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가 사라진다 - OTT에서 영화제까지, 산업의 눈으로 본 한국영화 이야기
이승연 지음 / 바틀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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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가사라진다 #이승연 #바틀비
‘OTT에서 영화제까지, 산업의 눈으로 본 한국영화이야기‘

나는 영화께나 보는 사람으로 넷플릭스, 왓차 등 OTT플랫폼을 상시 이용하고, 어려서는 주말의 영화를 즐겨보았고, 입소문 난 영화를 보러 극장에는 꼭 갔었고, 비디오 대여점이 활발했던 시기에는 대여점 VIP 였었고. 한동안은 누구나 말하는 국민 드라마도 열심히 챙겨봤었는데  (아들과 딸 등) TV 드라마는 매주 다음 회를 기다려야하고 그러다 보니 별것도 아닌 것을 목매달고 기다리는 나 자신이 하찮게 느껴져 거의 끊었는데, OTT플랫폼이 활성화되면서 몰아치기할 수 있어서 애용하는 편이고.  영화관은 코로나 이전에도 극장에서 볼만한 블록버스터급 영화만을 찾아서 방문하는 편이었다. 엔데믹 이후로는 영화관을 딱 한 번 찾았다.

영화관을 자주 찾지는 않지만, 온갖 플랫폼을 이용해서 이것 저것 많이 보면서 요즘 느낀 점은, 앞으로도 영화관이 계속 존재할 수 있을까 하는. 큰 사이즈의 TV를 구비하고 소파에서 뒹굴뒹굴 아주 편한 자세로 영상물을 보다보니, 특정 시간, 특정 자세를 요구하는 영화관은 ‘굳이..‘하는 반응이 먼저 나온다. 또 넷플릭스 등을 이용하면서는, 그 많은 콘텐츠 중에 정말 보고 싶은 작품은, 끝까지 보고 싶은 작품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 이 와중에 K-콘텐츠가 왕성한 활약을 보이는 것에 감탄하고 있는 중이지만, 이 또한 내 취향이 아니라서 그닥 즐겨보지 않는다. 사실,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중 과연 그만한 가치가 있는가 싶은 영화도 많다. 조폭 소재, 사회 고발 등 폭력성이 너무 부각되는영화에 식상하고 있다. 뉴스만 봐도 장난이 아닌데, 굳이 영상물로 그런-현실과 비슷한- 작품을 보면서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가 있나 싶다.

소비자로서의 나의 소감은 이렇고, 이승연 작가의 ‘ 한국영화가 사라진다‘는 보다 전문적인 시각으로 현상황을 분석하고 있다. 이승연은, 한국 영화가 세계에 어필하는 것은 ‘리얼리즘‘ 때문이고 (내가 싫어하는..ㅋ),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소비자들을 극장으로, 한국 영화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풍부한 콘텐츠‘가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각고의 노력과 특히 차세대 문화수출을 위한 국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롤모델인 프랑스 문화정책과의 비교도 눈여겨 볼 만 하다.

우리 아이들이 앞으로 어떤 세상에서 살게 될 지 예측하기 참 어렵다. 가진 자원도 없고, 지금까지는 뜨거운 교육열에 의한 우수한 인력이 최대 자원이었는데, 기초 과학에 대한 지원도 없고 공부에 치여 허덕이는 아이들의 문해력은 더 떨어지는...요즘으로서는 그 또한 단언하기 어렵다. 하지만 아이들의 상상력은 그야말로 반짝거린다. 예로부터 가무를 즐겨했다던 선조의 DNA가 요즈음 발현하는 느낌이다. 그런 면에서 영화를 비롯한 K콘텐츠가 미래 우리의 살길이 아닌가 싶다. 이럴 때 리더들이 머리를 맞대고 깊이 의논하고 갈 방향을 설정해야되지 않을까. 저자의 걱정에 나도 한 목소리 보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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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파괴의 역사 - 과학자의 시선으로 본
김병민 지음 / 포르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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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파괴의역사 #김병민 #포르체 #과학 #역사

위기에 직면한 지구의 경고, ESG로부터 여섯 번째 대멸종, 오염수 방류에 이르기까지 ˝과학자의 시선으로 본 지구파괴의 역사˝라는 깊은 성찰의 내용과 표지 투표까지 한 인연으로 (내가 선택한 표지가 선정되었다) 구매해서 읽어 보았다.

제목에서도 눈치챌 수 있듯, 매우 매우 어두운 내용이다.
결론은 바로 말하자면, ˝당면한 기후 위기는 지극히 인간 중심의 사고에서 나온 용어이다. 단지 기후 변화일 뿐이며, 지구는 피해자가 아니다. 그저 적정선을 지켜내지 못한, 아니 지킬 생각조차 없었던 인류 스스로가 피해자이자 가해자다. (p312)˝
˝메신저는 지속적으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우리가 무시할 뿐이다. ..절대 자연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그 메시지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자연에서 인류가 사라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p201)

작금의 행태를 보면, 인류는 조만간 멸종할 것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1억 5천만년 동안, 지구상에서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하던 공룡도 순식간에 멸종했는데, 고작 몇백만년 전 등장한 인류가, 그리고 지능의 발달과 연계된 과학의 발전은 진짜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그 짧은 기간 동안 지구를 이 모양 이 꼴로 만든 인류가 과연 존재의 이유를 떳떳하게 주장할 수 있는지 (내 양심으로는 도저히 당연하다고 주장할 수 없다..).

저자는 과학의 발전이 인류의 삶을 풍성하게 만든 이면에 지구의 파괴를 수반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고찰한다.  지구의 미래, 아니 인류의 미래를 걱정한다. 과학자의 시선으로 역사를 훑으며, 영화, 신화 등을 인용하여 지금 우리의 위치를 알려준다. ‘지속 가능한‘ 문명, 삶이 가능한 지, 그러기 위해서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해야하는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토로한다.

지금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

걱정하고 탄식하지만, 지구상의 모든 국가가 마음을 모으고 머리를 맞대고 의논해도 부족할 마당에, 현재 우리는 곳곳에서 전쟁이, 살상이, 파괴가 일어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지구 온도를 낮추기 위해, 더이상 잠시라도 미룰 수 없는 상황에 미국은 파리기후조약에서 탈퇴했다. 물론. 지금 살고 있는 사람들은 조금은 불편할 지언정 (너무 더워요, 비가 너무 많이 와요, 불이 왜 이렇게 자주 나지요? 등등) 당장의 멸절에 대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일까? 정권을 잡고 있는 사람들은 미래를 걱정하지 않는다. 10년 뒤, 100년 뒤는 자기 책임이 아니므로. 그렇게 그렇게 굴러가며 인류는 한발짝 한발짝 파멸로 걸어간다.

아이들이 살아갈 시대를 걱정한다. 아닌 말로..나는 이제 살만큼 살았으니까. 한 세기 후 인류의 일기에 어떤 글이 쓰이게 될지 저자는 걱정한다. 단지 오늘의 기록을 쓸 뿐인 스스로의 한계에 절망하며.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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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할 권리 책고래숲 8
최준영 지음 / 책고래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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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할권리 #최준영 #책고래 #서평 #북리뷰 #독서기록

#최준영의낮은곳의인문학
이 책은 읽고 기록 남기기가 참 힘들다. 어느 누구도 할 수 없는 힘든 일을 하는 분...응원하는 의미로 책을 샀지만.
어떻게 이렇게 아무런 댓가없이 낮은 곳에서 사람을 포용하고 배려할 수 있는지. 진짜 존경스럽다.

저자는 수원에서 인문독서공동체 ‘책고집‘을 운영하며 2005년부터 노숙인, 미혼모, 재소자, 여성 가장, 자활 참여자, 어르신 등 가난한 이웃과 함께 삶의 인문학을 이야기하고 있는 분으로 그간의 경험을 담고 앞으로의 희망을 밝히고 있다.

안나의집 김하종 신부님은 노숙자들에게 밥 해서 먹이고, 갈 곳 없는 청소년들을 보듬어 안는 자세로 사랑을 실천하고, 최준영 샘은 가난한 사람들의 마음을  보듬어 희망의 불꽃을 댕긴다. 그에 따르면 노숙인은 집이 없고 직장을 잃고 건강을 잃고 길거리에 나앉은 사람이 아니라 ‘사람이 없는 사람‘이다. 저마다의 이유로 사람과의 관계가 끊어진 사람들이다. 그가 노숙인을 대상으로 인문학 강의를 한다는 것은 그들에게 곁이 되어 주는 일이다.  당신에게도 찾아오는 사람이 있다. 당신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걸 확인시켜 주는 일이다. 그들이 관계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어 다시 일어서기를 바라서다.(p14)

최준영 샘이 만난 수많은 사람들, 해피엔딩도 있고 새드엔딩도 있지만, 부디 스스로의 권리를 되찾고 힘차게 일어서기를. 응원합니다. 모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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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그리고 저녁
욘 포세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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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그리고저녁 #욘포세 #박경희 옮김 #문학동네 #소설 #서평 #북리뷰 #독서기록

2023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욘 포세의 장편(?) 소설이다. 분량은 짧으나 한 사람의 일생을 담고 있으니 결코 짧다 할 수 없다.
욘 포세는 끝없이 이어지는 문장으로 (결코 끊지 않는) 유명하다 했는데  소설 전체가 단 한 문장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끝없이  쉼표들, 쉼표들이 등장하며 문장이 이어지고는 있지만 마침표가 드물 뿐이지 문장이 계속 이어지진 않는다. 이 소설 속에서도 마침표가 ‘더러‘ (뜬금없이)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소설의 마지막에 마침표는 없다.)  오히려 마침표보다 줄 바꾸기로, 줄 바꾸기의 공간이 담아내는 침묵으로 독자로 하여금 쉬어가게 한다.

평범한 노르웨이 어부 요한네스의 출생과 죽음을 한번에 주르륵 훑는다.  그 보통의 삶을 통해  누구나 겪는 삶의 통과의례를 들여다본다. 들여다보며 나 또한 이렇게 담담히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인연을 떠올리며 돌아볼 수 있다면 정말 좋겠구나 싶었다. 생의 마지막 순간에 열심히 후회없이 살아왔다라고 미소지으며 마무리하고 싶었다.

˝그런 것이다, 사람은 가고 사물은 남는다, ˝(p43)

친정부모님은 요즘 여러가지를 버리고 정리하고 계신다. 그 바람에 예전 사진들을 왕창 챙겨왔다. (사실..나도 정리해야 하는데..) 내가 가져가야한다는 다른 것들도 많다. 먼훗날, 어떤 추억을 불러올지라도, 그 때문에 울게 될지라도  내가. 그래서인지, 저 문장이 그냥 푹 마음에 박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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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다페스트 1900년
존 루카스 지음, 김지영 옮김 / 글항아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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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다페스트1900년 #존루카스 #김지영 옮김 #글항아리
#budapest1900
세기말 빈과 함께 기억되는 부다페스트의 1900년 당시의 모습을 그린 역사서. 역사적 사실을 건조하게(?) 관조하면서 동시에 당시 부다페스트의 풍경이 빵 굽는 냄새, 창가에 놓여진 화분의 아름다운 꽃들의 향기와 함께 눈 앞에 펼쳐진다. 특히 1장( 색채, 말씨, 소리)을 읽다보면 내가 지금 무엇을(어떤 장르의 책을) 읽고 있는가 갸우뚱할 정도.
˝봄이면 이 도시는 페스트 쪽 강변을 산책하는 부인들의 향내와 제비꽃 냄새로 가득 찬다. 가을에는 부다 쪽이 이런 분위기다. 왕궁 벽 산책로에 떨어지는 밤송이 소리, 약간은 쓸쓸한 적막 소게 저쪽 간이 판매점에서 조각처럼 바람에 실려오는 군악대의 음악, 가을과 부다는 같은 어머니에게서 태어났다.˝(p55)
˝부다페스트의 가을을 짧았다. 어쨋든 가을의 아름다움은 너무나 빨리 성숙해버리는 여인처럼 또는 헝가리 남성의 우울처럼 예측할 수 없는 것이었다......깊고 진한 헝가리 산문은 점잔빼며 성가를 읊조리는 듯한 바이올린보다는 첼로라고 하는 편이 더 맞았다.˝(p58)

오스트리아-헝가리 이중 제국에서 수도 빈과 함께 제2의 수도로 자리매김하던 부다페스트. 세계도시로 부상하려고 발버둥치며 동시에 헝가리 건국 1000년을 기념하려던 그 곳 부다페스트에 살던 사람들과 그들이 만들어내던 문화(문명)에 대한 분석은 결과적으로 피해가지 못한 역사의 수레바퀴 아래에서 신음하게되는 헝가리인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연결된다. 필연적으로 헝가리 역사 공부도 하게 된다. 엉뚱하게도 이 책을 읽다보니 로베르트무질의 ‘특성없는 남자‘가 새롭게 이해되었다. 이 책 먼저 읽고 그 소설을 읽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다시 읽을 순 없다..ㅋ)

책의 앞부분에 실린 당시 부다페스트의 사진들.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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