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량
김호경 지음, 전철홍.김한민 각본 / 21세기북스 / 2014년 7월
평점 :
품절


 

명량-대박흥행의 이유를 관객에게 알리지 마라.

2개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명량>이

난공불락처럼 여겨졌던 <아바타>의 흥행 1위 자리를 넘어서더니,

가볍게 1,500만을 넘고

아직도 관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

이젠, <명량>이 과연 2,000만을 넘어설 것인가에 대해

대중의 이목은 집중되고 있다.

대한민국의 사분의 일이 봤다는 것만으로도

<명량>은 분명 대중이 원하는 좋은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영화의 품질보다는

왠지 시대를 잘 만난 운이 좋은 영화임을 부정할 수도 없다.

 

<명량>의 대박흥행의 1등 공신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국가적 비극 <세월호>다.

절대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소위 리더라는 승무원들은

어린 학생들을 버리고 먼저 도망친 것과 비해,

<이순신 장군>은 그 보다 혹독한 상황인

12척으로 330척의 왜적을 상대로

살신성인의 마음으로 백성을 구한다는 에피소드는,

현재 절대적 리더 부재 시대에

감동을 주기엔 충분했던 것이다.

난세에 영웅이 나온다는 속설과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다.

게다가, 해군의 해체는

지금 해경의 해체와 맞물려 있고,

배경 역시 <세월호>와 같은 바다로

일치감은 최고조로 높아졌다가 할 수 있겠다.

 

그 뿐인가?

자위대, 위안부 문제로

국민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 일본의 무책임한 행동에,

국민적 보복심리도 단단히 작용한 것이다.

영화에서나마, 일본의 야만적 행위를 짓밟고 싶은

대리만족을 톡톡히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세월호>로 대한민국은 멈춰있고,

리더의 부재로 인한 지리하고 답답한 작금의 현실에

대중은 강력한 영웅을 갈구하게 되는 건 당연지사인데,

마침, 우리의 영원한 영웅 <이순신 장군>이

로보트 태권V처럼 나타난 것이다.

 

<천행은 백성에게서 나온다>는

<이순신 장군>의 대사처럼

국민주권 욕망이 극에 달한 시점에서,

시대에 부응한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시의 적절한 영화로는

<추창민>감독의 <광해> 또한

대선의 분위기를 타고 흥행에 성공한 좋은 예인 것이다.

또,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존경의 아이콘 <이순신>은

높은 시청률과 <김명민>을

일약 스타덤으로 올린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이나,

<김진규>의 <난중일기>,

베스트 셀러 상위권을 차지한 <이순신>위인전이 보여주듯이,

안정되고 보증된 에피소드임을 부인할 수 없다.

 

또, 금상첨화로,

거대 배급사의 힘으로

예전에 없었던 수많은 상영관을 차지했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영화관에서

영화를 결정하는 것에 비추어본다면,

명량의 대박 흥행에 거대기업의 힘이 보태졌음은 확실하다.

게다가, 군중심리와 베스트 셀러 증후군,

즉, 남이 보면 나도 봐야 하는 식의

영리하고, 거대한 마케팅 역시

아무나 할 수 없는 거대기업만의 특권이었던 것이다.

어쨌든, 마케팅과 운도 영화산업의 한 부분이고,

대중을 모으는 힘 역시,

영화의 질이 웬만큼 받쳐주지 않으면 안돼는 일이지만,

흥행의 이유가

영화보다는 마케팅에 있다는 것이 조금 아쉽기는 하다.

 

그렇다면, 영화적으로는 어떤가?

영화는 배우의 연기든, 스토리든, CG든 연출력이든,

한가지만 건질 수 있다면

분명 시간과 돈이 아깝지 않은 영화일 게다.

사실, 이렇다 할 반전이 없는 스토리를 그대로 옮겨 놓았고,

이순신 장군의 인간적인 캐릭터 분석에는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마치, 초등학교 때 읽는 위인전이나,

군사독재 시절 억지로 봤던 계몽영화의 스토리이다.

특히, 전쟁이 무서워 도망치는 부하를

<이순신 장군>이 참수하는 장면은

군국주의적인 모습을 합리화시키는 불편한 장면이었다.

음악에서도 관객을 몰아 붙이는 듯한

완급 없는 음악으로 내내 긴장하게 하고

심지어 시끄럽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멋있고 강하게만 보이려는 욕심에서 비롯된 것일 게다.

이는 연출력에서도 허점으로 작용하는데,

김 한민 감독의 <최종병기 활>에서 보여주었던,

사람 중심의 디테일한 페이소스는 전혀 찾아 볼 수 없었고,

<멋진 영화>를 만들겠다는 강박관념으로

영화의 흐름을 종종 놓치는 것을 볼 수 있다.

배우들 역시, 전작에서 보여주었던 치열함은

<최민식><조진웅><류승룡> 모두

풍요롭게 살이 오른 얼굴에서 사라져 버렸고,

과도한 고증으로 카리스마 눈빛을 감춘 의상마저도

그 들을 성의 없는 배우로 전락시키고 만 것이다.

오히려 분량도 적고, 대사도 없는

<이정현><고경표>의 연기가 상대적으로 돋보일 정도다.

또 180억의 CG는

도대체 어디에 쏟아 부었는지 모를 정도로 허술해서,

비평가들의 비난을 받았던

<심형래> 감독의 <디워>하고만 비교해봐도

누구든 함량미달의 CG임을 눈치챌 수 있었다.

 

한국 영화계 경사에 찬물을 끼얹고 싶지는 않다.

분명 대중이 원하는 영화를 제작했음 에는 동의한다.

또 <진중권님>의 <졸작>까지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대한민국의 흥행 1위 영화로는

미흡하고 아쉬운 점이 많아 

떳떳한 걸작이나 수작도 아닌 것이다.

다만, 흥행 대박으로 속편이 나올 조짐이 보인다니,

제작진 이하 감독은

자만한 자축의 12병의 샴페인을 터뜨려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반성을 담은 12잔의 소주도 마셔주길 바란다.

시대의 힘을 빌리지 않고,

영화만으로도 훌륭한 이순신을 만들어

대박 흥행이 떳떳한 좋은 영화를 만들어주길

간절히 바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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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시방 2014-08-30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래도 흥행1위의 영화를 적절히 디스하는 선생님의 용기는 독립운동 수준입니다

그림 2014-08-30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사실 완전 깐 것이죠. 문화가 점점 대기업의 횡포와 조삼모사에 휘둘리는 것을 경고한 것이죠 ㅎㅎㅎ

원씨 2014-08-31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독립운동가 너무 웃겨요.. 그만큼 정직하고 용기있다는 것에 동감!!

루팡 2014-09-04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인디 평론의 갑!!! 인정합니다

매니아 2014-09-06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700만 정도가 적당했던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마케팅과 시대에 대중이 무릎을 꿇는 듯한 씁쓸한 영화입니다

POP 2014-09-08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영화 평론이 이럴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뭔가 특별하고 동감 200% 네요

배라미 2014-09-08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 까먹은 것 하나.. 님은 난다긴다 하는 어떤 평론가보다 훨 대중을 생각하고 양심적인 분이시니 절대 글쓰는 일을 멈추지 마세요

도마 2015-11-13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언론이나 군중에게 휘말리지 않는 선생님의 중심이 존경스럽고 부럽습니다

엔탑 2016-02-23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영화는 선생님 말쳐럼 과대평가 되었습니다 나쁜 영화는 아니지만 관객 1위 영화는 공산당식으로 밀어부친 결과입니다

빠름 2016-04-19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대작도 까는 정직함

맥스 2016-10-04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평에 대해서는 동의 못하겠네요 전 명량이 대작이라고 생각하거든요

ska 2018-01-04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동진보다 진중권보다 전 이혁준 평론가님이 좋습니다

문화 2018-05-21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관객이 많다고 꼭 좋은 영화는 아님을 보여준 영화
 
[3D 블루레이] 겨울왕국 : 스틸북 한정판 콤보팩 (2disc: 3D+2D) - PET 케이스 / 한국어 더빙 수록
크리스 벅 외 감독, 크리스틴 벨 외 목소리 / 월트디즈니 / 2014년 4월
평점 :
품절


 

겨울왕국-애니메이션 왕국의 새 봄을 그리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 왕국>이

전체 영화로는 열 한번 째,

외국영화로는 <아바타>에 이어 두 번째, 그리고,

애니메이션으로는 최초로

천 만 관객의 영화의 반열에 올랐다.

대한민국에서 천 만 관객 영화가 갖는 의미는

초대박을 의미하며,

영화관에 갈 수 있는 인구의 절반 정도는 관람을 했다는

범국민적인 영화에 등극함을 알리는 것이다.

초반 정치성 짙은 <변호인>의 흥행을 저지할까 두려운

정치적 네티즌의 평점테러에도 불구하고,

SNS를 통한 빠른 입소문과,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의 패러디,

<겨울왕떡국><연아엘사>등이 인기를 얻으며,

예비관객의 관심을 모으고,긍정적인 마케팅 효과로

수그러들었던 <겨울왕국>의 인기를 회복 시키고,

뒷심을 발휘시키며 흥행의 롱런을 기록하게 된 것이다.

묘하게도, 정치적 색깔로

초반 <노 무현> 반대파 네티즌의 평점 테러를 받았던 <변호인>이나,

<노무현>을 옹호했던 네티즌들의

미제국주의 애니메이션이라며 평점 테러를 받았던 <겨울왕국>,

두 영화 모두. 아이러니하게도 천만 관객의 영화가 되었다.

어쩌면, 평점 테러가 관객들의 관심을 끄는

촉매제가 되었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러나, 영화 자체가 졸작이었다면, 이는 가능하지 않았다.

겨울 왕국의 개봉시기도 아이들의 겨울방학과 더불어 적절했고,

이렇다 할 큰 경쟁작이 없던 상영 대진운도 한 몫 거들었다.

또, 스토리 면에서 기존 애니메이션에서 보여주었던

전적으로 남자에게 의존했던

<백설공주> <잠자는 숲 속의 공주>와는 달리,

자신이 타고난 운명을 헤쳐 나가는 독립적이고

주체성이 강한 공주의 캐릭터는

여성의 사회적 지위상승과 더불어 공감대를 넓히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구원해주는 이가 남자가 아닌 형제,

즉, 자매애를 보여주면서,

가족붕괴라는 위태로운 현대 사회에

경각심을 일으키는 효과도 있었다.

음악 역시 대중들이 좋아하는 뮤지컬적 요소에,

후렴구가 확실한 주제가 <Let it go>의 열풍은,

애니메이션은 어린이 영화라는 통념을 깨고,

디즈니 영화를 보고 자랐던 성인관객층의 향수와 더불어

가족영화로 인식되면서,

성인관객층을 끌기에 충분한 요소로 작용한 것이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엘사가 자신의 운명을 더 이상 불편해 하지 않고

머리를 풀며 받아들이는 장면과,

얼어붙은 동생 안나를 자매애로 녹이는 장면을 꼽는 것을 보면,

그 동안 뻔한 스토리와

눈을 속이는 화려한 기술력에 지쳐간 관객들이.

얼마나 새로운 애니메이션을 원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인 것이다.

결국, 옛 향수와 새로움을 적절히 배합한

디즈니의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승리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디즈니를 비롯한

감독 <크리스 벅> <제니퍼 리>의 노력에도 찬사를 보내겠지만,

무엇보다도 이름을 알 수 없는

사운드 총 감독의 뚝심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외국에서도 수많은 제작비를 들여,

흥행을 목적으로 스타들을 영입해 더빙을 시키고,

스타마케팅으로 활용하는 것이 수년간 지속된 애니메이션의 관례였다.

국내에서도 애니메이션 더빙판을

온전히 스타에게 의존하는 것이 실상이었는데,

<겨울왕국>은 이름조차 생소한

<크리스틴 벨(안나 역)> <이디나 멘젤 (엘사 역)>을 과감히 캐스팅,

캐릭터의 성격을 분명히 살리고,

스타에게 가려졌던 작품의 질을 분명히 높인 것이다.

우리 나라 역시 철저한 오디션을 거쳐

스타가 아닌 실력 있는 성우와 뮤지컬 배우를 캐스팅 한 것이

애니메이션 더빙판은 들러리라는 오명을 씻고,

<겨울 왕국>의 더빙판도 인기를 얻으면서

함께 초대박을 터뜨릴 수 있었던 것이다.

어린 안나 역 <윤시영>을 따로 캐스팅하는 등,

우리나라 더빙판도 미국의 뚝심을 본받으려는 노력은 가상했지만,

노래와 더빙 연기를 동시에 연출할 수 있는 사운드 디렉터의 부재로

<소연(엘사 역)>과 <박혜나(엘사 역)>

엘사의 목소리와 노래 부분을 따로 캐스팅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과,

결국 스타 <효린>의 힘을 빌리고자 한

엔딩크레딧에 오점을 남기긴 했지만,

그래도 스타 마케팅을 벗어나고자 한

장족의 몸부림이라 칭찬해주고 싶다.

 

 이젠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과 더빙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어야 할 것이다.

제작비를 건지겠다는 일념으로

캐릭터보다 스타가 먼저 보이는 제작이나 더빙은 자제해야 할 것이다.

오직 스토리와 화면, 노래에 집중해서

영화 자체로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지금 대중들은 원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극적인 안전 제일주의를 버리고,

제대로 된 사운드 총 감독을 발굴해야 할 것이다.

마케팅을 앞세운 <효린>의 <Let it go>보다

입소문으로 인기를 더 얻은 <손승연>의 <Let it go>가

대중들을 매혹시킨 일을,

애니메이션 관계자는 한 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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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씨 2014-03-14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겨울왕국 열풍에 대한 이해하기 쉽고 정확한 해석, 그리고, 우리나라의 애니메이션 문제점을 확실히 알겠습니다.

종로 2014-04-07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음악이 반 이상인데, 더빙도 창작인데 너무 소홀한 느낌의 한국.. 선생님 말씀이 옳습니다

이한 2014-04-16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윗분댓글에 동감!

sad 2016-01-06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더빙판 정말 성의없죠

엔탑 2016-02-23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말 못들어줄 더빙판입니다 감독이 있었을텐데 뭔짓을 했는지

2016-02-27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선생은 남이 못보는 걸 보는 능력을 가졌네 그 능력을 왜 감추고 있나 기본을 볼 줄 아는 사람인데

빠름 2016-04-19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 이만 더 얘기하고 싶어요 만날순 없을까요

헤드 2018-01-31 1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코코으 앞부분은 왜 만들었을까

가희 2018-02-02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러게요 겨울왕국 이미지 손상 되었어

평창 2018-05-23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직도 레젠드 엘사지요

조셉 2019-08-28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와우,. ,영화도 평론도 레젠드네요
 
[수입] 아무르 O.S.T.
타로 (Alexandre Tharaud) 연주 / ERATO / 2012년 11월
평점 :
품절


 

아무르-죽음은 삶의 일부일 뿐,,,

4개

 

 

세계인구의 고령화가 시작되면서, 노인의 질병이나 죽음등,

누구나 거쳐야는 과정에 대한 영화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서양보다는 죽음에 대해 성찰하고 고민한 동양에서는

심심치 않게 노인 문제를 다룬 영화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강풀>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추창민>의 <그대를 사랑합니다>나,

얼마 전 암으로 죽음을 담담히 준비하는 아버지의 여정을 그린

본 다큐멘터리 <마미 스나다>의 <엔딩노트>에서도

비슷한 얘기들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흥미로운 것은,

단지, 이런 노인 문제를

일상의 한 부분으로 인식하는 동양사상과 달리,

쉽게 받아 들이지 못하는 서양 특유의 혼란과 갈등을

<미카엘 하네케>는 섬세하게 잡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많은 경험이 있는 거장답게

곳곳에 숨어있는 의미있는 복선들을 찾아내는 것도

하나의 재미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영화 감독들은 복선에대해

아무 메시지가 없다고 얘기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지만,

이는 마치 같은 그림을 보고도,

다른 해석을 유도하는

유명한 화가의 놀이 같은 것이다.

 

스토리는 아주 단순하고 신파적이다.

30년 넘게 같이 산 노부부에게 다가

노인성 질병과 죽음을 대하는 배우자와 주변 사람들 얘기다.

사실 스토리는 그다지 새로울 것은 없어 보인다.

심지어, <조르주>가 병든 <안느>를 베개로 눌러 죽이는 것까지

우리에겐 그리 충격적이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미카엘 하네케>의 수수께끼 같은 복선들은

영화적 흥미를 일으키기엔 충분하다.

.

영화는 문을 부수고 들어가는 소방관의 등뒤 시선으로 시작된다.

불안하고 흔들리는 핸드헬드 기법은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유려한 카메라 워킹으로

<미드나잇 인 파리>의 촬영 감독 <다리우스 콘지>의 능력을 볼 수 있다.

<안느>의 단아한 시신을 발견하기까지

철저히 봉쇄되어있던 문과 창문은모두 강압적으로 열려 진다.

이는 침입자라기 보다는,

거부해도 소용없는 죽음 같은 강제적인 의미로 보인다.

이어, 콘서트에 간 두 노 부부의 씬에서도,

보통 무대의 주인공을 잡는 컷보다는,

관객을 롱숏으로 잡고,

불현듯 켜지는 환하게 펴지는 조명에서,

죽음과 질병의 문제가 무대 위에 남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맞부딪혀야 하는

거대한 숙제임을 암시한다.

 

갑자기 물을 틀어놓고, 깜박하는 <안느>,

초점 없는 눈으로 앉아, <조르주>를 놀래키며,

곧 자신의 운명에 저항할 수 없는 초라한 인간을 표현한다.

여기서 물의 역할 역시 감독은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다.

<조르주>의 환상 씬에서도 등장했던,

복도의 흥건히 고였던 공포스런 물은

아무리 봉쇄해고 거부해도 스며드는 죽음의 의미를 두고 있는 듯 하다. 또, <조르주>의 죽음을 암시하는 부분에서도

여지없이 부엌의 물소리는 흐르고 있다.

또, 픽스로 걸려있던 풍경화 속에도

죽음을 뜻하는 물은 흐르고 있는 듯이 보인다.

 

, 다른 한가지 영화의 중요한 의미는 방문객이다.

어떤 평론가는 문을 걸어 잠그고

<안느>의 환자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조르주>의 행동에서,

딸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의 방문을

그 들의 평온한 생활에 침입자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실 <조르주>와 <안느>는 방문객을 죽음처럼 거부한다.

그토록 아꼈던 슈베르트 전문 피아니스트 제자에게

베토벤 곡을 부탁하는 그들은,

불편하기 짝이 없는 상황으로

방문객을 끊임없이 내쫓고 있는 것이다.

특히, 느닷없이 집으로 들어온 비둘기에서,

침입자들은 우리 모두가 거부할 수 없는

늙음과 죽음이란 생각을 더 굳히게 된다.

내쫓고, 거부했다가,

나중에는 <조르주>가 비둘기룰 잡아 자유롭게 놓아주기도 하는데.

이는 대부분의 인간들이 거부했던 강압적인 죽음을,

초연하게 자신의 삶의 일부로 받아들여,

죽음을 관리하는 주체가 자신에게 돌아옴을 뜻하는 것이다.

즉, 죽음조차 살아가는 일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조르주> 역시 맨 처음엔 비둘기를 잡기 힘들었지만,

한 번 잡아보니 쉽다 라는 말을 한다.

 

그러면서도, <미카엘 하네케>의 전용물 사디즘은

사랑을 가장하여 곳곳에 보인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물을 먹지 않는, <안느>의 뺨을 때리고,

갑자기 <안느>를 죽이는 것은,

통속적으로 <너무 사랑해>서라기엔 석연치 않다.

아무리 사랑해도,

어쩔 수 없는 자신의 무능력과 자신의 사랑에 따르지 않는 분노로,

나약한 인간의 폭력성을 보여주는 듯하다.

자신의 사랑의 방식에 따르지 않는

<안느>에 대한 이기심 아니었을까?

이는 새로 온 간병사가 <안느>의 머리를 빗기면서,

<예쁘지 않냐>며 나름대로 사랑을 쏟지만,

<안느>는 이를 힘들어하고, 심지어 폭력으로 보여지기도 한다.

결국, 사람이 사람을 완전히 이해하는 것은 불가하며,

사랑의 이기심은 마치 죽음과 같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완전한 사랑을 가장한 이기적인 자기애가

사랑이라고 착각하는지도 모르는 것이다.

이는 팁을 얻기 위해 간병하는 <조르주>를 칭찬하는 방문인이나,

딸 <에바>가 병문안을 와서도

자신의 <경제적 문제>나 <부부 문제> 넋두리를 늘어 놓는 것에도

사랑이라는 것이 얼마나 이기적임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아무르>, 불어로 <사랑해>라는 아주 단순한 의미지만,

<미카엘 하네케>에게

2009년 <하얀 리본>에 이어

2012년 제 65회 칸 영화제에서 두 번째 <황금 종려상>을 안겨준 것은,

<미카엘 하네케> 영화적 성향의 반전으로,

관객을 깜짝 놀라게 했기 때문이다.

이는 이미 관객이 잘 아는 거장만이 지닌 특권이기도 한데,

그의 전작,

<퍼니게임(1997)><피아니스트(2001)>등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는 일상에 만연하게 내재되어있던

인간의 폭력성과 잔혹성을 표현함으로써

영화계의 사디스트로 불려왔던 감독이다.

이런 <미카엘 하네케> 감독이

과거 불란서 문화원에서 불편한 의자에서 봄직한

잔잔한 정통 프랑스 예술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유럽 영화계에서는 반갑고 놀라운 일이었을 것이다.

 

더군다나, 아직도 프랑스 영화의 최대 로맨스라는 일컫는

<남과여(1966)>의 남자 주인공 <장 루이 트래티냥>을

주인공으로 앞세움으로써,

이 영화의 따뜻한 성격을 배우와 유기적으로 연결시키는

영악한 기지마저 발휘했다.

또, 어떠한 애드립이나 즉흥연기를 허락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작품을 독단적으로 이끄는 그의 연출 성향이,

세월의 두께를 더한 82세의 <장 루이 트랭티냥>과

85세의 <에마뉘엘 리바>의 담담하고 초연한 연기와 맞물려.

배역 <조르주>와 <안느>를,

격한 감정의 기복 없이 거의 리얼리티에 가깝게 표현해냈다.

이런 앙상블은 조연에까지 영향을 미쳐

<홍상수>감독의 <다른 나라에서>의 출연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딸 에바역의 <이자벨 위페르>는 물론,

연기 경험이 전혀 없을 것 같은 제자 역의

실제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로 타로>까지,

거장다운 연출로 과장되지 않은

진정성 있는 연기로 영화의 질을 높였다,

특히 <에마뉘엘 리바>는

<영국 아카데미> <전미 비평가협회>등

유명 영화제의 여우 주연상을 수상하며,

올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도 여우 주연상 후보로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칸느 영회제 특성상,

 <황금 종려상>을 탄 작품에서

     연기상을 탈 수 없었던 것에 어느 정도 보상을 받고 있는 것이다.

 

<미카엘 하네케>의 부모의 집을

그대로 재현한 아파트에서만 이뤄지는 이 영화는

어떻게 보면, 제대로 된 음악 하나 없어,

팝콘도 소리 날까 두려워 먹지 못할 만큼

숨죽이며 봐야 하는, 지루하고 답답한 영화일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 나라 독립 영화 정도의 제작비일 것 같은,

이 작은 영화에 이토록 매료되는 것은, 바로 진정성이다.

모든 배우들의 덜하지도, 더하지도 않은 연기와,

아무렇지도 않듯, 참으로 얌전한 카메라 워킹,

화려하지 않은 연출력이

마치 논픽션의 감동으로 다가와

다시 돌아보게 만들기 때문이다.

 

누구나 죽는 것도 알고 있지만,

죽음을 준비하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사랑하는 이에 대한 사랑으로,

죽음의 공포와 슬픔을 극복할 수 있을까?

그 해답을 던져주지는 못하지만,

잊고 있었던 숙제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영화임에는 틀림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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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2015-06-30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어려운 영화가 한번에 이해가 되네요 해설을 참 쉽고 감동있게 하십니다

sad 2016-01-06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어려운 영화는 질색이었는데 이제 이혁준 덕에 도전해봐야겠어요

엔탑 2016-02-23 1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피하고 싶은 얘기지만 이혁준님이 추천한다면 눈물을 참고 보겟습니다

맥스 2016-10-04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래요 이혁준님이 추천하니 눈물을 참아보죠

평창 2018-05-23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인생영화중 하나인데 반갑네요

조셉 2019-08-28 1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무르 아무르 아무르 좋은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O.S.T.
김준성 외 작곡 /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Stone Music Ent.) / 2012년 10월
평점 :
품절


광해, 왕이 된 남자 – 광해는 없고, 왕의 남자 약간, 하선만 있다.

-별 4개

 

감독 <추 창민>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그가 얼마나 다양한 영화장르에 도전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데뷔작 코미디 <마파도(2005)>,

멜로물 <사랑을 놓치다 (2006)>,

가족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2010)>,

그리고, 사극<광해, 왕이 된 남자(2012)>까지,

겹쳐지는 장르가 없다.

그만큼 자기 안에 있는 많은 깜냥을 모두 쏟아내 표현하려는

감독의 의지가 돋보이는 것이다.

<광해, 왕이 된 남자>는

그 동안 감독 <추 창민>이 영화를 찍으면서

많은 시행착오로 숙달된 여러 가지의 코드들이

집대성된 영화다.

스토리의 흡입력이라던가, 편집의 묘미,

어색하지 않을 정도의 유머코드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 창민>의 영화에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함께 사는 세상이 공통적으로 그려져 있다.

 

우리가 <연산군>과 더불어 폭군으로 기억하는 <광해군> 역시,

역사가 흐르면서, 시대가 만들어낸,

어쩔 수 없는 나약한 인간적인 면을 재조명하기 시작했다.

원래는 성선설(性善說)에 입각한 사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이들 사이에서

신경쇠약으로 시달릴 수 밖에 없는 한 인간으로서의 애잔함이,

영화 초반에 화면을 뒤덮는다.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이 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2005)>와 비교되는데,

같은 사극이라는 점,

그리고, 시대가 폭정시대였던 <연산군>과 <광해군> 시대라는 점,

심지어, 제목에 <남자>, <왕>이 들어가며, 그 필체마저 비슷하며,

포스터의 구도 역시 비슷하다.

선배 감독의 오마쥬인지는 모르겠으나,

초반, <하선(이 병헌)>의 놀이에서도

<왕의 남자>의 <장생(감 우성)>의 놀이를 연상케 하는데,

아무래도 <왕의 남자>를 넘지 못하는

실망스런 해학과 채색, 카메라 워킹이었다.

 

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전개되는, 탄탄한 시나리오의 힘과,

<이 병헌>의 어깨에 힘을 뺀 소탈하고, 사실적인 연기가,

완벽하게 <하선>과 빙의 되면서,

마라톤의 전력질주인 마지막 구간처럼

영화는 힘을 발휘하게 된다.

사실, 국내보다는 외국에서

액션 배우로 인정 받고 있는 <이 병헌>의 경우,

그 동안 보여주었던 캐릭터들이

모두 눈에 힘을 주고 크게 떠야 하는 <광해>의 이미지였지만,

영화의 70%이상 차지하는 <광해>의 대타, 서민 <하선>의 연기가,

배우 <이 병헌>의 새로운 연기력에 대한 재발견을 하면서,

그의 전에 없던 의외의 매력에 도취되어 버리는 것이다.

거기에 자칫하면 무겁고 정치적일 수 있는 주제를

<매화틀>사건이라던가, 중전에게 보내는 수필 편지,

정적(政敵)에게 <엿 드시오>라는 귀여운 유머코드로,

영화의 중압감을 해제하는 영악함도 놓치지 않았다.

<하선>이 가짜 왕인 것을 알면서도,

차차 그의 인간적인 면에 푹 빠져버린 주위 사람들은,

왕이라면 <하선>과 같아야 한다 라고 생각하는 전개 과정도

무리 없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기미나인 <사월이(심은경)>에게

일부러 음식을 남겨주는 에피소드,

<중전(한효주)>의 오빠를 무대포로 살려주는 일,

또, <도부장(김 인권)>의 잘못을 용서하는 장면,

<조 내관(장광)>의 내시가 되는 과정을

비밀리에 들으며 킬킬거리는 왕은

충분히 매력이 넘치는 왕이었던 것이다.

우직했던 <허균(류승용)>마저,

 <하선>을 왕으로 세우려는 역모의 마음을 갖게 하는

진정한 왕의 모습을

<이병헌>과 연기자들은, 오버하지 않고,

차분하고 순수하게 풀어나가,

 영화의 흡입력을 한껏 높이는데 기여했다.

또, 저마다의 역할에 충실한 조연,

그 중에서도 <허균 (류승룡)>과 <조 내관(장광)>의 연기는

<이 병헌>을 연기하는 왕이 아닌,

진짜 왕처럼 보이는데 일조한 것이다.

 

하지만, 왕대신 죽는 <사월이(심은경)>의 비중이

<하선>의 분노를 폭발시키는 모티브이면서도, 너무 낮아

설득력이 뒤떨어지며,

영화의 아름다움을 담당해야 할 <중전(한효주)>가

폼을 잡을 장면이 단 한 장면도 없다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하선>을 죽이라는 명을 어기고,

대신 죽어가는 충정의 아이콘, <도부장(김인권)>도,  

<하선>에게 용서를 받고 우는 장면은 아예 삭제해도 될,

영화의 걸림돌이었다.

코믹에 관심이 많은 감독의 욕심이 부른

참사라고 표현하고 싶다.

 

묘하게 대통령 선거와 맞물려

관객 천만을 넘은 <광해, 왕이 된 남자>.

   <허 균>의 대사처럼 <백성을 하늘처럼 섬기는 왕>,

   또 <하선>의

   <나에겐 사대의 예보다 내 백성의 목숨이

   백 곱절, 천 곱절 더 중요하다>는 말처럼,

  <박 근혜> <문재인><안철수>등,

  대선 주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천만이라는 숫자로 대신 한 건 아닐까?

  12월에 <허균>처럼 <하선>에게 두 손을 모아 인사 할 수 있는

  대통령을 만나고 싶은 욕망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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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팡 2012-10-26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판단을 할 수 있게 해주는 평이네요

24 2016-01-05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도저히 멈출수가 없습니다 님의 평론은 정말 새롭습니다

엔탑 2016-02-23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어디서도 보지 못했던 영화평입니다

맥스 2016-10-04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명절 특집극 같은 영화

포텐 2017-12-30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시기를 잘 탄 영화

가희 2018-02-02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병헌 연기력은 좋지만 영 인간성이 좀

평창 2018-05-23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병헌 뭐하나?

바운드 2019-08-16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시기 잘 탄 영화
 
[수입] Audiophile Male Voice 2 [HECM Super Mastering]
레너드 코헨 (Leonard Cohen) 외 노래 / MF-Music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우리도 사랑일까? –제목으로 유인한 유쾌한 속임수

-4개

 

어느 나라든, 영화의 주제가 일단 <사랑>이면

안정권에 든 흥행을 예상할 수 있다고 한다.

다양한 문화의 차이, 사람들 각각의 생각 차이에도 불구하고,

사랑이란 감정은 어떤 모양을 하고 있든 간에

공감대를 형성하는 최고의 모티브이기 때문이다.

근래에 들어, 사람간의 미묘한 감정을 앞세운 영화 중에는,

여성감독들의 섬세하고 뛰어난 통찰력이 돋보이는

여성 영화 감독의 진출이 돋보인다.

극렬한 사랑을 그렸던

호주 영화 <피아노(1993)>의 <제인 캠피온> 이후,

한동안 뜸했던 여성 영화감독들이,

<윈터스 본(2010)>의 <데브라 그래닉>

<인어베러월드(2011)>의 <수잔 비에르>,

<케빈에 대하여(2011)>의 <린 램지>등,

굳이 여성감독의 영화를 찾지 않아도,

쉽게 여성감독의 영화를 접할 수 있을 만큼,

발군의 실력을 가진 많은 여성감독들이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성이라는 그룹핑으로 나누고 싶진 않지만,

그 녀들의 영화에는 한꺼번에 숨통을 조여오는 긴장감대신,

여성 특유의 아기자기한 감정의 조여옴이

심장 여기 저기를 꼬집는다.

이제 두 번 째 영화이고,

겨우 34살의 <사라 폴리>의 <우리도 사랑일까?>는

영화내내 여성만이 우월하게 갖고 있는 사랑의 자극들이,

완벽하게 완성되어 있는 영화다.

 

<사라 폴리>의 전작 <어웨이 프럼 허>에서도,

치매 걸린 아내의 새로운 사랑을 지켜보는 남편의 심리가,

독특한 소재만큼이나 대중에게 감동을 선사해주었다.

<어웨이 프럼 허>가 소재의 독특함이었다면,

<우리도 사랑일까?>는

대다수가 느끼는 <경계성 불안 장애>의 심리상태의 일반적인 소재를,

독 자신의 개성 있는 분석과 표현으로,

소재를 넘어선 영화의 독특함을 만들어 낸 것이다. 

 

남편(세스로건)의 사랑을 듬뿍 받고 사는 <마고(미셀 윌리엄스)>는

부러울것 없어 보이는 결혼 5년차의 프리랜서 작가이다.

불현듯 찾아온 인력거꾼<대니얼(루크버거)>과 사랑에 빠지지만,

현재의 안일한 행복도 놓치기 어려운 문제인 것이다.

<사라 폴리>는 이런 <마고>의 심리를

영화적으로 의 완벽하게 계산해서 배치해 놓았다.

 

대사의 마술 측면에서 보면,

첫 장면에서 지루하게 남편과 TV를 보는 장면이,

나중에는 새로운 사람과도 같은 모습으로 TV를 보는 장면을 더해,

<현재의 중요성>에 대한 영화의 주제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각인 시키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그냥 흘려버릴 수 있는 TV속에서 나오는 대사인데,

<어제 지진으로 가장 사람들이 한 말은 (너도 느꼈니?)>라는 말이라던가,   업무로 전화 통화를 하면서

남편이 <네, 언제든 기다릴 수 있어요>라는 말은,

<마고>의 진부한 심리상태와,

남편의 사랑을 대신해서 보여준 영악한 대사인 것이다.

또, 공항에서 <대니얼(루크 커버)>와 택시를 동승하고 내릴 때,

뜬금없이 <나 결혼했어요>라는 <마고>의 말은,

마치 <당신을 사랑하고 있어요>라는

반전의 뜻을 내포하고 있는 대사이며,

이외에도 결혼기념일

레스토랑에서 대화를 하자는 <마고>의 말에

<같이 사는데 무슨 대화냐?>는 남편의 대답이던가,

공항 공황장애를 약하게 앓고 있는

<마고>의 <사이에 끼어있는 것이 두렵다>라는 말은,

장난과 키스를 동시에 하는 남편에게

<두 가지 중 하나만 하라>는 <마고>의 불안함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대상이다. 

그리고 남편에게 돌아오려는 <마고>에게

<살면서 절대 잊혀지지 않는 것이 있다>라는 남편의 말은

사랑보다 아픔이 더 커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복선적인 대답이며,

영화의 주제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알코올중독자 올케의

<세상엔 빈틈이 많지만,

미친 사람처럼 그 틈을 다 메우고 살지 않는다>라는 대사는,

<사라 폴리>가 대사 하나 하나에도,

얼마나 힘을 실어 반짝이게 했는가에 대해

분명히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대부분의 여성 감독이

자신의 능력을 스토리 텔링의 대사로 끌어가는 것은

이젠 보편적인 일이 되었다.

하지만, <사라 폴리>의 경우엔,

대사와 함께 잘 계산된 화려한 장면으로

그 녀의 감독 역량 역시 여실히 보여준다.

첫 장면에서 지루해 하던 <마고>의 주방 장면은,

불안하게 포커스 아웃으로 보이는 남편의 실루엣이

사실은 새로운 사랑이었다는 카메라 워킹이나,

남편과 싸우고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사랑 고백을 하던 장면에서도

확연히 다른 사운드로,

이들의 사랑 사이에는

벽 같지 않은 벽이 가로막혀 있음을 시사하고도 있다.

또, 이별을 고백한 <마고>의 말에,

마치 인터뷰를 하듯,

같은 사이즈로 뚝뚝 끊기는 남편의 장면은,

감독으로서의 과감한 시도도 엿볼 수 있으며,

<대니얼>과 만나 춤추는 듯 수영을 하는 수영장 장면,

<Video Kill Me Radio Star>가 번쩍거리듯 들리며,

<마고>의 현실과 이상에 대한 <경계성 불안장애>를 표현한

놀이기구 <스크램블>장면,

아무 생각 없이 운동을 해도

뒤에 언뜻언뜻 걸리는 <대니얼>과의 만남의 장소,

인력거를 타고 가면서

그리 매력적이지 않은 <대니얼>의 팔과, 어깨에 꽂히는

<마고>의 시선들이,

숨 막히도록 빈틈을 전혀 보여주고 있지 않은 것이다.

그 중의 압권은 세월의 몽타쥬를 보여주는 새로운 사랑,

<대니얼>의 생활 장면이다.

앞서, 보여주었던 놀이기구 <스크램블>과

<수영장>의 장면 같이 라운드 팬으로 돌면서,

맨 처음의 설렘과 어쩔 수 없이

최고의 사랑이 식어가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더욱이 캐나다의 음유시인

<레오나드 코헨>의 <Take This Waltz>의 음악과

절묘하게 매치되면서,

영화사에 남을 몇 안 되는 몽타쥬 기법이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이다.

 

근래에 보기 드문, 영화 관계자들이 좋아할 만한 잘 짜여진 영화

<우리도 사랑일까?>.

감독의 노력과 고심이 곳곳에서 빛을 발하지만,

너무나도 잘 짜여져 있기에

왠지 답답한 느낌도 살짝 드는 것도 사실이다.

너무 많은 것을 곳곳에 숨겨놓고,

숨은 그림 찾기를 하라는 감독의 재미가,

즐거움을 넘어서 강압처럼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

특히 알코올중독자 올케가 딸을 위해 사온

마지막 선물 병아리도 <닭과 달걀의 관계>처럼

<돌고 도는 세상의 이치>라는 영화의 주제에 부합하지만,

대중으로 하여금 너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우리도 사랑일까?>의 원제는 <Take This Waltz>이다.

왈츠라는 특성상, 돌고 돌아 제자리에 오는 춤이라는 점,

또 이 노래에 가사에 있듯

<지금 이 순간이 당신 꺼 예요, 다 그 곳에 있어요>라는 것은,

사람들의 현재에 대한 불만을 해결하려 하면,

다시 같은 불만이 생기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정반합>이론처럼,

<현재의 중요성>에 대해서 단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어쩌면 동화 <치르치르>의 <파랑새>같은 주제의

어른 동화일지도 모른다.

<우리도 사랑일까?>라는 제목 때문에,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로 영화를 보러 간 이들이 많을 것이다.

제목과는 별 상관없는 영화의 주제와 무게지만,

제목에 속았다는 것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영화다.

그러면서도 참으로 부러운 것은

여성 감독이라는 애드밴티지를  얻지 않아도,

당당하게 감독의 역량으로만 겨루는 여성 감독이,

왜 아직 대한민국에는 없는지, 약간은 속상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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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2014-04-25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혁준 평론가님의 글을 보면 영화를 보는데 도움이 됩니다. 이 영화는 꼭 보고 싶네요

24 2016-01-05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님이 추천하니 챙겨 보겠습니다

2016-02-27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의 영화까지 살뜰하게 보살피는 마음이 좋다는 거지

맥스 2016-10-04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드뎌 본 영화가 있네요 깔끔하고 생각이 많아진 영화

가희 2018-02-02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날로 깊어지는 연기 미쉘 윌리엄스

평창 2018-05-23 1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것도 찾아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