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열대, 공생을 향한 야생의 모험 북드라망 클래식 (북클)
오선민 지음 / 북드라망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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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비 스트로스에 따르면 열대의 인디언들은 문자의 이러한 신성함이 갖는 초월성을 경계했습니다. 문자란 인간을 넘어서 있는 것이기에 그것을 다루는 자는 즉각 권력을 쥐게 됩니다. 인디언들은 그 권력이 사람을 위계에 따라 줄  세울 수 있다는 것을 즉각 간파했던 것이죠. 무문자 사회란 문자가 없는 사회가 아니라 문자의 권력성과 삶에 대한 도외시를 경계하기 위해 문자를 거절한 사회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227p)


 무문자사회가 문자가 없어 열등한 사회가 아니라 문자를 거부한 사회라고 볼 수 있다니, 새로운 시각이 낯설고 놀랍기도 하다. 이런 시각으로 열대를, 인간을  탐사했던 레비 스트레스를 작가 오선민은 다시 한 번 탐사하며 자신이 이해한 인류학자를 독자에게 펼쳐 보여주고 있다. 

 

인간의 조건을 다시 새롭게 바라보고 나를 돌아보게 된다. 


 "레비 스트로스는 암흑의 핵심 한 가운데에서 숲을 마주한 한 사람의 인간 즉 인류의 한 존재로서의 자기를 찾았습니다. 유럽인도 열대인도 근본적으로는 창발하는 묹들 속에서 자기 번뇌를 하나씩 하나씩 햐결해 가여 하는 가련한 인간에 불과합니다. 

 우리는 자신의 해결 방법이 얼마나 제한적이고 어리석었는지를 계속 보고 가야 합니다. 내가 시도하고 얻은 성취와 실패는 결과적으로 나의 무지를 보여주는 것오로서 의미가 있습니다. 인류학자에게 의미있는 대상은 저 밖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타 문화가 아니라, 다른 삶을 바라보며 자기 삶의 어리석음을 깨달아 가고 있는 자기입니다.  인간에게는 겨우 그것 밖에 알지 못했던 자신의 유한한 경험을 계속 넘어가는 것, 무지한 자신을 계속 깨 나가면서 최후의 깨달음에 이르는 것 외에 다른 운명은 없습니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쳤을 때 레비 스트레스는 비로소 긴 한숨을 쉴 수 있었습니다. --

  레비 스트로스는 챠웅 사원을 나오면서 만물과 온 인간과 같은 운명의 수레바퀴 속에서 함께 부딪치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새롭게 느꼈습니다. 훌륭한 인간도, 그러한 인간들의 문명도 없다는 것, 다만 우리는 최후의 무를 향해 함께 걸어가는 사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숲의 인간은 무수한 타자들과 온갖 공생의 지혜를 발휘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그런데 공생의 첫걸음은 자신의 무지를 깨닫는데에 있었습니다." (211p)


만물과 모든 인간과 최후의 무를 향해 함게 걸어가는 사이임을 느낀 레비 스트로스는 편안했을까

나는 좀 편안해진다. 최후의 무를 행해 가는 동료들에게  미움도 화도, 덜하지 않을까. 

공생의 첫걸음을 자신의 무지를 깨닫는데 있다는데 무지를 행해 또 한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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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첫날처럼 문학동네 시인선 191
김용택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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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서 온 사람

강변으로 해가 갈 때
따라 나가 보았다
억새가 좋아하는
바람도 와 있다
가을 바람을 보며
강가에 서 있으니
강에 누가 온다는
조용한 환호가 일었다

ㅡㅡ
강이 조용하게 환호하고 있다. 나를 반기는 것이리라. 그 강가에 서서 억새가 촣아하는 바람과 이야기나누고 싶어지는 시.
.
. 봄비

내 손이 가만히 있으니
세상이 다 고요하구나

ㅡㅡㅡ
봄비 소리를 들으며 가만히 있어야 한다.
그럼 나도 세상의 고요에 동참할 수 잏을 듯하다.
누군가의 손이 고요를 어지럽히고 있구나
나일 수도 있음을 두려워해야 하지 않을까.


그들 곁으로 걸어가다

새들이 날고 바람이 불고 눈이 오는 일처럼 두려움을 버리는 일을 돕는다 세상에 가장 아픈 곳은 없다 아픈 곳이 있다 못 견딜 외로움을 달래는 별들이 세상 어딘가에 있다 괴로울 때 별들은 움직인다 적대감을 푸는 일 제압과 삼엄한 경계와 성난 공격의 날 선 경쟁의 자세를 해제하는 평화와 해방의 언덕에 어린 살구나무가 살구나무로 자라는 일을 돕는다 외면과 잔인한 무관 슬픔 격노 영혼의 소비 우리는 무엇에 격노할 것인가 전쟁 고통받는 아이들의 두러운 눈 버림받은 어른들 공사장 돌 틈에 낀 풀벌레 울음소리 세상은 괴로움 천지다 시는 가진 것이 없어서 그들 곁으로 말없이 걸어갈 수 있다


ㅡㅡㅡㅡㅡ

시인은 세상이 괴로움 천지임을 알고 있다.
시는 가진 것이 없어서 그들 곁으로 걸어갈 수 있다고
말한다.
전쟁으로 고통받는 곳, 아이들 겉으로 가는 시는 그들에게 어떤 기운을 줄 수 있을까? 그건 모르지만
나는 이 시집의 시들을 읽으며 조금 기운을 얻는다.
내 삶의 엉망진창도 바라보고, 조금 강가 쪽으로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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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그림 좋은 생각 - 조곤조곤 전하고 소곤소곤 나누는 작은 지혜들
조정육 지음 / 아트북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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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에 나온 책이다.

그 때 이 책을 읽고 누구에게 선물했을 것이다. 누구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시 표지 그림을 보고 글을 읽으며 작가가 소개하는 그림과 삶의 모습을 본다.

좋은 삶에서 좋은 그림이 나오기도 하고, 좋은 그림에서 좋은 글과 좋은 생각이 이어진다.

그러지 않아도 편안하다.

그림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반가운 시간이 된다.

다시 이 책을 선물로 보내려고 한다.

힘든 순간, 어려운 순간에 기운을 주는 책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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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행복할 것인가 -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한 10가지 질문
외르크 베르나르디 지음, 이덕임 옮김 / 필름(Feelm)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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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과학 저널리스트이자 동기부여 전문가인 다니엘 핑크는 자신의 책 <드라이브>에서 우리에게 본질적인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무엇인지 묘사한다, 다시 말해 그것은 "자신의 삶을 결정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창조하며, 자신과 주변 환경을 위해 좋은 일을 하고자 하는 욕구"에 바탕을 둔 것이다. 이것은 좋은 삶을 위해 스토아인들이  추구했던 이상과 가까운  것이다, (13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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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기쁨 - 흐릿한 어둠 속에서 인생의 빛을 발견하는 태도에 관하여
프랭크 브루니 지음, 홍정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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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는 사람들은 일어나겠다고 결심한다. 기쁨을 향해 몸을 돌린다.(201p)

내가 실수없이 쉽게 뛰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처음에는 의아했고 나중에는 뛸 듯이 기뻤다. 그토록 기뻤던 이유는 나의 시력 때문이 아니라 나의 잠재력 때문이었다. 우리는 삶의 후반전에도 깊이를 다 헤아릴 수 없는 능력의 발달, 새로운 근육의 활용, 유연성, 성장을 경험한다. 그런 생각을 하니 앞으로 있을지 모르는 시력의 약화가 다소 두렵지 않았다. 나는 모든 것이 덜 두려워졌다. (210p)

시력이 상실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혼란을 겪었지만 작가는 두려움을 인정하고 나아간다. 새로운 세계를 탐험하듯 자신의 병을 관찰하면서도, 삶과 사람에 대한 호기심을 잀지 않고 나아간다. 기쁨은 미약하지만 기쁨을 발견하고 기뻐하는 작가의 마음이 기쁘게 전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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