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 낚시 통신
박상현 지음 / 샘터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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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에 별로 관심이 없는 나로서는 연어라는 물고기는 먹을 줄만 알았지 낚시를 한다는 것은 다큐멘터리에서나 봤거나 생각해 본 적도 없는 일이다.

 

그래서 별 기대 없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첫 장부터 흥미진진하다.

 

 

 

 

캐나다로 건너가 거주하는 저자가 그 동안 연어를 알고 잡기 위해 고군분투한 역사가 그대로 담긴 책이다.

 

 

낚시를 좋아하고 연어를 잡기 위해 저자는 마이보트족이 되기로 한다.

 

p.33

고심 끝에 자그마한 모터보트를 사기로 결정했다. 이민 초기부터 시작된 연어앓이가 불치의 병으로 악화되는 걸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처방이었다.

 

저자는 아들과 함께 시험보고, 점수가 낮은 사람이 밥 사기 내기를 해서 단 2점 차이로 아들로부터 딤섬을 맛있게 얻어먹은 의지의 한국인이다.

 

 

하지만 캐나다에서 마이보트족이 되는 것은 녹록치 않았다.

 

 

시험도 봐야 하며 엄격한 법에 따라 연어를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면허를 취득한 뒤 저자는 배도 한 척 구입했다. 그리고는 아주 독특한 진수식도 거행했다.

 

 

해외에서도 한국식 고사를 지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특히 돼지머리 대신 저금통을 쓴 점이나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이색적인 고사 장면에서도 동료의 진수식을 위해 노력하는 캐나다인들의 모습에서 배려도 엿보인다.

 

 

진수식을 마친 이 배의 이름도 생긴다.

 

 

p.57

그런데 말이야, 저 배에 이름을 붙이고 싶은데, 좋은 게 없을까?”

에게리아 어때? 로마 신화에 나오는 물의 요정인데, 이름이 예쁘지 않아?”… 그렇게 나의 연인이 돼 바다를 함께 누빌 에게리아가 탄생했다. 그때만 해도 에게리아는 자신이 어떤 운명 앞에 놓였는지 몰랐을 것이다. 시도 때도 없이 발동하는 나의 낚시 열병을 온전히 감당해야 할 숙명을 말이다. 

 

 

 

 

저자는 분명 연어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하지만 연어 이야기 속에서 우리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p.135

시기에 따라 연어의 먹이가 바뀌는데, 그 자연 생태에 가장 가까운 먹잇감을 미끼로 쓰면 조과가 훨씬 좋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위를 갈라 내용물을 살펴보면 지금 연어들이 무엇을 먹는지 확실하게 알 수 있다고 했다.

 

 

 

왜 이 부분에서 사람들의 속마음이 더 음흉하다는 생각이 떠올랐는지 모르겠다.

 

 

연어는 먹는 먹이대로 배를 갈라보면 그 먹이가 그대로 있는데 사람은 속과 겉이 다르다는 것이 느껴지는지 말이다.

 

 

또한 양식되는 연어를 통해 우리의 모습과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p.204

부화장 수온이 10로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약 50일 지나면 부화합니다. 하루하루의 온도를 더 한 값이 500 정도가 되는 때죠. 그러고 나서 또 50일 정도 지나면 강으로 내보낼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전체 온도의 합이 1000가 되면 나갈 준비가 된 거네요.”

p.207

그래도 캐나다의 학교와 사회 시스템은 아이들을 내보내기 전에 나름 준비도 시키고, 나온 뒤에도 어느 정도 보호를 하며 키워낸다. 그러나 역시 겪어봤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한국의 모습은 정말 힘겹기 그지 없어 보인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성적, 학원, 입시, 대학이라는 획일적인 환경에서 공부하고 어느 날 갑자기 학교에서 내몰린다. 거리로 나서지만,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무엇을 하며 먹고 살아야 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위의 두 부분 이야기가 하나로 이어지는 느낌이다. 한국 사회의 청소년과 대학생들의 모습을 연어 양식장의 치어에 비유했다.

 

 

자연에서 나고 자란 연어와 양식장에서 자란 연어는 분명 자연에 적응하는 모습도 다르리라.

 

 

또한 우리의 아이들은 이런 연어처럼 거친 물살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을지, 스스로 선택한 삶으로 무엇이 있을지 궁금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1편은 연어에 대한 관심과 사랑, 낚시광이 되어 미친 듯이 바다로 나가는 모습이 그려져 흥미진진한 반면, 2편에서는 잔잔하게 단편적인 내용이 전개되고 있고 사람냄새 나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낚시의 도 모르는 사람이 읽더라도 낚시하는 즐거움과 열정이 느껴지고 이색적으로 보였다.

 

 

안도현의 <연어>에서 그려진 연어와는 사뭇 다른 활력 넘치는 연어들이 가득하고, 그리고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에서 느꼈던 거대한 물고기와의 사투만큼이나 스펙터클하고 스토리와 정보가 가득한 연어잡이 장면은 압권이었다.

 

 

 

무엇보다 연어를 통해 느껴지는 이웃과 가족에 대한 소통과 사랑이야기는 그 위에 덤으로 잘 얹어져 반복되는 일상에서 즐거움과 힐링을 맛볼 수 있는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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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길을 누구에게 묻는가? - 건강한 나를 위한 따뜻한 철학 아우름 14
백승영 지음 / 샘터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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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에서 발간한 청소년 인문도서 아우름 14번째 책.

다양한 주제를 쉽게 풀어 청소년들도 인문을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도록 만든 점이 참 좋다.

특히나 이 책은 플라톤아카데미 연구교수로 재직중인 저자는 미학도 책 속에 담고 있어서 글만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 내용을 그림과 연계해 설명한 점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음.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말한다.

삶의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 하자!’ (-p.6)

이 부분을 읽으면서 정말 나 역시 쓸데없이 소소하고 사소한 것에 나의 에너지를 쏟아 넣고 정작 내가 에너지를 담아야 할 부분에서는 제대로 그 역할을 못해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부분이야말로 요즘 유행하는 정신적 미니멀 라이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는 나, 우리, 사랑, 행복, 그리고 인생 등을 모두 아우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는 것은 자신에게 식별하기 위한 전제입니다.

사람은 욕망하는 존재입니다.

늘 무언가를 추구하고 원하면서 살아갑니다.

그것은 우리를 생생하게 살아있도록 하는 원동력이지요. (-p.21)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있고, 저것이 있으면 이것이 있다. (-p.46)

이 문장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인연법은 공공연한 관계법으로, 이 문장 하나면 자타불이의 마음을 낼 수 있다. 생로병사와 4온의 고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고 했다.

현재의 어려움도 벗어날 수 있고 말이다.

특히 구스타프 클림트의 죽음과 삶과의 연계는 가히 인상적이다.

좌표 속의 한 점, 작은 것이 모여 이 세계가 되는 원리를 이 그림에서 보여주며, 책 표지에서도 느끼게 해 주어서 인상적이었다.

인생은 곡선입니다. 쉬었다 가도 괜찮습니다. (-p.65)

인생은 직진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유턴은 없다고도 한다.

곧은 인생이라는 게 세상에 존재할 수 있을까?

저자는 이어서 이렇게 말한다.

우리의 인생은 곡선입니다.

가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기도 하고,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기도 하고, 난관에 부딪히면 다시 돌아가기도 하고, 가다가 마음이 변해서 다른 길을 가기도 하고, 가다가 쉬기도 하는,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는 것이 삶이요, 인생입니다. (-p.66)

 

가끔은 지치고, 내가 생각하고 용서가 안되거나 어이없는 실수를 저지를 때, ‘나는 왜 이럴까?’하는 생각이 들 때 위로가 되어줄 부분이라고 느껴진다.

그래서 살만한 인생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직선이기만 하고 곡선이 아니라면 그 인생이야 말로 진짜 재미없지 않을까?

 

공교육 제도 속에서 삶의 의미와 행복을 찾기 힘든 청소년을 위해 인문학의 내용과 명화를 곁들여 쉽게 쓴 책으로, 모두 좋은 내용이 버무려져 어찌 보면 이 책만의 특징이 없어 보이는 것이 아쉽다.

이전에 읽었던 정의, 나만 지키면 손해 아닌가요?’처럼 약간의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한결같이 정의에 대한 저자의 의견을 볼 수 있었는데 이 책에서는 사랑-행복-공존-자존 등의 개념이 뒤죽 박죽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저자는 현대의 청소년에게 필요한 부분을 제시하면서 따뜻한 어투로 위로도 해 준다.

인문학의 개념을 살포시 얹어 부담스럽지 않게 유익함도 넣었다.

어찌 보면 이런 따뜻한 내용이 책 표지처럼 작고 작은 내용이 모여 하나의 책으로 완성된 것은 아닐까?

계속 책을 읽으면서 뇌리에 남아 있는 것은 프롤로그의 내용으로 소개했던 그 문장이다.

그 한 문장이 인생을 살아가는데 최고로 현명한 가르침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삶의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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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nks Book - 행복한 하루의 시작, 3년 감사 일기
이덴슬리벨 편집부 엮음 / 이덴슬리벨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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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감사일기의 힘은 요즘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학교 다니면서 썼던 다양한 하루 일과를 적어나가는 일기가 아닌 오늘 하루를 보내면서 감사한 점을 적으면 그 힘이 나에게로 온다는 것을 이미 오래 전부터 느껴서 실천해 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감사일기의 중요성을 새삼 느낀 책은 데보라 노빌의 <감사의 힘>이었다.

단순히 얼굴 예쁘고 방송 잘하는 방송인이었던 것으로 내 기억에는 남아 있었는데 그의 삶과 감사의 힘을 가득 담은 책은 술술 읽히면서도 감동 그 자체였다.

 

그래서 더욱 감사 일기를 써 나갈 수 있는 힘을 주었기에 지인들에게도 많은 추천을 했다.

그러다가 <Q & A a day> 일기장도 사서 써 보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 자체 발간한 책이 아니라 번역체와 나의 상황과 맞지 않는 질문에 서서히 질리고 맘에 들지 않아서 지난 7월 이후로는 손을 놓았다.

 

 

그래서 플래너에 매일 감사한 점 3가지 쓰고, 이후 바인더로 환승한 이후에는 데일리 속지에 감사한 점을 써나가고 있었다.

 

 

물론 다른 일기장을 별도로 써보기는 했지만 한 권을 꾸준히 쓰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러던 터에 <땡스 북>을 접하게 되었다.

 

 

 

 

 

 

 

적절한 크기에 두께도 괜찮은 편이지만, 출판사에서 말하는 대로 휴대하기에는 적절한 무게는 아닌 듯하다.

 

 

살짝 들어보고는 그냥 집에서 잠들기 전에 적는 것으로 택했다. 바인더와 함께 들고 다니다가는 어깨에 무리가 될 수도 있겠다 싶다.

우선 <Q & A a day> 보다는 크기가 크기 때문에 나처럼 글씨가 큰 사람들은 적절히 쓸 수 있는 칸 넓이가 맘에 들었다.

 

 

 

 

3년 정도만 쓰면 되기 때문에 부담이 없고, 표지도 단단해서 오랜 기간 잘 버텨줄 것으로 생각되어 맘에 들었다.

월별로 감성이 묻어나는 사진과 함께 명언을 적어 놓아서 새로운 마음으로 일기를 쓸 수 있는 점, 매일 명언을 적어두어서 감사함을 유지할 수 있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10 13일에 도착했기 때문에 이날부터 감사일기를 적어 나갔다.

개수는 상관없고, 어떠한 형식도 상관이 없었다.

내가 느끼는 그대로 적어나가고, 예쁜 스티커도 붙여보고, 그날 가장 기억하고 감사하고 싶은 사진을 붙여 보기도 했다.

 

 

 

 

책이 너무 두꺼워질 거 같다는 염려도 들기는 했지만 나의 역사와 감사함이 함께 하는 책으로서는 현재는 손색이 없다.

자유롭게 쓰는 일기장도 좋지만, 감사일기만을 담을 수 있는 전용 책이기 때문에 이 책이 모두 완성된 뒤에는 나의 달라진 모습도 기대되는 책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Q & A a day>에서도 그랬는데 일기장임에도 책 사이에 끼워둘 줄 하나 달리지 않은 점이다.

 

 

 

 

무려 3년을 다른 책갈피에 의존해야 하는 점은 일기장으로서의 매력을 떨어뜨리기 충분하다.

 

 

 

 

 

앞으로 다시 제작할 때에는 참고하면 좋겠다.

 

 

 

 

 

 

 

 

 

위대한 것들 중에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것은 없다” –에픽테토스- (10 21일 명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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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3호 열차 - 제5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허혜란 지음, 오승민 그림 / 샘터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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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만 보면 자연스럽게 은하철도 999가 떠오르는 기차가 달린다.

까맣고 긴 기차.

밤 하늘에는 별이 반짝이는 늦은 밤, 하얀 연기를 내뿜으면서 달리는데

과연 어디로 가는 것일까?

표지만 보면 재미있는 동화로만 보이지만

내용은 너무나 가슴이 아픈 우리의 역사를 담고 있다.

이 동화는 제 5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으로, 2017년은 고려인 강제이주 80주년이 되는 해라고 한다.

영화로도, 드라마로도, 책으로 자주 접할 수 없었던 무거운 주제인데 동화라는 형식으로 만날 수 있는 점이 흥미롭다.

뿌옇게 열차가 달린다.

어디로 가는 걸까?

제목이 이러하다.

이 동화는 샤샤라는 어린 아이의 눈으로 전개된다.

우리가 왜 이 열차를 타지? (p.14)

열차를 왜 탔는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사람들.

 

 

 

 

 

독립운동이나 이주해 연해주에 살던 조선인들은 일본 첩자라는 누명으로 심문도 없이 강제 이주되었다고 한다.

 

 

 

 

 

 

가을부터 시작된 이송은 겨울까지 계속되었고, 그저 이송되면서 사망한 사람들은 버려지고 결국 도착한 곳은 허허벌판의 황무지라는 이야기로 전개된다.

 

 

철커덕 철컥, 철커덕 철컥

열차는 낮과 밤을 지나 계속 달려가요.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왜 가는지 모르고 언제까지 가야 하는지 우리는 모르는데, 열차는 아나 봐요. (p.35)

왜 가야 하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르는 채 실려가는 안타까움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몇 달이나 달리는 열차 속에서는 사람이 죽고, 아기가 태어나고, 부부가 탄생하는 등 인간의 생로병사가 그대로 있다.

우리네 삶이 이 열차처럼 어디로 흘러가는지 모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기도 하다.

또한 은하철도 999처럼 은하계를 돌고 돌아 엄마를 찾는 철이의 모습이 자꾸 연상되는데, 힘든 열차에서의 생활 속에서도 태어난 아기의 이름을 율도국의 율이로 지으면서 유토피아를 꿈꾸며 희망을 잃지 않으려고 하고, 서로 힘을 주며 살아가는 모습이 애잔하다.

엄마를 찾는 철이의 심정이 이에 비교가 될는지 모르겠다.

주인공 샤샤의 할머니도 오랜 지병과 추위, 배고픔에서 결국 세상을 떠난다.

 

 

할머니는 속바지 주머니에서 소중하게 간직했던 많은 씨앗 봉지를 내밀고, 샤샤에게 이렇게 유언을 남긴다.

아무것도 두려워할 것은 없단다. 최선을 다하면서 서로 사랑하면 돼.” (p.61)

그리고 자식과 손자에게 뿌리를 일깨워 주고, 자신이 없더라도 잘 살아갈 수 있도록 힘을 주는 부분이 있다.

 

 

 

내 손에 들린 씨앗 봉지를 열어 보았습니다.

무궁화 꽃이라고 적혀 있어요.

할머니는 삼촌과 내 손을 굳게 잡았습니다.

그것이 생명이여. 그것이 희망이고, 그것이 내일이지.” (p.63)

쉬운 듯싶지만 결코 쉽지 않은 말을 남기고 할머니가 떠났다.

나 자신도 이 말을 여러 번 곱씹으면서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지 반성이 되는 부분이다.

열차 속에서 많은 일을 겪고 생각하고 아파하면서 샤샤가 점점 성장해 나간다.

아빠와 엄마와 할머니가 계시는 그 곳, 죽은 너머의 세상도 예전과는 다르게 느껴졌지요.

슬프고 무서운 곳이 아니라 사랑하는 이들이 먼저 가서 머물고 있는 그립고 좋은 곳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습니다. (p.77)

무엇보다 마지막 그림이 참 가슴을 아리게 한다.

피눈물같이 빨간 석양을 보면서 허탈해 하지만, 한 편으로는 그 척박한 곳에서 고려인은 씨를 뿌리고 어려움을 이겨내고, 잘 살아갈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하는 그림이다.

우리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역사를 되새기고 청소년들에게는 이러한 역사 속에서 발전한 한국이라는 곳에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느낄 수 있을 듯하다.

무엇보다 부록으로 수상 소감과 강제이주의 역사와 이주 경로도 나와 있어서 고난했던 고려인의 삶도 간접적으로 느끼게 해 준다.

아이와 함께 읽어 보고 각 인물에 대한 심경과 느낀 점을 다양하게 나눠볼 수 있는 동화이다.

또한 강제이주의 역사적 배경도 함께 알아보고 시사하는 바도 함께 토론해 보면 의미 있는 시간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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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의 하늘을 가져라 - 나무에게 배우는 자존감의 지혜 아우름 13
강판권 지음 / 샘터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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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 한 아름 초록 나무가 우뚝 서 있다. 어린 나무와 작은 잎사귀도 떨어져 있다.

 

 

 

부제는 '나무에게 배우는 자존감의 지혜'.

 

 

 

그리고 저자 이름 옆에 있는 쥐똥나무라는 이름이 낯설다.

 

 

 

표지에 있는 저자의 약력을 보니까 너무 신선하다.

 

생태사학자. 나무를 화두 삼아 수학을 한다는 그.

 

저서와 논문을 봐도 신선하다.

 

나무와 온통 동양사가 한데 어우러져 철학 내용을 다루고 있다.

 

저자에 대해 간략히 알고 나서야 본 표지의 뜻을 알겠다.

 

 

이 책에는 온통 저자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마치 시를 여러 편 읽은 듯도 하고 숲 속으로 거닐며 피톤치드를 다량 흡입하며 산보하는 기분도 든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로부터 배우는 자존감이라알 듯도 하고 생소하기도 하다.

 

 

프롤로그부터 남다르다.

 

 

 

나는 나무에게 길을 물었습니다.

나무는 내가 늘 만나는 존재였고, 언제 어디서나 만날 수 있었습니다.

나무는 인간의 삶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습니다.

절박한 순간에 나무에게 길을 물었던 것은 가장 경제적인 방법이었습니다. (p.6)

 

 

나무 전문가라고도 할 수 있는 그의 글을 읽다 보니

내가 저자처럼 가장 좋아하고 잘 알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생각해 보니

대단하지 않지만 바로 이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저자의 글을 필사하면서 나는 책으로 문장을 바꾸어 써 보게 되었다.

 

나는 에게 길을 물었습니다.

책은 내가 늘 만나는 존재였고, 언제 어디서나 만날 수 있었습니다.

책은 인간의 삶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습니다.

절박한 순간에 책에게 길을 물었던 것은 가장 현명한방법이었습니다.

 

 

정말 딱! 들어맞는 글이다.

 

 

 

동양철학 문헌에서 찾아 볼 수 있는 나무의 이야기는 정말 무궁무진한 것 같다.

바로 가장 일반적으로 철학에서 볼 수 있는 에서도 나무가 숨어 있다.

 

 

 

나무를 만난다는 것은 자신의 얼굴을 바라본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얼굴을 뜻하는 한자 눈으로 나무를 본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내가 나무를 만나면서 길을 찾을 수 있었던 것은 나무를 통해 자신을 정확하게 알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p.6)

 

 

 

나무를 만나고 공부하면서 달라진 저자의 삶에 대해 여러 번 강조하고 있다.

 

 

 

 

또한 몇 문장만 보더라도 저자의 나무에 대한 애착을 느낄 수가 있다.

 

 

 

나는 나무를 만난 이후로 자존할 수 있었습니다. (p.8)

 

 

나는 책을 만난 이후로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상에서 가장 불행한 인생은 남의 발자국을 따라 걷는 추격의 삶입니다.

이런 삶은 쉽게 지칩니다. 그러나 자신의 걸음과 결을 따라 걷는 선도(先導)’의 삶은 즐겁습니다.

 나는 나무를 만나 추격의 삶에서 선도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p.9)

 

 

 

나는 책을 만나 추격의 삶에서 선도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저자는 청소년이 이해하는데 어렵지 않은 선에서 동양철학과 나무의 관계도 쉽게 풀어내면서,

 

 

 

 

자신만의 색깔 만들기와 경험의 확장, 그리고 삶의 틈으로 삶에 대한 마음가짐을 결정하기, 내 인생의 길, 사물을 끝까지 바라 보는 습관 등에 대해 풀어나가고 있다.

 

 

 

 

우리가 보통 나무의 존재조차 느끼지 못하고 바쁘게 살아가고, 자신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그리고 나의 길은 도대체 어떤 길인지 모르고 방황하고 답답해 하는 청소년을 위해

 

 

 

 

 

나무의 존재를 인식하고, 줄기의 색깔 변화, 나무 세어 보기, 나뭇잎 관찰하기 등의 나무의 지혜를 얇은 책 한 권 속에 모두 잘 담고 있어 정신적으로 힐링을 한 느낌이 드는 책이다.

 

 

결코 청소년 책이라고 한정 짓기에는 아쉬운 책이고, 지인들에게도 아이와 함께 읽어보라고 권유할 정도로 맘에 드는 책이다.

 

 

 

 

 

무엇보다 이 부분이 가장 시사하는 바가 컸다.

 

 

 

 

 

 

세상에는 셀 수 없이 많은 길이 있지만, 나는 그 동안 오직 한 길만 걸었습니다.

세상에 다양한 길이 있다는 사실을 경험하지 못했어요.

앞만 보고 한 길만 걷다가 길이 막혀 방황한 뒤에야 뒤에도 길이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오솔길이라도 길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고개를 숙이고 나무 가까이 다가가 고개를 들어야 나뭇잎 뒷면이 보이듯이,

삶도 뒤돌아서 걷다 보면 새로운 길이 생겨납니다.

뒤에도 길이 있다는 것을 아는 순간, 사람들이 걷는 길을 무작정 따르지 않게 되었죠.

뒤돌아 걷다 보니 가장 뒤에 있던 내가 가장 앞에 설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죠. (p.102)

 

 

 

 

 

 

나의 길을 찾았고 열심히 걸어가고 있는 나로서는 상당히 위안이 되는 글이었고, 공감이 되는 부분이었다.

 

 

 

 

 

나무가 주체적으로 살아가듯이 나 또한 이렇게 살아가라고 권유합니다.

 

 

 

 

 

 

 

 

 

나무가 나무만의 방식대로 살듯이, 나도 나만의 방식대로 살고 싶습니다.

나처럼 산다는 것은 진정 자신을 사랑하면서 산다는 뜻입니다. 나무가 다른 존재의 삶을 흉내내지 않듯이, 나도 남의 삶을 흉내내지 않고 오로지 내 방식대로 살아야 행복합니다.

그렇다면 누군가의 비교에도 흔들림 없이 살아갈 수 있습니다. (p.120)

 

 

 

 

 

 

 

 

자신보다 위대한 자연은 없습니다….

이처럼 모든 생각을 자신에서 출발하는 것이 진정한 자유입니다.

자유로운 삶이 곧 자존하는 삶입니다.

나무가 스스로 잎과 꽃과 열매를 만들어 성장하듯, 우리의 삶도 스스로 만들어가야 아름답습니다.

선례란 없습니다.

선례를 강조하는 사람은 창조적이지 못합니다.

자신이 걷는 이 길이 곧 선례입니다.

모든 생명체는 태어나면서부터 자신의 길을 걷는 창조적인 존재입니다. (p.174)

 

 

 

 

 

 

 

 

창조적인 존재인지도 느끼지 못하고, 자신이 가야 하는 길과 방향을 찾지 못하는 청소년에게 정체성을 일깨워주기 위해 끊임없이 나무와 관련 지어 설명해 어렵지 않고 창의적인 시선도 많아 신선하다.

 

 

 

 

 

 

 

 

 

 

 

 

 

목차에서 나무의 구성하는 뿌리, 줄기, 가지, , , 열매로 나누어서 내용을 설명하고 있어 현재 내가 해야 할 역할을 나누어서 정리해 보아도 좋을 듯하다.

 

 

 

 

 

 

 

 

 

 

 

책을 다 읽고 나면 나의 뿌리가 되는 역할, 열매를 맺어 공유할 수 있는 역할 등을 나누어서 나의 계획을 세우고 살아간다면 저자가 말한 자존감, 나만의 색깔이 가득한 인생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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