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구경하는 사회 - 우리는 왜 불행과 재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가
김인정 지음 / 웨일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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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고통과 마주쳤을 때, 우리를 크게 흔드는 이미지를 만났을 때, 우리는 공감하며 크게 감응할 수도 있고, 곧 잊어버릴 수도 있다. 연민을 느끼고도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무력감이나 죄책감을 느낄 수도 있고, 너무 많은 타인의 고통에 질려 눈을 돌릴 수도 있다, 분노한 나머지 공격적인 말들을 쏟아낼 수도 있고, 눈물을 흘릴 수도 있다. 무엇이라도 행동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어질 수도 있다. 행동은 절대선처럼 여겨지는 경향이 있지만 행동이라고 해서 다 맞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일상을 살아가며 연민을 잊지 않는 일에는 노력이 필요하고, 그 균형과 전환 사이에서 기이한 파열음이 나는게 전부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세상의 변화라는 건, 개인들의 자유로운 반응 속에서 일어나는 예기치 못한 화학반응이 사회에 영향을 미치며 발생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희망도 절망도 없이 그 자유를 지켜볼 수 있을지를 더 자주 곱씹어보게 된다.  (- 238p)

 

 저자는 기자로서 고통을 마주하며 고통울 콘텐츠로 소비하는 것은 아닌지 묻는다, 먼저 고통이 있고 그 고통을 전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고통을 대상화하지 않고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려는 입장에서 뉴스를 만들지만 그것이 가능한 일인지 늘 의심하는 저자의 마음이 좋은 뉴스를 만드는 이의 윤리가 된다. 그 윤리가 사회의 울타리가 되어 좋은 사회로 나아가는 바탕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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뗏목 - 압록강 뗏목 이야기
조천현 지음 / 보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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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길

세상의 길은
땀 흘리며 가야 할 때가 있고
떠밀리듯 가야 할 때도 있습니다.
강의 길은
그 모든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뗏목은 강의 흐름에 맡기며 흘러갑니다.
그렇다고 흐름에만 맡길 수 없습니다.
된바람에 밀려 들썩이지 않도록
바위에 부딪혀 깨지지 않도록
떳목꾼의 안전한 운전이 필요합니다.
목적지까지 뗏목을 무사히 나르는 일은
강과 뗏목과 뗏목꾼이
함께하는 일입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작가는 조선 중국 접경 지역 (압록 두만 강변)을 다니며 우리 민족의 생활상을 시진과 영상으로 기록해 왔다고 한다.
강물 따라 흘러가는 뗏목과 뗏목꾼들의 모습을 보며 마음이 움직인 작가의 사진과 글이 마음을 울린다.
오래 바라보았구나, 강물을 따라 걷고 흐르고 그리고 마음을 나누었겠구나.
그런 마음이 지금 현란한 세상에 어떤 의미가 있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책을 읽고 사진을 보는 이들의 마음에 잠깐이나마 강물 같은 마음을 열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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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의 햇빛 일기
이해인 지음 / 열림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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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의 사계절

친구야 내 몸에도 사계절이 있단다
항상 설레이는 시인으로 살고 싶은
나의 마음과 찬미를 노래하는 나의 입은
봄인 것 같고
항상 뜨거운 사랑을 하고 싶은
나의 마음과 가슴은 여름인 것 같고
항상 단풍잎의 그리움을 안고 사는 나의 마음과
고독이 출렁이는 나의 눈은 가을인 것 같고
항상 참을성 있게 비워두고 싶은 나의 마음과
차디찬 손은 겨울인 것 같고
이렇게 말하도 말이 되는 걸까


슬픈 날도 아픈 날도 기쁜 날도 기도하는 시인이 우리에게 시를 보내 오셨다.
잘 받아서 이 시들을 보내고 싶다.
이 시를 받은 이들이 기운을 내서 살아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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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도 지지 않고 시 그림이 되다 1
미야자와 겐지 지음, 곽수진 그림, 이지은 옮김 / 언제나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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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 지고
바람에 져도
눈보라에 지고
여름 더위에 져도
괜찮은 삶. 그래도 좋지 않을까.

지지 않으려는 마음들이 강해서 세상은 시끄럽기도 하다.
우리 집도 그래서 시끄러울 때가 있었다.
지고도 함께 나아가는 삶. 그런 삶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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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한 공감 - 정신건강을 돌보는 이의 속 깊은 사람 탐구
김병수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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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자 로먼 크르즈나릭은 <공감하는 능력>에서 "지난 세기가 심리학의 시대였지만 그토록 번성한 심리치료가 늘어나는 우울증의 경감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자신의 마음에만 집중하는 내성적 방식으로는 정신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타인의 시각으로 세상을 보고 타인의 삶을 탐구할 때 역설적으로 나는 누구이며 어떻게 살아야 할지 깨닫게 되는 외성의 방식을 강조했다, 21세기는 외성의 시대가 되어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127p)


  내성적 방식만으로는 심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어렵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나를 존재하게 하는 관계를 이해하고, 관계가 이루어지는 사회도 함께 이해해야 자신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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