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 쓰기 - 전방위 문화기획자를 위한
장상용 지음 / 해냄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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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람들은 재미있는 소재와 이야기에 늘 관심을 기울인다.  유머 한마디로 상대방을 즐겁게 할 수 있다는건 대단한 위력이다.  이 책은 어느 분야에 국한되어 있지 않고 여러장르를 넘나들며 스토리텔링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대체적으로 우리가 즐겨보았던 드라마나 영화 그리고 만화와 소설에까지 익숙한 이야기로부터 시작한다. 이야기속에서 선과 악의 대치는 불가피하다. 선이 악을 어렵게 물리칠수록 더욱 환호하고 열광한다. 그 과정속에서 관객을 너무 짜증나게 하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노련한 솜씨로 적재적소에 관객들을 울게만들었다 웃게 만드는, 그들은 마법사처럼 느껴진다.  그 영화속에서 무언가가 아쉽게 느껴졌었는데 그것은 바로 이런점, 혹은 단번에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아 버린 그 드라마속 이야기가 쓰여져있다. 고수들에게 듣는다에서는 짧지만, 작가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예전부터 노희경 작가의 작품을 꽤 좋아했었다. 노희경 작가의 느낌은 배우 배종옥씨의 극중 캐릭터와 많이 비슷한 느낌이였다. 다부지고 찔러도 피 한방울 나지 않을것 같지만, 상처가 많고 여린 느낌이였다. 김수연 작가의 직설적이고 다부진 성격의 캐릭터들과는 또 사뭇 다르다. 극중 주인공들은 약간 히스테리적인 면이 많고 정곡을 콕콕 찔러가면서 말하지만 얄밉지않다. 

요즘은 지겨운 막장 드라마가 많다. 더 강하고 센것을 넣지 않으면 시청자들이 꿈쩍도 안할기세라서 그런가 보다. 언제부터인지 드라마의 내용이 아쉬운점이 많다. 시청자들이 눈치 채지 않게 할 만한 장치가 부족한 것 같다.  많은 장르속에서 빠질수 없는 이야기중 하나가 사랑이다. 다 똑같은 사랑타령이지만, 작가의 역량에 따라서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인기있는 만화가 드라마나 영화 혹은 뮤지컬로 만들어 지곤한다. 드라마 <궁>역시 드라마를 통해서 먼저 알게 되었었는데 드라마의 코믹한 부분과 입헌군주제라는 전제가 독특하고 재미있었다. 중년 배우분들의 탄탄한 연기력과 신과 채경의 캐스팅이 잘 어울렸다.  극중 효린이라는 인물이 더 악역을 자처해서 연기해 주었더라면 더욱 완성도가 높아졌을 것이다. 

여러 작품을 가지고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면서 그 작품의 좋은점과 아쉬운점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인기있는 작품은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관객의 마음을 읽어내고 탄탄한 스토리 텔링이야말로 모든 작가의 꿈일것이다. 나 역시도 재미있는 이야기를 마음속에서 끄집어 내어서 다른이들에게 해주고 싶다. 원시시대부터 이어져온 인간의 본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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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임희근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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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환경 파괴범은 모두 교수형> 부터 여러 단편들이 저자의 상상력을 풀어내주면서 재미있게 읽어 내려갔다. 요즘은 무지 더워서 밥맛도 떨어졌는데 다행히도 책맛은 났다.
역시 베르나르 베르베르 라는 생각이 들었다. '있을 법한 미래'  정말이지  우리에게 이런 미래가 닥쳐오지 않으리라 장담할 수 없겠다. 정곡을 콕콕 찌르면서, 매우 심각한 상황속에서도 저자의 유머는 가뭄 끝에 만난 단비같은 느낌이였다. 

한편, 한편 있을 법한 일들이였다. 우리가 지금 이땅에 서 있는 이유를 명확하고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없을것이다. 누구나 한번쯤 상상해보는 일이지만, 저자만큼의 상상력은 쉽지 않을터이다. <환경 파괴범은 모두 교수형>에서 어찌보면 극단적일수도 있지만, 그런 방법이 아니라면 환경을 보전할 수 없을꺼라는 생각이 든다. 나무에 시체가 열매처럼 주렁주렁 달려있을것을 생각하니 기분은 좋지 않았다. 그리고 말을 타고 창을 들고 싸우는 장면은 웃음이 나왔다. 모든것은 그대로지만, 인간의 힘이 극하게 많이 들어가는것, 그리고 여행을 가기 위해서 비행기를 3박 4일로 페달을 굴려가면서 사람들이 지쳐있는 그림이 영화 <고인돌 가족>을 연상케 했다. 

우리의 현대상을 '있을법한 과거' 혹은 '있을법한 미래'로 꼭 집어주고 있는것 같다. 어째 상상이라기보다는 정말이지 우리가 겪어야 할 미래의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안개속의 살인>은 모든 내용이 의미심장했다. 사실을 그대로 쓸 수 없는 기사, 그 기사로 인해 충격에 휩싸일 사람들, 혹은 그 방법을 따라할 만한 모방살인등. 길랭의 말이 잘못되었다기 보다는 그의 말이 딱 잘라서 아니라고 말할 수 없었다. 우리는 지금 그런 현실과 마주하고 있는걸까.  이야기속 중간중간 모든걸 요약해주는 그림이 이 책의 재미를 더한다. <영화의 거장>에서는 제 3차 세계 대전 후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지구 전체가 쑥대밭이 되었다. (243쪽)  전통을 과거를 전쟁을 다 덮는다고 해서 그걸로 끝이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도시는 경계가 없어지고 국가폐지와 종교폐지를 선언한다.  아마도 현실에서도 금지 되어야 할것을 정해놓고 없애고 강압에 의해 폐지를 한다고 해서 그것이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을것이다. 

"어디가 잘못된 건지 모르고 어떻게 더 나은 세상을 상상할 수 있겠소? 정지와 숙고의 시기가 지나고, 이제 우리는 고통스러운 과거를 <지성적으로> 대면할 준비가 된 상태요. 우리의 미래를 보다 더 잘 건설하기 위해서. 내 영화는 이런 목적이 이바지해야만 하오." (2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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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10분에 세 번 거짓말한다 - 속고 배신당하고 뒤통수 맞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로버트 펠드먼 지음, 이재경 옮김 / 예담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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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책 표지가 좀 딱딱하게 느껴지지만,  내용은 쉽고 재미있다. 그리고 '거짓말' 이 인간관계에서 빠질수 없고, 누구나 한번쯤은 선의의 거짓말을 해보았을 것이고 그외에 개인우리가 모르고 있는 거짓말적인 용도의 거짓말을 해본적이 있을것이다.  선의의 거짓말은 좋은 뜻으로 하였지만, 그것도 거짓말이기에 상대방에게나 본인에게 나쁜 영향이 미친다고 말하고 있다.  어찌하였든 내가 나 자신과 상대방을 속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착한 거짓말 환상은 본질적으로 헛된 환상이다. '착한 거짓말'이 '진짜' 거짓말보다 나쁜 정도가 덜한 건 사실이지만 속임수가 으레 그렇듯 '착한 거짓말'도 피해자를 낳는다. 거짓말이 성공하면 누군가 속은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41쪽)
 
우리는 모든것에 정직할 수 만은 없다. 특히 사실을 말하기가 굉장히 꺼려질 경우에는 모호하게 대답을 회피할 수도 있지만, 그럴수 없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회생활에서의 인간관계는 정직이 미덕이 아닐수도 있다.  거짓말을 하면 나는 표시라고 생각하는 일상적인 행동들도 그것이 아니라고 한다. 이것 역시 우리의 고정관념이라는 생각이 든다. 평상시에 그 사람을 잘 아는경우라면 특정한 행동을 통해서 알아낼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거짓말 탐지기도 사람의 맥박이라거나 심리적인 상태를 이용하는 것이기에 정확하거나 과학적이라고 말할 수 없겠다. 아마 일반 사람이라면 거짓말 탐지기 앞에서 진땀나지 않는 사람이 거의 없을것이다. 거짓말 탐지기로 연쇄 살인마를 놓아준적도 있다고 한다. 그러니 거짓말 탐지기는 수사에 도움이 될 뿐이지 범인을 잡는 도구로 생각하면 안되겠다. 내가 취조실로 끌려가서 거짓말 탐지기를 해야하는 경우라면 머리속이 백지상태가 되어서 맥박이 빨라지거나 정신이 혼미할 것이다. 그럼 결과만 놓고 보면 내가 범인이 되어버린다.

아이들은 어떻게 거짓말을 배울까. 아이들의 롤모델은 어른이기 때문에 어른을 통해서 배운다. 유아기때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위해서 가짜울음을 운다는 내용도 있었다. 확실한 증거는 없었지만, 태어났을때부터 아이가 그런 행동을 한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어쩌면 사람은 타고날때부터 '거짓'이라는 유전자를 타고나는 것일까? 이 책에서도 이 주제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너무 피곤해서 같이 놀아줄 수 없다고 했던 아빠가 잠시 뒤 친구들과의 술자리 약속을 잡는다. 이웃 아줌마에게는 그집 잔디밭에 새로 들여놓은 장식물이 멋있다고 말했던 엄마가 다른 친구에게는 그렇게 흉측한 건 처음 봤다며 욕한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거짓말하는 것을 매일 본다. (100쪽) 이 글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웃었다. 아이들에게는 정직해야한다고 가르치면서 정작 부모는 얼마나 정직한가? 아이들에게 했던 약속들을 다 지키는가? 다른이의 앞에서는 그렇지 않지만, 뒤에서 욕하지는 않는가? 앞에서도 뒤에서도 한결같기란 쉽지 않다. 대놓고 욕할수는 없지 않은가? 그렇지만 아이들이 보기엔 어른들의 세계는 거짓투성이처럼 보인다. 아이에게는 하지 말라고 하면서 어른은 한다는것은 말이 안된다. 아이가 거짓말을 하지 않길 바란다면 어른들 스스로부터 바꿔야 할 것이다. 아이들은 무섭게 어른이 하는 행동들을 보고 배우기 때문이다. 

외되는 본능이라는 소제목을 보고 이런 본능도 있나 싶기도 하다. 종족 번식을 위해 남자의 자연스러운 본능, 좀 더 나은 종을 얻기 위한 여자의 본능, 어찌보면 맞을수도 있다. 정말 죽도로 맞을수도.  본능이 이성을 덮친다면 이 세상은 어떻게 될 것인가? 자신이 하고 싶은대로 다 하고 살수는 없다. 그럼 'so cool ' 하게 연애만 하면서 살던지 해야지.

외도로 모든 가정이 깨지는 것은 아니다.  비온뒤에 땅이 굳어진다고 서로 노력해서 가정을 지키는 사람들도 많다. 한번 잃은 신뢰는 쉽게 극복하기는 싶지 않지만, 영영 안되는것도 아닌가보다. 누구나 진실의 중요성을 말한다. 하지만 진실이 무너지는 고통을 겪었던 사람보다 진실의 소중함을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 (1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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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을 말하다 - 이덕일 역사평설 조선 왕을 말하다 1
이덕일 지음, 권태균 사진 / 위즈덤하우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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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면서 가장 궁금했던 왕은 연산군, 광해군, 인조였다. 폭군의 대명사로 일컬어지던 연산군에 대해서 먼저 읽어 보기로 했다. 역사는 이긴자에 의해 씌여지기에 무엇이 진실인지 알수가 없어 안타까웠다. 연산군은 폭군이 아니였다. 다만 정치를 잘하지 못한것뿐이였다. 연산군이 시대의 흐름을 조금만 읽었더라도,  연산군이 왕좌에서 밀려날 수 밖에 없었던 절대적인 이유는 재산 몰수와 공신들은 물론 사림까지 적으로 돌렸기 때문이다. 
이덕일 역사평설 <조선왕을 말하다>는 목적지향성이 강한 자들에 의해 쓰여지거나 주관적인 입장이 많이 들어간 역사서가 아닌 사료를 중심으로 그 시대의 실상을 그대로 보여주기 위해서 쓰여진 책이다. 그래서 더욱 읽어 보고 싶었던 책이다. 이 책을 간단히 소개하면 1부에서는 악역을 자처한 두임금 - 태종과 세조, 2부에서는 신하들에게 쫓겨난 임금들 - 연산군과 광해군, 3부에서는 전란을 겪은 임금들 -선조와 인조, 4부에서는 절반만 성공한 임금들 -성종과 영조에 대해 나와있다. 


광해군은 아슬아슬하게 왕위에 오를수 있었다. 선조는 두살인 어린 영창대군을 올리려 하였으나 자신의 병이 깊음을 알고 광해군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 선조가 죽지 않았다면 광해군은 왕좌에 앉아 보지도 못했을 확률이 높다.  여기까지는 왕이 될 운명이였던 모양이다. 그런데 그 다음이 문제였다.

 모든 권력은 독점 추구의 속성이 있다. 그러나 국왕은 각 당의 당론을 조절하는 방향으로 왕권을 행사해야지 한 당파의 권력 독점을 허용해서는 안된다. 즉위 초 광해군은 연립정권을 구성해 전란의 상처 극복에 나섰으나 곧 소수 강경파에게 경도되어 조정자의 지위를 포기했다. 그 결과 광해군은 대북을 제외한 당파의 공적이 되었고 몰락하고 말았다. (133-134쪽)  모든것은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광해군 역시 강경파에 의해 휘둘릴것이 아니라 여러 당파의 균형을 잘 맞추어야 했다. 원래 왕좌는 힘든것이여. 그렇게 광해군은 15년(1623년) 3월 12일 쿠데타로 인해 끝나버렸다.  한치앞도 모르는 것이 인생이라지만, 왕좌 역시 참으로 허무한 것이다. 그 당시에 그들도 그렇게 스러질 줄 알았을까?  



이방원은 우왕 9년(1383년) 이성계 집안에서 최초로 과거에 급제했다. 변방 무가 출신이란 콤플렉스를 갖고 있던 이성계는 이때 '대궐 뜰에서 절하고 사례하여 감격한 나머지 눈물을 흘렸다"고 전할 정도로 기뻐했다.(25쪽) 신생 조선에는 수많은 공신들이 있었고 공신들은 자신들이 법 위의 존재라고 생각했다. 태종은 법 위의 존재가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이런 결심은 수많은 측근들의 피를 요구했다.(29쪽) 공신들이라 하여도 정도를 벗어난다면 어쩔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정도'를 벗어나지 않는것이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태종은 여지를 두지 않고 공신이라는 이유만으로 넘치는 행동을 한 경우에는 가차없이 처벌했다. 그러지 않으면 나라를 바로 잡을 수 없을것이다. 하지만 너무나도 많은 피를 뿌렸다. 다른방법도 있었을텐데 죽음으로 해결하려 했던 그의 정치는 옳다고 볼 수 없다. 자신의 형제도 가차없이 죽였던 태종은 참으로 무서운 사람이다. 왕좌는 아비도 자식도 보이지 않는 자리인것 같다. 

우리의 역사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의 잘못을 통해 배움으로써 현재에 더 나은 세상을 만들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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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블랙 장르의 재발견 1
오스카 와일드 지음, 서민아 옮김 / 예담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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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나 현재에도 시대말은 암울한 분위기에 무슨일이 벌어질것 같은 느낌이 든다. 현재를 살아가고 있기에 더 불안한건지도 모르겠다. 과거의 일이지만, 지금과 다를바 없는 느낌이 들었다. 과거는 과거이고 현재는 현재이고 미래에 닥칠일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사람이 살아가면서 고민하는것은 거의 비슷한것 같다. 아무생각이 없어 보였던 도리언에게 닥칠 암울한 그림자를 누구도 미리 알지는 못했을 것이다. 순수하기에 더 빠르게 변화하고 악의 구렁텅이에 빠져들수 있었다. 도리언이 바질을 만난것이 문제인지, 바질의 친구 헨리경을 만난것이 문제였는지, 아마 그 두사람 보다 도리언 그 자신이 가장 큰 문제였다. 도리언은 젊고 그 누구나 반할만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영원한 젊음을 원하지 않는 사람은 별로 없을것이다. 나이를 먹어도 20대라면 얼마나 좋을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지 않은 이도 거의 없을것이다. 

세월을 비켜가는 이는 아무도 없다. 돈과 권력을 어마어마하게 가진다 해도 나이는 먹고 늙고 언젠가는 죽는다. 도리언은 자신의 아름다움에 눈을 뜨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아름다움이 영원해지길 바란다. 도리언의 아름다움에 먼저 눈을 뜨게 된 사람은 바질이다. 그리고 사랑에 빠지게 된다.  바질은 아마도 도리언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어도 그모든것을 감수할만큼 사랑했던것 같다. 책 속에서 사랑이란 감정은 누구나 존중받아 마땅하다는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그 자체 만으로도 봄의 기운처럼 따스하고 활기찬 느낌이다. 

도리언의 마지막 남아 있던 양심은 약혼녀가 죽음으로써 안녕을 고한다. 그때부터 였을까. 그의 초상화 속의 도리언은 비열한 웃음을 띠고 있었다. 그 자신이 보기에도 섬짓할정도로 말이다. 헨리경이 속삭였던 말들처럼 도리언은 마음속의 사악한 유혹속으로 빠져들고 만다. 도리언처럼 시간이 지나도 젊음을 유지할 수 있는 대신, 자신의 소중한 무언가를 내주어야 한다면, 어떤 결정을 내릴것인가. 도리언을 통해서 타락의 길로 가속도가 붙는 과정을 보면서 섬짓한 기분을 느꼈다. 결과가 불을 보듯 뻔하다는것을 아마도 도리언은 알았을것이다. 다만 그 결과를 알고만 있었던 것이다. 겪어보지 않으면 그것이 어떤것인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알고 있는 것과 직접 겪는것은 하늘과 땅차이일 것이다. 그토록 열망하던 젊음의 댓가로 도리언은 모든것을 잃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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