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상화의 옷장 - 르네상스부터 19세기까지, 그림 속 여성들의 패션과 삶
김정연 지음 / 눌와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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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상화의옷장 #김정연 #눌와


의상디자인을 전공한 저자 김정연은 르네상스와 그 이후의 시대를 풍미했던 유럽의 여성 초상화를 분석하여 화가와 초상화 주인의 역사적, 사회적 배경을 추론한다. 물론 언급된 주인공들은 거의 다 왕족, 귀족이었는데 아름답고 화려한 치장에서 복식사도 함께 연구된다.
정말 재밌게 읽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도 납득이 가고 일반 관람자의 입장에서 ‘뭐 이렇게까지 자세히 알 필요가 있나?‘싶기도 하지만 읽는 재미, 보는 재미가 크다.

나에게는 ‘마리 앙투아네트‘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인상깊었다. 온갖 루머가 오해와 오해를 낳고 국민의 미움 받아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져간 그녀는 뜻밖에도 자녀를 사랑하고 자유로운 삶을 꿈꿨던 마음이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그 성정이 편안한 모슬린 드레스을 좋아하고 즐겨 입었다.

또 ‘페르메이르(베르메르)‘의 ‘진주귀고리를 한 소녀‘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흥미진진. 다른 초상화들도 다!

그들이 입은 드레스는 그냥 옷이 아니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드러내고 말하고자 하는 것을 옷으로 표현한다.

마침, 예술의전당에서 ‘오랑주리-오르세 미술관 특별전‘을 하는데 (9월20일-11월21일) 어떤 그림들이 왔을지. 초상화도 있을지 자못 궁금해진다. 기대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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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걷는 미술관 - 예술 애호가의 미술 사용법
임지영 지음 / 플로베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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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걷는미술관 #임지영 #플로베르 #독서기록
#에세이

#미술애호가의미술사용법 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임지영 작가의 ˝느리게 걷는 미술관‘은 전시회 등을 다녀와서 느낀 소회를 간단히 쓴 글이다. 화가들과의 만남, 여러 예술 이벤트도 다룬다. 각각 2페이지 남짓. 문장도 간결하고 짧다. 그렇다보니 다룬 전시회 및 화가들이 매우 많아 그에 대한 정보가 있으면 한결 쉽게 다가오고, 그렇지 않으면 ‘와, 전시회가 정말 많았네, 와, 모르는 화가(작가)들이 정말 많네‘라는 소감이 절로.  코로나가 창궐하던 시절의 아쉬움도 담겨있다.

이 책의 제목인 ‘느리게 걷는‘은, 미술작품을 감상할 때는 절로 걸음이 느려짐을 그동안은 미처 생각지 않았던 나의 걸음 속도도 떠올리게 해서 재미있었다. 그래서 이 책을 구매해서 읽기도 했고.

˝우리가 미술관에 가야하는 이유는 위대한 예술을 영접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가장 느린 속도로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삶의 속도를 줄이는 최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바로 그 순간 생의 좋은 것이 흘러든다. 그림 한 점이 흘러든다.˝p07

저자는 ‘아는 만큼 보이는‘ 것도 맞지만, 더 중요한 것은 ‘보고 즐기는 것‘이라 말한다. 저마다의 위치에서 저마다 다르게. 아무것도 모를 것 같은 아이들이 작품의 핵심을 꿰뚫어본다.

외국의 유명한  미술관에서 오는 전시회가 있으면 꼭 찾아본다. 찾아가기 힘드니 올 때만이라도 하면서. 앞으로는, 친구들과의 모임에 가는 길 작은 갤러리라도 들러서 우리 작가들의 작품 앞에 한번씩 서 보는 습관을 키워야겠다.
이 책을 읽다보니..너무 모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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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콜드 블러드 트루먼 커포티 선집 4
트루먼 커포티 지음, 박현주 옮김 / 시공사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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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콜드블러드 #트루먼커포티 #박현주 옮김 #시공사 #논픽션소설 #독서기록

트루먼 커포티의 대표작 ˝In Cold Blood˝ 은 1959년 11월 캔자스 홀컴에서 실제로 발생한 일가족 살인사건을 재구성한 소설(?)이다. 커포티는 이 사건의 기사를 보고 흥미를 가졌고 작가인 친구 넬 하퍼 리와 홀컴에 가서 주변 사람들을 인터뷰하며 기록했고, 이 기록을 남겼다. 철저하게 사실에 바탕을 두고 쓴 소설이라고 커포티는 말한다. ˝허구 예술의 기술을 차용하되 그럼에도 불구하고 꼼꼼하게 사실적인 서사 형태˝

감옥에서 얻은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금고에 만달러가 들어있다는) 클러터 가족의 집에 침입한 딕과 페리는 고작 50달러만을 챙기고 가족을 몰살한다. 수사는 미궁에 빠져 완전범죄가 될 뻔 하나, 정보를 줬던 수감자의 제보로 두 사람은 특정되고, 체포되어, 교수형에 처해진다.

이 소설은 소시오패스의 전형을 보여주는 두 범인과 그들을 만든 사회적 배경을 촘촘하게 집어서 보여준다. 대중적 인기도 얻어서 영화로도 여러 편 만들어졌다고. 진짜 잘 씌여졌다. 비록 전부가 사실은 아니라하더라도. 뒤늦게 이 소설의 진실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다고. 실제로 진실만 담겨있다면 그것은 ‘보고서‘이지 소설은 아닐 것이다. 뭐, 보고서라고 해도 기록한 사람의 주관이 어느 정도 들어가 있으니 (어떤 정보를 취사선택하느냐에 따라 전체의 개요가 바뀔 수 있다) 100% 정확한 진실이라 할 수 없지 않은가. 역사 또한 그렇다.

어쨋든 잘 만들어진 논픽션 소설. 읽는 내내 트루먼 커포티의 삶이 아쉬웠던. 그 재능이.

소설 제목인 ‘in cold blood‘는 소설 속에서 딕이 페리에게서 발견한 자질(타고난 살인자로서의 자질)을 의미하는 듯. ‘정신이 아주 멀쩡하지만 양심이 없고, 동기가 있건 없건 죽음의 일격을 날길 수 있는 차가운 피를 가진 사람. 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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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벽 트루먼 커포티 선집 5
트루먼 카포티 지음, 박현주 옮김 / 시공사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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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벽 #트루만커포티 #박현주 옮김 #시공사 #소설집 #trumancapote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로 알게 된 작가 트루먼 커포티.
영화 보고 나서 소설을 읽은 것도 몇십 년이 지나서인데, 소설 읽고 나서 다른 소설도 궁금해서 중고로 사놓고서..또 몇년을 묵혔다. 2013년 출간본.

이 소설집 ‘차가운 벽‘은 책 제목으로 뽑은 ‘차가운 벽‘과 아마도 미완성인 ‘요트 여행‘을 포함한 21편의 단편을 담고 있다.
읽다보면 어디서 본 듯한 플롯 등 이름은 기억 못하지만 여러  현대작가들의 작품들과 비슷한  향기를 풍기는데 (다른 현대 작가들이 트루먼 커포티의 영향을 받았는지?)  미묘한 분위기 속에서 인간 본연의 욕망, 갈망, 기만 등이 표출되는 아이러니한 상황 묘사가 특징인 것 같다. 나는 묘하게 비튼 작품들보다 작가의 자서전적인 어린 시절을 반영한 ‘크리스마스의 추억‘ 을 비롯한 세 작품이 (셋 다 크리스마스가 소재) 더 마음에 들었다. 어린 나와 60대 노처녀 사촌이 맺은 우정과 당시 크리스마스 풍습(1930년대)이  진한 향수를 불러온다. 물론 우리네 풍습은 크리스마스와는 관련이 없지만.

작가에 대한 정보를 찾다보니 작가의 일생이 어쩌면 소설보다 더 소설같고 극적이다. 어쩌다 (?) 데뷔하자마자 유명해져서 그때문에 재능을 낭비한 천재. 오래 살았다면 미국의 상류사회를 그린 미국판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만날 수 있었을지도.

세상에 용서할 수 없는 죄악은 딱 한 가지가 있단다. 일부러 잔인한 행동을 저지르는 것. 다른 모든 건 용서받을 수 있어. 하지만 그것만은 안돼. 내 말 알겠니, 버디? p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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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코딩 라틴아메리카 - 20개의 코드
김은중.장재준.우석균 외 지음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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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코딩라틴아메리카 #20개의코드 #서울대라틴아메리카연구소  #지식의날개
국립중앙박물관 연구강좌 ‘라틴아메리카의 역사와 문화‘ 강의 자료로 알게 된 책.

교육부와 한국방송통신대학교가 공동으로 수행한 ‘4050 세대를 위한 제2인생 설계 과정‘개발, 운영사업의 일환으로 ‘횡으로 엮는 라틴 아메리카의 역사와 사회‘, ‘종으로 풀어보는 라틴아메리카의 사회와 문화‘ 등 2종의 콘텐츠에 기반하여 나온 책이라고.

Part 1은 라틴 아메리카 넓게 보기로 고대 문명에서 미국의 라티노까지, 메소아메리카를 시작으로 스페인 접촉 시기부터 현대까지의 역사를, Part 2는 라틴아메리카 깊게 읽기로 투우, 희생제의, 커피,음악, 축구, 카니발 등 라틴 아메리카 하면  떠올려지는 여러 사회 문화적 현상을 중심으로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을 설명한다.

20개의 코드로 풀어나가며 한 코드당 20여 페이지를 할당하여 매우 간결하면서도 핵심적인 내용을 담고, 각 코드당 ‘권장서지‘도 달려있어서 추가적인 연구(공부)를 위한 길잡이도 된다. 박물관  1년 강의 중 2/3를 들은 나로서는 (총 15회 강의, 9회까지 함) 복습 또는  재확인의 의미가 되었다.

Part 2가 더 재미있었는데 (아마도 아직 강의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이 많아서?) 투우나 축구, 카니발을 라틴 아메리카인들의 종교와 연결하여 풀어내는  등 새롭게 보는 방법을 배웠다.

지금까지는 서구 주도의 근대화가 인류를 보다 잘 살게 한 것으로 생각되어 왔는데, 이는 라틴 아메리카 등 식민지의 희생이 뒷받침한 것이다. 그 희생은 현재까지도 계속 이어져왔다. 그런 면에서 ‘남보다 더 잘살기‘보다 ‘더불어 잘 살기‘를 지향하는 안데스 공동체의 행복론이 마지막 코드로 언급되는 것은 참으로 유의미하다.

‘수막 카우사이 Sumak Kawsay‘는 잘 사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의 이웃이 승자가 되지 못하면 아무도 승자가 되지 못하는 공동체의 개념이다. 그러나 자본주의는 정반대이다. 내가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나머지 사람들은 패자가 되어야 한다. p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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