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입김 - 작고 작은 것들을 찾아가는 탁동철과 아이들의 노래 자꾸자꾸 빛나는 4
탁동철 지음 / 양철북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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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은 자립을 배우는 곳’이며 ‘누군가 헤맬 때 같이 헤매고, 훗날 동무들이 애써서 자기를 위해 뭔가를 해 주었다는 따뜻한 기억을 갖기를 바란다’고 했다.

 

아이를 가르치는 교실에서 아이들고 함께 배우고 자라는 교실,

아이들과 함께 아이가 되어 노는 선생님의 이야기,

그 이야기 속에 하느님의 입김이 스며 있다.

모든 존재를 섬기는 마음이 말과 행동으로 나오니 맨날 욕하고 말썽 부리는 상훈이의 아픈 마음을 고치기 위해 아이들이 상담사가 되고 표정관리사가 된다. 아이들이 직접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하기 위해 몸과 마음을 낸다. 이 아이들은 자신의 삶에 뿌리를 내리고 주인으로 살겠구나 싶다.

 

지금의 교육현실을 비판하기보다 스스로 대안이 되어 신나는  교육의 길을 걸어가는 선생님.

 

처음 듣는 소리처럼 듣고

처음 만나는 일처럼 만나야지

자세히 가깝게 들여다봐야지

 

 

달맞이꽃

 

눈길로만 가꾸어 온

달맞이꽃 앞에 가서

가만히 귀를 기울입니다.

어둠에 기대어

어둠에 기대어

 

꽃망울들 펑펑 터뜨려지는 소리

들려옵니다

온몸 꽃내에 묻혀옵니다

 

물푸레나무 잎 흔들림 가라앉고

어둠이 스님 모습 지워갑니다.

스님 또한 어둠을 지워갑니다.

(임길택)

 

아이들과 시를 읽으며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아이들이 달맞이꽃과 물푸레나무를 만나보고 싶다고 하자 마을로 내려가 달맞이꽃을 찾아본다.

 

바닷가 숲 풀밭에 노란 꽃을 달고 있는 풀 한 포기. 하늘님이 보내준 꽃 같다.

가슴이 짜르르, 꽃을 이렇게 감격스럽게 만날 수도 있구나.

 

아이들 마음속에 달맞이꽃이 피었을 것이다. 어떤 아이들은 부모님 손을 잡고 달맞이꽃을 보러 갔다고 한다.  그 장면을 상상하니 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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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대한 것은 인간의 일들이니…
 
                            
프랑시스 잠
 
 
 

위대한 것은 인간의 일들이니
나무 병에 우유를 담는 일,
꼿꼿하고 살갗을 찌르는 밀 이삭들을 따는 일,
암소들을 신선한 오리나무들 옆에서 떠나지 않게 하는 일,
숲의 자작나무들을 베는 일,
경쾌하게 흘러가는 시내 옆에서 버들가지를 꼬는 일,
어두운 벽난로와, 옴 오른 늙은 고양이와,
잠든 티티새와, 즐겁게 노는 어린 아이들 옆에서
낡은 구두를 수선하는 일,
한밤중 귀뚜라미들이 날카롭게 울 때
처지는 소리를 내며 베틀을 짜는 일,
빵을 만들고 포도주를 만드는 일,
정원에 양배추와 마늘의 씨앗을 뿌리는 일,
그리고 따뜻한 달걀들을 거두어들이는 일.

 

 

 

 

 

 

 

 

 

 

 

 

 

 

 

 

 

시를 읽고 옮겨 쓰는 순간, 내가 하는 일들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그 소중한 감각을 자주 잊고 살고 있구나.

잊지 않았으면, 잊더라도 시를 읽는 순간 다시 기억할 수 있기를.

위대한 일들이 있어 살게 된다. 이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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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초언니
서명숙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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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억압적인 현실에 저항하다 고초를 겪고  이제 4살 지능의 어린아이가 되어버린 영초언니

기자가 되어 참된 언론의 길을 가다 퇴직하고 제주 올레길을 열어 행복한 명숙언니.

 

아름다운 청춘들이 치열하게 살다 이제 젊은 시절을 부른다.

기억하고 싶은 시간과 이름이 있어 그 이름을  간절하게 부르니 언니들과 동생들이 대답할 것이다.

그 기억을 통해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 뒤에 많은 이들의 고통이 있었음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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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삶에서 나를 만나다 - 잃어버린 나를 다시 찾고 서로 위로하는 수업 성찰
김태현 지음 / 에듀니티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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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을 삶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가는 지성인으로,
삶을 주체적으로 선택하는 실존인으로 이끄는 수업을 연구하는 선생님이 있다.

그는 추상적인 지식을 넘어서 그 지식의 의미를 탐구하고 앎의 기쁨을 전달하려 노력한다.

그리고 창의적인 수업은 창의적인 삶에서 저절로 발현되는 것을 알고 삶에서 실천하려고 한다.
가장 중요한 생각은 나라는 존재가 스스로 생각하고 표현할 수 있다는 확신이라고 한다.

선생님의 열정과 진심이 책을 빛나게 한다.
현실은 녹록지 않지만 이 피폐한 현실을 뚫고 나가는 이들이 있어 세상은 환하다.
교육 현실, 사회 구조적 모순만을 탓하지 않고 자신의 삶에서 앎을 실천하는 선생님들이 행복한 수업을 열어갈 수 있는 희망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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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시대를 건너는 힘
강상중 지음, 노수경 옮김 / 사계절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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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자기 자신이 세상의 일부임을 받아들일 때 비로소 책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책임이란 'responsibility(response+ability)'이므로 타자에게 응답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타자가 요청하면 거기에 응답한다, 세상과 자기 안에 있는 그 모든 악과 타락을 대면하고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과 자신을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은 기적이라 불러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158p)

 

악의 시대라고 하더라도 저자는 건널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말한다. 힘주어 말할 수 없다고 해도 그렇다고 하니 저자의 말에 안심이 된다. 나 또한 악을 대면할 때마다 인간을 이해할 수 없다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 때가 있으니 말이다.

악의 시대에 기적이라 불러야 할 선이 있다는 것이 힘이 된다. 우리는 선을 목격하고 선을 증거하고 그 선을 자신에게 전해주며 살게 된다.

 

공허함과 허무함이 있는 세간안에서 삶의 의미를 탐색한 소세키의 소설을 통해 저자는 전지구적인 규모로 악이 자본주의에 기생하는 절망적인 상황이라 하더라도 타자와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음을 말하고 있다.  절망속이라 해도 함께 있다면 타자의 아픔을 느낄 수 있고 자신의 아픔도 누그러질수 있다고 한다.

공생의 도덕을 실천하는 것 외에는 악이 번성하는 시대를 살아갈 방도가 없다는 것, 그것을 알고 살아가야 한다고 희미하게 말하는 목소리. 그 힘에 위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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