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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사적인 시간 ㅣ 노리코 3부작
다나베 세이코 지음, 김경인 옮김 / 북스토리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아주 사적인 시간
“ 연극할 마음이 필요한가요, 연애하는 데? “
첫페이지에 나오는 저 간단명료한 한 문장을. 책장을 덮고나서야 느낄 수 있었다.
주인공 ‘노리코’ 는 풍요로운, 돈이 부족함 없는 생활을 누리고 살고 있는 여자. 이다.
벼락부자 ‘고’ 와 결혼해 바다가 보이는 맨션에서 둘만의 부부생활, 아니. 노리코의 표현을 빌리자면 사랑의 커플로써, 사랑의 순수배양을 하며 지낸다.
그녀는 사치스러운 고와의 삶을 위해, 직업, 친구, 생활 등 -
대부분의 사적인 것들을 포기하며, 고와의 맨션에 스스로 갇혀 지낸다.
'추억의 수집가‘ 로서 지내왔던 많은 생활이 담겨있는 그녀만의 성(城)조차 포기해버린다.
물론 - 고가 침범한 후 이야기지만..
고. 는 질투심이 강하며, 노리코를 자기 안에 묶어 두려고 한다.
자신이 집에 왔을 땐 노리코가 맞아 주길 바라며, 자신의 기분이 틀어지면, 노리코가 풀어주길 바라고, 노리코의 기분보단 자신의 기분이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 자기 자신은 바람을 피워도 노리코는 친구 조차 만나는게 싫다.
고의 입장에선 노리코와 자신이 딱 어울리는 성향이라고 하지만,
노리코는 자신이 조용히 고에게 맞춰주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있다.
그런 상태에서 나카스기에게 고와 상반되는 매력을 느끼고, 우연한 만남이 이어지면서 좋은 감정을 갖게된다..
그러는 동안 고와의 결혼 생활도 점차 위태로워진다.
고에게 맞춰주는 자신의 생활에 지쳐간다.
결국, 지친 마음에,
도쿄로 올라가자며 강압적으로 ‘네’ 라는 대답만을 원하는 고와의 대답 끝에
순종적으로 지내지만, 금가있던 결혼생활은 깨져버린다.
분명히,
고와 즐거운 시간을 보낸 당시의 노리코는 스스로는 연기였다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지만,
글을 읽는 나에겐 그 순간엔 노리코 역시 진심이였다고 생각한다.
우연히 생긴 침묵의 균열의 사이에서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려는 노력은 연기였을 지라도, 사과를 나눠먹고, 소리지르고, 뛰어다니고, 쎄쎄쎄를 하고.. 꺄르르. 꺄악 하고 웃던 노리코의 웃음 소리는 진심이였을거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