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을 팝니다 - 왠지 모르게 다시 찾고 싶은 공간의 비밀
신현암 지음 / 흐름출판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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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스 고딘의 [보라빛 소가 온다]를 읽어 보았는가?

2004년에 한국에서 발간된 뒤 기존의 마케팅을 뒤엎는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소수를 위한 리마커블한 공략으로 말이다.

그 때의 마케팅에서 ‘퍼플 카우’나 ‘리마커블’은 요즘 말로 ‘신박’한 말이었다.

그런 신박한 다양한 내용 중 저자는

도쿄에서 가격이 고가임에도 고객이 유치되고

인기를 끄는 리마커블한 이유를 궁금해 하고 분석했다.

일본을 자주 다니면서 전역을 다녔지만

왠만한 지점이 있는 도쿄 한 지역을 정리했고,

모두 21곳의 신박한 아이템과 그들이 추구하는 점을 꼼꼼하게 기록해 두었다.

저자는 가성비보다 힘이 센 녀석으로 감성을 꼽았고

고객의 감성을 자극해 끊임없이 찾게 만드는 성공 공식에 관심을 갖고 찾아 다녔다.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품질로 차별화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애플 아이폰이든 삼성 갤럭시든 중국 휴대폰이든 시장에 뛰어든 제품은

최소 품질 요건은 모두 갖추고 있는 것이죠.

고객은 더 이상 품질이 뛰어난 데에 감동하지 않습니다.

대신 디자인 같은 감성적 요소라든지 창업자의 철학 같은 공감적 요소에 감동합니다.

고객의 가슴을 뛰게 하는 것!

고객을 설레게 하는 것!

이것이 지금의 성공 공식입니다.”

그리고 각 브랜드가 성공하는 밑거름이 된 인물에 대한 분석은 물론

각각이 가지는 리마커블한 아이디어이고 그 곳에 가능방법에 대한 서술,

심지어 주소까지 제시해 주면서 QR코드로 구글 지도까지 소개하며

발로 다가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세스 고딘은 물론 블루오션의 개념을 알려 준 김위찬 교수의 글 이외에,

생떽쥐베리의 명 문장 등을 다양하게 인용하면서

에세이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에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점이 좋다.

특히 도쿄 여행 갈 때 이 책을 들고 가서

몇 곳이라도 다녀온다면 더 없이 멋진 여행이 될 것 같다.

21곳 핫스팟의 역사도 알고 현재와 미래까지 다양하게 읽을 수 있는 내용도 흥미롭고,

읽으면서 설레기는 하지만 너무 비싼 가격에 놀랄 수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이 매력을 발하는 건

생생하게 저자가 발품을 팔아 자료를 모아 만든 책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생생하다 못해 너무 자세한 명소에 가는 방법을 읽다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설렘이란 “마음이 가라앉지 아니하고 들떠서 두근거림, 또는 그런 느낌”을 말한다고 한다.

그런 브랜드를 만나기도 하면 설레겠지만 내가 그 브랜드를 만들어 나가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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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가해자들에게 - 학교 폭력의 기억을 안고 어른이 된 그들과의 인터뷰
씨리얼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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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를 보면 학교라고 생각되는 곳에 여학생 몇 명이 보인다.

여러 아이들은 급식으로 점심을 먹고 있지만

한 아이는 홀로 도서관에서 식판이 아닌 다른 음식을 먹으면서 혼자 있다.

표지만 보아도 누가 왕따를 당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이 책은 유튜브에서 왕따였던 어른들의 무삭제 인터뷰 내용을 담고 있다.

그리고 구성으로 학교에서 여자반, 남자반 각각 5명씩의 인터뷰이가 있고,

프로젝트를 진행한 피디가 있다.

인터뷰의 내용을 학교생활에 비유해서 구성했는데

이 점이 참으로 적절하면서 흥미롭다.

출석부-조회시간-1~7교시- 그리고 방과후.

‘학창시절로 돌아간다면?’이라는 질문이 너무나도 싫은 이들은

어렵사리 잊고 싶은 기억을 울면서 웃으면서 분개하면서 털어 놓는다.

그래서 그 내용을 읽는 내내 눈물을 감출 수가 없다.

서문에서는 위의 총 10명 이외에 402명의 설문 응답자 중에서

96프로가 그때의 힘든 기억이 지금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리고 소외를 경험한 이들 대부분이 무너졌던 존엄성이 회복되지 않은 채 어른이 되어버린 것이다.

크고 작은 트라우마와 함께.

그저 장난이었다고 말하는 가해자들과 달리 아직도 피해자로 불리는 이들은

지금도 그 기억 속에서 현재진행형 인생을 살고 있는 거다.

이 책은 인터뷰한 내용을 기본으로 인터뷰 형식으로 구성이 되었다.

52페이지에는 이런 인터뷰 내용이 나온다.

"희정- 저는 피해자였던 그 삶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내가 잊고 살더라도 한 번씩 튀어나오는데, 가해자들 기억에는 없나 보더라구요.

민아- 걔네 한테는 즐거운 학창 시절이었으니까요."

위의 말과 함께 가해자가 아무렇지도 않게

소위 멀쩡히? 살아가고 있는 모습에 황당해하고 화를 내는 모습은 독자로 하여금 공감하게 한다.

 

83페이지 주연이라는 분의 글을 보면서 너무 마음이 아프다.

"왕따 관련 글이나 영상만 봐도 숨을 잘 못 쉬어요.

지금도 많이 웃으면 과호흡이 오기도 하고요.

사람 많은 곳은 가면 좀 어렵긴 해요.

다 날 쳐다 보는 것 같아서요."

하지만 가장 큰 문제도 다가오는 부분은 따로 있다.

어린 시절의 아픔으로 성인이 되어서도 자아를 잃어버린 상태로 살아가는 거다.

그래서 6교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라는 주제로 만약 그 당시로 돌아간다면?’이라는 질문에

다들 죽을 만큼 생각도 하기 싫다고 하지만 입을 모아 말한다.

'너!를 잃지 말라'고. 그리고 자책하지 말라고.

이 세상에서 왕따를 당할 만한 사람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그러면서 96페이지 지영의 말도 적극 공감이 되었다.

"똑같은 왕따를 겪었다고 하지만

그 상처의 깊이는 제각각 다 다르기에 나도 왕따를 당해 봤으니까

잘 알아 같은 말은 함부로 못 하겠어요."

그러면서 쉬는 시간의 질문인 ‘그 때 진짜로 우리에게 필요했던 건 무엇이었을까?’하는 질문에

많은 사람들이 입을 모아 다음과 같이 말한다.

끝까지 나를 믿어주고 응원해 주고 도와주는 친구 1명.

또는 고민을 들어줄 수 있는 선생님이나 부모님 같은 현명한 어른 1명.

그것도 아니라면 다정한 포옹 한 번.

결국 이들이 바라는 것은 정말 따뜻한 관심이었다.

이 책은 왕따를 당한 사람들에 대한 공감은 물론

읽는 독자를 향한 과거회상의 기회를 제공한다.

그에 대한 평가는 제각각 다를 테지만.

"어떤 이유가 있든지 간에 폭력을 정당화해서는 안돼요.

절대로.

그리고 내 편 없이 힘들 때 그래도 믿어요.

자신을.

이렇게 같이 싸워 주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러니 혼자 있지 마요.

내가 겪은 아픔들을 조금이나마 겪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꼭!! 우리가 아니어도 괜찮으니 누군가에게 말해 줘요.

숨 막힌다고. 괴롭고 힘들다고. 살려 달라고.

같이 있어 줄게요. 포기하지 마요. 그리고 미안해요.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주지 못해서요.

더 노력하게요. 힘내요. 우리."

당당히 어려움을 말한 모두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응원의 말도 전해 본다.

오랜 미로 찾기에서 결국 출구를 찾을 수 있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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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아이들 마음에 세밀하면서도 거대한 지도를 그린다.
지자라는 시절에 아이들이 무슨 책을 읽었느냐에 따라서 마음의 오곽선이 정해진다. 
책은 타자의 삶을 연민하고 공감하는 심리적파수를 넓히고, 지식과 정보를 수용하고 해석하는 지적 데이터베이스를 키운다. 
아이가 읽는 책이 아이의 인간을 이루고 가족의 정신사를 구성하기에, 부모는 아이와 함께 무슨 책을 읽을지를 정할때마다 고되게 애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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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指針)을 돌려 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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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만 헤어져요 - 이혼 변호사 최변 일기
최유나 지음, 김현원 그림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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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이색적인 책이다.

최유나 이혼변호사와 김현원 웹툰작가 함께 만든 이 책은

그림과 글이 참 절묘하게 잘 어울린다.

 

그저 돈 많이 벌겠네!라고 흔히 말하곤 했던 변호사,

그 중 이혼을 전문으로 하는 변호사의 고군분투 이야기는 물론

일하면서 느끼는 변호사 이전의 사람으로서 느끼는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흥미롭다.

 

이 책은 그림만 있는 게 아니라서

글을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그림으로 사건의 흐름을 보다가

짧은 저자의 글 속에서 참 인간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제목에 저리 갈퀴처럼 그어진 자국이

마음의 아픔을 표현하는 거 같아서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한다.

 

이 책은 심심풀이로 읽는 책이 아니다.

진정 사람에 대한 고민 없이는 쓸 수도 읽을 수도 없다.

 

저자는 다양한 질문으로 시작한다.

혼자일 때 외로움...

그러나 둘일 때도 외로움은 존재하고....

 

수많은 소송을 통해

그가 그들을 중재하기도 하고 이혼으로 구제해 주기도 하는 역할이라는 점이

참 색다르게 느껴진다.

 

그림은 또 얼마나 의미 있고 재미있게 그려졌는지 모른다.

아직도 반지에서 보석이 꽃이 되어 떨어져 나가는 중의적인 이 장면은 잊혀지지 않으니 말이다.

 

4장으로 구성된 이 책의 각 장의 제목을 연결해도 자연스럽다.

그렇게 (저는) 이혼 변화가 되었습니다.

특기는 싸움이고요. 취미는 위로예요.

"우리 이만 헤어져요"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중재하기도 하고 도와주기도 합니다.

...

행복하자고 하는 일이니까요.

 

이 책은 단숨에 읽어지지 않는다.

한 장 한 장 넘어갈 때마다 조금씩 숨 고르기 해 주고 읽어야 한다.

 

다양한 이혼사례보다 저는 저자의 고군분투 장면이 넘 재미있다.

어린 나이에 변호사로서 최선을 다 하려는 모습이 대견해 보이기도 하고

결혼하고 엄마가 되어 보니 이혼이 더 어렵더라는 것을 느끼며

나이 들어 가는 모습도 므흣하다.

 

많은 에피소드에서 눈물이 난다.

모든 이혼이 싸우면서 끝나지는 않기 때문이다.

미안함과 아쉬움이 남아도 이혼은 진행되기도 하니까.

 

많은 에피소드를 통해 인생의 다양한 면을 보게 되어 좋은 책이다.

이혼이 꼭 내 일이 아니다 생각하는 사람,

낙인으로 생각되어 색안경 쓰는 사람,

이혼하면 세상이 두 쪽 나는 줄 알고 학대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 등등

너무나 많은 다양한 사례를 통해 인생의 교훈도 배운다.

 

지금 이런 경계에 있는가?

오늘도 남편과 아내와 싸워서 냉전 중인가?

혹시 남들 모르게 부부 사이에 폭력이 존재하는가?

이 책 읽고 좀 더 현명한 생각을 할 수 있게 자극을 받으면 좋겠다.

 

나를 지키고,

가족을 이해하고 함께 하고 싶다면

추천한다.

 

가슴에 바르는 빨간 약이 되어줄 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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