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지고 싶은 기분 - 요조 산문
요조 (Yozoh) 지음 / 마음산책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아스팔트에 감탄하면서 운전을 하고, 우리는 꼭 필요한 침묵 속에 있다.
(105p)
작가가 감탄할 때 돌아보고
작가가 침묵 속에 있을 때 듣는다.
아 이런 게 있구나 하는 마음이 들 때 반갑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류이치 사카모토 (Ryuichi Sakamoto) 지음, 황국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시나가 씨가 오키나와에서 시 낭독회를 갖는 것은 이 때가 처음이었다고 하는데, 여느 때와 다름 없는 숭고함이 느껴졌습니다,. 평소에는 원폭 시를 낭독하는 일이 많지만 이 날은 오키나와 전쟝과 괸련된 시와 전몰자 추도식을 위해 아이들이 지은 시도 낭독하였습니다. 저는 그 옆에서 피아노 반주를 했죠. 언제나 아우라가 온몸을 감싸고 있는 요시나가 씨지만 그렇다고 고고하게 젠체하는가 하면, 절다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시원시원한 성격으로 호탕하다는 표현을 써도 될 정도입니다. 뒤풀이 자리에서는 술도 잘 마시고 밥도 남들보다 더 맛있게 잘 먹습니다. 스테프들도 살뜰히 챙기며 "다 같이 먹어요"라고 먼저 말을 건네기도 합니다. (295p)

류이치 사카모토 또한 자신을 제멋대로의 인간이라고 말하지만 호탕하게 사람을 만나 편견 없이 받아들이고 음악으로 표헌하는 사람인 듯하다.
거침없이 살아온 듯하지만 자신의 일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표현하기 위해 엄청난 공을 들였다. 그 공이 차곡차곡 쌓여 그의 음악이 되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계절 기억책 - 자연의 다정한 목격자 최원형의 사라지는 사계에 대한 기록
최원형 지음 / 블랙피쉬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자는 사계절에 만나는 장면과 생명을 그리고 있다.
인간에 의해 망가져가는 자연과 생멍을 안타까워하며 이제 그들을 함께 돌보아야 한다고 간곡하게 말하고 간절하게 그리고 있다.
세상이 엉망이라고 비난하고 절망하는 대신에 우리 주변의 생명을 소중하게 돌보는 마음과 실천이 세상에 희망이 되길.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3-06-28 23: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슬픈 열대, 공생을 향한 야생의 모험 북드라망 클래식 (북클)
오선민 지음 / 북드라망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레비 스트로스에 따르면 열대의 인디언들은 문자의 이러한 신성함이 갖는 초월성을 경계했습니다. 문자란 인간을 넘어서 있는 것이기에 그것을 다루는 자는 즉각 권력을 쥐게 됩니다. 인디언들은 그 권력이 사람을 위계에 따라 줄  세울 수 있다는 것을 즉각 간파했던 것이죠. 무문자 사회란 문자가 없는 사회가 아니라 문자의 권력성과 삶에 대한 도외시를 경계하기 위해 문자를 거절한 사회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227p)


 무문자사회가 문자가 없어 열등한 사회가 아니라 문자를 거부한 사회라고 볼 수 있다니, 새로운 시각이 낯설고 놀랍기도 하다. 이런 시각으로 열대를, 인간을  탐사했던 레비 스트레스를 작가 오선민은 다시 한 번 탐사하며 자신이 이해한 인류학자를 독자에게 펼쳐 보여주고 있다. 

 

인간의 조건을 다시 새롭게 바라보고 나를 돌아보게 된다. 


 "레비 스트로스는 암흑의 핵심 한 가운데에서 숲을 마주한 한 사람의 인간 즉 인류의 한 존재로서의 자기를 찾았습니다. 유럽인도 열대인도 근본적으로는 창발하는 묹들 속에서 자기 번뇌를 하나씩 하나씩 햐결해 가여 하는 가련한 인간에 불과합니다. 

 우리는 자신의 해결 방법이 얼마나 제한적이고 어리석었는지를 계속 보고 가야 합니다. 내가 시도하고 얻은 성취와 실패는 결과적으로 나의 무지를 보여주는 것오로서 의미가 있습니다. 인류학자에게 의미있는 대상은 저 밖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타 문화가 아니라, 다른 삶을 바라보며 자기 삶의 어리석음을 깨달아 가고 있는 자기입니다.  인간에게는 겨우 그것 밖에 알지 못했던 자신의 유한한 경험을 계속 넘어가는 것, 무지한 자신을 계속 깨 나가면서 최후의 깨달음에 이르는 것 외에 다른 운명은 없습니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쳤을 때 레비 스트레스는 비로소 긴 한숨을 쉴 수 있었습니다. --

  레비 스트로스는 챠웅 사원을 나오면서 만물과 온 인간과 같은 운명의 수레바퀴 속에서 함께 부딪치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새롭게 느꼈습니다. 훌륭한 인간도, 그러한 인간들의 문명도 없다는 것, 다만 우리는 최후의 무를 향해 함께 걸어가는 사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숲의 인간은 무수한 타자들과 온갖 공생의 지혜를 발휘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그런데 공생의 첫걸음은 자신의 무지를 깨닫는데에 있었습니다." (211p)


만물과 모든 인간과 최후의 무를 향해 함게 걸어가는 사이임을 느낀 레비 스트로스는 편안했을까

나는 좀 편안해진다. 최후의 무를 행해 가는 동료들에게  미움도 화도, 덜하지 않을까. 

공생의 첫걸음을 자신의 무지를 깨닫는데 있다는데 무지를 행해 또 한걸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두가 첫날처럼 문학동네 시인선 191
김용택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을에서 온 사람

강변으로 해가 갈 때
따라 나가 보았다
억새가 좋아하는
바람도 와 있다
가을 바람을 보며
강가에 서 있으니
강에 누가 온다는
조용한 환호가 일었다

ㅡㅡ
강이 조용하게 환호하고 있다. 나를 반기는 것이리라. 그 강가에 서서 억새가 촣아하는 바람과 이야기나누고 싶어지는 시.
.
. 봄비

내 손이 가만히 있으니
세상이 다 고요하구나

ㅡㅡㅡ
봄비 소리를 들으며 가만히 있어야 한다.
그럼 나도 세상의 고요에 동참할 수 잏을 듯하다.
누군가의 손이 고요를 어지럽히고 있구나
나일 수도 있음을 두려워해야 하지 않을까.


그들 곁으로 걸어가다

새들이 날고 바람이 불고 눈이 오는 일처럼 두려움을 버리는 일을 돕는다 세상에 가장 아픈 곳은 없다 아픈 곳이 있다 못 견딜 외로움을 달래는 별들이 세상 어딘가에 있다 괴로울 때 별들은 움직인다 적대감을 푸는 일 제압과 삼엄한 경계와 성난 공격의 날 선 경쟁의 자세를 해제하는 평화와 해방의 언덕에 어린 살구나무가 살구나무로 자라는 일을 돕는다 외면과 잔인한 무관 슬픔 격노 영혼의 소비 우리는 무엇에 격노할 것인가 전쟁 고통받는 아이들의 두러운 눈 버림받은 어른들 공사장 돌 틈에 낀 풀벌레 울음소리 세상은 괴로움 천지다 시는 가진 것이 없어서 그들 곁으로 말없이 걸어갈 수 있다


ㅡㅡㅡㅡㅡ

시인은 세상이 괴로움 천지임을 알고 있다.
시는 가진 것이 없어서 그들 곁으로 걸어갈 수 있다고
말한다.
전쟁으로 고통받는 곳, 아이들 겉으로 가는 시는 그들에게 어떤 기운을 줄 수 있을까? 그건 모르지만
나는 이 시집의 시들을 읽으며 조금 기운을 얻는다.
내 삶의 엉망진창도 바라보고, 조금 강가 쪽으로 가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