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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면 - 발달장애인 동생과 함께 보낸 시설 밖 400일의 일상
장혜영 지음 / 우드스톡 / 201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열세살 동생을 시설에 보낸 한 살 위 언니, 언니는 동생이 없는 삶을 이해할 수가 없다.
왜 동생을 시설로 보내야 하는지, 자신은 동생없이 행복해도 되는지 알 수가 없었다.
'나는 차마 기쁘게 웃을 수가 없었다. 그 웃음은 혜정이를 가둔 대가로 얻어진 전리픔 같았다'고 말한다.
작가는 동생이 사라질 때 사라진 자신의 일부를 찾기 위해 18년 뒤 동생을 시설 밖으로 데리고 나온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일상인 사회에서 동생과 함께 살기는 각오와 다짐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래도 동생과 함께 하는 일상이 행복하다고 한다. 때로 동생 때문에 힘들고 세상의 편견을 만날 때마다 마음이 상하기도 하지만 그것이 행복을 망치지는 않는다.
일상을 함께 하고 평범한 모습으로 살아가기 위해 무수한 실수와 실패를 겪어야 했지만 언니와 동생은 행복하게 노래하고 웃는다. 그 웃음이 환해서 세상 한 쪽이 아름다워진다.
자신들의 일상을 다큐로 만들어 세상에 공개한 것은 장애인과 함께 하는 세상이 가능하고 그것이 우리 삶의 존엄에 맞는 것임을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닐까
무사히 할머니가 될 수 있을까
무사히 할머니가 될 수 있을까
죽임을 당하지 않고 죽이지도 않고서
굶어 죽지도 굶기지도 않으며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
나이를 먹는 것은 두렵지 않아
상냥함을 잃는 것이 두려울 뿐
모두가 다 그렇게 살고 있다고
아무렇지 않게 말하고 싶지는 않아
흐르는 시간들이 내게 말을 걸어오네
라라리 라라리 라라리 라리라리
라리라라 라리라라 라라라라라리라라
라라라라
언젠가 정말 할머니가 된다면
역시 할머니가 됐을 네 손을 잡고서
우리가 좋아한 그 가게에 앉아
오늘 처음 이 별에 온 외계인처럼
웃을 거야
하하하하
둘이 할머니가 되어 이 별에 처음 온 외계인처럼 웃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 세상이 올 것이다.
다.
자립은 혼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의 도움과 보살핌 속에서 세상에 다시 없는 존재로서 자기 자리를 찾아나가는 과정이라는 작가의 말에 동감한다.
우리는 모두 자립하는 어른이 되기 위해 함께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