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 정훈희 노래
나 홀로 걸어가는 안개만이 자욱한 이 거리.
그 언젠가 다정했던 그대의 그림자 하나.
생각하면 무엇 하나 지나간 추억.
그래도 애타게 그리는 마음.
아~아~아~아~ 그 사람은 어디에 갔을까?
안개 속에 외로이 하염없이 나는 간다.
나 홀로 걸어가는 안개만이 자욱한 이 거리.
그 언젠가 다정했던 그대의 그림자 하나.
돌아서면 가로막는 낮은 목소리.
바람이여 안개를 걸어가 다오.
아~아~아~아~ 그 사람은 어디에 갔을까?
안개 속에 눈을 떠라 눈물을 감추어라.
이 노래는 영화 ‘M’ 에서 미미가 부르기도 하고, 민우가 부르기도 하고, 영화 사이사이에 자주 흐르는 노래여서 궁금해서 찾아보니 ‘정훈희’ 노래였다.
‘화려한 이력과 외모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천재 베스트셀러 소설가 한민우(강동원).
부유하고 매력적인 약혼녀 은혜(공효진)와의 결혼을 앞두고 있는 그의 인생은 완벽해 보인다. 그러나 최근 새롭게 집필을 시작한 소설은 잘 풀리지 않고 잦은 불면에 시달리고 있는데다 어느 날부터인가 어디를 가건, 누군가와 있던, 무엇을 하건 누군가의 시선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마치 꿈을 꾸듯 이끌려 어느 골목길에 자리한 술집, 루팡바의 문을 열게 된다. 그곳에서 그는 보라색 옷을 입은 한 소녀를 만난다. 그녀의 이름은 미미(이연희). 11년 전 헤어진 민우의 첫사랑이자 그를 쫓던 시선의 주인공이다. 한편, 민우의 계속되는 알 수 없는 행동에 은혜는 불안해진다. 그녀는 자신의 한결 같은 사랑과는 달리 그의 시선은 다른 누군가에게 향해져 있음을 직감한다.
풀리지 않는 자신의 소설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그리고 까맣게 잊혀졌던 첫사랑의 기억을 되찾기 위해 나선 민우. 무언가에 쫓기면서 민우의 곁을 맴도는 미미. 첫사랑의 기억에 헤매는 민우를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은혜. 그들의 무섭도록 슬프고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시작된다. ‘아니요, 난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아요. 그날 하늘이 얼마나 눈부셨는지, 노을은 또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나는 오직 당신만 보고 있었으니까...’’
뭐... 이 정도의 줄거리를 알고 지난 일요일 옆지기랑 영화관엘 갔다.
영화에 대한 아무런 정보 없이 무작정 봤다가는 낭패다.^^;;
처음 시작부터 묘한 분위기로 잡아끄니까...
어느 정도 이야기의 흐름은 알고 간 터라 다소 난해하긴 했지만 나름 괜찮게 볼 수 있었다.
영화가 끝난 후...
나는 미미는 시존 인물이었지만, 11년 전 이미 죽었고,
영화 전반에 보여 지는 이야기들은 거의 모든 게 민우의 소설 속 이야기라고 하고,
그리고 ‘루팡바’와 성냥갑은 원래부터 존재하지 않은 것이고,
특히, ‘루팡바’는 미미라는 실제인물을 소설 속으로 이끄는 계기? 공간?
뭐... 그런 의미로 생각되고,
소설 속 첫사랑 ‘미미’는 약혼녀인 ‘은혜’를 모티브로 꾸며진 허구의 인물이라고,
그리고 영화 속의 친구 ‘성우’도 실제 존재하지 않는 동창인 허구의 인물이라고,
그러니까 이 영화는 이미 11년 전에 죽은 첫사랑 ‘미미’라는 인물에서 시작한 민우가 쓰는 소설의 이야기 인 것이다. 마지막에 은혜랑 결혼을 하고, 어디더라? 해외로 신혼여행을 떠나는 장면과 그 호텔방을 보면서... 헷갈렸던 부분이 많이 이해가 되었다.
뒷부분에 미미가 지하철을 타고 자신을 좇던 지팡이 든 남자(그런데 여기서는 이 남자가 민우 같다. 안타깝지만 미미를 보내야하는 슬픔에 눈시울을 적시는 모습이...^^;;)와 마주 앉아 있는 장면은 아마도 민우가 소설을 완성하면서 과거 추억속의 미미를 떠나보낸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일식집에서 같은 상황이 계속 반복되는 장면도 소설을 쓰는 수정?과정으로 보이고,
결국, 민우는 자기가 쓰는 소설 세계에 빠져 현실생활에서 혼란스러운 여러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자기가 쓰는 자신의 소설 속에 미친 듯이 몰입한 것 일 테지.^^;;
이 영화의 마지막 부분...
“서랍 정리했어?”
“아니 안했는데?”
음... 그런데 옆지기는 나와는 아주 다른 해석을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 영화는 첫사랑 ‘미미’에 대한 기억을 찾아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그 ‘루팡바’는 추억의 장소라고 보고,
영화 속에서 은혜가 ‘루팡바’의 성냥갑을 보고 전화를 거는 장면이 나오는데
(사실, 이 장면이 제일 헷갈림^^;;) ‘없는 번호’라고 하는 걸로 봐서 옛날에는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졌다고 하고,
미미는 죽었지만, 민우와 미미가 함께 하는 과거의 모든 장면들은 다 실제로 있었던 일로 보고, (미미와의 과거 장면들은 실제 기억인 것 같기도 하고, 과거 속에서 민우를 만나러 오다가 교통사고로 죽은 것은 사실인 것 같으니까!)
그리고 제일 마지막, ‘성냥갑 못 봤냐?’는 민우의 물음에 ‘무슨 성냥갑?’ 이라는 표정의 은혜를 보면서 자신을 두고, 과거에 집착하는 민우가 얼른 현실로 돌아왔으면 하는 마음으로 못 봤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본단다. (이 부분이 결정적인 마지막 힌트로 보이던데...^^;;)
사실, 이렇다 저렇다 명확하게 말하기 곤란한 장면들이 몇 군데 있다.
짧은 생각으로 이 영화를 다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다.^^;;
이 영화를 본 아니면 보게 되는 분들에게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
영화에서 ‘미미’역을 한 이연희의 연기가 마음에 들었다.
귀여웠다.^^
그래도 나름 영화가 지루하지 않고 괜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