 냉소적이지 않아서 좋았다.
'ASIA의 소설' 두 편 중 또 다른 작품인 일본 '나카지마 교코'작가의 '네거티브 인디케이터'는 소위 '히키코모리'에 관한 이야기다.
주인공이 어떤 과정으로 '히키코모리'의 삶을 선택했는지,
마침내 적당히 유지되는 안락한 삶에 어떻게 도달했는지의 과정을 담은 소설이다.
'히키코모리'는 한국에도 오래전 유입된 개념으로 딱히 새로울 것이 없는 명칭이다.
하지만 대부분 음울하고 어둡게 묘사되어왔는데,
이 소설에서는 히키코모리적 생활 역시 그저 다양한 선택지 중 하나일 뿐인 것으로 가볍게 묘사한 게 좋았다.
세상엔 다양한 기질을 가진 인간이 있음을 자연스레 상기시켜주는 글이다.
소설들 외에 이번 호의 특징은 '윤동주'에 관한 챕터였다.
그의 시를 여럿 싣고 있고, 영어로도 싣고 있다.
번역된 시를 읽을 때, 원래의 느낌이 고스란히 전달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윤동주의 시는 간결해서 그리 어려운 영어 문장이 아니었다.
영어로 씐 버전을 여러 번 음미해보고,
원어의 의미가 전달이 잘 되는
지 고민해 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
글을 쓰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번역이라고 항상 생각해왔다.
멋진, 재밌는 글을 써준 작가, 번역가님들에게 감사하며
언젠가는 영어 버전으로 완독할 수 있길 희망해본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