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관없는 거 아닌가? - 장기하 산문
장기하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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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애초에 통제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니, 어쩐지 마음이 편해진다. 내 힘은 어차피 별로 세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고 나니, 무력감을 느낀 것이 머쓱해지기도 한다.
나는 자연을 통제할 수 없다. 해일, 지진, 태풍 앞에서 내가 한 명의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인공지능도 이제는 자연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자연은 독자적인 생명력을 가지고 움직인다. 그리고 굉장히 힘이 세다. 그 두가지 점에 있어서는 인공지능이나 바다나 별다를 바 없지 않은가. ㅡㅡ
인공지능이 추천해준 멋진 음악을 들을 때, 나가 패배하고 있다는 것 때문에 슬퍼할 필요가 없다. 그냥 음악을 즐겁게 듣고, 작게나마 내가 할 수 있는 정도의 창작을 해나가면 그만이다.마치 서퍼가 바다 앞어서 작디작은 자기 자신에 대해 슬퍼하지 않고 어찌어찌 파도를 타고 나아가며 즐거움을 만끽하는 것처럼. ㅡ214p

장기하는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창작자로서 실패감과 열등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상관없이 그걸 넘어 즐겁게 노래를 만들고 부를 것이다.
노래를 만드는 사람이 노래를 잠시 쉬며 자신 속에 담아둔 이야기를 여러 모양으로 담아 놓았다. 그의 노래처럼 '앗'하는 순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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