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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웃의 탄식에 귀를 기울이라
랍 벨 & 던 골든 지음, 양혜원 옮김 / 포이에마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포스트콜로니얼 해석이나, 마이너리티 성서해석으로 바라본 성서에 대한 책이다.
이 책은 예상외의 책이었다.
책의 제목으로 볼때 아마도 현실세계의 약자들, 아프리카의 난민들, 착취를 당하고 고통당하는 현실세계의 연약한 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할 것 같았기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은 성경에 대한 해석과 같은 책이었다.
물론 현실세계의 고통당하는 자들의 이야기도 담겨있다.
그러나, 이 책의 대부분이 할애한 내용은 성경에 대한 해석이다.
그리고 그 관점은 포스트콜로니얼 해석이다.
제국의 입장이 아닌 약자들의 입장에서 읽어낸 이야기이고, 이 관점으로 성경 전체를 꽤 심도있고, 꽤 괜찮은 통찰력으로 읽어내어 쓴 글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참고한 주석부분도 개인적으론 재미있게 읽었다.
그가 인용한 책들은 꽤 유명한 학자들의 책이기 때문이다.
톰 홀랜드, WBC 주석의 존 더햄, JPS Torah 주석의 사르나, 대가 월터 부르그만, 에른스트 예니, 요수아 헤셀,노만 갓월드, 호슬리, 도미닉 크로산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거장들의 책을 인용하고 거론한다는 것만으로도 이 저자가 단순한 짧은 지식으로 쓴 글이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해준다.
물론 곳곳에 성경을 인용한 부분들에 대해서 의구심이 생기는 부분도 있고, 새로운 해석에 대해서 과도한 해석이라고 느껴지는 부분도 있지만, 꽤 괜찮은 관점에서 쉽고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잘 쓴 책이다.
성경해석에 대한 차이가 약간씩 있다 할지라도 이 책은 훌륭한 책이다.
그외의 참고자료들도 재미있게 읽을수 있는 부분이었다. 내용은 말할 것도 없다.
정말 누구에게나 권하고 싶은 좋은 책이다.
특별히 한국교회에서 다분히 제국주의적이고 가부장적으로 성경을 이해하는 많은 사람에게 이 책은 우리가 돌아보고 우리가 엿들어야할 이웃의 소리에 대해서 새로운 깨우침과 새로운 관점을 가지게 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우리가 들었어야만 하고 우리가 귀 기울였어야 할 이웃들에 대해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 자체가 학대고, 기만이고 폭력인 것을 이 책은 절실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 책의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인 부르짖음에 대한 히브리어를 사크로 쓴 점이다.
sa'aq라고 해서 사크로 한글로 표기했는데 히브리어 발음이나 표기 방법이 약간 다르긴 해도 za'aq로 짜아크나 쩨아카로 표기하는게 옳지 않을까한다.
너무 중요한 포인트를 사크로 표기한 부분이 읽어가는 내내 거슬렸다.
부르짖음은 이책을 이해하는데 큰 중요한 포인트다.
하나님은 약자들의 부르짖음에 응답하시고 그들을 위해선 꼭 일하시는 분이시기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잘한 번역이라고도 생각되어지고, 꽤 깊은 통찰력이 담겨있는 부분이라고 느껴진 부분은 나그네를 난민으로 이해하고 쓴 부분이다.
고아, 과부, 나그네는 성경에서 말하는 가장 약한 자들이다.
그런데 고아, 과부는 쉽게 이해가 되도 나그네가 왜 약자인지 일반인은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그런데 이 책은 이 나그네를 난민으로 이해했다.
정말 좋은 번역이자 바른 해석이다.
당시의 나그네는 난민이나 다를바 없고 그러한 표기가 바른 이해를 도와줄것 같기때문이다.
개인적으론 난민이라는 이해가 오늘과 당시 성경시대의 모습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왠지 hard cover가 어울리지 않게 느껴졌다.
오히려 얇은 cover가 이 책에 더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제목이나 내용이 연약한 사람들에 대한 책인데 양장본은 뭔가 강압적인 느낌, 권위주의적인 느낌을 들게하는 cover이기 때문이다.
이 책 전체는 귀한 통찰력과 삶을 바라보는 시대를 바라보는 훌륭한 관점을 제시한다.
너무나도 소중한 글귀, 소중한 내용이 많이 담겨있다.
이 땅엔 많은 사람이 배고프고, 살곳이 없고, 조금이라도 여윳돈이 있으면 절박한 문제에 돈을 쓰는데 제국의 아이들이 제국의 손에 죽은 구세주를 이해할수 있을까? 이런 내용들은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예수였다면 그 많은 소유를 그냥 축척하고 간직하고만 있을까?’ 이런 생각을 불러일으키며 오늘의 나에게도 계속해서 도전을 줄것같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