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D] 계절이 바뀌는 계절
강철규 지음 / 부크크(bookk)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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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바뀌는 계절

                            강철규



저자는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작가이다. 다수의 전시회를 열었고 현재도 활발히 활동 중이며

저서로는 에세이「어루만지다」와 소설 「Eva」가 있다.


계절이 바뀌는 계절을 우리는 간절기라 부른다.

그 기간은 계절과 계절 사이에서 지나간 시간과 새롭게 다가올 시간이

공존하는 시간이기도 하면서 어쩌면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무의 공간 일지도 모른다.

계절과 계절 사이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은 떠나갔고 새롭게 맞이해야 할 계절에 대한 설렘의 마음은 점점 작아지고 말았다.


가을과 겨울 사이

윤희는 여덟 살부터 첼로를 시작했다. 엄마의 꿈을 이루기 위한 시작이었지만 윤희도 나름 열심히 한덕에 악단에서 연주를 하고 개인 레슨도 하고 있다. 아빠가 죽고 나서 엄마마저 쓰러져 건강을 회복하지 못했다. 그런 엄마를 영선 스님이 있는 사찰에 묵으며 간병을 하고 주일이 되면 교회로 예배를 드리러 갔다.

엄마의 완쾌를 기도하기 위해...

종환은 그런 나를 절에서 교회로 교회에서 절로 데리고 다녔다. 그래서 윤희는 종환이와 다투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한번 다투고 난 뒤 종환이 데리러 오지 않았을 때 승용차를 이용하지 않으면 세배 이상 시간이 걸리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가을과 겨울 사이 갈색 잎이 마지막 힘을 다해 매달려 있을 때 엄마가 죽었다. 아빠가 죽고 꼭 세 달 만의 일이었다.


"이윤희 고객님?"

엄마의 화장 순서를 기다리는 윤희에게 화장장의 직원이 물어온다.

지금의 상황에서 고객님이라는 호칭이 가능한지..

엄마는 사망이라는 단어 하나로 이 세상에서 지워졌다.


누구나 펜으로 쓰인 단어로 생명을 얻거나 잃는다. 출생, 사망

엄마 친구의 전화는 숨소리만 들리다 끊어졌다.

엄마의 장례를 치르고 나니 엄마 아빠의 사망보험금이 내 통장으로 입금이 되었다. 사억. 꽤 큰돈이었다.


엄마는 윤희가 백조를 연주하는 것을 가장 좋아했었다. 엄마 앞에서 연주를 하면 엄마는 두 눈을 지그시 감고 한 마리 백조가 된듯한 표정으로 미소를 짓고는 했는데 이제 연주를 들어줄 엄마는 없다.

문득 첼로를 팔아버릴까도 생각했었다. 그러다 기타를 샀다. 클래식 기타를


「클래식을 하는 사람이 불쌍할 때가 있어요. 그들은 어린아이 때부터 잘 훈련된 군인 같아요. 모차르트 군대, 베토벤 군대, 브람스 군대, 」38쪽


겨울과 봄 사이

자주 가는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호림을 알게 되었다. 서른의 봄이 시작되고 있었다.


호림을 통해 윤희는 지금 자신의 모습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고 싶었지만 호림은 그런 존재가 되어 주지는 못했다.


62쪽 " 한국 사람들이 왜 어렵게 사는 줄 알아?

계절 탓이야. 왠지 알아? 좋은 계절을 즐길 법하면 금방 더워지고 추워지거든. 좋은 날을 즐기기보다는 혹독한 계절을 대비해야 해, 그래서야. "


적응되고 편안해지는 만큼 설렘이 줄어들고 조금씩 질리기 시작한 봄이 끝나가는 계절에 호림과 헤어졌다. 봄과 여름 사이에 영선 스님이 죽었다. 스님들의 장례절차에 따라 다비식 속 연기와 재가 되어 스님은 이 땅을 떠나갔다.


며칠 후 윤희는 운전학원에 등록을 하고 악에 받친 듯 연습을 했다. 그리고 차를, 일억 원이 넘는 차를 샀다.

엄마 아빠의 사망보험금 중 일부가 사라졌다.


여름과 가을 사이에 동네에서 미용실을 하는 문숙 언니를 알게 되었다. 문숙 언니는 결혼을 하지 않은 채였고 그래서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 엄마에게 사랑을 받지 못한 채 자라고 어른이 된 언니는 자신도 엄마처럼 자식에게 사랑을 다할 수 없을 것 같아 결혼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것이 이유가 된다면....


가끔 꿈에 엄마와 스님이 나타났다. 그러면 윤희는 살아갈 힘을 새롭게 얻었다. 왜 그런지는 모른 채..

윤희의 가슴에 아토피가 생겨나고 그래서 가슴이 아픈 것이 아토피 때문인지 삶의 서글픔 때문인지 윤희는 알 수가 없었다.


124쪽 「가난은 삶의 모든 것을 헤집어놓았고, 고단한 육신은 

          자식들에게 사랑을 베풀 기력이 남아 있지 않게 만들었다.」


첼로를 조금씩 연주하기 시작했다.

가을이 왔고 윤희는 여진을 만났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빈 공간이 있다. 그것을 우리는 무엇과 무엇의 사이라고 이야기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 나무와 나무 사이, 잎새와 잎새 사이,처럼 작가는 이처럼 빈 공간으로 남을 수밖에 없는 사이에 대해 우리에게 이야기하고 싶었나 보다.

작가 역시 그림과 글 사이에서 무엇인가를 생각해 내고 얻으려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작가의 마음처럼 이 책은 윤희를 통해 한 사람의 인생이 다른 사람의 인생에 끼쳐질 영향에 대해 말하고 있다.

지금의 계절은 가을의 시작이고 그렇다면 가을과 겨울 사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가을과 겨울의 사이에서 계절이 바뀌는 계절을 읽다 보면 겨울이 소리 없이 곁에 와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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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 차별, 처벌 - 혐오와 불평등에 맞서는 법
이민규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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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이 차별 처벌

                                                          이민규


우리라는 좁은 울타리를 벗어나면, 우리는 차별이라는 벽을 세운다.

우리는 우리라는 특정 집단의 구성원이 부족해도, 끌어안으려고 노력한다. 다만 구성원이 우리 안에 속해있는 동안 만큼은....

프롤로그


1989년 미국에서 태어난 저자는 유년기와 학창 시절을 한국에서 보냈다.

컬럼비아 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한 후 뉴욕 주 검찰청 사회 정의 부 검사를 지냈으며 현 소송 전문 변호사로 주로 차별 금지 법 관련 소송을 다루고 있고 다국적 기업의 법률 자문을 맡고 있다. 저자의 이력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그는 인류 안에 횡 횡 하는 차별 속의 인간 존엄성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차별이 발생하는 원인과 그 대응책은 무엇 인가에 대해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조명하고 있다.


인생의 깊이를 나이로 따질 수 는 없지만 연륜 에 비해 깊은 통찰력과 사회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많은 차별적인 일들에 대해 날카로운 시선으로 그 원인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대응책을 제시한 저자의 글을 보면 나이는 숫자에 불과 하다는 속설에 믿음이 가기까지 한다. 

한국은 1997년 차별 금지법 제정을 주장하는 의견이 제시 되었고 그해 11월 800개의 대선 단일 공약 중 하나로 발표되었다. 대선 공약으로 내세울 만큼 차별은 우리 의식의 내면에 자리를 잡고 있으며 사회문제로 대두 되어 그 심각함을 알수 있다.


글은 성경의 창세기 를 인용하면서 시작된다. 성경의 창세기는 차이로 시작되는데 빛과 어둠, 하늘과 땅, 육지와 바다, 그 외 그 모든 것이 존재하는 온갖 생물에 이르기까지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보면 우리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내면의 깊은 곳에 유전자처럼 이미 차이를 선명하게 새기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인종, 신분, 성별의 차이는 우리들의 일상적인 차이이고 경제적, 사회적 신분의 차이는 이미 사회의 계층화 를 이루고 있었다.

카를 마르크스, 프리드리히 에겔스는 『인간의 모든 역사는 계급투쟁의 역사다. 라고 선언했다.

특히 인간의 분류는 남자와 여자의 분류로 시작되는데 보편적 인류의 모습은 부계 사회 이었기에 남성 우위를 나타내고 있으며 이에 여성을 향한 온갖 종류의 억압과 폭력이 가해져 왔다.

정치학자 도널드호로위츠 는 인종으로 인해 촉발되는 집단 살해 과정을 이렇게 이야기 했다.


1. 비 인간화 ---- 유대인의 학살

2. 표적화    ---- 관동대지진의 재일동포 학살

3. 폭력       ---- 미국인의 아메리카 원주민에 대한 폭력 (이를 신의 명령이라고 했다.)

p28


저자는 여러가지 차이를 나누는 차별중 에 성별, 인종, 동성애를 중심적으로 이야기 한다.

고대 그리스의 엘리트 사회에서는 동성애를 제도화 하기도 했다. 동성애는 사람들 뿐 아니라 동물들에게 서도 나타나는데 그 예가 검은 머리 물떼새 이다.


도덕성보다 더 중요한 가치는 공정성이다.


청 신경이 소리를 감지 후 뇌로 보내는 시간은 0.08초

뇌에서 근육으로 보내는 시간 0.02초

= 인체의 반응 속도는 0.1초


범주화 ⇒ 편견은 뇌속에서 무의식적으로 일어난다.

그래서 예측 출발이 일어나지만 이는 부정 출발로 간주되지 않고, 이 때문에 세상에는 편견이 만연한다.

p49


자신과 다른 집단으로 분류된다는 이유로 개별적 특성을 주의 깊게 살피지 않는다.

외집단 동질성의 편향 - 내집단 분화편향


사람은 무의식 적으로 편견을 가지고 태어나는데 이는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아군과 적군을 구별해야 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과 해치려고 하는 사람을 본능적으로 구별해야 하는 자기 방어가 생명을 가진 모든 생물들에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편견 의식은 차별로 발전된다.

특히 한국 사회의 규범 의식은 다양성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사람을 집단으로 구분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 예가 지방 의식이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 하는 학연,지연,혈연 등이 편견에서 비롯된 잘못된 성향 중의 하나 일 것이다. 이렇게 집단으로 행해지는 모든 것에는 윤리나 도덕의 규범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차이와 차별 사이에는 무엇이 있을까? 저자는 평등이라고 이야기 한다. 대한민국의 헌법 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의 헌법에는 평등을 강조하고 있고 지금도 강조되고 있는 것이 평등이지만 사실적 평등이라는 단어는 사전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 의심해 본다.

완벽한 평등은 어려운 이상이다. 아니 불가능에 가깝다고 이야기 한다. 역사 학자 데이비드 레즈 는 세상은 평평한 운동장이었던 적이 한번도 없었으며 세상이 공평한 경쟁의 장이 되리라는 생각은 논리와 사실을 모두 부정하는 것과도 같다고 말하고 있다.


1820년 라이베리아라는 나라가 세워지고 1847년 독립을 하게 된다. 라이베리아는 자유라는 뜻이 담겨있는 말이었는데 이 라이베리아를 세운 이들은 미국의 해방 노예 들이었다. 이들은 뼈 속 깊이 불평등과 편견과 차별을 경험하였기에 그들이 세운 나라는 진정한 평등과 차별이 없는 나라를 이룰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지만 결과는 참혹하게 드러났다. 그들이 권력을 잡은 후 그들이 당한 것보다 더 참혹한 불평등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이처럼 착취와 차별을 경험한 집단이 지배층이 되었을때 자유와 평등을 억압하는 사례는 무수히 많이 일어났다. 대표적으로 프랑스 혁명, 미국의 건국 등이 있다.


평등은 모든 면에서 동등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서로가 다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이나 평균적인 특성에 따라 재단되거나 억압 되어서는 안된다는 원칙인 것이다. 평등을 정당화 하기 위해 모든 면에서 동일한 존재일 필요는 없다.

p95


우리가 추구 해야 할 평등은 50 대 50의 무조건적인 균형이 아니다. 그 예로 여성 소방 공무원의 증가에 대한 우려이다.

우리나라의 소방 서비스는 기준 인력 대비 현장 인력이 현저히 부족한 상황인데 여성 소방 공무원의 대다수는 구급 과 행정 업무에 집중되어 있기에 어차피 행정직 으로 배치될 여성이 계속 늘어나는 것은 현장 인력 부족과 업무 부담 가증 의 원인이라고 볼 수 있을지 의심스러운 마음이다.

문제는 소방 공무원 채용 기준에 있다. 현재 소방 공무원 체력 시험은 남성과 여성 지원자에게 다른 기준을 요구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장비의 발전으로 경량화 를 이루어가는 시점에서 굳이 예전의 기준으로 체력 시험을 지금까지 유지한다는 것은 이해 할 수 없는 일이다. 양성평등을 이루기 위해서는 채용 기준의 공정성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고착화된 격차를 줄이는데 노력을 다하고 진정한 평등을 이루기 위한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또 한 가지 이해하기 어려운 한국 문화에 대해 저자는 이야기 한다.

그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등산복 사랑이다. 70퍼센트가 산인 우리나라의 특성상 등산을 많은 사람들이 선택할 수 있지만 그 복장이 피렌체의 두오모 성당이나 그라나다의 알람브라 궁전과 같은 곳까지 이어진다면 ... 이것은 이미 우리의 생각속 에 고착화된 문화의 차이이지만 차별이 될수도 있다. 물론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은 아니지만 한번 생각해 볼 문제이다.

그리고 이력서에 사진을 붙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문화이며 이것이 합법적이라는 것에 더욱 놀라움을 나타낸다.

외모 경연대회도 아니고 결혼 상대를 선택하는 것이 아님에도 사진을 첨부하는 것은 외모 지상 주의를 벗어나지 못한 부끄러운 문화 중 하나 이다. 이 또한 평등에 반하는 일이기도 하다.

닉슨은 캐네디와의 TV토론으로(미국최초) 인해 선거에 패배했다.

미스론리 하트에 등장하는 코가 없이 태어난 소녀의 사연 - 물론 허구의 소설이지만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하지만 차별이라고 말할 수 없는 일들도 있다. 과체중 의 발레리나, 외소하고 빈약한 경호원처럼 어떠한 일에 적합하지 않은 이유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는 누구도 차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처럼 차별의 구별은 뚜렸한 규정을 보이기 어렵다.

사람의 가치는 외모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누구에게 나 기회의 평등은 적용되어야 한다.

인간의 존엄성을 바탕으로 어떠한 일이던 진행되고 이루어 진다면 그 어떤 차이나 차별 처벌과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우리의 바램처럼 형평성을 이루지 못하고 모든 것이 표면 화 되어 있을 뿐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나만의 오류일까?

상식이 무너지고 공정성이 사라져가는 시대.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없는 시대. (개천에서 용이 날아오르는 것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기회의 공정성은 주어진 환경에 의해 무너 질수도 있다. 모두에게 똑같은 기회의 공정성이 주어진다 해도 이를 이루어 나갈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또는 이루고자 하는 의지가 부족하다면 공정성은 무의미 하다.

백 킬로그램이 넘는 마라토너는 본적이 없고 고비마다 포기를 일삼는 사람의 성공을 본적도 없다.

형평성의 문제에 있어서는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겠지만 하루 8시간 을 일을 하면서 학업을 병행해야 하는 사람과 일을 하지 않아도 학업에 전념할수 있는 사람과의 경쟁에서 누가 더 먼저 목표에 도달할지는 같은 노력이라면 당연히 후자에게 승리의 미소가 지어지지 않을까?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링컨〉에는 다음과 같은 대사가 나온다. "인간이 태어나는 것에 선택권이 있다고 생각하나? 우린 시대에 맞게 태어난 걸까? 자네 생각은? 자넨 기술자군. 그럼 유클리드의 공리와 공준을 알겠군. 유클리드의 첫 공리는 이거야.' 동일한 것의 같은 것은 서로 같다.' 그게 수학적 추론의 법칙이지. 맞기 때문에 사실이기도 해. 과거에도 맞았고 미래에도 맞을거야. 책에서 유클리드는 이것이 '자명하다고 했어. 알겠나? 무려 2000년 전에 쓰인 역학 법칙 책에도 자명한 진실이 있는거야. 동일한 것은 서로 같다는 것 말이야. 출발점은 평등이야.

그게 시작 아닌가? 그건 균형이고 공정성이야.

그게 정의라네."

p169


인류는 평등한 출발점에서 출발하지 못했고, 그래서 균형과 공정성은 처음부터 이상으로만 존재하는 희망이 되었을 뿐이지만 지금의 우리에게 필요한것은 평등 하지 않았던 출발점의 간격을 줄이는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동정이 되어서는 안되며 차이와 다름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필요할 뿐이다.


다만 바라는 것은 양심의 눈과 정의를 향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현상들에 대처해 나갈 수 있다면 지금보다는 조금은 더 나은 사회와 세상이 되지 않을까?


만족감과 성취감이 조금은 떨어지더라도, 혹은 내가 조금 더 손해를 보더라도 정의와 양심을 지킬 수 있다면 하는 가정은 환상에 불과한 것인지 의문을 가져본다.


하지만 결국

차이 차별 처별 은 생명이 있는 한 존재할 수 밖에 없는 생명의 간격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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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카를 찾아서
미치 앨봄 지음, 박산호 옮김 / 살림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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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진장한 의미를 알려준 한 소녀의 이야기 치카를 찾

 아서                                  치카를 찾아서

                                                              미치 앨봄


미치 앨봄은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을 쓴 저자이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은 오프라 윈프리 쇼에 잠깐 소개되면서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기회를 얻었고 이후 205주 연속 베스트셀러라는 역대 최장기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미치 앨봄은 '치카를 찾아서'를 통해 다시 감동과 아련한 아픔으로 우리에게 찾아왔다.

가족의 구성에 있어 꼭 아이를 포함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부부만으로 구성돼된 가족의 의미는 좀 더 폭넓은 사랑으로 나아가기에는 부족한 듯 보인다. 가족은 사랑으로 뭉쳐진 혈육의 관계를 이루지만 혈육의 관계가 아니어도 사랑에는 변함이 없음을 알려주고 있다.


2010년 남아메리카에 위치한 조그마한 섬 아이티는 강도 7의 지진으로 인해 도시가 거의 파괴되었다.


이 세상에는 수많은 종류의 이기심이 있단다.

하지만 가장 이기적인 건 시간을 탐욕스럽게 쓰는 거야.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시간이 남았는지 아는 사람은 없어.

p40


미치는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한 목사를 통해 아이티의 어려움과 목사가 전도 사업의 일환으로 운영하는 보육원에 대해 듣게 된다. 이는 운명처럼 미치의 마음을 끌었고 그전에도 많은 재해를 취재했지만 이번만은 다른 어떤 마음이 미치를 이끌게 된다.

숙명처럼 그는 아이티로 향하고 그곳에서 자신의 운명 속 천사가 될 치카를 만난다.


"아이티에 가기 전까지 나는 주로 재닌 아줌마, 내 경력 그리고 나 자신을 보호하고 있었거든.

난 우리의 건강을 지켰지, 우리의 돈을 지켰고, 내 책과 직업적인 명성을 지켰어."p52


아이를 키워보지 못해서, 아이가 처음 걸었을 때 응원해 본적도 여행을 갈 때 지저귀도 동물 모양의 비스킷을 챙겨 본적도 없었어.


마치 부부는 아이를 낳지 못한 채 중년을 맞이했고 아이 없이 사는 것도 괜찮다는 마음이었지만 치카를 만난 후 그들 부부는 치카를 사랑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다.


그런데 치카의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


"이 아이는 뇌에 종양이 있습니다. 그게 뭔지는 우리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게 뭐든 이 아이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아이티엔 없습니다." 그 순가 내가 보호자에 대해 알고 있던 모든 것이 변했단다. p 56


치카는 이름도 어려운 DIPG (선천성 확산성 뇌교 신경교종 ) 진단을 받는다. 남은 시간도 4개월뿐...


죽어간다는 건 수많은 슬픈 일중 하나일 뿐이야, 미치

하지만 불행하게 사는 건 문제가 다르지.

p97


치료를 위해 치카를 미국으로 치카를 데리고 돌아온 미치. 치료를 위해 온종일 치료 방법을 찾는 미치와 재닌의 삶은 모든 것이 변해버렸다.


방사선은 암세포뿐만 아니라 그 근처에 있는 건강한 세포까지 파괴하는데 특히 머리카락 세포처럼 빠르게 자라나는 세포들을 죽인다. P105


미치의 삼촌은 마흔 살에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났고 그의 형은 스물아홉 살에 암과 평생에 걸친 전쟁을 시작했다. 미치에게 암은 이미 꼭 싸워서 이겨야 할 존재였기에 어떠한 방법을 써서라도 치카의 암을 치료하기 위해 아내인 재닌과함께 치료 방법을 찾기 위해 힘겨운 싸움을 한다.

힘겨운 투병을 하는 치카가 미치 부부에게는 또 다른 행복을 주는 천사였다.


치카로 부터 미치는 일곱 가지 교훈을 배운다. 치카는 강한 아이였기에.....


힘든 시기에 굴하지 않고 나아가려면 희망이 반드시

있어야했다. 역으로 절망보다 더한 고통은 없다.

절망은 인간에게 닥치는 그 어떤 고통보다 더 끔찍하다.

p222


불치의 병에 걸린 내 아이나 가족에게는 온 힘을 기울일 수 있지만 그게 타인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런데 요즘 자신의 아이를 학대하거나 죽음에 이르게 하는 소식을 어렵게 않게 듣는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

부모로서, 아이들의 어른으로서 부끄러운 일이다. 그 원인을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 걸까?

해결책은 있는 것일까?

책을 읽으면서 자주 책장을 덮고 밖으로 나가 하늘을 바라보게 되었다. 긴 가을장마에 하늘은 잿빛일때가 많았지만 검은 하늘이 암울하지만은 않았던 이유는 미치부부와 치카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세상이 아직 살만한 세상인 것은 저 부부와 같은 사람들이 드러나지 않게 우리의 삶 속 곳곳에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것에 새삼 감사한 마음이다.


출간전의 책은 처음이었다.

우연한 기회가 내게 다가왔고 책을 받아 포장지를 풀 때에 들었던 기분은 세상의 은밀한 비밀을 나만이 볼 수 있다는 설레임이 들게 했다. 그리고 이 책은 나에게 가족과 사랑과 관계에 대해 다시 알려 주었다.


가족이란 마치 여러 개의 조각을 모아놓은

예술작품과 같다.

p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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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크 - 2021 BBC 블루피터 북 어워드 수상작
엘 맥니콜 지음, 심연희 옮김 / 요요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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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 파 크

엘멕니콜

다름과 틀림의 이야기

밤에 잠들 때면 바다의 차가운 물결 아래에서 상어들과 함께 헤엄치는 상상을 하는 아이 애디의 이야기다.

애디는 자폐 성향을 가진 소녀다.

『스파크』는 애디가 자폐 성향을 가진 사람으로서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신을 사랑하며, 그 사랑의 힘을 통해 목소리를 가질 수 없었던 존재들, 오해받고 내쳐졌던 존재들에게 목소리를 되찾아주는 이야기다.

당신은 주변에 자폐 성향을 가진 사람을 알고 있는가?

자폐 성향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폐 성향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면서 대부분 잘 알고 있는 듯한 착각 속에 스스로의 오해 속으로 빠져들곤 한다.

애디는 그런 오해를 받곤 하는 아이다.

애디는 상어를 아주 좋아한다.

상어에 관한 백과사전을 읽는 애디는 여섯 가지 감각을 가진 상어를 아주 좋아한다.

자폐 성향을 가진 자신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기 때문이다.

상어들의 감각은 아주 예민하다. 너무 시끄럽게, 너무 강렬하게, 너무 심하게 모든 걸 느낄 수 있다.

p10

보통의 사람이라면 아무렇지 않게 느끼고 말 자극들이 애디에게는 견디기 어려운 충격으로 다가온다.

사람들은 상어를 이해 못 해요. 사실 많은 사람이 상어를 싫어하죠. 무서워하고, 이해하려고 하지 않아요. 그래서 상어를 해치려고 하지요.

p10

애디는 학교에서 핼러윈을 맞아 특별한 과제를 하게 된다.

마녀재판에 대해서 공부하게 된 애디는 곧바로 마녀들에게 빠져든다.

그리고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정말 마녀들이 있었는지, 왜 무고한 여자들이 재판받고 처형되었는지, 애디가 사는 마을 주니퍼에도 죽은 여자들이 있었는지.

애디는 아주 오래전 이 마을에서도 억울하게 재판을 받고 마녀로 몰려 죽을 수밖에 없었던 '조금 달랐던' 여자들에게 감정을 이입하게 된다.

애디는 시큰둥하게 듣는 옆의 친구들을 이해할 수 없다.

마녀에 관해 질문할 때마다 신경질적으로 핀잔을 주는 선생님도 마찬가지다.

마을의 명성만이 관심뿐인 어른들도 그렇다.

그들은 마녀는 지나간 일일뿐이며 여자들이 어떻게 왜 죽었는지 따위의 불편한 이야기는 듣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러나 애디에게는 생면부지의 알지도 못하는 수백 년 전 여자들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슬퍼하고 애도할 수 있는 마음이 있다.

애디는 친구 오드리와 함께 캠페인을 벌인다.

오래전 이 마을에서 마녀재판을 받고 희생된 사람들을 위한 추모비를 만들기로 한 것이다.

사람들은 왜 그들을 위해 추모비를 만들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그런 추모비는 마을의 명성에 누가 될 뿐이며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도움도 되지 못하고 돈도 많이 든다고 말한다.

하지만 애디는 멈추지 않는다.

애디처럼 자폐 성향을 가진 언니 키디는 애디에게 이 추모비가 왜 필요하고, 왜 만들어져야 하는지, 왜 이 일이 중요한지 애디 스스로 생각하고 답을 찾도록 도와준다.

만약 사람들이 이게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이게 잘못되었다고 말하지 않는다면, 언제든 같은 일이 또 일어날 수 있으니까.

p196

수백 년 전 죽었던 사람들에 관해 지금에 와서 다시 이야기하는 게 왜 중요한 걸까, 그 불편한 기억을 다시 되새겨야 하는 이유가 뭘까.

그건 바로 그 침묵을 깨야 하기 때문이다.

참을 수 없도록 소란스러운 그 침묵.

마을 회의에서 애디는 오래전 여자들이 어떻게 고문을 당하고 처형되었는지 사람들에게 이야기하자 사람들은 못 들을 걸 들은 것 마냥 불편해하는 기색을 내비친다.

그러나 진정으로 불편하게 느껴져야만 하는 건, 불편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지 않는 불편함 그 자체이다.

애디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애디에게는 어려운 학교생활도 있다.

문제가 있다고, 네가 잘못했다고, 너는 우리와 함께 해서는 안 된다고, 너는 위험하다고, 너는 구별되어야 한다고 끊임없이 애디를 몰아세우는 괴롭히는 담임 선생님과 학교 친구 때문이다.

이들은 애디가 앞으로 세상과 맞부딪혀야 할 거대한 벽의 시작에 지나지 않는다.

그들은 애디를 모함하고 애디에게 폭력을 가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애디가 '일반적이지' 않기 때문에 애디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자기들이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고 판단한다.

애디는 다를 뿐이다.

다르다는 건 좋은 거라고 생각해요. 누구도 해하려고 하지 않는다면 말이에요.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저마다 다 달라요.

p259

오래전 사람들은 무엇이든 믿었고 지금처럼 이성적 사고와 판단을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과는 조금 달랐던 사람들, 조금의 이해와 배려가 필요했던 사람들이 쉽게 마녀로 몰렸고 모진 고문과 강요 끝에 결국 불에 태워지거나 물에 빠지거나 목이 베어져 죽었다.

지금은 어떨까? 마녀재판으로부터 수백 년이 흘렀다.

우리는 정치적으로 산업적으로 문화적으로 모든 것이 뒤바뀐 오늘을 살아간다.

과학과 논리, 이성이 지배한다고 여겨지는 사회.

얼핏 보면 이 시대는 '야만적이고' '미신적이고' '구시대적인' 과거와 결별한 듯 보인다.

그러나 수백 년이 흐른 지금도 그때와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 속에 놓여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여전히 이름만 바뀐 마녀사냥이 횡행한다.

사람들은 서로를 일부러 오해하고, 이해하지 않고, 싸우고, 부수고, 파괴한다.

밀어내고, 부추기고, 못 들은 체 하고, 알려 하지 않는다.

알은척하고 모른 채 해버리기 일쑤다.

수백 년 전보다 더 교묘하고 악독한 마녀사냥이 우리 시대에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다만 한 가지 달라진 것이 있다면, 이제는 그것에 대해 맞서 싸울 수 있다는 것이다.

애디의 백과사전에 입에 담지 못할 말을 써놓고 갈기갈기 찢어놓은 에밀리,

그리고 에밀리의 행동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이 오로지 애디에게만 잘못을 뒤집어 씌우려 하는 머피 선생님,

이들 같은 존재들은 여전히 다수로 존재하며 그 옆에는 침묵하며 지켜보는 사람들이 있다.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에밀리와 머피 선생에게도 나름의 사정이 있다는 점을 알게 된다.

에밀리에게는 책을 잘 읽지 못해 또래보다 훨씬 어린 유아책 밖에 읽을 수 없는 아픔이 있고, 피 선생에게는 남편과 사별하고 아픈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아픔이 있다.

그러나 그 자신이 가진 결핍과 고통 때문에 타인을 더욱 고통스럽게 만드는 일은 정당화될 수 없다.

자기 자신의 상처를 돌보지 않은 채 외부에 더 큰 상처를 입힘으로써 자기 자신의 상처를 작게 만들려는 일은 그 스스로를 위해서도 멈춰져야 한다. 그것은 타인을 파괴시킬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도 파괴시키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들 또한 각자에게 놓인 상황으로부터 회복되어야 함은 분명하다.

결론은 우리 모두 우리 자신을 그대로 바라봐야 하고 우리 자신 스스로를 회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함께 살아가는 사회 안에서 우리는 그 누구와 특별히 다르지 않다.

애디를 다른 학생들로부터 격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머피 선생의 말에 대항했던 애디 엄마의 말처럼,

'제대로 이끌어 주기만 한다면 문제없을 것'이라고 했던 것은,

단지 자폐 성향이라거나 기타 다른 질병과 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내면의 문제를 가진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된다.

격리와 수용으로부터 모든 것을 껴안는 품이 절실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한 마디는,

'우리는 그냥 우리 모습 그대로 있을 수 있다'(p12)

는 것이다.

저자는 이 이야기를 통해서 자폐 성향을 가진 사람들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조금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차별과 멸시, 혐오의 대상이 되어야 했던 존재들의 이야기를 꺼내고 있지만 나는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특정 사람들에 대한 나의 인식과 생각의 변화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온전한 존재로 설 수 있었던 애디와 그의 가족, 친구, 이웃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나 자신의 회복을 경험할 수 있었다.

결국 저자는 단지 특정한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인류가 하나의 공동체로서 사람과 사람들이 그리고 나아가 사람과 자연, 생태계가 서로를 어떻게 바라보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이야기하고 있는 건 아닐까?

작은 불꽃이 어둠 속에서 얼마큼 환하게 비쳐질 수 있을지, 지금 이 순간 어둠 속에 불꽃을 튀길 때다.

사람 중에는 나무 같은 사람이 있어. 바람이 세차게 불어와도, 절대로 움직이지 않는 나무 같은 사람.

언제나 한결같은 사람.

본문 중

엘 맬니콜은 영국 스코틀랜드 출신의 아동 문학가이며 자폐스펙트럼 장애가 있어 장애 인권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 작품은 2021년 BBC 블루피터 북 어워드 를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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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칙한 예술가들 - 스캔들로 보는 예술사
추명희.정은주 지음 / 42미디어콘텐츠 / 2021년 8월
평점 :
절판


          스캔들로 보는 예술사

                            발칙한 예술가들

                                                  추명희, 정은주


전직 기자로 일했고 미술작품 애호가이며 현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 추명희는「알아두면 쓸모 있는 잡학사전」의 작가 정은주를 만나 스캔들로 얼룩진 예술가들의 '발칙한 예술가'들을 출간하게 되었다.


클래식은 지식이 있는 소위 가방끈이 긴 사람들만의 음악인가?

미술관에 걸려 있는 쉽게 이해할 수도, 어떠한 감정을 느껴보기에도 힘이든 그림들은 나와는 상관없는 차별화된 사람들만의 것인가?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누구나 한 번을 있었을 것이다.

경계를 허물고 결코 어려운 것만은 아니라는 전환을 이루기 위해 이 책이 세상에 나온듯하다.


스캔들로 얼룩진 19세기에서 20세기를 넘어서는, 누구나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예술가들의 사랑 이야기는 로맨스인가 스캔들인가 하는 커다란 질문을 던지고 있다.

천재들의 사랑하는 방법은 범인과 다른 모습을 지니고 있어야만 했는지?

아니면 모든 것에 보통 일수 없었던 그들의 애환이었는지 두고두고 생각해 볼 문제이다.


물고기 x

물고기 x는 바다가 보고 싶었다. 몸을 한껏 튕겨내길 여러 차례 드디어 허공을 가로질러 땅 위로 떨어져

퍼덕이던 X 눈에 바다가 들어왔다.

신비롭고,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웠지만

바로 죽음에 이르는 고통이 다가왔다.

p22


로맨스와 스캔들의 차이는 무엇일까?

사전적 의미를 벗어나 다시 한번 심사숙고해본다.

비가 오는 날이나 흐린 날이면 거리가 내려다보이는 2층의 카페 창가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창밖을 내다보던 어느 날이 떠오른다.

그때 들었던 음악은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때나 지금이나 그의 영원한 찐 펜이기에.....


책장을 열자 떠오르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몇 해 전인가 유명 연예인과 학자들로 구성되어 음악과 미술에 관한 세상에 드러나지 않았던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던 '명작 스캔들' 그와 비슷한듯한 '발칙한 예술가들' 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비발디는 15세에 신학교에 입학하여 25세에 사제 서품을 받았다.

피에타 고아 수녀 학교에서 음악교사로 일하면서 만나게 된 안나지로 와의 사랑은 사람들의 부적절한 관계라는 소문에 의해 재판에까지 이르지만 결국은 무죄.. 하지만 세상 사람들은 믿지 않았다. 단지 비발디가 사제이기에 그에게 유리한 재판이 이루어졌다고 이야기할 뿐.. 이에 어떠한 변론도 하지 않은 채 베네치아를 떠나게 된 비발디 그의 마지막은 너무 가슴이 아픈 이야기로 남는다. 그래서 비발디의 음악은 아픈 것일까?


악처의 치마폭에서 힘겨워 했을 모차르트, 그러나 콘스탄체는 악처가 아니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천하의 스캔들러 베토벤. 그것도 유부녀 들만 사랑했던 그의 사랑은 스물여덟 청각에 이상이 생기면서 사랑에도 아파해야만 했던 그는 끝내 부치지 못한 3통의 편지를 남긴 채 떠나가야 했다.


기억에 가장 남는 음악가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좋아하는 라흐마니노프였다. 그는 한 사람의 여인을 아내로 맞아 변하지 않는 사랑을 남겼다. 이를 보면 꼭 천재는 보통 사람과 다른 사랑을 해야만 했다고 볼 수도 없을 것 같다.

라흐마니노프는 첫사랑을 끝까지 지킨 멋진 로맨티시스트였다.


사생아로 태어난 다빈치.

집중력과 끈기에 부족함을 보이고 늘 산만했던 다빈치는 다재다능한 능력을 가진 예술가였으면서 동성애자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이 지금까지 찬사를 받는 이유는 그의 재능을 인정하기 때문이리라....


본 것이 아니라 기억하는 것을 그려낸 화가 뭉크..


장애를 이겨내기 위해 더 예술에 혼을 쏟았던 로트레크.


자유분방한 성생활을 즐겨 하며 사랑과 전쟁을 야기한 피카소

작가는 가장 아픈 사랑으로 피카소를 이야기했다.


인기를 얻는 작품이 좋은 작품이라고 말한 워홀. 그는 예술의 블랙홀이었고 동성애자 였다.


30인의 스캔들과 로맨스를 읽으며 드는 생각은 나는 절대로 절대로 천재적 예술가 기질은 없다는 것이다.

이유는 지금까지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인 지금의 아내와 절대로 다투지도 싸우지도(?) 않고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 이들이 지금 이 시대에 살았다면 어떠했을까?

가뜩이나 혼란한 시대에 전쟁과도 같은 혼란과 상처가 남지 않았을까?


사랑 없이 살수 없는 것이 인류라면 그들의 사랑에 이유를 물을 수 없지만 사랑에도 정도가 있고 윤리가 존재하는 것인데 저들의 천재성은 이 모든 것을 외면한 채 자신만의 삶을 살았다는 것. 시대적 상황이 그들의 모습을 다 가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그들의 사랑과 아픔, 가눌 수 없는 사랑 욕, 이러한 열정이 지금까지 칭송을 받는 작품을 남기게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한 번쯤 읽어 보면 그들의 음악이나 그림이 좀 더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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