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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1학년 엄마 1학년 - 정서지능부터 공부 태도까지 초등학교 1학년 심리 교과서
이호분.남정희 지음 / 길벗 / 201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병아리빛 표지가 1학년을 떠올리게 하는 책...처음엔 술술 읽히리라 생각하며 책을 펼쳤다.
첫 페이지,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초등학교는 꽤 상세하게 나와있고, 그 곳에서 해야 할 행동이나 하는 일 등이 나와있어서 학교에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아이에게는 유용하게 쓰일것 같다.
쉽게 읽힐거 같아 무방비로 몇 줄 읽다가 그만 필통을 찾아들었다. 이건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이야기들이 너무 많은것이다.연피를 들고 밑줄 그으며 읽기 시작~
(우선, 1학년 부모나 아이로 국한짓지 않아도 좋을 이야기들이 많다.)
초등학교 입학무렵 여자 아이는 소근육이 발달해 책상에 앉아 공부에 적합한 능력을 얼추?
갖추고 들어오게 되지만 남자아이는 소근육 발달이 조금 늦고 대근육을 키우기 위한 뜀박질?또는 큰 활동들이 많다는 이야길 보고 (남녀 차이는 익히 알고 있었으나^^) 아이들이 나이가 같다고 똑같이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론 지켜야할 규칙들은 꼭 지켜야 하겠지만 그래도 아이를 대할때의 마음이 조금 더 열린 마음이 됨을 느낀다.
아이가 학교에 입학할때 엄마는 아이에게 너 이렇게 하면 학교가서 혼나~! 라는 부정적인 이야기를 아이에게 해주는 경우가 많다. 아이는 학교엔 무서운 선생님이 있구나 걱정이 많아질것이다.
p42쪽엔 이런 이야기가 있다. "아이에게 학교란 넓고 흥미로운 세상이며 그 안에서 나를 성장시킬 좋은 선생님과 많은 친구들을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임을 알려주자"
막연한 준비에 대한 내용보다는 구체적인 내용을 알려주는점도 좋았다. 알림장 보기나 가방챙기기는 전날 저녁에 마치고 입을 옷도 미리 정해둔다. 밥먹을 때는 포크보다는 젓가락을 사용하게 한다. 화장실에 혼자가고 용변을 뒤처리하는것이 걱정스러울 수도 있다. 연습을 하겠지만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면 입학식이 끝나고 아이와 함께 교실에서 가까운 화장실에 가보고 어떻게 이용하면 되는지 설명해준다. 줄서기, 노크하기, 물내리기등을 짚어주고 교실이나 화장실에 화장지가 있겠지만 만약을 대비해 책가방 앞주머니에 휴대용 화장지도 넣어둔다.(아~이 세심함!)
맞벌이 부부일경우 방과후 시간보내기에 대한 안내, ADHD(조용한 ADHA)가 의심될때 할 수 있는 일, 정서발달에 대한 내용(엄마의 양육태도 부분이 좋았다)등도 있다.
사회성과 공감능력 발달 부분을 읽다보니 이런 부분이 있다 p148 "~사회성은 바람직한 순간보다 다소 난감한 순간일때 빛을 발하게 된다. (중략)사회성이 발휘되는 순간은 바로 나와 입장 차이가 나는 다른 사람을 만났을때다. 사회성이란 성격이 활달학 사람들과 격의 없이 지내는 외향성만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다. 사람과 사람 간에 각기 다른 성격이나 기질, 입장 차이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갈등이나 마찰에 얼마나 지혜롭게 대처하는지가 관건이다. 즉 나와 타인의 차이를 인정하고 어떻게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으면서 서로 조율하고 설득할 수 있는지를 아는 것이다. 자신의 욕구를 무조건 버리기 보다 상대방과의 타협을 통해 적절한 수준의 성취를 이뤄낼 줄 아는것이기도 하다.."
또 눈길을 끌었던 것은 아이에게 학교생활을 자연스럽게 묻는 요령이었다.
그러고 보니 나도 우리 아이들에게 "오늘 즐거웠니?""급식은 잘 먹었어?" 등의 의미없는 질문을 자주 한것 같고 그래서 애들이 별 말이 없었던듯도 해서 약간은 찔렸다.
이런 질문 멋지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꼭 해보고 싶고, 아이의 마음을 잘 몰랐던것은 아닌가 내심 반성도 해본다.
-오늘 학교에서 배운 것중에 무엇이 가장 재미있었어?
-네가 보기에 너희반에서 제일 재미있는 친구는 누구야?
-교실에서 자리를 바꾼다면 누구와 앉고 싶니?왜 그 아이와 앉고 싶니?
-오늘 가장 지루했던 순간이 언제였어?
-넌 쉬는시간에 주로 누구랑 놀아?
-혹시 반에 네 도움이 필요한 친구는 없니? 도와준적은 있어?
-선생님께서 평소에 자주 하시는 말씀이 있니?
-네가 내일 선생님이 된다면 어떤 수업을 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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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장에는 문제 행동과 대책에 관한 내용이고, Q&A형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책을 읽으며 밑줄치고 고개를 끄덕이고 했지만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마지막 맺음말 부분이다.
맺음말까지 밑줄을 치게 될줄이야.
아이는 몸도 자라듯 마음과 생각도 자랍니다. 만 6세에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것은 아이의 키와 신체발달이 학교에 다녀도 좋을 만큼 자랐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아이의 두뇌 능력이 그안에 담긴 생각과 마음이 더 많은 사회규범과 규칙, 공중도덕을 지킬 수 있고 한글과 수개념등을 배우고 더 많은 친구들과 사람들을 만나도 될 만큼 자랐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중략)완벽하진 않지만 만 6세 무렵의 아이는 이만큼 성장해 있습니다. 1학년의 학교생활은 아이의 마음과 생각에 맞줘져야 하는것이 기본입니다. 적절한 규칙과 질서를 배우고 대인관계 능력을 확장하며 이해하고 기억할 수 있을 만큼의 공부의 기초를 다집니다. 1학년에게 맞는 배움이란 딱 이정도가 좋습니다. 1학년은 앞으로 아이가 터득해야할 사회성을 훈련하고 기나긴 학업의 초석을 다지는 출발선입니다. (중략)초등학년은 아이의 딴짓을 좀 더 여유롭게 바라봐도 되는 시기 입니다. 아이가 제 나이에 맞는 즐거움을 만끽하며 학교생활에 재미를 붙일 수 있도록 부모의 조급한 마음을 내려 놓아야 합니다. 단번에 눈에 띄진 않겠지만 아이는 부모가 기다려 준 만큼 마음과 생각의 근육을 키우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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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근육은 1학년때만 필요한 것은 아닐것이다. 마음이 튼튼한 아이가 멀리가지 않겠는가.
이 책은 단순한 학교 입학을 위한 지침서가 아닌 부모로서의 마음가짐도 돌아볼 수 있고, 되짚고, 불안해하지 않도록 도와준다. 아이를 온전히 아이로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한번씩 아이에게 욕심을 내고 싶을때 꺼내어 읽어도 좋을듯하고, 이미 학교에 아이를 보낸 부모라해도 (언제) 읽어봐도 좋을책이다. 늦지 않았을까 싶은 지금이 가장 좋은 시기이다. 다만 이 각오, 책을 읽고 느낀 이 마음을 유지하는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오늘 나는 부모로 살며, 또 아이들을 가르치며 생각해야 할 많은깨달음을 얻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