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엄마들은 화풀이할데가 없어 아이한테 하기도 한다는 구나.
엄마는 오늘 참 속상하단다.
그리고 화풀이할 대상이 속상함을 하소연할 대상이 당연히 없단다.
그 어디에도.
이런 속상함이 아주 오래 계속 갈 것같은 예감이 드는 구나.
복이야, 그 속상함이 네게 미치지 않기를 엄마는 모든 신께 기도한다.
당장 지금 이밤 근처 절에라도 성당에라도 가고 싶구나.
엄마가 아무리 속상하고 화나도 절대 네게 화풀이 하거나 하는 일을 없을 거야. 안심하렴. 하지만 엄마를 속상하게 하는 일이 복이 너까지 속상하게 할 까봐 그게 여리고 어린 너를 다치게 할까봐 그게 걱정되고 마음아프다.
차라리 복이야,
너는 여린 성품을 타고 나지 말고 여우같고 못되어지렴.
엄마로서 밝고 착하게 자라기를 바라야겠지만
참 못된 엄마는 차라리 복이가 여려서 쉽게 상처받고 아파도 숨소리조차 죽이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복이야.
복이야 혹 너를 속상하게 만드는 일이 생기더라도
엄마가 그를 보상하기 위해서 몇배로 잘 헤주어야 할텐데
엄마 마음은 그런데
원래 받는 마음은 항상 부족하잖니.
복이에게 사랑이 부족한 느낌 주지 않고 언제나 다사롭게 충만해야하는데
엄마는 지금 소원이 그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