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차곡 차곡
성실히
잘못되어 가고 있는 느낌.

그래서 책속으로 후다닥 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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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을 찾아 다니는 마음을 안다.
나는 절을 찾을 뿐
부처를 찾지는 않는다.
나에게 있어 절은,
산비탈에 서 있는
오랜 숨결을 간직한
결이 고운 나무로 지어진 소담한 집.
그 이.상.은 아니다.
숨어 들고 싶고,
지친 마음을 다독이고픈...
종교적인 접근은
많은걸 깨뜨릴 뿐이다.

오래된 목조 건축물을 사랑한다고
그래서 절을 찾는다고
그래서.그래서. 부석사는
갈때마다 눈물이 난다고 고백하였더니...
나무결 만큼이나 결이 고운 지인은
대뜸 이 책을 들고 집앞까지 와서
손에 쥐어 준다.

책은 내 의도와는 핀트가 맞진 않았지만,
내소사로 떠나게 해주었고
하룻동안 요사채에서 책만 읽게 해주었으며
한밤중에 고무신을 벗고
맨발로 전나무 숲길을 걷게 하는
호사를 누릴 수 있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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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이소오 2016-03-05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 절로 가는 사람!
부럽네요. ^^

깊이에의강요 2016-03-05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읽기에 이보다 더 좋은 장소는 없을 듯^^

비로그인 2016-03-11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처에 대해 알고 싶으면 최인호의 ˝길없는 길˝을 추천합니다. ;^^

깊이에의강요 2016-03-11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삼일동안 꼬박 마음이 아팠다.
추스르려고 해도 잘 되지 않았다.
문을 꽁꽁 닫아 걸고
주말이라는 핑계를 붙이고
집밖으로 한 발자국도 찍지 않았다.
티비를 하루종일 어지러울 정도로 틀어둔채
티비를 따라 허허거리고,울먹이고,멍해지고
그랬다.
먹는것도 쉽지가 않아서
아예 먹지 않고 하루를 버티다가
먹어야지 싶어 폭식을 하다가
한끼만 먹어도 충분히 하룻동안
배가 부르기도 하고
그랬다.

그러나
월요일 아침 출근하는 길에
이 글귀가 떠오르면서
시끄럽던 속이 일순 조용해지더니
약간은 편안해지기 시작했다.
그래봐야
너 또한 덧없고 하찮구나.
너의 이기도 너의 허세도 덧없고 하찮구나.
연민이 생기기까지 한다.
너나 그리고, 나도 그리고, 우리 모두도
그저 이러하구나.

책을 우연히 만났을때
워낙 많은 고민들로 힘들어 하고 있을 때라 그냥 계속해보라는 신의 계시인가? 싶기도 하고 그냥 그렇게 내가 믿고 싶어 하는것 같기도 하여 헛헛하게 웃었다.

작가의 읇조리는 목소리가 신선하기도, 신산하기도 하여 몇번 따라서 말해 보기도 했다.
“인간이란 덧없고 하찮습니다.
하지만 그때문에 사랑스럽다고 나나는 생각합니다.
그 하찮음으로 어떻게든 살아가고 있으니까
즐거워하거나 슬퍼하거나 하며
버텨가고 있으니까
계 속 해 보 겠 습 니 다. ”

가슴을 찔렸다.

작가의 목소리를 닮아있는 소설은
또박 또박 고해 바치 듯 쓰여져 있고
나는 또, 또박 또박 받아 읽었다.
호들갑스럽지 않은 톤이 좋았고
무뚝뚝하고 담백한 분위기가 좋았다.
무언가 엄청나고 굉장한걸 말하지 않아
무지 좋았고
판타지를 오려 넣지 않아 좋았다.
싸인본을 손에 넣게 되어 많이 좋았고
정당한 지불을 하지 않고 읽게 되어
다만...
미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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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지도 않은 책이
주지도 않은 별점이
뭔가 거짓말쟁이가 된 듯해 화들짝
삭제 삭제 삭제
책소식 읽는다고 손가락 몇번 팅겼을뿐인데...
명저에 별점하나 준 거만한 이가 되어있다ㅋ

이 앱은 좀 많이 허술하구나~
나처럼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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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온다˝
뿌예진 차안 앞유리에
글자가 나타난다.
언제 써 놓은건지...
손가락으로 다시 덧 쓴다.
진해진 글씨 위에 비가 든다.
비냄새...
비소리...
비온다라고 쓰고
비온다라고 소리내어 읽으면
쓸쓸하여 기분이 좋아진다.
이 무슨역설인지...

비오는 토요일
문을 걸어잠그고
세상과의 단절을 꾀하고
금각사를 읽는다.

책을 읽고 있자니

비가 듣는 창에 손가락으로
비온다라고 쓰고있는
바로 그 순간의 마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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