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그늘
강미옥 지음 / 눈빛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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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 장 한 장에 담긴 강미옥작가의 시선은 그윽하다. 때론 처연하게 때론 눈부시게..

억지스러움을 버리고 자연스러움이 주는 잔잔함이 사진마다 흐른다.

사진작가이전에 시인이기에 강미옥작가의 기억의 그늘은 시집으로도 훌륭하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담백함을 담아내듯 강미옥 작가는 그렇게 꽃과 나무와 강물, 그리고 빛과 어둠과 별을 담아내어 우리 앞에 풀어놓았다.

 

 

   [너와 나]

 

   누가 너에게

   꽃이 되게 하였니

   눈망울 젖게 하였니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마음으로 흐르는 길

 

 

강미옥작가의 디카 시집인 기억의 그늘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멈춰진 순간의 장면에 숨을 불어넣어 다시 새로운 태동을 느끼게 하는 듯 하다.

사진이 시를 만나 멋진 옷을 입는다.

시가 사진을 만나 역동적으로 살아난다.

 

[별이 빛나는 시간]

 

살아오면서

별의별 일들이 많았지

하늘에서 무수히 별이 쏟지던 날도 있었어

 

살아온 길 다듬다 보니

기억의 서랍에서도 별이 솟아오르네  

 

 

  

일상에서 그냥 지나칠수 있는 모습들이 사진으로 시로 다시 태어난다.

마치 좋은 그림을 감상하듯 한참을 바라본다. 눈으로 마음으로 귀로..

정성스럽게 잘 다듬어진 하모니에 귀가 즐겁다.

 

ps..

힘들게 봄을 보내고 여름을 맞이하려는 저의 마음에 알라딘 이웃분인 유레카님이 약을 발라줍니다. 강미옥 작가의 기억의 그늘이란 멋진 책을 통해..

유레카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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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25 10: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25 1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강미옥 2017-05-26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줄리엣지님
사진과 함께 수준높은 서평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더 열심히 노력해서 더 좋은작품으로 보답 드리겠습니다.

2017-05-26 2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28 08: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야기해줄까요 - 닥터 호르헤의 이야기 심리치료
호르헤 부카이 지음, 김지현 옮김 / 천문장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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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상담의 과정의 살펴보면 내담자와 상담자의 사이에 라포 형성이 이뤄진 뒤에는 상담자는 주로 내담자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내담자의 억눌린 감정의 근원이 되는 많은 감정들은 내담자와의 이야기를 하다보면 자연스레 비춰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런 상담자와는 달리 아르헨티나의 최고의 심리학자인 닥터 호르헤의 이야기해 줄까요는 데미안과의 상담과정에서 이야기를 주로 들려주는 방식의 상담을 진행한다.

 

책속에 등장하는 데미안은 상징적으로 젊은 대학생으로 표현되고 있지만 내가 될 수도 있고 우리가 될 수도 있다. 닥터 호르헤의 상담기법은 현상학적 실존적으로 접근하는 게슈탈트상담기법으로 여기와 현재에 초점을 맞춘다.

현재 내담자인 데미안이 느끼는 감정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그 이야기가 내포하고 있는 요점을 통해 데미안 스스로를 깨닫게 한다.

 

닥터 호르헤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을 통해 데미안은 화나고, 고민되고, 걱정하고 불안해 하는 감정들 속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과정을 겪게 된다. 내면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데미안은 끊임없이 호르헤를 의심하고 불신하고 때로는 강렬하게 저항한다. 상담과정에서 흔히 일어나는 과정이기도 하다. 호르헤는 그런 데미안을 다그치지 않고 때로는 한 걸음 떨어져 바라보고 때로는 한걸음 다가가서 상담을 진행한다.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나의 마음속에 있는 억압되고 불편했던 감정들이 함께 치유 받는 느낌이다.

 

편안한 의자에 앉아서 포근한 인상을 주는 호르헤와 마주 앉아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는다.

나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자기 혐오감에서 자유로워질 때 비로소 마음의 짐이 가벼워진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오늘도 이야기해줄까요 하고 말을 건네는 호르헤에게 미소를 지어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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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가꾸기 - 최남길 캘리그라피 에세이
최남길 지음 / 소통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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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우울감에 빠지듯 좀처럼 마음이 헤어나오질 못하는 것이 여러날이다.

그래서인지 눈에 들어오는 책도 손이 가는 책들 역시 마음에 위로와 평온함을 주는 책들이 여러날째다.

 

책을 보고있는것만으로 마음에 힐링을 주는 책을 만났다. 유난히도 책표지에서 눈길을 떼지 못하고 한참을 바라보던 책이었다. 마음가꾸기는 책에서 우러나오는 따뜻함이 나를 사로잡는 책이다.

캘리그라피와 수묵일러스트와의 콜라보가 멋진 화음을 만들어준다. 과하게 꾸미지 않았지만 듣는이에게는 눈을 감고 마음을 내려놓고 듣고 있노라면 산새소리가 들려오는 쉼터를 내어주는 것 같다.

 

책을 보고 있노라면 묵향 가득 멋스러움이 떨어진다. 때론 거친 듯 투박하지만 그것이 또한 매력이다. 최남길 작가의 자연을 닮은 마음이 기존의 캘리그라피에 관한 작품들이나 책을 접할때와는 사뭇다르다. 단순히 예쁜글씨의 캘리그라피와 달리 먹의 농담으로 글씨와 그림을 담아내다보니 마치 깊게 우러나는 차를 마시면 그 향과 어우러지는 분위기에 마치 영화속 주인공이 된듯함을 느낀다.

   

 

산다는 것은 채우는 것이 아니라 비우는 것이라는 최남길 작가의 말씀처럼 나의 마음을 번잡하게 만들고 나를 우울하게 만드는 욕심을 비워야겠다. 욕심과 이기심으로 채워져 내려놓지도 못하고 들고 있기에는 버거워 고통스러워하는 나을 마음을 조금씩 조금씩 내려놓으려 해본다. 가끔 불쑥 올라와 나를 괴롭게 하는 내면의 비명소리가 묵향에 가라앉기를 바래본다.

 

마음의 힐링을 주는 마음 가꾸기. 오늘도 성마른 나의 마음에 따사로움과 바람의 속삭임과 시원한 물주기를 뿌려주고 괜찮다고 다 괜찮다고 토닥토닥 어깨를 어루만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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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7 12: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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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7 12: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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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정원은 천천히 아름다워진다 + 당신의 마법상자 필사북 합본 - 전2권
서영아 지음, 다섯시 그림 / 피그말리온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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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당신에게 상처와 고통이 삶의 찬란한 무늬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는 서영아 작가의 마지막 글처럼 이 책은 어쩜 나와 이리 닮았을까 싶은 책이었다.

그동안 많은 감성글들을 읽으면서 공감하고 위로받았지만 진정 나의 마음을 내어놓고 슬프다 투정부리고 아프다 울부짖지는 못했다. 나와는 조금씩 다른글 들이었기에 나의 마음을 온전히 내어 놓지는 못했던 것 같았다.

하지만 [나의 정원은 천천히 아름다워진다]의 책장을 넘기면서 내가 생각했던 문장들, 내가 생각햇던 감성들이 그대로 묻어나오는걸 보고 깜짝 놀랐던 것이 사실이다.

어쩜 이리도 나와 같을까...

  

  

애써 꾸미려 하지 않는 담백한 어휘들과 진솔하고도 맑은 작가의 성심이 그대로 묻어나는 글귀들이 나의 마음속에 알알히 박히는 것을 느낀다. 하루하루 추억을 담듯 서영아 작가는 마법상자속에 자신을 담는다. 자신이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과 싫었던 자신의 모습들, 되돌아가고 싶은 시간들을 고스란히 마법상자에 담고 그 마법상자 속에 담긴 자신의 정원이 조금씩 아름다워지도록 관심과 애정과 때로는 눈물을 준다. 아프고 힘들었던 자신을 조금씩 조금씩 어루만지고 안아줌으로써 자신의 정원이 아름다워진다고 한다.

 

나의 마음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아주고 공감해준 서영아 작가의 글속에서 나의 삶에 관한 모습들이 투영된다.

이제는 괜찮다고 이제는 괜찮다고 토닥토닥 어깨를 안아준다. 모처럼 보는 파란 하늘이 항상 나의 정원에 가득하기를 바래본. 이제는 행복해지자고 다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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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6 16:5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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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6 17: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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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 오지 비가 오냐
용용일기 지음 / 경향BP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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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를 통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일으킨 용용일기의 글이 한권의 책에 담겨졌다.

마치 한 사람을 위한 순애보를 담은 책이다.

사랑하지만 끝내 마음속에 담아야 하는 마음들을 하나하나 꺼내놓은 듯한 짧은 글들이 무심한 듯 나의 마음에 파문을 일으킨다. 누구에게나 있었을 젊은 시절이라 불리는 청춘들의 사랑의 아픔에 관한 순애보라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나에게는 좀 더 무거운 사랑의 아픔을 느끼게 한다. 결혼을 앞둔 시기의 사랑에 대한 감정선들일까.. 풋사랑의 색깔보다는 조금은 짙어진 녹음의 색을 전해주는 책이다.

     

주황색 손글씨로 꾹꾹 눌러쓴 글씨들과 작은 그림들이 어우려져 어린시절 쓰던 그림일기를 연상시킨다. 사랑에 대한 마음을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을 듯 하지만 짧은 문장의 글들은 더 이상 말이 없다. 아픈 마음과 서운한 마음, 미안한 마음, 그리운 마음, 고마운 마음, 슬픈 마음들을 그저 담담한 독백처럼 뱉고 돌아서는 것이다. 정말 떠나면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절망감이 그려지고 류근시인의 獨酌처럼 눈감고 독하게 버림받는것이라는 비애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책이 주는 정갈한 느낌의 표지와 구성과 달리 담고 있는 글들을 물방울이 흘러 내린다.

 

무거워진 하늘이 센치함을 더하고 책속에서 흐르는 음악들은 이 저녁 창가에 빗줄기를 뿌려놓을 것 같다. 책속에서 글들이 들려주는 아름답지만 슬픈 사랑의 노래들이 마음에 울림을 준다.

아픈 눈물이 있기에 사랑은 더 아름답고 아름답지 않을까 싶다.

아픈 눈물이 있기에 그 눈물을 닦아줄 누군가를 다시 기다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니가오지..비가 오냐.. 기다림이 길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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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2 14:4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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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2 14: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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