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할 권리 책고래숲 8
최준영 지음 / 책고래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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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할권리 #최준영 #책고래 #서평 #북리뷰 #독서기록

#최준영의낮은곳의인문학
이 책은 읽고 기록 남기기가 참 힘들다. 어느 누구도 할 수 없는 힘든 일을 하는 분...응원하는 의미로 책을 샀지만.
어떻게 이렇게 아무런 댓가없이 낮은 곳에서 사람을 포용하고 배려할 수 있는지. 진짜 존경스럽다.

저자는 수원에서 인문독서공동체 ‘책고집‘을 운영하며 2005년부터 노숙인, 미혼모, 재소자, 여성 가장, 자활 참여자, 어르신 등 가난한 이웃과 함께 삶의 인문학을 이야기하고 있는 분으로 그간의 경험을 담고 앞으로의 희망을 밝히고 있다.

안나의집 김하종 신부님은 노숙자들에게 밥 해서 먹이고, 갈 곳 없는 청소년들을 보듬어 안는 자세로 사랑을 실천하고, 최준영 샘은 가난한 사람들의 마음을  보듬어 희망의 불꽃을 댕긴다. 그에 따르면 노숙인은 집이 없고 직장을 잃고 건강을 잃고 길거리에 나앉은 사람이 아니라 ‘사람이 없는 사람‘이다. 저마다의 이유로 사람과의 관계가 끊어진 사람들이다. 그가 노숙인을 대상으로 인문학 강의를 한다는 것은 그들에게 곁이 되어 주는 일이다.  당신에게도 찾아오는 사람이 있다. 당신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걸 확인시켜 주는 일이다. 그들이 관계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어 다시 일어서기를 바라서다.(p14)

최준영 샘이 만난 수많은 사람들, 해피엔딩도 있고 새드엔딩도 있지만, 부디 스스로의 권리를 되찾고 힘차게 일어서기를. 응원합니다. 모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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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그리고 저녁
욘 포세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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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그리고저녁 #욘포세 #박경희 옮김 #문학동네 #소설 #서평 #북리뷰 #독서기록

2023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욘 포세의 장편(?) 소설이다. 분량은 짧으나 한 사람의 일생을 담고 있으니 결코 짧다 할 수 없다.
욘 포세는 끝없이 이어지는 문장으로 (결코 끊지 않는) 유명하다 했는데  소설 전체가 단 한 문장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끝없이  쉼표들, 쉼표들이 등장하며 문장이 이어지고는 있지만 마침표가 드물 뿐이지 문장이 계속 이어지진 않는다. 이 소설 속에서도 마침표가 ‘더러‘ (뜬금없이)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소설의 마지막에 마침표는 없다.)  오히려 마침표보다 줄 바꾸기로, 줄 바꾸기의 공간이 담아내는 침묵으로 독자로 하여금 쉬어가게 한다.

평범한 노르웨이 어부 요한네스의 출생과 죽음을 한번에 주르륵 훑는다.  그 보통의 삶을 통해  누구나 겪는 삶의 통과의례를 들여다본다. 들여다보며 나 또한 이렇게 담담히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인연을 떠올리며 돌아볼 수 있다면 정말 좋겠구나 싶었다. 생의 마지막 순간에 열심히 후회없이 살아왔다라고 미소지으며 마무리하고 싶었다.

˝그런 것이다, 사람은 가고 사물은 남는다, ˝(p43)

친정부모님은 요즘 여러가지를 버리고 정리하고 계신다. 그 바람에 예전 사진들을 왕창 챙겨왔다. (사실..나도 정리해야 하는데..) 내가 가져가야한다는 다른 것들도 많다. 먼훗날, 어떤 추억을 불러올지라도, 그 때문에 울게 될지라도  내가. 그래서인지, 저 문장이 그냥 푹 마음에 박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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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다페스트 1900년
존 루카스 지음, 김지영 옮김 / 글항아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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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다페스트1900년 #존루카스 #김지영 옮김 #글항아리
#budapest1900
세기말 빈과 함께 기억되는 부다페스트의 1900년 당시의 모습을 그린 역사서. 역사적 사실을 건조하게(?) 관조하면서 동시에 당시 부다페스트의 풍경이 빵 굽는 냄새, 창가에 놓여진 화분의 아름다운 꽃들의 향기와 함께 눈 앞에 펼쳐진다. 특히 1장( 색채, 말씨, 소리)을 읽다보면 내가 지금 무엇을(어떤 장르의 책을) 읽고 있는가 갸우뚱할 정도.
˝봄이면 이 도시는 페스트 쪽 강변을 산책하는 부인들의 향내와 제비꽃 냄새로 가득 찬다. 가을에는 부다 쪽이 이런 분위기다. 왕궁 벽 산책로에 떨어지는 밤송이 소리, 약간은 쓸쓸한 적막 소게 저쪽 간이 판매점에서 조각처럼 바람에 실려오는 군악대의 음악, 가을과 부다는 같은 어머니에게서 태어났다.˝(p55)
˝부다페스트의 가을을 짧았다. 어쨋든 가을의 아름다움은 너무나 빨리 성숙해버리는 여인처럼 또는 헝가리 남성의 우울처럼 예측할 수 없는 것이었다......깊고 진한 헝가리 산문은 점잔빼며 성가를 읊조리는 듯한 바이올린보다는 첼로라고 하는 편이 더 맞았다.˝(p58)

오스트리아-헝가리 이중 제국에서 수도 빈과 함께 제2의 수도로 자리매김하던 부다페스트. 세계도시로 부상하려고 발버둥치며 동시에 헝가리 건국 1000년을 기념하려던 그 곳 부다페스트에 살던 사람들과 그들이 만들어내던 문화(문명)에 대한 분석은 결과적으로 피해가지 못한 역사의 수레바퀴 아래에서 신음하게되는 헝가리인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연결된다. 필연적으로 헝가리 역사 공부도 하게 된다. 엉뚱하게도 이 책을 읽다보니 로베르트무질의 ‘특성없는 남자‘가 새롭게 이해되었다. 이 책 먼저 읽고 그 소설을 읽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다시 읽을 순 없다..ㅋ)

책의 앞부분에 실린 당시 부다페스트의 사진들.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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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바이크의 발자크 평전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안인희 옮김 / 푸른숲 / 199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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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바이크의발자크평전 #슈테판츠바이크 #안인희 옮김 #푸른숲 #서평 #북리뷰 #독서기록
#HonoredeBalzac
#오노레드발자크 의 #미지의걸작 을 읽고, 발자크의 천재성에 반해서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이 책. 너무너무 재미있다. 많은 사람들이 발자크를 언급할 때 항상 츠바이크를 말하던데, 그 이유를 알았다.  비록 츠바이크가 스스로의 삶을 마감할 때, 이 평전을 완벽하게 완성하지 못했지만 글자 그대로 완벽하다. 친구 리하르트 프리덴탈은 그저 정리만 해서 출판했다고. 물론 정리도 쉽지는 않았겠지만.

발자크의 생애가 워낙 드라마틱해서 자료도 워낙 많고, 츠바이크가 그 많은 자료를 다 모으고 다 읽고 정리해 놓은 과정이 놀랍고 또 놀랍다. 발자크의 생애를 연대순으로 정리한 것 같으면서도 주제별로 나뉘어져있어서 (발자크의 생애 자체가 변화무쌍해서 그런지) 읽기 편하고 무엇보다도 너무나 재미있다.

신은 역시 공평한 것이, 한 사람에게 모든 것을 주지 않는다. 천재 발자크는 문학에 몰입할 때 그에 상응하는 결과물이 나왔고, 그 천재적인 머리로 돈을 벌려고 할 때는 아이디어는 좋았지만 결과는 안 좋았다. 아니, 시대를 너무 앞서갔다고 할까. 그렇게나 속물적인 사람이 그렇게나 대단한 작품을 그 짧은 생애 동안 100여권 써 낼 수 있다니. 얼마나 에너제틱하고 창의적인지. 모차르트가 작곡할 때 그저 머리에서 들리는 곡을 악보로 옮긴 것이라던 말이 바로 발자크에게도 통한다.  발자크의 천박하고 낭비적인 취향은 고스란히 그의 작품 속에서 살아난다. 소설 속에서 묘사된 인테리어는 상상이 아니고, 자신의 방을 묘사한 것이었다! 그가 보고 생각하고 느낀 것은 그대로 우리 인간의 모습 그대로를 묘사한 것이다.

계속 키득대며 읽었다. 불쌍한 발자크.
발자크를 알고 싶으면 ‘츠바이크의 발자크 평전‘을 읽으라. 무조건.

자기 앞에 놓인 거의 30년 세월 동안 그는 단 한 해도, 한 달도, 한 주도, 단 하루도 게으름을 부려서는 안된다. ..쾌락이나 안락을 위한 여지는 없다. .. 발자크는 그러한 작업이 요구하는 체념이라는 대가를 알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두뇌, 잠, 힘, 전생명을 바쳐야 하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p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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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튜울립 > 서양학문의 토대를 놓은 아버지

클래식클라우드 시리즈는 언제나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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