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오직 제 말만을 해대고, 그나마도 못 알아들어서 지지고 볶으며 싸움판을 벌이고 있다.




개의 공부는 매우 복잡해.
개는 우선 세상의 온갖 구석구석을 몸뚱이로 부딪치고 뒹굴면서그 느낌을 자기의 것으로 삼아야 해.
그리고 눈, 코, 귀, 입, 혀, 수염, 발바닥, 주둥이, 꼬리, 머리통을쉴새없이 굴리고 돌려가면서 냄새 맡고 보고 듣고 노리고물고 뜯고 씹고 핥고 빨고 헤치고 덮치고 쑤시고뒹굴고 구르고 달리고 쫓고 쫓기고 엎어지고 일어나면서이 세상을 몸으로 받아내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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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의 연인
권현숙 지음 / 민음사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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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루마니아의 연인

                                           

1995년 인샬라로 한겨례 문학상을 수상했고 1997년 영화로 제작이 되기도 했다.

남한 여자 와 북한 남자의 사랑.

권현숙 작가는 위태로운 사랑을 즐기는 것인지. 이 책 역시 루마니아 여자와 북한 남자의 가슴 설레 이고,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 이다.


1950년 동양의 한 나라에서 전쟁이 일어났다. 누구에 의해, 누구를 위한 전쟁인지는 알수 없지만 전쟁으로 인해 나라는 폐허가 되었고 많은 사람이 죽어갔으며 부모를 잃은 전쟁고아들은 남북으로 넘쳐났다.


남한의 첫 입양은 1957년 12명의 입양아가 미국 오레곤주에 도착하면서 시작되었고 북도 비슷한 시기에 6~15살의 전쟁고아들을 루마니아를 비롯한 유럽의 사회주의 형제들 나라에 보내지게 되었다.


귀하는 시레트 조선인민학교 교사로 배치 되었음을 통지합니다.


마리아 에네쿠스 는 교사 첫 임용지가 루마니아의 시레트에 조선인 고아들을 위해 세운 학교였다. 18살의 마리아는 생소하고 낯선 이들, 동양의 아이들에게 루마니아어를 가르치기 위해 시레트로 향한다.

루마니아로 오게된 아이들은 전원 무상으로 질 높은 유럽식 교육을 받게 되었고, 폭격의 공포와 굶주림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그러나 루마니아 도착 후 아이들의 검역관계로 인해 한 달 여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루마니아 교사들은 시내구경을 나서고 마리아는 홀로 서점으로 향한다.

조선어 - 루마니아어 사전을 구하기 위해

서점에는 루마이아어 - 소련어 사전을 구하기 위해 명준 이 와 있었고 이 서점에서 마리아와 명준 과 의 첫 만남이 이루어진다.


이후 그들의 만남은 한 걸음 한 걸음 조심스럽게 서로에게 다가간다.


그대는 나뭇잎들 사이로 조용히 내다 본다

그대의 가슴은 그리움으로 가득 찬다


한 하늘아래 어느 곳 에서는 전쟁으로 인해 사람이 죽어가고 어느 곳 에서는 사랑이 시작된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사랑은 아름다운 것이니까(?)


북한에서 온 선생님인 김영숙과 정한상의 사랑은 김영숙의 사별과 아이, 정한상의 집안 의 지위 적 차이에 의해 어려움을 겪지만 조금씩 안정되어간다.

생소한 나라에서의 삶이 조금씩 적응되어갈 때 전쟁은 끝이 나고 북한에서 온 아이들과 선생님들은 조국으로 귀환 하라는 명령이 전해진다.


마리아는 명준 의 나라가 낮 설었다. 하지만 명준 을 사랑하는 사랑의 힘으로 그의 나라를 사랑하게 되었지만 딸이 칼슘부족으로 뼈가 구부러지는 병에걸려 딸의 치료를 위해 어렵게 루마니아 친족방문 비자를 얻어내고 마리아와 딸은 루마니아 귀국길에 오르지만 이것이 길고긴 이별의 시작인 줄을 누구도 알지 못했다.


평양에서는 외국인 배척운동이 일어났다. 외국인과 연락을 금하고 결혼한 부부 중에 강제 추방당한 외국인 아내와 남편들이 속출했다.


1966년 마리아와 명준은 연락조차 할수 없게 되었다.


하늘이 온통 회색빛으로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하늘도 땅도 하나로 휘몰아쳤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정말 한치 앞도 보이지 않았다.


1997년 부쿠케쉬터 한국어 강좌에서 작가와 마리아는 만나게 된다.

전형적인 유럽미인에게서는 한국여인의 향기가 났다.


그대를 만나기 전에 나는 마음대로 늙지도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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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쓰고 다시 쓰고 끝까지 씁니다 - 시나리오에서 소설까지 생계형 작가의 글쓰기
김호연 지음 / 행성B(행성비)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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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을 쓰는 노하우는 아니네요.
끝까지 쓰다보면 언제인가는 써진다는
체험을 나눈다는 정도.
그래도 힘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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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처와 살 때 사소한 일로 자주 다투었다. 삼십 년이 넘는 세월의다툼을 다 말할 수는 없지만 사소한 것이 사소하지 않았고, 무의미한 것들이 쌓여서 무의미하지 않았다. 화해하려는 노력이 더 큰 싸움을 일으켰다. 그 여자의결론은 ‘지겹다는 것이었고, 나는 나의 지겨움으로 그 여자의 지겨움을 이해할수 있었다. 재산은 정확히 반씩 나누었고, 합의는 어렵지 않게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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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메랄드 궁 - 2013년 제9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박향 지음 / 나무옆의자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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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메랄드 궁

                                       박 향


창을 두드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책장을 연다.

올해 장마는 늦게 시작되었고 그런 만큼 국지성 폭우가 많이 내릴 것이라는 예보가 연일 방송을 타고 흘러나온다. 세월이 갈수록 예전에는 없던 것들이 새로이 생겨나고 예전과 같은 것은 존재하기 어려워지고 어렵기에 더 그리워지는 것인가 보다.

상상해 본다. 2013년의 에메랄드 궁을…….


2013년 세계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박향 작가는 1994년 부산일보 신춘문예를 시작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작가이다.

잘은 모르는, 다소 생소한 작가이기는 하지만 대상작품이기에 마음의 저울을 사용하지 않고 접근할 수 있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무거워진 마음을 쉽게 가볍게 할 수가 없었다.

어딘가에는 상을 받지 못하거나 다른 이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지금도 에메랄드 궁과 같은 구석지고 그늘진 곳에서 자신의 글을 쓰고 있을 이들을 생각하니 어서 그들도 그늘을 벗어나 빛의 거리로 나아오길 응원해본다.

에메랄드 궁

그곳에는 뜨거운 열기와 가뿐 호흡이 있으며, 눈물이 있고, 갈 곳 없는 이들의 마음이 머무는 곳이었다.


한낮, 스스로 몸을 팔러온 선정이 에메랄드 궁으로 들어온다.

211호. 청소하는 직원들의 휴게실로 사용하는 곳이었지만 선경이 나타난 후로는 선정의 차지가 된 방이다. 그곳에서 선정은 여자를 찾는 남자를 기다리고, 잠을 자고, 떠나고 싶을 때 떠난다.

시작이 다소 선정적이고 소외된 이들의 에메랄드인 것처럼 느껴지지만 그곳은 어느 누구도 손가락을 들어 지적할 수 없는, 험담을 할 수 없는 곳이다.

우리들의 마음속에도 어쩌다 한번쯤은 에메랄드 궁을 상상하고 음욕의 마음을 품었을지도 모르니까.

몸을 사고팔고 정상의 범위를 벗어난 관계들이 찾아들고, 그런 곳이다. 에메랄드 는


성매매 특별법이 시행되면서 점점 나락의 길로 접어들어 운영이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지만 그렇다고 손을 탁탁 털고 정리할 수도 없는 연희의 마음은 다 타고 남은 숯처럼 잔 불기만이 남아 스러져 가고 있는 중이다.

연희와 그의 남편이 운영하는 모텔 에메랄드 궁에서 일어나는 일상은 보통사람들은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일들로 넘쳐나지만 그곳의 사람들은 보통의 사람들이었다.


“뭐? 그렇게 나쁜 사람? 나쁜 사람은 어디 처음 태어났을 때부터 나쁜 사람이었나? 응, 먹고살게 없어봐, 배고픈 사람은 생각보다 훨씬 쉽게 나쁜 사람이 된다는 말도 몰라? 그 걸 몰라?” (173쪽)


에메랄드에서 고자의 성무선악설이 외쳐지고 있다.


유부남이었던 상만을 유혹해 에메랄드 까지 오게 된 연희

돈을 벌어 딸 현지를 데려오기 위해 스스로 몸을 파는 선정

부모의 반대에도 아이를 낳고 집을 나와 에메랄드에 오게 된 혜미 와 경석

바람난 남편을 찾아다니는 마을의 여인


이들의 삶속에 녹아든 그림자는 저들만의 것이 아닐 것이고, 그들의 한숨 또한 저들만의 것이 아님을 알게 된다.


유쾌하지는 않지만 우울하지만도 않은, 욕망만이 넘쳐나는 곳 같지만 그곳에는 소박한 꿈과 가난한 희망이 있는 곳이었다.


잘 읽혔고 잠깐은 생각에 잠기게 하는 책이다.

에메랄드 궁의 붉은 네온은 오늘도 붉게 깜박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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