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새끼가 우리나라를 망가뜨리던 시절, 황교수님의 우려가 묻어나는 글들이 많은 ‘밤이 선생이다‘.
박정희 시절의 새마을운동은 잘살기 전에 못살았던 흔적을 시멘트로, 슬레이트로 덮는 일부터 시작했다. 청계천을 복개하여 그 시궁창을 거기 그대로 남겨둔 채 감추었다. 모든 것이 환해졌다. 그 후 청계천은 다시 열렸지만 그것이 감춰진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 개천이 긴 어항으로 바뀌었을 때, 거기 등을 붙였던 중소 상인들의 삶도, 한국 예술에 새로운 감수성을 불어넣던 언더그라운드 예술의 터전도 함께 사라졌다. 정부는 이제 모든 강을 빈틈없이 다스리겠다고 전 국토에 토목공사를 벌이고 있다. 이른바 4대강 사업이다. 뱀처럼 구불구불한 강은 이제 볼 수 없을 것이다. 그 구불구불한 뱀이 삶에 미치던 위험은 아마 사라졌을 것이다. 그 전에 강의 삶도, 거기 몸 붙였던 생명의 삶도, 사람의 삶까지도 사라지고 없을 테니까 말이다. 뱀이 없는곳에는 산딸기도 없다. (2010) -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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