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찬발길질과 배모양이 아들일것이라 예상된 덕에 죽지 않고 나는 태어났고 내 어머니의 고난은 내가 고추없이 태어나던 그날부터 시작되었다.
자라는 내내 가장역할을 했지만 가장 대우는 가장이 곧 될 남동생이 받았다. 가장역할에는 동생의 의식주 수발과 경제적 후원이 모두 포함되어 있었고 언젠가 동생이 진짜 가장이 되면 모두 보상해 줄것이라고 부모와 동생은 말했었지만 동생도 아버지도 내게 어떠한 보상없이 죽어버렸다. 가부장제 진짜 뭐냐.
대를 이을 남자, 자신의 노후를 돌봐줄 아들, 제사를 지내줄 아들들은 이제 없다. 만연한 여아살해풍조(남아선호사상 아닙니다. 젠더살인이 어떻게 사상이 될수 있는건지.)로 그 잘난 아들들이 결혼해서 대잇고 시부모 봉양하며 제사 지내줄 며느리가 모자라기 때문이다.
가부장제의 남성생계부양자 모델은 IMF이후 이미 박살났음에도 그래도 남자니까 반장, 회장해야 하고 성적이 낮아도 실력이 모자라도
가정을 부양하는 또는 부양해야하는 남자라서 더 많은 급여와 당연한 승진의 기회를 갖는다.
생계를 홀로 책임지는 싱글맘은 가장인가? 가장이기때문에 더 많은 급여와 기회를 가져야 한다면 양육수당도 없이 홀로 애키우는 싱글맘들에게는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급여와 기회가 능려과 실력에 상관없이 주어져야 한다.
수십곳에 포스트잇을 붙여가며 ‘다 아는 사실‘인데도 화가 치밀어 오른다. 이유는 너무나 명백했다. 여자니까 여자가하는 일이니까 남자와 같은일을 해도 더 적은 댓가와 더 작은 평가를 받는다. 그 적은 댓가와 축소된 평가는 다시금 여성들을 그런 직종을 선택할수 밖에 없는 기울어지고 온통 장애물인 경기장으로 내몬다.
경기장이 기울었다는것을, 출발점이 다르고 출발정까지 이르기전에부터 주어진 자원이 다르다는 인식없이는 여자들이 못나서 적게 벌고 중요한 일을 할수 없는게 당연하다고 인식할것이다.
하지만 실재로 요즘 초중고에서는 여학생들이 남학생들에비해 성적이 좋다.
10살이 넘기시작하면 성인 남성이나 비성인 남자 가족의 밥상차림을 해야하고, 매달 숨쉬기 힘들정도로 고통스럽고 번거로운 생리도 해야하고, 이쁘고 날씬해야하니 화장도 다이어트도 해야하지만 대부분 학교의 상위권은 여학생이다. 도대체 다들 얼마나 죽기살기로 견뎌내고 있는건지. . .문제는 그다음이다 그렇게 죽도록 노력한 결과는. 여자들의 성적이 너무 좋아서 여자 컷트라인은 올리고 남자는 내려준다.
이제서야 출발점에 차별이 과정에 차별이 그리고 결과에도 차별이 있다는 것을 말하기 시작했는데 몇몇 죽도록 노력한 성공한 여성의 사례를 들며 유리천장은 깨졌고 남녀평등은 이미 실현됐고 전세가 역전되어서 오히려 자신들이 역차별받는다고 한다.
결론이야 여느 페미니즘 서적과 다르지 않다 개인의 경험을 공유하고 연대하자는것.
페미니즘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라고는 생각하지만 맥빠지는건 사실이다.
봄알람 충실한 기본서를 내주는건 고마운 일인데 유인석 같은 사람은 멀리하길.
한국여성철학회주최 강연회의 패널에서 유민석 빼라는 항의가 많았던 모양인데 강의가 폭파됐다. 유민석 하나 빼내기가 강의 폭파보다 어려웠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