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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아이들, 새하얀 마음, 수고양이 무어의 인생관, 국경시장, 세상 끝 아케이드


우리 동네 아이들 (1959)







나지브 마흐푸즈 (1911-2006)
민음사, 배혜경 역
2015.02.09. 출간






다양한 매체를 통해 기독교 문화에 익숙해져 있는 나로서는(나의 종교가 기독교인것은 아니다) 성경의 내용이나 기독교의 역사에 관해서는 비교적 익숙하지만 이슬람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거의 전무하다. 서로에 대한 이해 부족이 편견과 차별을 만드는 법. 나 역시 뉴스에 비춰지는 IS의 잔혹함을 이슬람을 대표하는 이미지라 착각하고 있어 왔는지도 모르겠다. '이 한 권으로 이슬람을 이해하겠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이슬람을 이해하기 위한 첫 걸음을 이슬람과 타 종교의 갈등의 역사를 다룬 이 책으로 시작하고 싶다.

새하얀 마음 (1992)






하비에르 마리아스 (1951- )

문학과지성사, 김상유 역

2015.02.09. 출간






많은 이들이 이 위대한 작가 세르반테스와 셰익스피어가 합쳐진 작품이 바로 하비에르 마리아스의 작품이라고 말한다.

시사/상식/종합 > 해외저자사전


셰익스피어+세르반테스라고? 작가 소개부터 굉장히 흥미롭다. 심지어 신혼여행에서 갓 돌아온 신부가 신혼여행 가방을 채 풀기도 전에 아무런 연유도 없이 관자머리에 권총을 쏘아 자살을 감행하는 쇼킹한 장면으로 시작되는 소설 도입부도 굉장히 매력적이다. 이렇게 흥미로운 내용임에도 포털에 걸린 책 소개가 텅텅 비었다니! 내가 다 아쉬울 지경이다. 그래서 한 문학평론가가 2005년에 쓴 칼럼에서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찾아왔다. http://www.fnnews.com/news/200508311337519848

『새하얀 마음』이라는 책 제목은 셰익스피어의 『맥베스』 2막2장에서 인용한 것으로, 국왕의 살해를 도모한 맥베스의 부인이 말하는 ‘나의 두 손은 너의 손과 마찬가지로 피로 얼룩져 있지만, 나의 마음은 너무도 하얀 것이 부끄럽기만 하네’라는 문구에서 가져온 것이다. 이 책은 하루 아침에 마리아스를 생존 스페인 작가 중 가장 많이 읽히는 작가로 만들었다고 한다. 


수고양이 무어의 인생관 (양장) (1821)






에른스트 테오도르 아마데우스 호프만 (1776-1822)
문학동네, 박은경 역
2015.02.10. 출간

E.T.A 호프만(1776~1822)은 환상적인 작품 세계로 유명한 독일 낭만주의 시대의 대표 작가로 1776년에 옛 프로이센의 쾨니히스베르크에서 태어나 법학을 전공했고, 프로이센 법률관을 지냈다. 그 뒤 음악에 열중하여 밤베르크에서 악단 지휘자로 일하며 음악가로서의 평판도 쌓아 나갔다. 1806년 베를린으로 이주하여 숨을 거두기 전까지 8년 동안, 호프만은 예술가로서 화려한 시절을 보냈다. 낮에는 법관으로 일하고 밤에는 글 쓰는 일에 몰두하는 ‘이중생활’을 영위하여 ‘도깨비 호프만’, ‘밤의 호프만’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고, 당대 낭만주의 작가들과 함께 ‘제라피온 형제들’이란 모임을 만들어 예술에 대해 논하곤 했다.

시사/상식/종합 > 해외저자사전


음악가이자 법관이자 작가라니 정말 매력적인 사람인듯하다. 이 책을 선택한 첫번째 이유는 작가에 대한 흥미이고 두번째 이유는 책 내용에 대한 설명이 지금 읽고 있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와 너무 유사한 듯 보였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쓰인,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한 이 두 책을 비교해보고 싶었다. 인간을 하찮게 본다(?)는 기본 설정은 비슷한 듯 한데,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양이에 대해 이런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국경시장 (2015)





김성중 (1975- )

문학동네

2015.02.25. 출간







처음보는 작가임에도 이 소설을 읽고 싶어진 것은 얼핏 읽은 작가의 말이 정말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작가의 말을 이렇게 재미있게 쓸 수 있다면 소설도 충분히 재미있을 듯하다.


세상 끝 아케이드 (2012)






오가와 요코 (1962- )

현대문학, 권영주 역

2015.02.28. 출간






다른 분의 2월 신간 리스트를 보다가 발견한 책. 일본 소설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책 소개를 보니 내가 틀림없이 좋아할 법한 소설이라는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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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식사가 끝난 뒤
함정임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3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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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대지
생텍쥐페리 지음, 허희정 옮김, 윌리엄 리스 해설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15년 3월
7,700원 → 6,930원(10%할인) / 마일리지 38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4월 23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5년 04월 06일에 저장

익사 (무선)
오에 겐자부로 지음, 박유하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3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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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3월 22일에 저장

단지 유령일 뿐
유디트 헤르만 지음, 박양규 옮김 / 민음사 / 2015년 3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2015년 03월 15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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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
파트릭 모디아노 지음, 권수연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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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간은 기억을 깨운다. 평소 공부하는 환경을 시험 보는 장소와 유사하게 만들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장소가 기억을 인출하는데 효과적인 단서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심리학 이론을 차치하더라도 누구나 한 번 쯤 어린 시절에 자주 방문했던 곳에서 평소에는 생각도 하지 않았던 옛 추억들이 떠오르는 경험을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추억과 향수를 테마로 한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서 주인공 제로의 전성기(?)를 되살리는 데 가장 중요했던 것이 바로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그 자체였던 것도 이러한 기억의 특성을 반영한다. ……후략


   2015년에는 분석적이고 이성적인 글쓰기를 하겠다 다짐하고는 『지평』에 대해 위와 같은 내용으로 시작하는 서평을 작성했었다. 하지만 내게 이 소설은 이런 방법으로 접근할 수 없는 소설이었기 때문에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쓰고자 마음 먹었다.


   1월의 다른 신간이었던 『플래너리 오코너』를 읽으면서는 등장인물의 모순적인 행동을 보며 스스로를 반성하기도 하고 현재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사건·사고들과 매치시키기도 했다. 그리고 이런 태도는 『지평』을 읽을 때와는 아주 다른 것이었다. 『지평』은 『플래너리 오코너』를 비롯한 다른 소설과는 달리 지적 만족감으로 혼자 뿌듯해하며 읽은 것도, 휘몰아치는 스토리에 푹 빠져 뒷 내용을 좇듯이 읽어내려간 것도 아니었다. 마치 내가 어린 시절에 썼던 일기장을 읽으며 추억에 잠기듯, 내가 겪은 적 없는 일과 본 적 없는 인물(심지어는 실존하지도 않는 인물)에 대한 회상에 빠졌다. 내 과거, 내 추억을 회상하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기억의 흐름에 몸을 맡겼다. 우리 모두가 옛 일을 추억할 때면 늘상 그렇듯, 특정 사건에 대한 생각을 하다가도 아주 가는 실로 연결된 다른 생각으로 삼천포 빠지듯하는 이 소설의 전개가 이런 기분을 들게 만들었다. 내가 주인공이었다면 어땠을까, 감정이입하기 보다 꿈 속에서 남의 이야기를 보듯 몽롱한 기분에 빠져 둥둥 뜬 기분으로 읽었다. 덕분에 책을 읽으며 상상되는 장면들은 다른 때와는 달리 뿌연 연기 속에 어렴풋하게 그려졌고 읽다가 나만의 추억에 빠져 다른 생각을 한 것도 수차례였다. 


   그간 읽으면서 나를 각성시키고 분노하게 만드는 책들에 희열을 느끼고 그런 책들을 일부러 찾아 읽어왔는데 이와는 다른 책읽기가 주는 즐거움도 내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책 속에 빠져든다기 보다는 지금 읽는 이 '책을 읽는 즐거움'에 빠져드는 기분이었다. 뻔하고 진부한 표현이지만 읽는 내내 마음이 편안했고 치유되는 느낌을 받았다. 내로라하는 고전소설이거나 어딘가에 써먹을 수 있는 사회과학·인문학 관련 도서가 아니고서는 책을 읽는 것조차 사치처럼 느껴지는 취업준비생이지만 가끔은 이런 책을 읽는 행복을 누려야 겠다. 지식의 축적이 책을 읽는 유일한 이유는 아니다. 






   주말 오전에 햇살을 받으며 침대 위에 앉아 반쯤 몽롱한 기운으로 읽어내려가는 소설의 즐거움. 그저 사람들의 투표로 뽑힌 것 뿐인데 이번 1월의 신간으로 선정된 책 두 권이 완전히 다른 느낌을 주어서 흥미롭기도 하고 색다르기도 하다. 다음 주말엔 파트릭 모디아노의 다른 소설을 읽어보고 싶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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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너리 오코너 - 오르는 것은 모두 한데 모인다 외 30편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12
플래너리 오코너 지음, 고정아 옮김 / 현대문학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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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하는 말 중에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우리가 관심을 갖고 의미를 부여하는 다름이 따로 있다는 점에서 다름역시 차별의 산물이다



나와 남을 다르다고 규정짓는 기준은 확정적이고 절대 불변하는 만고의 진리가 아니다. 차이의 기준은 언제나 모호하고 시대적, 장소적 상황에 따라 유동적인 것이기에 다름을 인정하는 것 역시 차별적 사고에서 기인한 것이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차별을 지양하고 차이를 인정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차이를 발견하고 인정하는 것 자체가 차별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플래너리 오코너의 소설 속 합리주의자들이 결코 정의롭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줄리언(오르는 것은 모두 한데 모인다)이나 레이버(이발사)는 인종차별을 반대한다고 주장하지만 그들 주위의 다른 인종차별자들과 다름없이 피부색의 차이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레이버는 조지가 흑인이라는 이유로 자신의 편을 들 것이라 단정하고, 조지에게 인정받기 위해 조지가 이해할 수 있는언어로 자신의 주장을 펼치려 애쓴다. 줄리언이 깜둥이 친구를 사귀는 데 실패한 것도 당연하다(p556). 줄리언의 어머니는 백인으로서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검은 피부를 가진 사람들을 배척했고, 줄리언은 자신의 도덕적 우월성을 증명하기 위해 일부러 검은 피부를 가진 사람들과 친분을 가지려 했다. 결국 이들에게 흑인은 자신의 무언가를 증명하기 위한 나와는 다른’ 존재이자 도구일 뿐이다.



「오르는 것은 모두 한데 모인다」中


아이러니한 것은 이 책의 소설 속 인물들이 상대에 따라필요에 따라 다름을 강조하기도, ‘같음을 강조하기도 한다는 것이다농장의 주인인 매킨타이어 부인(추방자)은 흑인 노동자와 백인 노동자 혹은 백인 추방자를 소작농으로 한데 묶어 이야기하다가도(“나한테 있는 건 온통 허섭스레기뿐이야!” p276) 백인으로서의 정체성에 위협이 가해지면 그들 간의 계급적 차이를 강조한다(“그 검둥이가 유럽 출신 백인 여자를 아내로 삼는 건 절대 안 돼.” p302). 그리고 이렇듯 백인이라는 계급으로 묶이던 추방자는 국가라는 프레임이 가동하게 되면 흑인 노동자들에게 마저 소외당한다(“(란드남자요폴은 여기하고는 달라요일하는 방식이 달라요.” p293, “판사님은 익숙한 악마가 모르는 악마보다 낫다고 말씀하셨죠.” p295 이 두 문장 모두 '폴 남자'와 함께 일하는 흑인 노인 애스터가 한 말로 모르는 악마는 '폴 남자'를 의미한다.)반면 같은 소작농임에도 쇼틀리 부부는 그들이 매킨타이어 부인과 '같고' 흑인 및 추방자와는 '다른' 미국국적의 백인이라는 인식을 가진다. 이렇게 플래너리 오코너가 다루는 인물들은 상층계급과의 같음’, 그리고 하층계급(혹은 본인의 기준에서 자신보다 열등하다고 분류되는 사람들)과의 다름을 강조함으로써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한다.



나는 어떤 상황에서 같음을 강조하고 다름을 부각시키는가. 나 역시 무의식적으로 이러한 과정을 통해 나의 자존심을 지켜온 것은 아니었을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나만의 '다름'을 찾는 차별화가 가장 효과적인 무기다. 그러나 '같음'을 찾아 연대한다면 자본주의의 문제를 보완하는 데 효과적인 무기가 될 것이다. 인생이란 다 제 잘난 맛에 사는 것이라지만 내가 잘났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굳이 다른 사람의 부족함을 강조할 필요는 없다. 나는 그 자체로 소중하고 그들 역시 나만큼이나 소중한, 나와 다를 바 없는존재이기 때문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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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브러더, 웰컴삼바, 라운드하우스, 저물녘의 황홀, 뿌리이야기

빅 브러더 (2013)



라이오넬 슈라이버 (1957.05.18. - ) Lionel Shriver 

알에이치코리아(RHK), 박아람 역

2015.01.30. 출간








웰컴, 삼바 (2011)



델핀 쿨랭 (1972 - ) Delphine Coulin

열린책들, 이상해 역

2015.01.30. 출간









라운드 하우스 (2012)



루이스 어드리크 (1954.06.07. - ) Louise Erdrich

문학동네, 정연희 역

2015.01.26. 출간









저물녘의 황홀



박완서 외 14명

문학세계사

2015.01.15. 출간








뿌리 이야기



김숨 외 7명

문학사상사

2015.01.23. 출간









 최근 플래너리 오코너의 단편선집을 읽으면서 단편과는 또 다른 느낌인 장편 소설을 읽고 싶은 욕망이 치솟고 있다. 그래서 더더욱 주목 신간을 장편에 치우쳐 고르게 된 것 같다(원래 단편보다 장편을 선호하기도 한다). 다음은 내가 선택한 다섯 권의 신간 중 선택한 이유가 명확한 세 권이다.


 가장 먼저 눈에 띈 소설은 『빅브러더』였다. 라이오넬 슈라이버의 전작을 원작으로 한 영화 <케빈에 대하여(2011)>를 흥미롭게 보았고 이 작품이 내가 쉽게 지나쳤던 문제에 대해 여러모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주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책 소개를 보니 이번엔 '비만'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다고 한다. 비만에서 사회적인 원인을 빼놓을 수 없음에도 사람들은 손쉽게 비만을 절대적으로 개인적인 문제 ㅡ 뚱뚱한 사람을 '자기관리'에 실패한 사람으로 간주하는 것처럼 ㅡ 라 생각한다. 그리고 비만이 개인적인 것으로 환원될 때, 비만한 사람들은 우리가 비난해도 되는, 게으른 존재로 전락한다. 전작에서 사회·문화적으로 당연시 하는 '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작가가 이번에는 비만에 대해 어떠한 문제제기를 할 지 매우 궁금하다. 


 델핀 쿨랭의 『웰컴, 삼바』는 최근 프랑스 모습과 맞물려 더욱 내 시선을 끌었다. 주간지 <샤를리 엡도>의 풍자 만평을 시작으로 프랑스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은 '똘레랑스의 나라'라는 명성이 무색하게도 무슬림의 추방을 주장하는 극우 세력의 득세로 이어지고 있다. 무슬림 뿐 아니라 프랑스는 로마(집시)들에게도 냉혹하다. 프랑스는 매년 수천명의 로마(집시)들을 추방하고 있고, 지난 달에는 납세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유아돌연사증후군으로 사망한 생후 2개월 된 아기가 묘지 안장을 거부 당했다. 결국 이 아이는 열흘만에 이웃마을의 공동묘지에 매장되었지만, 이들 사건은 관용의 나라로 알려진 프랑스의 맨 얼굴을 보여준다. 우리나라 역시 사회 속 타자들에 대해 냉정한 것은 마찬가지다. 다문화 가족,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사회적 멸시는 물론 언론에서조차 범죄자가 '조선족'임을 강조함으로써 독자들에게 타자에 대한 분노를 유발시킨다. 때문에 지금 우리 사회의 현상들과 뗄레야 뗄 수 없는 이 문제적 소설을 선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원주민 여성들의 삶과 원주민 보호구역의 법적 관할권 문제를 다루고 있는 루이스 어드리크의 『라운드 하우스』 역시 흥미가 간다. 여성인권 문제를 다룬 텍스트에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사회에서 사회적 약자인 '원주민'임과 동시에 성적 약자인 '여성'인 이들이 겪는 고통이란 어떨까. 원주민 어머니를 둔 여성 작가이기에 이 소설 속 이야기는 일정 부분 자전적 이야기이기도 할 것이라 추측된다. 이러한 이유로 더 깊이 있는 서술이 가능했을 이 소설을 나는 더 기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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