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알라딘도서팀 > 2007년 3월 내맘대로 좋은 책

안녕하세요. 3월도 절반이 지나서야 인사 드립니다. ^^;
객원멤버 릴레이 두번째, 이번 달에는 개발/마케팅/법인영업/웹기획/편집/화장품팀 등 알라딘 기획본부를 총괄하고 있는 성준모 본부장을 소개합니다. 아래 내맘대로 좋은 책에서도 엿볼 수 있듯 동음이의어 유머계의 개척자이며 달인입니다. 지난 달과 마찬가지로 많은 환영 부탁드립니다. ^^



 "이 책이 HEAT할 것 같다"
 
앗 뜨거워 Heat
빌 버포드 지음 / 해냄
 
이 책을 쓴 빌 버포드의 직업은 기자다. 기자란 정의에 따르면 ‘신문, 잡지, 방송 따위에 실을 기사를 취재하여 쓰거나 편집하는 사람’이다. 즉, 기자의 밥줄은 기사다. 그런데 기사는 한편 남의 일이다. 내가 직접 경험한 일도 간혹 기사가 될 수 있겠지만, 나의 일을 떠나 남의 일로 관심을 돌릴 때 세상엔 얼마나 많은 기삿거리가 존재하는가.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남의 일을 취재하여 쓰거나 편집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삿거리 속으로 글자 그대로 투신했다. 평소 요리에 관심이 많던 차, 잘 나가는 식당을 취재하다가 아예 견습생으로 눌러앉은 것. 그래서 이 책은 요리사 세계를 다루는 르포가 아니라, 한편의 휴먼 드라마가 되었다.
 
드라마로서 이 책은 한 인간의 열정과 도전을 다룬다. 생각해 보시라. 40대 아저씨, 평온한 일상에 안녕을 고하고 도제수업으로 악명높은 주방세계에 입문했다. 새파란 젊은이 조수로 칼갈이와 당근썰기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 이후에 이어질 추천단어는? 가시밭길, 역경, 좌절, 고난, 눈칫밥.. 그러나 이를 자처한 저자의 용기는 신산한 삶에 위로를 준다. 우리네 삶의 문제는 어찌보면 오로지 생각만 하고 실천은 못하는 데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다짜고짜 저자처럼 저질러 놓고 볼 일이다. 일단 주방에 들어가고, 일단 투스카니로 떠나고, 일단 돼지 한 마리를 사서 실습해 보는 것.
 
무엇보다도 이 책은 재미있다. 등장하는 인물들이 실존인데다 모두 개성이 넘친다. 좁은 주방에서 얽히고 설킨 인간관계, 위계질서와 권력 암투, 언론의 지지를 얻기 위한 노력, 오리지날과 창작의 갈등, 이 모든 이야기들이 저자의 재치있는 문장에 실려 드라마틱하게 전개된다. 매일같이, 매 페이지마다 이탈리아 음식의 향연이 펼쳐지는 것은 기본이고, 각종 음식의 역사나 명칭, 레시피에 대해서 저절로 학습이 되는 건 덤이다.
 
분야를 막론하고 자기가 하는 일에 평생 노력하여 일가를 이루고 우뚝 선 사람들의 이야기는 늘 아름답다. 이 책이 빛나는 이유다. 그리고 행여 출장차 뉴욕에 가게 될 일이라도 생긴다면 아무리 바빠도 바뽀는 한번 들러볼 일이다. 이 책의 무대가 된 맨하탄의 BABBO 레스토랑의 홈페이지를 통해 주방장 마리오 바탈리와 그의 진수성찬을 미리 만나보자. www.babbonyc.com
 
기획본부장 성준모
(starsailor@aladin.co.kr)
 
 
"나와 아빠와 베이스볼"
 
하나오 1
마츠모토 타이요 지음 / 애니북스
 
주말마다 아버지의 TV를 채우던 것은, 다이아몬드와 그 위를 뛰던 원색 유니폼의 아저씨들이었다. 나에게는 TV가 없었고, 아버지가 사랑하듯 그들을 사랑할 수 없었다.
 
아직은 섬뜩한 마루 장판을 뒹굴던 나에게, 아버지는 종종 구깃한 천원 한 장을 내밀었고, 그것을 받아 쥔 나는 대문 밖을 나섰다. 아카시아 냄새가 진동하고 하얀 꽃가루가 휘날리던 5월이었다. '꽃가루를 먹고 계란 노른자를 먹으면 죽는다'는 소문이 돌았고, 내 입은 굳게 닫혀 있었다. ...
 
라일락 한 갑과 차가운 캔 하나를 들고 돌아온 집. 아버지는 여전히 TV 삼매경이었고, 음료수를 홀짝이던 나는 곧 잠이 들었다. 차가운 마루 장판 위에서 꼼지락거리며. 그런 저녁이면 대개 열이 났고 ,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소리를 질렀다....
 
그렇게, 아카시아 냄새와 라일락 연기와 알싸한 탄산이 대기를 떠돌던 어느 날, 그가 나타났다. 아버지의 어깨 너머로 보았던 짧은 기억 속 그는 '캔디바' 같은 하늘색 유니폼을 입었지만, 그날은 '폴라포 스포츠맛'의 맨 끝처럼 파란 옷을 입고 있었다. 하나도 달콤해 보이지 않았는데도, 아버지는 그 파랑을 사랑했다.
 
그는 화난 듯, 조금쯤 지루한 얼굴로 공을 던졌다. 온몸을 쥐어 짜듯 던진 공은, 그러나 가벼웠고, 경기는 여느 날과 다를 것이 없었다. 그 순간이 오기 전까지는.
 
주자는 삼루, 점수차가 얼마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 조마조마한 상황이었고, 나는 긴 하품을 했다. 바로 그때, 스퀴즈 플레이가 나왔다. 타자의 기습번트에 내야수들은 당황했고, 3루 주자는 득점을 확신한 듯 홈으로 돌진했다.
 
하지만, 그가 있었다. 공을 던진 팔을 채 되돌리지도 않은 채, 놀랄 만큼 재빠르게 튀어나온 그는, 구르던 공을 맨손으로 잡으며 허리를 숙인 그 자세 그대로 홈을 향해 던졌다. 누구도 득점을 의심하지 않았던 순간 나온,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홈송구. 그 동작은 정확하고 단호했으며, 위엄이 서려있었다. 주자는 그대로 아웃. 그는 환호했고, 아버지도 환호했다. 기쁜 듯, 슬픈 듯, 무엇보다 화가 난 것만 같았던 환호. 그것은 무겁고 또한 슬퍼서, 그 다음 주말부터 나는 호박꽃을 열어 풍뎅이를 잡았다.
 
많은 시간이 흘러야 했다. 그 게임을 이해할 때까지. 그 분노를, 지루함을, 환희를 알게 될 때까지. 그리고 더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렇게, 담배 연기만이 홀로 대기를 채우던 어느 날, 31살의 나이에 거인군의 4번 타자를 꿈꾸는 바보 아빠 하나오는 내게 나타났고, 나는 비로소, 나의 아빠를 추억할 수 있게 되었다..
 
어린이담당 금정연
(stereo@aladin.co.kr)
 
 
"보옴이 오면."
 
Flipper's Guitar - Three Cheers for Our Side
Flipper's Guitar - Camera Talk
Flipper's Guitar (플리퍼스 기타)/ Happy Robot Records
 
영화 [스쿠프]에서 시드니 '스플렌디니' (우디 앨런 분)는 자신이 끊임없이 불평하고 걱정하는 인간이란 평가에 대해 이렇게 대답한다. "나는 컵에 물이 반밖에 없다고 불평하는 사람이 아니라, 인생이란 컵에 독약이 반이나 차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예의 과장된 어깨들썩임과 함께 열중하며 설명하는 그를 어떻게 반박할 수 있을까. 어쩌면 그마저도 긍정적인 사고일지 모르겠다. 인생이란 이따금 독약이 아니라 타르나 니코틴이나 외계에서 왔거나 늪에서 일렁일 정체불명의 녹색 점액질처럼 보이기도 하니까.
 
그래서일까, 오자와 겐지와 오야마다 게이고가 만들어낸 '어떤 역사의 시작', 플리퍼스 기타의 라이센스 앨범 소식이 반갑다. 알던 사람들은 이제 좀 지겹고, 모르는 사람들은 아예 관심없을 하나의 씬 (scene). 특정 소수에게만 소중한 역사를 생각할 겨를이 없어도, 무려 20년 만에 뒤늦게 도착한 데뷔 앨범이라고 생각하지 않아도, 이 두 장의 앨범은 충분히 신나고 즐겁다. 응당 활기 넘치고 파릇파릇해야 할 봄에 어울리는 소리들.
 
이밖에 이유는 다양하지만, 차마 설명은 하지 못하겠고, 그러나 말하고 싶고, 어쨌든 지난 한 달간 독약의 홍수 속에서 건진 빛나는 것들 몇몇.
 
아버지의 깃발
론 파워 스, 제임스 브래들리 지음, 이동훈 옮김 / 황금가지
 
가끔은 생각한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거장인 진짜 이유는 독서를 많이 하기 때문이라고. 원작에는 좀 스며있지 않을까 싶었던 '성조기'와 관련된 감정들이 충분히 객관적으로 담겨 있다.
 
 
 
줄어드는 아이
플로렌스 패리 하이드 지음, 에드워드 고리 그림, 강은교 옮김 / 두레
 
이 기묘한 동화가 슬프지 않은 이유는 뭘까. 분명 어딘가 서글프고 안쓰러운 이야기인데, 막상 읽고나면 그런 느낌이 하나도 없다. 최고의 문장은 책소개에도 나와 있지만 '아무래도 너무 크게는 되고 싶지 않아'.
 
 
80년대에 대한 진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Pop! goes my heart' 의 뮤직비디오는 [드림걸즈] 뮤즈들의 휘몰아치는 음의 향연을 넘어서는 감동이었고, 결국 구입했다. 대체적으로 Wham! 에 가깝지만, 휴 그랜트의 이름이 앤드류 플레쳐라는 건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꼭 디페시 모드의 앤드류 플레쳐를 생각할 필요까지도 없다. 4인조 신서팝 밴드의 3인자 이름으로 그보다 적격인 이름은 없다.
 
푸른새벽2집-보옴이 오면
푸른새벽 / CJ Music
 
어쩌면 인디 씬의 마지막 완소일지도 모를 푸른새벽의 마지막 앨범. 이들은 어쩌면 음악을 접고 '생활'에 매진할지도 모른다고. ' 보옴이 오면' 하고 말하는 것은 그들이 아직 겨울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겨울의 한 가운데에서 '보옴이 오면'하고 말해보면, '생활' 에 엎질러진 독약도 휘발될 수 있을까..
 
청소년.예술 .종교담당 김재욱
(actually@aladin.co.kr)
 
 
"무엇을 위해, 왜 일하는가 ..."
 
일한다는 것
니혼게이자신문사 엮음, 이규원 옮김 / 리 더스북
 
''일한다는 것은 곧 '산다는 것'이다."
 
이 책은 니혼게이자신문에 연재된 내용을 재구성한 것으로 제각각 다른 고민과 열정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일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준다. 무엇을 위해 일할 것인지, 일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일하는 즐거움은 어디에서 오는지..
 
이런 저런 생각들에 잠기다 보니, '일을 하면서 일희일비할 자세가 되어 있지 않은 사람은 떠나는 것이 마땅하다'고 외치시던 C 님의 말씀도 떠올랐고, 웬만한 부장급보다 많은 연세에도 현장에서의 경험과 연륜을 살려 누구보다 열성적으로 일하며, 2~30대 직원들의 어머니로서, 직장 생활의 멘토가 되어주셨던 전 직장의 Y과장님도 떠올랐다. 다 같이 처리해야 하는 업무에도 회사보단 자신의 생활이 먼저라며 야근하는 동료들을 뒤로 한 채 내빼던 전 직장동료 P의 모습도..
 
저마다 일에 대한 각각의 기준이 있는 법이고 정답이란 없다. 빠르고 역동적인 삶을 택하든, 느리고 안정적인 삶을 택하든, 이기적인 삶을 또는 이타적인 삶을 택하든 간에..
 
그저 숨쉬고 사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의미있게 산다는 것이 중요하고, 돈을 벌기 위해 일하기보다, 일에서 그 의미를 찾는 것이 중요하단 생각을 해본다. '월요병'이나 '회사가기 시러 송'을 들으면 공감!을 외쳐댈 지언정 로또 1등에 당첨되면 무엇을 할까라는 엉뚱한 상상 중에도 '일한다는 것'이 빠지지 않는 것을 보면 나에게도 그것이 밥벌이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멋진 프로페셔널의 모습은 못 되더라도, 그 '일한다'는 것 자체가 나 자신을 말해주기도 하고, 어떻게 해내는 지가 내 삶을 표현해 준다. (너무 거창했나ㅡㅡ;;)
 
일한다는 것의 의미를 새롭게 터득하고, 더 나아가 살아가는 것의 의미도 생각하게 하는 이 책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일하는 사람들' 중의 한 사람으로, 밥벌이의 고단함 속에서도 내가 버텨낼 수 있는 원동력의 해답을 찾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평생 일해나갈 시간 중에서 지금 얼마만큼이나 온 걸까..
 
'일'은 세상이 이런거다 조금은 알게도 해 주었고, 시련을 주었다가 다시금 얼마간의 성취감과 보람으로 일어설 용기를 주기도 한다. 그렇게 하루하루 달려가다 보면 저만치 성장한 내 자신을 발견할 때도 오겠지.
 
The Bridal Bouquet Book
Ginny Parfitt지음 / Schiffer
 
꽃을 받고 기쁘지 않은 이가 있을까... 그런 기쁨을 만들어내는 손길 또한 아름답다. 화려해 보이는 겉모습 뒤에 '노동'의 고충도 있는 직업 중 하나가 플로리스트라지만, 누군가에게 기쁨을 선사할 수 있다는 것과 향기로운 꽃을 가지고 무언가를 창조해낸다는 점에선 의미있는 직업 중에 하나임엔 틀림이 없다. 플로리스트 과정을 수료하면서 아름다운 꽃에 매료되고, 받는 이의 환한 미소를 보며 마냥 행복해하던 그 때를 떠올리며 부케사진집을 다시 한번 펼쳐봤다.
 
신부 부케 제작이 꽃을 다루는 이들에겐 너무나 수공이 많이 가는 일이기도 하지만, 누군가의 가장 소중하고 아름답고 싶은 날을 더욱 돋보이게 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선 보람이 큰 일이기도 하다. 이 책은 너무나 유명한 Paula Pryke 나 Jane Packer 같은 플로리스트들의 책보다도 다양한 디자인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꽃의 종류와 컬러, 부케 스타일에 따라 챕터별로 나누어 신부 부케, 부토니아(신랑의 코사지), 코사지, 화관까지 400장 이상의 사진을 담아내고 있고, 결혼을 앞두고 있는 신부에게나, 플로리스트, 웨딩 플래너들에겐 제법 관심을 끌 만하다. 5월의 신부가 될 내 친한 벗을 위해 두루두루 열심히 섭렵해 보련다.
 
외서담당 공 현숙
(ball98@aladin.co.kr)
 
 
"이런 책을 권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
 
살육에 이르는 병
아비코 다 케마루 지음, 권일영 옮김 / 시공사
 
역자의 말에도 나와 있지만 '추리소설에 관한 한 산전수전 다 겪은' 편집자가 '쇠망치로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라 평했고, 또 '굉장히 강해요'라는 말을 반복하게 만들었던 책. (소재나 주제나 여러 가지 면에서 19금일 수밖에 없다. 청소년 절대 독서 불가. -_-) 충분한 경고를 받고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말로 엄청 강했고, 또 한 번 속고야 말았다. (주구장창 읽어도 추리소설의 범인을 맞춰본 적이 별로 없기는 하지만.)
 
책 뒷표지에 이렇게 씌어 있다. "충격적인 결말을 확인한 순간, 다시 첫 페이지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아, 정말 그랬다. 충격적인 이야기 전개와 어느새 말려들어 버리는 탁월한 심리묘사. 단숨에 마지막 장까지 읽어내려갔는데, 소설의 정점이자 결말부인 마지막 장을 보고는 어, 어, 어?! 하면서 앞장을 다시 펴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아, 이런게 바로 'OO트릭'이로군. (중대한 스포일러라 말할 수 없다.)
 
분명, 이 책은 널리 권할 수 있는 책이 아니다. 신체 훼손 묘사에 거부감이 있거나 윤리의식이 투철한 사람에게는 더더욱. 이 소설은 잔인한 부분만을 잘라내어 재편집이 가능한 필름이 절대 아니다. 이렇게까지 세밀하게 묘사해야 했을까 싶은 그 잔혹한 묘사 자체가, 소설이 구축해가는 인물과 분위기, 내러티브 자체를 떠받치고 있기 때문. 트릭만으로도 대단히 충격적이고 훌륭한 것이 사실이지만, 그보다는 작가가 묘사해낸 범인의 심리 자체가 이 작품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자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제목 그대로 한 인간이 '살육에 이르는 병'에 이르기까지의 과정과 내면 심리를 깊숙히, 정말 바닥 끝까지 그려내는데 성공한 작품이다.
 
다소 실망스러웠던 전작 <미륵의 손바닥>에서도 얼핏 느꼈지만, 이 작가는 트릭을 중시하되 정면으로 독자에게 승부하는 작가라는 느낌. 잔재주보다는 굵직하게 한방을 내지르는 타입이랄까. 여타의 추리/스릴러소설에 등장하는 악인들 중에서도 정말 '최고로 미친 놈'을 만나고 싶다면, 일독을 권해볼 만한 추리소설.
 
(그러나 역시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아무에게나 권할 수 없는 작품이라는 것이 개인적 결론.; 다만, 다른 대안이 없었네요. 이런 책 을 들고 와서 죄송합니다. ㅠ.ㅠ)
 
문학담당 박하영
(zooey@aladin.co.kr)

 
 
"천하무적 홍대리 VS 소심한 김대리 직딩 일기"
 
소심한 김대리 직딩 일기
김준 지음, 홍윤표 그림 / 철수와영희
 
대학교 무렵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와 읽던 <천하무적 홍대리>가 생각이 난다. 일하기 너무 싫어하고 부장님 말씀을 자장가로 들으며 늘 퇴근시간만 기다리던 어벙한 성격의 홍대리. 매일 홍대리에게 열내지만 사실 별 수 없는 부장님. 그 외 등장하는 주변 인물들 1 2 3... 그들이 만들어가는 직장 생활 이야기가 시간 가는 줄 모를 만큼 재미있었다. 8년이 흐른 지금 읽은 <소심한 김대리 직딩일기>도 홍대리만큼 재미있다. 만화가 아니어도 홍대리같은 캐릭터가 등장하지 않아도 재미있다. 아마도 내가 하루 9시간을 온전히 보내는 직장생활 이야기, 다른 무엇보다도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소재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책을 덮고 난 느낌은 두 권이 조금 달랐다. 8년 전 읽은 천하무적 홍대리가 그저 시트콤처럼 편한 마음으로 보고 웃어넘겼더라면 김대리 직딩일기는 마냥 편하게 웃고 즐기기에는 뭔가 마음에 무거움이 남는 그런 기분이었다.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보니 처지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홍대리가 그렇게 하늘을 날며 벗어나기를 꿈꾸었던 직장은 내가 지금도 컴퓨터를 치며 책상에 앉아 열심히(!) 일하는 이곳, 삶의 현장이 되어 있었다. 돈을 벌어야 하고 살아남아야 하는 공간 그래서 그저 남의 이야기처럼 웃고 즐기기에는 마음 한 구석이 편치는 않았다..
 
말 그대로 직장인의 애환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담고 있는 책은 어떤 사람에게는 너무나 일상적인 이야기라 재미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하루 종일 지지고 볶는 이야기를 누가 또 책에서 읽고 싶겠는가. 하지만 나에게는 남들은 어떻게 사나 그것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시간이었다. '나만 세상에서 가장 힘든 줄 알았는데 다들 이렇게 사는구나'라며 안도감도 느끼며 말이다..
 
애환(哀歡)이라는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니 슬픔과 기쁨을 아우르는 뜻이라고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김대리 직딩일기에는 기쁜 날 보다 슬픈 날의 이야기가 더 많다. 직장인들이 사는 것이, 밥 벌어 먹고 사는 것이 그렇게 녹록한 일만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경영.컴퓨터 담당 윤성화
(rain@aladin.co.kr)
 
 
"문장강화, 인생강화"
 
문장강화
이태준 지음 / 창비
 
보기에 편하면서 나름의 개성을 갖춘 춤을 추기 위해, 무용수는 헤아릴 수 없는 날 동안 연습을 거듭할 것이다. 문장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내 글쓰기에는 그저 의욕만 앞설 뿐 궁리는 찾아 볼 수 없다. 그러니 쓰는 사람이나 읽는 사람 모두 암벽등반을 지켜 보듯 아슬아슬하다.
 
자꾸만 더 추워지는 3월, 날로 두꺼워져가는 모든 것 - 옷, 황 사층, 지방층 - 이 전부 지겨워졌다. 그래서 책만큼은 가뿐한 문고판으로 고르되, 속알맹이는 진중해지자고 다짐했다. <문장강화>는 근 60살이나 먹은 책이지만 저자의 의도만큼은 빛바래지 않았다. 국문학을 전공하지 않은 나조차 이 책의 문고판을 샀으니. 이태준 선생님, 안심하세요.
 
내용이야 더 말해 무엇 하랴. '문장론'이라는 자신만만한 제목에 걸맞게, 문장 쓰는 법과 문장을 둘러싼 다양한 논점들이 간단명료하게 집약되어 있다. 몇 번을 거듭해 읽을수록 그 내용이 점점 뚜렷해져 나중에는 스스로 빛을 발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신입생을 맞은 전국 국문학과 강의실에서는 이 말이 되풀이되겠지만 말이다. "한글로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한 번은 읽어봐야 할 책이다."
외국어.만화 담당 김세진
(sarah2002@aladin.co.kr)
 
 
"에세이를 읽는 즐거움"
 
황금물고기
황시내 지음 / 휴먼&북스
 
'건축가가 쓴 에세이는 많은데, 음악가가 쓴 에세이는 왜 드물까' 하는 궁금증을 품어본 적이 있다. '건축같이 튼튼하고 단정한 글이 멋지듯, 음악같이 유연한 리듬을 지닌 글 또한 멋질텐데' 하는 생각에 마음이 닳았다.
 
그래서 황시내의 산문집 <황금 물고기>가 더 반가웠는지도! 아버지인 황동규 시인이 "산문에서는 나보다 낫다"라고 평해 화제가 됐고, 소설가 김형경 씨가 "아! 재능이란 이런 식으로 타고나는 것이구나 싶었다"라는 추천글을 붙여 눈길을 끈 '그' 책이다.
 
늦잠을 자고 눈뜬 토요일 오후에 침대에 몸을 깊이 묻고 읽었다 . 음악을 들으며 음악같은 글을 읽는 즐거움이란! 그 단정하고 우아한 충만감을 내가 가진 단어로는 다 표현할 길이 없어 아쉽다. 음악을 반복해 들으면 왜 그 음이 꼭 그 자리에 있어야 하는지 깊이 공감 할 때가 있는데, <황금 물고기>에 실린 글도 그랬다. 꼭 필요한 단어를 골라 있어야 할 자리에 배치하니 조용하고 쓸쓸하지만 열기있는 무엇, 젊은 날의 떨림 같은 것이 차분히 어우러져 하나의 음악을 만들어내더라.
 
잘 쓰인 에세이처럼 마음에 오래 남는 것이 없으면서 그것처럼 만나기 쉽지 않은 글도 없다. 어느 누군가도 같은 시간을 비슷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음을 확인할 때의 묘한 안심, 흘러넘치는 감상을 한 조각 잘라 넘치는 것 없는 글로 표현해주었을 때 느끼는 깊은 공감. 잘 쓰인 에세이에는, 이 책에는 그런 즐거움이 있다.
 
인문사회담당 김현주
(realsea@aladin.co.kr)
 
 
"슬퍼하지 말아요, 봄이 왔어요"
 
우우우우욱. 이번 달은 진짜 힘들었다. 애초에 찍었던 책은 누군가 먼저 쓴 데다 끝부분이 약간 아쉬웠고 (지난 번 <빛의 제국> 몰빵 사태 이후 중복도서는 자제하기로 했다), 개인사가 담긴 애틋한 책이 있었으나 그 책 역시 누군가 먼저 찜해버리고 말았다. 어렵게 손에 넣은 책은 이후 품절되어 재출간이 요원하다 하고, 이번 달은 책보다 음악을 많이 들었는데 음악은 말로 풀어낼 재간이 없다. 흑.
 
초코파이 자전거
신현림 지음, 홍성지 그림 / 비룡소
 
수첩을 뒤지고 또 뒤지며 책상에 머리를 쿵쿵 부딪치고 있을 때 혜성과 같이 출간되어 나를 구원해 준 책이 있었으니 신현림 시인의 동시집 <초코파이 자전거>. 아, 제가 이 산뜻한 봄을 기념하며 바라던 책이었어요.
 
보들보들한 빵에 / 야들야들한 치즈를 먹어도 / 배고파서
맨들맨들한 절편을 먹었더니 / 기분 좋아 / 간들간들한 콧노래를 불렀다 - '배고파서' (본문 12쪽)
 
쓱쓱쓱 빗자루로 쓸고 / 싹싹싹 걸레로 닦고 / 쓱쓱싹싹 청소를 했네
어느새 방안은 환한 보름달 - '청소' (본문 44쪽)
 
하나 하나 읽다보면 어느새 옥상 위에 올라가 봄이 왔다고 외치고픈 기분이 드는 산뜻한 동시집. 슬퍼하지 마세요, 봄, 봄, 봄, 봄, 봄이 왔어요!
 
편집팀장 이 예린
(yerin@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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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진/우맘 > 물만두님을 위해 퍼왔어요~ 특이한 '비'화보^^

중국판 보그지 화보라는데...ㅎㅎㅎ
컨셉이 <비의 야수성> 쯤 되는 것인지???



이...이 사진은......대략 난감^^;;; 어째 가발을 목에 두르시고.....뭐, 그래도 멋지긴 하지만.^^



어째, 얼굴은 야위고 몸은 더 좋아진 거 같은....^0^;;
쇄골뼈가 진짜 멋집니다, 비군!



순정만화 속 주인공 같은 오만한 눈빛^^ 꺄아아아~~~

결론 : 잘생긴 넘은 뭘 해도 멋지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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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바람구두 > 3/23(금)~3/24(토) 반전평화영화제

웹자보를 이곳, 저곳으로 옮겨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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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마노아 > 허무

부생모육 그은혜가 태산보다 높고큰데

청춘남녀 많다지만 효자효부 안보이네

시집가는 새색시가 시부모를 마다하고

장가가는 아들들은 살림나기 바쁘도다


제자식이 장난치면 싱글벙글 웃으면서

부모님이 훈계하면 듣기싫은 표정이네

시끄러운 아이소리 잘한다고 손뼉치며

부모님의 회심소리 듣기싫어 빈정대네


제자식의 오줌똥은 맨손으로 주무르나

부모님의 기침가래 불결하여 밥못먹네

과자봉지 들고와서 아이손에 쥐어주고

부모위해 고기한근 사올줄을 모르도다


애완동물 병이나면 가축병원 데려가고

늙은부모 병이나면 그려려니 태연하고

열자식을 키운부모 하나같이 키웠건만

열자식들 한부모를 귀찮스레 여겨지네



자식위해 쓰는돈은 어림없이 쓰건만은

부모위해 쓰는돈은 하나둘씩 따져보네

자식들에 손을잡고 외식함도 잦건만은

늙은부모 위해서는 외식한번 못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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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http://blog.naver.com/th3030/120003995291

- 역사상 최고소설, <돈키호테> -

중세 말 17세기 기사계급의 몰락을 풍자적으로 그린 <돈키호테>가 역사상 최고의 소설로 뽑혔다고 영국 BBC방송이 2002년 5월 7일 보도했다. 노르웨이의 노벨 연구소와 북 클럽스가 세계 50여개국 출신 100명의 유명작가에게 설문조사를 한 결과 스페인 출신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가 50%가 넘는 득표율로 이 같은 영예를 안았다고 방송은 전했다. 세르반테스는 문학에 맞는 문체를 완성했으며 돈키호테는 세계문학의 첫번째 위대한 소설이라는 평을 받아왔다.

이번 설문에 참가한 작가는 살만 루슈디(인도)와 노먼 메일러(미국), 밀란 쿤데라(체코), 카를로스 푸엔테스(멕시코) 등 거장들이다. 노벨 연구소 등은 이들 작가에게 세계문학에서 가장 중요하고 중심적인 소설 10편씩을 꼽아달라고 부탁했으며 이를 토대로 최고작품 및 100대 작품을 선정했다.

러시아의 문호 도스토예프스키는 이 가운데 가장 많은 4편의 작품이 올랐으며 윌리엄 셰익스피어(영국)와 프란츠 카프카(체코), 톨스토이(러시아)가 3편으로 뒤를 이었다. 이밖에 구스타브 플로베르(프랑스)가르시아 마르케스(콜롬비아), 호머(고대 그리스), 토마스 만(독일), 버지니아 울프(영국) 등도 2편씩 포함됐다.

아래는 노벨연구소가 세계적인 작가에게 의뢰하여 선정한 100대 작품목록이다.

- 그리스 -

호메로스, <일리아드>, <오디세이>
소포클레스, <오이디푸스 왕>
에우리피데스, <메데아>
카잔차키스, <그리스인 조르바>


 

 

 

 

 

- 이탈리아 -

오비디우스, <변신 이야기>
베르길리우스, <아에네이드>
단테, <신곡>
보카치오, <데카메론>
지아코모 레오파르디의 '시집'
이탈로 스베보, <제노의 고백>
엘자 모란테, <이야기>


 

 

 

 

- 프랑스 -

프랑수아 라블레, <가르강튀아와 팡타그뤼엘>
몽테뉴, <수상록>
디드로, <운명론자 자크>
스탕달, <적과 흑>
발자크, <고리오 영감>
플로베르, <마담 보바리> <감정교육>
마르셀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루이-페르디낭 셀린, <밤의 끝으로 여행을>
알베르 카뮈, <이방인>
사무엘 베케트, <삼부작 : ­몰로이 · 말론 죽다 · 이름붙일 수 없는 것>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 <하드리아누스의 회상록>

 

 

 

 

 

 

- 영국 -

초서, <켄터베리 이야기>
조나단 스위프트, <걸리버 여행기>
윌리엄 셰익스피어, <햄릿> <리어왕> <오델로>
로렌스 스턴, <트리스트럼 샌디의 삶과 의견>
에밀리 브론테, <폭풍의 언덕>
조지 엘리어트, <미들마치>
제인 오스틴, <오만과 편견>
찰스 디킨즈, <위대한 유산>
로렌스, <아들과 연인>
제임스 조이스, <율리시즈>
버지니아 울프, <델러웨이 부인> <등대로>
조셉 콘라드, <노스트로모>
조지 오웰, <1984>
도리스 레싱, <황금 노트>
살만 루시디, <한밤의 아이들>

 

 

 

 

 

 

 

- 아일랜드 -

<니알의 사가(saga)>
할도어 렉스네스, <해방된 민중>

- 독일 -

괴테, <파우스트>
토마스 만, <붓덴부르크 일가> <마의 산>
카프카, '단편', <심판> <성>
되블린,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로베르트 무질, <특성 없는 남자>
파울 첼란의 '시집'
귄터 그라스, <양철북>



 

 

 

 

- 러시아 -

고골리, <죽은 혼>
레오 톨스토이,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리나> <이반 일리치의 죽음> 외
도스토예프스키, <죄와 벌> <백치> <악령> <카라마조프가 형제들>
안톤 체호프, <단편선>

 

 

 

 

 

 

 

- 포르투갈 -

페르난도 페소아, <근심의 書>
주제 사라마구, <눈먼 자들의 도시>  

 

 

 

 

- 스페인 -

로르카, <집시의 노래>
세르반테스, <돈 키호테>

- 미국 -

허만 멜빌, <모비딕>
마크 트웨인, <허클베리 핀의 모험>
에드가 앨런 포, <단편전집>
월트 휘트먼, <풀잎>
헤밍웨이, <노인과 바다>
포크너, <압살롬 압살롬> <음향과 분노>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롤리타>
랄프 엘리슨, <보이지 않는 인간>
토니 모리슨, <당신>

 

 

 

 

 

-북유럽 -

안데르센, <동화집>(덴마크)
입센, <인형의 집>(노르웨이)
크누트 함순, <굶주림>(노르웨이)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말괄량이 피피>(스웨덴)

 

 

 

 

- 아시아 -

루쉰, '소설집'(중국)
<마하브하라타>(인도)
발미키, <라마야나>(인도)
칼리다사, <사쿤탈라>(인도)
시키부 무라사키, <겐지 이야기>(일본)
가와바타 야스나리, <설국>(일본)


 

 

 

 

- 아프리카 -

타예브 살리흐, <북쪽으로 가는 계절>(수단)
치누아 아체베, <모든 것은 무너진다>(나이지리아)

 

 



 

 

 

- 라틴아메리카 -

후안 룰포, <페드로 마라모>(멕시코)
보르헤스, <단편집>(아르헨티나)
마르케스, <백년동안의 고독> <콜레라 시대의 사랑>(콜롬비아)
호아오 귀마레스 로사, <오지에서의 곤경>(브라질)


 

 

 

 

- 아랍권 -

<길가메쉬 서사시>(메소포타미아)
<천야일야>(페르시아)
<욥기>(이스라엘)
자랄 앗-딘 루미, <마트흐나위>(이란)
세이크 무스하리프 웃-딘 사디, <과수원>(이란)
나지브 마흐푸즈, <우리 동네 아이들>(이집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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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꽃방 2007-03-15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시아권에 우리나라책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 참 슬프네요ㅜㅜ

책방꽃방 2007-03-15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ㅍㅓ가요^^
오늘 날이 너무 좋던데 잘 지내시죠?

뽀송이 2007-03-15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_*
네~ 정말 아쉽지요.(__)
여긴 날이 흐려요.^^;; 비도 오구요.
꽃방님도 잘 지내시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