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생 1~3 세트 - 전3권 - RETRO PAN
신일숙 지음 / 거북이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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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화가 우리에게 이야기를 전하는 방식은 아주 다양하다. 그림체와 스토리, 각종 효과까지. 꼭 영화 같이 시각적 이미지가 주는 영향이 크면서도 텍스트성을 잃지 않는 만화라는 장르는 특별하다. 시간에 따라 유행하는 그림체나 스토리가 달라지는 만큼, 글로만 접하는 것보다 좀 더 쉬이 창작 시기에 대해 가늠해 볼 수 있기도 하다. 

 


  만화를 좋아하지만 과거 우리나라의 순정만화 전성시대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 나는 신일숙 작가님의 순정만화를 읽고 자란 세대가 아니지만 <아르미안의 네 딸들>은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알고는 있었다. 과거 만화의 역사를 소개하는 책을 볼 때 사진 자료로 수록되어 있는 것을 보았고, 아마 도서관에서 옛날 순정만화를 몇 권 읽었던 것 같다. 그렇게 과거의 순정만화에 대한 인식은 특유의 그림체와 대사, 분위기로 머릿속에 막연하고도 견고하게 자리잡아 있었다. 

 


  그렇게 어렴풋하게 알고 있던 영역을 이 만화 <1999년생>을 읽음으로써 자세하고도 새롭게 들여다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만화 <1999년생>이 품고 있는 방대하고 세세한 미래 지향적인 스토리와, 지금도 인기 있을만한 강인한 여자주인공의 설정을 보고 꽤 놀랐다. 

 


  1980년대에 그려진 작품으로 알고 있는데, 작중 배경은 2017년이다. 작품이 그려진 그 당시엔 먼 미래였겠지만 현재로선 꽤나 지난 과거이니 시간 표지를 볼 때마다 기분이 묘했다(영화 <백투더퓨처>나 <2012>를 볼때도 비슷한 기분을 느꼈었다.). <1999년생>은 외계인으로부터 침공당한 지구와, 외계인들과 전투를 하는 초능력자들의 이야기라고 간략히 표현할 수 있다. 

 



 총 3권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챕터마다 이름이 붙여져 있다. 

 

1장, 벼락처럼 기억에 남는 만남

2장, 완벽에 가까운 남성상

3장, 하나의 인간으로서 능력을 인정할 것

4장, 보통의 관계에서 굳어지지 않도록 이성적으로 적극적인 자세를 취할 것

5장, 최후의 결점을 남긴다

 

읽으면서 의미가 모호하다고 생각했고, 특히 4장의 텍스트가 좀 길다고 느꼈는데 책을 읽고 그 진정한 의미를 알았을 때에는 충격을 받았다.



  내용 설정이 신선하고 탄탄하다. 과학 시간에 들었을 다양한 개념들이 곁들여진 게 눈에 띄었다. 아마 이 설정은 세기말의 느낌이 있긴 하지만, 지금 이 주제로 작품이 나와도 무리없을 만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작중 ESP를 비롯해 각종 초능력에 관련한 어휘들이 많이 나오는데, 혹시 에스퍼물이 이때부터?! 라는 질문이 떠올랐다. 

 


  아무래도 과거의 작품인만큼 남성 캐릭터들이 여주인공을 대하는 태도에서 약간의 불편함이 느껴질 수도 있다. 그리고 여주인공은 전투 방면에서는 아주 유능하지만 사적인 감정을 나누는 로맨스의 측면에서는 주체성이 떨어지는 모습이다(하지만 아마 그때 당시로서는 아주 강한 여주인공이었을 것이다. 키스한다고 냅다 어깨에 총알을 박아버리는 크리스). 

 


  또 현재의 순정만화들을 보면서도 느끼는 거지만, 남녀주인공의 사랑의 감정에 공감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사랑이 싹트는 경위를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기 보단 급발진 연애의 느낌이 없지 않아있다. 그래서 남자 주인공...이 강압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도 순정만화 특유의 오글거리는 대사들(ㅋㅋㅋ)은 책 감상에 감초 같은 역할을 한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빼곡하게 그려진 섬세한 그림들이 놀랍다. 작품의 분위기와 기막히게 어울리는 그림이다. 결말부에서는 짜릿하고 놀라운 반전으로 독자에게 충격을 선사하는데, 그래서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치지 않고 읽을 수 있었다. 

 


  <1999년생>을 보며 구시대의 정서로 이토록 미래적인 작품이 나올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지금 읽으면 과거의 향수와 미래의 세련됨을 동시에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과거의 순정만화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었는데, 이렇게 <1999년생>이라는 좋은 작품으로 접하게 되어 굉장히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신선하고 미래적인 SF설정을 바탕으로 한 탄탄한 스토리와 입체적인 캐릭터 등 다양한 방식으로 내가 가지고 있었던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트려준 작품이다. 기회가 된다면 신일숙 작가님의 다른 작품도 읽어보고 싶다(특히 <아르미안의 네 딸들>). 

 


  신일숙 작가님의 다른 작품들을 즐겁게 봤거나, 순정만화 감상으로 과거의 향수를 느끼고 싶은 사람, SF 순정만화 장르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1999년생>을 추천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만화, #1999년생, #신일숙, #거북이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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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생 1~3 세트 - 전3권 - RETRO PAN
신일숙 지음 / 거북이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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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향수와 미래의 세련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명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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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리움
이아람 지음 / 북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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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지구가 멸망한다면? 세상이 멸망한다면? 이라는 의문을 떠올려본 적 있을 것이다. 어떤 식으로 멸망할지, 최후의 생물은 무엇일지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의견이 다르겠지만, 적어도 확실한 것은 황량하고 희망을 찾기 힘든 환경일 것이라는 점이다. 소설 <테라리움>은 약 100년 후의 인류가 멸망한 세계를 그려내며 수많은 상상의 파편 중 하나를 독자에게 제시한다. 

 

  처음 <테라리움>을 마주했을 때, 온실과 같은 디자인의 표지와, 그와 상반되는 '너희 엄마가 세상을 멸망시킨 사람이야.' 라는 강렬한 띠지의 말이 시선을 끌었다. 그 대조는 책을 흥미롭게 펼쳐들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소설의 내용에 대해 아주 간략하게 표현하자면 '멸망한 세상, 집을 떠난 엄마를 찾아 나서는 소년이 겪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기존의 지구는 '구세계'라고 표현되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일상의 장소들이 인간이 살았다는 흔적만 남고 식물만 무성해진 채로 황량하게 변한 것을 볼 수 있다.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떠올리며 썼다는 작가의 말에 검색을 해봤는데 흔히 말하는 '에코 아포칼립스'가 소설 <테라리움>의 세계와 가장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이 기억하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벙커 안에서 어머니와 단 둘이 살았던 소년의 세계는 벙커의 일부분, 그리고 어머니가 전부였다. 처음 직접 바깥 세계를 접하게 된 소년은 경외감을 느끼기도 하고, 다른 생명체의 존재와 죽음을 실제로 마주하는 경험을 하며 어머니의 행방에 대한 단서를 찾아나간다. 개인적으로는 소년이 아파트에 들어가 기록을 들여다보는 부분이 흥미로웠다. 저자가 세계에 대해 설정한 부분을 살펴볼 수 있었는데, 다양한 인공기술과 더불어 식량난에 의한 배급제, 전쟁 등... 그러한 환경 아래 실제로 일어날 법한 일들이라고 느껴졌다.  

 

'세상엔 지켜야 할 규칙과 순리가 있어. 모든 것은 때가 되면 죽고 또 태어나. 고요해 보이는 흙 속에도 수많은 유기체의 삶과 죽음이 있고, 그것을 양분으로 식물이 자라고는 하지. 그 순환보다 중요한 건 없어.' <p. 178~179>

 

  소설은 또한 삶과 죽음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야기의 시작부터 죽음의 화신인 '개의 죽음'과 소년은 여정을 시작하고, '고양이의 죽음'과 같이 다른 죽음의 화신을 맞닥뜨리기도 한다. 이 화신들은 소설의 전개, 즉 소년이 자신이 어머니의 행방을 쫓는 데에 큰 도움을 준다. 과거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실제 기억을 보여주고, 사물에 빙의해서 소년을 위기에서 구해주기도 하는 등 소설 내에서 판타지스러운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물론 변칙도 존재하긴 하지만 죽음의 화신들은 대체로 순리를 따르고자 하고, 이렇게 소년의 앞에 나타나는 과정에서 소년은 진실에 점점 가까워지고 이내 변화한다. 

 

'이 병은 폐쇄 생태계란다. 이 새우들은 여기서 나갈 수 없고, 빛 외의 것들은 들어오지 않아. 그래도 이것들은 이 안에서 살아남는단다. 새우는 이끼를 갉아 먹고 물을 마시고, 이끼는 새우의 배설물을 먹고 햇빛을 받아 수분과 산소를 만들어내면서, 조화롭고 아름답게 내부의 균형을 지키며 살아가. (...) 그게 우리가 본받았어야 할 점이지.' <p. 17>

 

  소설 초반에 나오는 이 어머니의 말이 소설 전체를 아우르는 주제를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인류가 지구 안에서 균형을 지키면서 살아가고, 섣불리 헨리에타로부터 얻어낸 기술로 무언가를 하려 하지 않았다면 인류의 결말은 달랐을지도 모르니까. 작가의 말에서 저자가 말하길, 소설 속 인류는 끝까지 변화하지 않았기에 멸망했다고 했다. 소설 속 변화를 받아들인 인물들은 어떠한 방식으로든 다른 형국을 맞이할 수 있었다. 또한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소년과 대립하는 헨리에타의 모습에서 소설 마지막에는 그 위에 멍청하게 과오를 저지르던 인간의 모습들이 똑같이 덧씌워지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그 무엇보다 똑똑했지만, 변화하지 못했기에 그 무엇보다 어리석은 존재로 머무르게 되었다. 

 

  요새 여러 이상기후가 나타난다는 뉴스를 접하고 이 소설을 읽자 더 위기감이 들었다. 소설 속의 지구가 과도한 지구온난화 등으로 촉발된 환경 문제에서부터 멸망의 길로 들어섰기 때문이다. 그러한 환경 문제가 식량난을 부르고, 전쟁을 부르고, 파멸을 불러왔다. 현재 우리 인류는 눈앞의 이익만을 좇아 아둔한 짓을 하고 불필요한 갈등을 빚곤 한다. 현실 속 인류가 변화하지 못한다면 언젠가 우리가 실제로 겪게 될 수도 있는 일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소설 <테라리움>은 이렇게 우리가 앞으로 살아나갈 지구에 대하여 한번쯤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한국형 SF소설을 즐겨 읽는 사람, 환경문제로 인해 오염되고 멸망한 세계관에 대해 흥미를 느끼는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소설 후반부에는 이해를 좀 더 요하는 부분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 부분을 다 소화해내고 나면, 삶과 죽음, 균형과 변화, 앞으로 우리가 살아갈 지구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소설이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장편소설 #테라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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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리움
이아람 지음 / 북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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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 균형과 변화, 앞으로 우리가 살아갈 지구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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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렘린의 마법사
줄리아노 다 엠폴리 지음, 성귀수 옮김 / 책세상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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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렘린의 마법사>, 제목만 놓고 본다면 판타지 장르라고 착각할 법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추천사의 '흑마법 같은 책이다.'라는 평은 책이 더욱 그런 인상을 심어준다. 하지만 이 책은 러시아의 정계 이야기이다. 

 

  러시아에 대한 인상은 나와는 거리가 먼 나라, 정도였다. 2022년 이전의 러시아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보자면 2014년 올림픽이 개최되었던 장소라는 것, 각종 웹툰이나 유튜브 같은 컨텐츠에서 시베리아 횡단열차 탑승기를 보며 나도 언젠가 타보고 싶다, 라고 생각을 했다는 것, 지인의 여행기에서 물가가 싸고 우리나라 낡은 버스가 길거리에 많이 다닌다는 사실을 들은 것 정도였다. 그리고 2022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서 전쟁이 발발하고, 2023년 바그너 그룹 반란이 일어나며, 국제 뉴스에서 이름이 흘러나오는 빈도가 높아짐과 동시에 나의 관심 또한 좀 더 쏠렸다. 하지만 알아본 얕은 지식은 일어나는 비인도적인 행위에 분노하고, 일의 대략적인 귀추를 알아보기 위함이었고, 나는 여전히 러시아에 관련해서 무지하다고 볼 수 있었다.  

 

  생각하던 판타지와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이 책은, 모스크바의 단 하룻밤의 이야기를 다룬다. 작가는 소설 내내 '크렘린의 마법사'라고 불린 푸틴의 정치 고문 바딤 바라노프의 입을 빌려 러시아 권력의 핵심부를 들춰낸다.

 

  책은 서술자, 즉 바딤의 모놀로그가 시작되기 전 이야기를 서술하던 주체를 자신의 집으로 부른 바딤이 서재에서 고백하듯 풀어낸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바라노프는 자신의 젊은 시절, 1990년대의 러시아에서의 삶, 푸틴의 정치적 삶에 얽히며 발생하고, 목격한 일들을 이야기하고, 책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인 권력에 대하여 고찰한다. 마치 영화 속 장면처럼 눈앞에 그 모습이 생생히 그려지는 것만 같은 인상을 받았다. 

 

  실제 사건과 인명을 소설에 그대로 사용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하는데, 사실 기존에 러시아 관련 지식에는 문외한이었던지라 푸틴이나, 비교적 최근 알게 된 프리고진이라는 이름 외에는 전부 생소한 이름으로 느껴졌다(그리고 안나 카레니나를 읽으면서도 느꼈던 바인데, 러시아 이름들은 대체로 너무 길고 어렵다...이름을 소화하는 데에 많은 의식이 필요함. 그리고 쭉 한번에 매끄럽게 읽히는 게 아니라 이름 부분에서 읽는 속도가 느려진다는 불편함이 존재함)

 

  사실을 기반으로 한, 잘 짜인 팩션이라고 볼 수 있기에 더욱 사실적이고 상상력을 자극한다. 그리고 더욱 아슬아슬하고 더 감춰진 이야기가 있을까 주의를 기울이면서 읽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이 작가의 데뷔작이라는 사실이 놀라웠다.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바딤의 사생활만이 완전한 창작의 영역이고, 이 책을 원래 에세이 형식으로 출간하려고 했다고 한다. 

 

  소설 속에서 바라노프만이 창작 속 인물이라고 볼 수 있는데, 책 막바지의 해설 부분에서 옮긴이는 이렇게 말한다. 

 

'기나긴 모놀로그의 주인공 바딤 바라노프는 실존 인물 블라디슬라프 수르코프가 그 모델이다. (중략) 하지만 그 밖에 거의 모두가 실존 인물의 실명을 달고 등장함에도, 유독 주인공만 예외인 이유는 무얼까? 그의 시선을 통해서 그려지는 러시아의 실상과 인물들의 행적에 저자 자신의 가치 판단과 주관이 개입할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사실 만약 읽기 전 러시아의 정치에 대해 좀 더 공부하고 읽어보았다면 더 이해하기 쉬웠을지 궁금하다. 생소한 지명이나 인명, 단어들이 많아 검색의 힘을 빌려야 하는 순간들이 존재했고, 읽는 내내 방지턱이 여러 개 존재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책은 분명히 끝까지 읽어볼만한 매력이 있다. 만약 기회가 된다면 인터넷을 통해 책에서 다뤄진 일들을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고 다시 읽어보고 싶다. 

 

  현실 기반의 '팩션 소설'을 좋아하거나, 러시아의 권력체제와 그 뒤에 숨겨졌을만한 이야기에 흥미가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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