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추운 겨울만 아니면 아빠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여기 저기 다닌다. 

이제 크면 뒷자리에 앉겠지. 사실 벌써 뒷자리로 가야하지만 앞에 앉아서 아빠랑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아까워 계속 앞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그런 모습이 아까워 사진을 찍는 나. 

나는 부녀가 가고 한참을 뒤에서 따라간다. 잠깐씩 빨리 오란 소리를 들으며. 

자전거를 한창 사달라고 졸랐을 땐 자전거를 사줄까 하다가 조금만 더 커서 사주자고 했다. 

대신 한강에 갈때마다 30분에 3000원하는 자전거를 대여해 준다. 

어른 맘은 30분 동안 시간 아까우니 쭉 탔으면 좋겠는데 아이는 한번 타다가 내려서 그네타고 오고 또 다시 한번 타고. 그야말로 여유롭다. 

자전거를 갔다 주고 오면 다시 자전거 한다. 

물론 다시 빌려주지는 않는다. 

빌려다니 색깔별로다른 자전거를 타는 재미가 있어서 그것도 괜찮은듯 싶다. 

아빠랑 자전거를 타는 시간. 

아마 길어야 몇년일거다. 

부녀가 많이 즐기고 많이 추억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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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1-06-23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빠와 함께 자저거 타는 모습 너무 정겹고 보기 좋으네요.
태은이가 많이 자란 것 같아요. 자전거를 두고도 잘 타지 않는 저희보다 훨씬 낫네요.^^

하늘바람 2011-06-23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자런것 같지만 작년 옷 그대로 다 입어요. 하다못해 돌지난 산 100사이즈 티까지. 너무 살이 없어서 바지는 허리가 크고요. 키만 104센치. 키도 작은데 몸은 갈비뼈라 빨래판이지요.
 

어제도 비가 왔고 오늘도. 

어릴 때 나는 비를 싫어했다. 

일단 너무 안 예쁜 우산을 쓰고 다니는게 창피했고 비오는 날 질퍽거리는 것도 싫었다. 

그런데 

요즘은 비가 좋다. 

나 대신 울어주는 것도 같고 

천둥이 우르르 쾅 치면 속이 다 후련하다  

내 대신 화내주는 거 같아서. 

어릴 때 난 자칭 해의 여신이었다. ^^ 

비가 와도 나만 나가면 비가 그쳤다. 그러다 비의 여신을 만났다. 

해경이. 해경아 잘 지내니? 

해경이는 자기만 나가면 비가 와서 비의 여신이라고 했다. 

비의 여신과 해의 여신이 친해지자 비가 왔다 해가 떴다 수시로 반복했다. 

아침 태은이를 어린이 집에 데려다 주어야 하는데 비가 정말 많이 내리는 소리. 

태은아 우비입고 가자. 꽃임이네님이 선물해주신 예쁜 우비와 장화가 있어서 

태은이는 비오는 날도 멋쟁이다. 

그래서 태은이는 비오는 날도 좋아한다. 

그런데 비가 내리는 걸 기대하고 나왔는데 비가 안오는거다. 

나는 비가 안온다고 우비도 안입히고 우산도 접었는데 태은이가 아냐 비 와. 

하며 혼자 우산을 쓰고 갔다. 

장화 신은 발을 웅덩이에 첨벙거리면서. 

-엄마 왜 비가 그쳤지? 

-비가 태은이 어린이집에 가라고 잠깐 숨었나봐. 비 많이 오고 바람 불면 태은이 날아갈까봐. 

-나 안날아가는데 난 비행기가 아니거든. 태은이거든, 

-비도 알아. 태은이인지. 아마 몰래 숨어서 지켜 볼걸, 어린이집에 잘 갔나하고. 

태은이는 하늘을 두리번 거린다. 

정말 그런듯. 

하늘이 회색이다. 

-엄마 하늘엔 비가 잔뜩 있어. 

-그러게.  

어린이집에 들어간 태은, 

내가 다시 집으로 향하자 비가 두두두두. 

해의 여신은 태은이에게로 옮겨갔나보다. 

비가 많이 오면 어떻게 아이와 신호등하나를 건너고 또 길을 건너 차 많이 오는 길을 걸어가나 했는데 깜쪽같이 비가 그치다니. 숨어있어서 고마운 비다. 

비야 이따 태은이 올 시간도 잠시 숨어있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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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1-06-23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에 비가 엄청 쏟아지더라구요. 아이들 비옷까지 챙겨 입히고 유치원에 데려다주었어요. 우리 아이들 비오면 장화신고 비옷 입으니 그것도 신나는가봐요.^^

하늘바람 2011-06-23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장화가 유행이라 그런지 장화 신고 싶더라고요. 장화신음 기분이 확 좋아질것같은데 하는 생각이^^

무해한모리군 2011-06-24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이 태은이랑 같이 장화신고 빗길을 찰방찰방 발로 차면서 다니는 모습을 상상하니 너무 예뻐서 절로 웃음이 나요.

저도 비가 좋아요 ㅎ
 

7월에 동시 발표회가 있다고 동시를 지오오란다. 

어떤 시를 지어야 하나하다가 태은이가 얼마전 비올 때 엄마 빗방울이 이마에 톡 떨어졌어. 볼에도 톡 떨어졌어. 하길래 빗방울이 태은이한테 뽀뽀했네 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던데 기억났다. 태은이와의 대화를 그냥 나열하고 조금 손보아서 어린이집에 보냈다. 아마 이 동시를 요즘 외우고 있겠지. 

 


빗방울 뽀뽀



                                                         윤태은



이마에

빗방울이 톡


얼굴에

빗방울이 토독


콧등에도

빗방울이 톡톡


뽀뽀를 하네

빗방울이 나를

좋아하나 봐


톡 토독 톡 토독 토도독.

부끄러워서 우산을 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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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1-06-22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시가 너무 예쁘고 잼 나요.
저도 점심시간에 나갔다가...피할 겨를도 없이, 빗방울 들이랑 심하게 뽀뽀를 하고 왔습니당~^^

하늘바람 2011-06-23 10:50   좋아요 0 | URL
호호 심하게 뽀뽀하시면 탈나는데요^^

hnine 2011-06-22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잘 썼다 태은아!!

하늘바람 2011-06-23 10:50   좋아요 0 | URL
네 hnine님 아마 태은이가 고맙습니다 할거에요

순오기 2011-06-22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막내 네 살때 비를 보며 읊조렸던 시가 생각나네요.
애들은 정말 타고난 시인 같아요.
마지막 구절은 엄마 솜씨인가요?^

하늘바람 2011-06-23 10:51   좋아요 0 | URL
그쵸 타고난 시인. 그 마음이 변치않아야 할텐데요

자하(紫霞) 2011-06-22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막 상상이 되는데요.
빗방울이 또르륵~~^^

하늘바람 2011-06-23 10:51   좋아요 0 | URL
님도 한번 써 보세요 바로 시가 될텐데요

꿈꾸는섬 2011-06-22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잘 썼네요. 너무 예쁜 시에요.^^

하늘바람 2011-06-23 11:28   좋아요 0 | URL
현준이 현수꺼두 소개해 주세요

꿈꾸는섬 2011-06-23 12:11   좋아요 0 | URL
허걱, 우리 아이들과 아직 시를 써본적이 없어요. 부끄러워요.
다음에 도전해보고 잘 쓰면 올릴게요. 하지만 결과는 알 수가 없어요.

루쉰P 2011-06-22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태은이가 아는지는 모르지만 일본의 와카 형식을 닮은 듯한 문법이네요. 흠..이거 대성할 듯 한데요. ^^ 지금 여기는 비가 옵니다. 톡톡하구요. ^^

하늘바람 2011-06-23 11:28   좋아요 0 | URL
와카형식이요? 와우 저도 잘 모르는 감사합니다

후애(厚愛) 2011-06-23 0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정말 이쁜 시에요!!


하늘바람 2011-06-23 11:28   좋아요 0 | URL
ㅎㅎ 네~ 님^^

2011-06-23 09: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늘바람 2011-06-23 11:29   좋아요 0 | URL
감사해요 님 그래야지요 저도. 저를~
 

지난 5월 28일 태은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서 영어마을 행사를 했다 

우리 가족은 아침부터 부리나케 준비해서 갔지만 늦잠자는 토요일인지라 모두 눈이 퉁퉁 

가서 여러 행사를 하며 역시 들이대지 않는 태은이를 보며 내심 걱정했다 

평소 어린이집에서 저리 안나서고 있나보다 

너무 나대도 그렇지만 어느 정도는 적극적이었으면 하는데 태은이는 늘 양보만  

행사는 과학 수학 여러가지 테마로 했는데 꽤 재미있고 좋아보였다. 

아빠와 춤도 추고 

 

마지막 프로그램인 도전 골든벨에서는 

영어 문제를 풀고 작은 칠판에 적는 거였는데 최종 4인에 까지 올랐다,  

 1등과 2등을 다투는 중 

골든벨에서는 마지막까지 살아남더니 영어로 알파벳대문자 소문자 쓰는 문제(문제는 외국인이 영어로) 에서 대문자 B와 소문자b를 혼자서 써서 일등을 했다.

옆 친구는 못썼다. 

사실 친구가 아니라 언니.  

태은이는 5살, 2등 3등은 모두 7살이다. 

선물로 아빠한테 서점에서 물감 색칠공부 책도 받고 

집에 와서도 일등 상품을 들고 기념 촬영 

사실 과자는 태은이 그리 좋아하는 것들은 아니어서 엄마는 신나게 먹었다는. 

 

태은아 엄마 아빠가 정말 자랑스러워 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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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1-06-16 0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태은이, 멋진걸요~^^

하늘바람 2011-06-18 10:24   좋아요 0 | URL
ㅎ 감사합니다

조선인 2011-06-16 0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태은이 대단한걸요? 축하해요.

울보 2011-06-16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태은이 정말 멋진걸요,,

하늘바람 2011-06-18 10:25   좋아요 0 | URL
류는 영어 잘한다면서요 류처럼 커야 할텐데요

마녀고양이 2011-06-16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멋지고 대단하네요.
태은이 쪼옥~

하늘바람 2011-06-18 10:25   좋아요 0 | URL
태은이도 쪽쪽

후애(厚愛) 2011-06-16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좋으시죠?^^

하늘바람 2011-06-18 10:26   좋아요 0 | URL
네 감사합니다 저보다 옆지기가 더 좋아하더라고요

무스탕 2011-06-16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태은이랑 아빠랑 엄마랑 정말 기분 좋겠어요.
축하해~ 태은아~~ ^^

하늘바람 2011-06-18 10:26   좋아요 0 | URL
네 무스탕님 감사합니다

프레이야 2011-06-16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특한 태은이 추카추카!!!

하늘바람 2011-06-18 10:26   좋아요 0 | URL
네 프레이야님 감사합니다

水巖 2011-06-17 0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해요. 태은이의 1등!

하늘바람 2011-06-18 10:26   좋아요 0 | URL
네 수암님 감사합니다

꿈꾸는섬 2011-06-20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대단해요. 매번 태은이때문에 제가 놀라요. 태은이가 정말 대견해요.^^

하늘바람 2011-06-22 10:47   좋아요 0 | URL
놀라시긴요. 현수때무에 저는 더 놀라는걸요 오빠가 있어서 그런지 씩씩해 보이고 든든해보여요 태은이는 오늘도 어린이집 안간다고 땡깡을~
 

태은아 

아침에 너를 혼내고 엄마는 마음이 내내 안좋구나. 

혼내다 혼내다 머리를 쿵 쥐어박기까지 하고 

엄마가 미안하다하니 괜찮다하는 

우리집이 여느집과 달라서 아침에 조용히 해야하는데 떠드는 네게 엄마는 조용히 하라고 할 수 밖에 없고 계속 혼을 냈으니 

아침에 웃고 떠드는 게 뭐가 죄라고. 

하지만 그건 우리집에서 절대 안되는 일이잖니. 

태은아 

엄마 마음이 찢어지는구나 

미안하고 미안하다. 

차라리 엄마 아빠 딸로 태어나지 말지. 

태은아.  

엄마를 용서해 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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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13 1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늘바람 2011-06-13 11:28   좋아요 0 | URL
네 님 힘내야죠. 감사해요

양철나무꾼 2011-06-13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웅~ㅠ.ㅠ

태은이는 엄마를 벌써 용서했을거예요.
엄마도 훌훌 털어버리세요.

날은 흐리고 안개가 꼈지만,
우울해 하고 손 놓고 앉아 있기에는 구름 사이로 비치는 한 줄기 햇살이 귀하고 넉넉해요~^^


하늘바람 2011-06-13 11:28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일어서려고요.
감사합니다 님

블루데이지 2011-06-14 0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들의 숙명인가 봅니다...예쁜 미소 태은이는 다~괜찮다고 할거예요!!

하양물감 2011-06-14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이렇게 마음 아파하는 엄마의 마음을 분명 알아줄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