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설 해외에서 성공하려면 [06/05/22]
가장 한국적인 소설이 가장 세계적인 소설일까. 만약 그렇다면, 한국 작가들에게 강장제가 될 수도 있지만, 동시에 치명적인 독약이 될 수도 있다. 타 언어권에 비해 비교적 한국 소설 출간이 활발한 프랑스에서 황석영의 ‘오래된 정원’과 이문열의 ‘시인’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오래된 정원’은 한국 현대사의 민주화운동을 담았고, ‘시인’은 조선시대 방랑시인 김삿갓의 파란만장한 삶을 재구성한 것이다. 두 작품 모두 가장 한국적 소재를 다룬 것이므로, 프랑스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은 당연하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런데 해방 이후 한국 현대 소설을 대표하는 박경리의 대하 소설 ‘토지’ 불역본은 냉담한 반응을 받았다. 한국인의 심성과 정서를 가장 잘 형상화했다는 ‘토지’는 불어권뿐만 아니라 영어, 독일어권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다. 이래도 가장 한국적인 소설이 가장 세계적인 소설일까.

한국 문학의 해외 번역에서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기준은 번역자 수준, 현지 출판사의 지명도와 홍보 능력에 좌우된다. ‘토지’의 경우, 원작의 높은 작품성에도 불구하고, 최악의 번역·출판 조건 속에서 번역본을 냈기 때문에 피해를 입은 것이다. 그렇지만 지나치게 한국적인 것이 해외에서 손해를 보는 사례이기도 하다.

최근 연세대 유럽사회문화연구소가 ‘한국문학 해외 수요의 성공 사례’란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프랑스어권의 사례를 발표한 오정숙 연세대 교수는 소설가 이문열씨의 작품 중 한국 근현대사를 비틀어 쓴 소설 ‘황제를 위하여’가 혹평을 받은 것을 꼽으면서 ‘토지’까지 거론했다. “박경리의 ‘토지’의 실패가 보여줬던 것처럼, 지나치게 한국적이어서 이 한국적인 인물의 상황, 관습 등을 설명하기 위해 많은 주를 달아야 하고, 등장인물이 헷갈릴 정도로 많은 경우 외국 독자들에게 다가가기는 당연히 어려운 일이다.”

반면 이문열의 ‘시인’과 ‘금시조’는 예술에 대한 탐구를 담고 있기 때문에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전반적으로 현지 언론은 이문열 작품의 특징으로 선악 이원론에 휘둘리지 않는 모호성의 글쓰기, 방랑의 입문적 의미, 예술에 대한 탐구와 명상 등을 꼽는다.”

황석영의 성공은 작가의 문학 외적 경력에만 따른 것이 아니다. 작가의 현실 참여를 중시하는 프랑스 문학의 전통에 걸맞은 측면도 있지만, “현지 언론은 황석영 글의 장점을 힘 있는 서사, 생동감 넘치는 서사의 힘에서 찾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승우, 김영하처럼 분단 시대 역사에서 직접 소재를 취하지 않지만, 새로운 글쓰기를 보여주는 한국의 젊은 작가들이 현지 언론에서 주목받고 있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프랑스의 젊은 작가들과 동등한 차원에서 젊은 목소리를 내는 글쓰기를 한국 문학에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젊은 작가들이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소중하다면, 이제 이를 어떻게 새롭게 포장할 것인가 고민할 때다. 영어권에서 최근 가장 성공한 한국 문학 작품은 현대 소설이 아니라 고전 ‘한중록’이다. 영문학자 한지희에 따르면 ?영미권 독자들이 좋아하는 ‘왕실’이란 공통의 문화적 기호 ?셰익스피어의 비극 ‘햄릿’을 연상케 하는 비극 ?시·공간을 초월한 인생의 보편적 사실 등이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세계 문학 속으로 웅비하려는 한국의 젊은 작가들이 곰곰이 만지작거릴 화두가 아닌가 싶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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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23 18: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만두 2006-05-23 1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하늘바람 2006-05-23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물만두님, 속삭여 주신님 사실은 잘 ^^; 좀 그러네요.

하늘바람 2006-05-24 0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놀랍군요 코리아기모노라니, 번역을 위해 정부에서 투자를 해야죠. 따로 교육을 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獨월드컵 카운트다운 출판계도 '열풍' [06/05/22]
역사…동화…문법…'미리 읽는 월드컵'
'월드컵, 책으로 미리 읽는다.'

2006독일월드컵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출판계도 축구 열풍에 휩싸였다. 축구, 월드컵 관련서를 쏟아내고 있다. 종류도 다양하다. 단순한 축구 개론서부터 독일월드컵 안내서, 축구동화, 감독과 선수의 에세이, 독일문화 소개서, 경영서까지 다양하다. 문예계간지까지 월드컵 특집을 마련했을 정도다.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월드컵. 책으로 먼저 즐겨보자.

 ▶알고보면 재미 두배
 전문기자들 가이드북 속속 펴내
 ▶상상과의 만남
 관련 소설- 동화 등도 '인기몰이'
 ▶문예지도 동참
 축구 시-문화적 해석 담은 특집

◎월드컵, 알고 보세요
축구 전문기자들이 월드컵 안내자로 나섰다. 스포츠조선 박재호 기자의 '2006월드컵이야기'(문학사상사), 김성원 기자의 '한국축구 발전사'(살림)가 대표적이다.

'…이야기'는 월드컵을 100배 즐기기 위한 다채로운 정보를 수록하고 있다. 독일 월드컵 개요와 각국의 전력, 독일에 대한 소개 등을 담았다. '…발전사'는 한국축구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꾸몄다.

2002년 이후 한국축구의 달라진 점을 파헤친 '박지성 휘젓고 박주영 쏜다', 여성들을 타깃으로 축구에 관한 기본 지식과 관전포인트를 정리한 '축구바보 탈출기', 월드컵 축구상식과 감독-선수들을 다룬 '투혼'도 현장감이 넘친다. 이 책들을 읽고나면 축구 해설가 못지않은 지식을 갖출 수 있다.

선수에 관심이 더 크다면 에세이를 읽어보자. 지난 2월말 출간된 '멈추지 않는 도전'은 한국축구의 대들보인 박지성 선수의 자전 에세이다. 한때 베스트셀러 10위권에 오를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박주영과 박지성을 중심으로 한국 축구의 현재와 미래를 그린 '박지성 휘젓고 박주영 쏜다', 월드컵 사령탑인 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에세이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도 흥미를 끈다.

축구 감독들의 리더십을 기업 경영에 적용한 경영서 '90분 리더십', 축구 경기 속에서 직장인의 성공전략을 찾아낸 '비즈니스와 축구', 어린이 만화 '날아라 슛 어린이 월드컵'도 나와 있다.

◎동화, 소설로 즐겨요
월드컵 개최국인 독일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축구동화가 번역, 출간됐다. 독일의 실제 어린이 축구단을 소재로 한 '공포의 축구단;우리는 강한 녀석들'(아이들판). '강한 녀석들'이란 축구단의 활약상을 다룬 책이다. 두 아들과 함께 어린 선수들을 훈련시킨 감독(요하힘 마사넥)이 실화를 바탕으로 썼다. 국내 TV 오락프로에서 방영돼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는 '날아라 슛돌이'의 독일판이라 할 수 있다.

2002년 출간 이후 독일어권에서만 300만부 이상 판매됐다. 2004년부터 '해리포터' 시리즈를 누르고 2년 연속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전 13권 중 3권이 나와 있고, 6월초 2차분을 발간할 예정이다. 차범근 감독의 딸 차하나씨가 번역했다.

동화는 '지구가 축구공을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믿는' 7명의 어린이가 온갖 고난을 뚫고 '내일이면 지구가 멸망이라도 할 것처럼' 열심히 훈련해 정상에 오르는 과정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어린 선수들은 축구를 통해 경쟁심, 책임감, 우정, 의지 그리고 협동심을 배운다. 유니폼을 입으면 모든 사람이 똑같아진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모든 게 잘 될 거야. 너만 강하면!'이란 팀 구호도 인상적이다.

박현욱의 소설 '아내가 결혼했다'는 색다른 맛을 준다. 다른 남자와 결혼하겠다는 아내와의 신경전을 축구스타의 에피소드와 연결시켜 풀어나간 재치가 돋보인다. 결혼제도와 축구 지식을 절묘하게 조합,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순수 문예지도 합류
시 전문 계간지 '시인세계'는 여름호 특집으로 '시의 문법, 축구의 문법'을 마련했다. 프랑스, 멕시코, 일본, 독일, 아르헨티나의 유명시인이 쓴 축구 시를 실었다. 국내에선 이근배 이성부 오탁번 문정희 이장욱 시인이 참여했다. 축구를 문화적 시각으로 해석한 장석주, 정윤수의 글과 세계 유일의 시인축구단 '글발' 소개글도 흥미롭다.

'독일문화읽기'는 독일 서민의 생활상을 들여다본 책. '독일 발견 베를린 감성체험'은 디자이너, 건축가, 사진작가 등 아티스트들이 베를린의 구석구석을 풍부한 감성으로 안내한다.


(스포츠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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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2006-05-23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름대로의 즐기는 방법이 다 다르니까..
그래도 하나되게 하는 축구의 열풍!!

하늘바람 2006-05-23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축구보다 좀 답답해서 들어왔어요. 에고 그래도 기대했었는데
 

‘서울국제도서전’ 대중과 함께 [06/05/23]
(::고은·김훈·김용택서 신경숙·공지영까지::) 올해 12번째 열리는 서울국제도서전이 대중적 출판문화 행사로서 의 성격을 강화, 김훈, 신경숙, 공지영 등의 인기 작가가 참여한 가운데 작가와 독자, 발행인이 한데 어우러지는 책 문화 융합 공간으로 거듭난다.

2006서울국제도서전 조직위원회는 다음달 2일부터 7일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도서전에 ▲작가의 방 ▲독자 와 함께하는 좋은 출판사 도서전 ▲Books on Korea 등의 전시가 있는 특별전과 ▲도서퀴즈 대회▲저자와 사진 한장 ▲신간 발표 회 등의 이벤트가 계획된 부대행사를 통해 독자·저자·발행인의 대화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특별전의 하나로 열리는 ‘작가의 방’에서는 고은 김용택 김훈 신경숙 등 유명 작가 6명의 방을 재현, 이들이 글쓰기 하는 작업 실을 한 눈에 보여주면서 작가와 독자의 거리를 좁히는 공간. 작 가의 애장품과 소장품을 전시, 독자가 작가의 작품을 보다 입체 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 부대행사로 열리는 ‘저자와 사진 한 장’ 코너는 저자와 독 자가 만나는 장이다. 진중권, 공지영, 김점선 등 저자 19명이 자 신의 책을 들고 나와 독자와 함께 사진을 찍으며 하나가 되는 행 사다. 현장에서 선착순 100명을 접수하며, 사진을 찍은 독자에게 는 저자가 직접 사인한 책을 증정한다.

이 밖에 ‘Books on Korea’에서는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선보 인 도서 1500여권을 펼쳐보이면서 해외 독자들에게 선보인 우리 출판문화의 진수를 이 도서전의 모습을 담은 영상과 함께 소개,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참여하지 못했던 국내 독자들에게 현지의 생생한 모습을 전한다.

또 ‘독자와 함께하는 좋은 출판사 도서전’에서는 전직원이 5인 이하이면서도 좋은 책을 펴낸 소규모 출판사들이 보유한 좋은 책을 전시, 중대형 출판사와 소형 출판사를 함께 아우르는 책 잔 치의 의미를 확대 재생산한다. 이른아침, 비봉출판사, 박이정, 명문당 등의 출판사가 참여한다.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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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5-23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마다 갔는데 아마도 이번에 못갈듯싶다
 

“지식이 경쟁력”…세계는 책과 열애중 [06/05/18]
미·일, 법 제정해 ‘읽기’ 강화…영국 ‘북스타트 운동’
캐나다, 공공도서관 프로그램

21세기를 지식기반 사회라고들 한다. 전문가들은 21세기의 국가경쟁력이 지식, 정보, 문화 등 무형의 지적 자산을 바탕으로 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런 이유로 선진국을 중심으로 많은 나라들이 책의 중요성에 다시 눈길을 돌려 독서 교육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 독서를 지적 능력 개발의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일본은 지난해 7월 문자활자문화진흥법안을 제정했다. 도서관을 늘려 모두가 문자·활자 문화의 혜택을 누리는 환경을 만들고, 학교 교육 전 과정에서 읽는 힘, 쓰는 힘, 및 조사하는 힘을 기르도록 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를 위한 대책 마련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로까지 못밖았다.

이 법안은 10월27일을 문자활자의 날로 제정하고, 공공도서관 확충, 교육기관 도서관의 개방, 사서 교사와 도서관 직원 배치 확대, 학교도서관과 공공도서관의 네트워크화, 출판 지원 등의 세부 정책도 제시했다. 일본은 이 법안으로 세계에서 가장 체계적인 독서교육 정책을 추진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98년에 읽기진흥법을 제정한 미국은 2002년 낙제학생방지법(NCLB:No Child Left Behind)을 제정해 수학 교육과 함께 읽기 교육을 대폭 강화했다. 이 법은 9100여개에 이르는 공립학교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해마다 영어와 수학 시험을 의무적으로 치르고, 학생들의 성적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부실학교’에 주 정부 보조금 삭감 등의 조치를 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 최대 교사노조인 전국교육위원회가 지난해초 정부가 학교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성적 지상주의를 부채질 하고 있다며 교육부를 연방법원에 제소하기도 했으나 이 법 시행뒤 학생들의 읽기와 수학 점수는 1970년대 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은 0~1세의 영아들에게 책을 나눠주는 북스타트 운동으로 갓난 아이때부터 책읽는 습관을 길러주고 있다. 매년 65만명의 신생아가 모두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국가 교육 지침인 ‘내셔널 커리큘럼’도 읽기 교육을 강조해 아이들이 책을 즐기고 평가하고 선택하는 능력을 길러 상상력과 창조력, 비판적 인식 능력을 발전시키도록 학교에 요구한다. 이에 따라 영국 초등학교에서는 교사와 학생이 매일 책을 읽고 함께 토론하며 학교는 물론 학급별로도 도서관을 갖추고 있다.

캐나다는 공공도서관의 프로그램을 통해 독서 활동을 지원한다. 거의 모든 도서관에서 또래 아이들을 모아 책을 읽는 ‘이야기 시간’을 운영하며 혼자 책을 읽을 수 없는 아이들에게 전화를 통해 책을 읽어주는 ‘이야기 전화’도 운영하고 있다. 독일은 21세기를 10여년 앞둔 1988년부터 독서진흥재단을 만들어 지속적인 독서운동을 펼치고 있고, 싱가포르는 21세기 스쿨 업그레이드 운동으로 ‘생각하는 학교, 공부하는 국가’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학교 도서관 리모델링 및 확충 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금 세계에는 책읽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듯하다.


(한겨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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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펼치며] '어른·아이가 함께 읽는' [06/05/17]
동화서 꿈을 찾아보자

소설가가 동화를 쓰는 시대입니다. 시인이라고 시만 쓰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주변에서 동화 쓰는 시인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아동문학의 강세. 그렇게 표현해도 무방할까요.

소설가 이청준 선생이 문학수첩을 통해 동화집 '사랑의 손가락'을 내놓았습니다. 이청준, 그 이름만 들어도 웬만한 사람은 다 아는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입니다. 장편소설 '당신들의 천국' 등으로 너무나 잘 알려진 그는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대산문학상 등을 수상한 소설가입니다. 그런 이청준 선생이 동화집을 발표했다니 낯설어 보입니까. 하지만 그는 이미 '할미꽃은 봄을 세는 술래란다', '숭어도둑' 등의 동화를 내놓은 적이 있습니다. 5권짜리 '이청준 판소리 동화'도 있지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학작가, 우리 시대의 이야기꾼 이청준 선생이 이번에 선보인 동화집에는 18편의 작품이 실려 있군요. 하나같이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보는 세상의 아름답고 지혜로운 삶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는 지혜와 재치가 담겨 있는 우리 옛이야기 가운데 세상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거나 이야기의 모습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것들을 골라 소박한 옛 동화 형식으로 새롭게 꾸미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닙니다. 비유와 은유, 풍부한 상징을 담고 있는 옛이야기를 문학 장르로 탈바꿈시킨 것이지요.

외로움과 사랑을 노래한 '홀로서기'(전 5권)로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서정윤 시인도 문학수첩을 통해 동화집 '그리움이 불어올 때'를 묶었습니다. 소설가로도 활약하고 있는 서 시인은 소설집은 물론 수필집, 우화집 등 여러 권의 책을 내놓았습니다. 그는 이번에 그동안 써 두었던 동화 형태의 글들을 모아 동화집을 한 권 묶은 겁니다. 그는 아마 아이들의 눈을 통해 인생의 의미를 탐색하고 싶었겠지요. 아이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상상력과 맑은 눈, 그리고 시인 특유의 풍부한 감수성이 어우러져 인생의 의미와 삶의 행복을 되새겨 보게 하는 동화집입니다.

이들 두 문인의 동화집을 동시에 펴낸 문학수첩에서는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는'이라는 타이틀을 달았군요. 어른들도 동화를 읽자는 말이지요.

그러고 보니 '모모'와 '끝없는 이야기' 등으로 그 유명한 미하엘 엔데가 들려주는 어른을 위한 동화 두 번째 작품집도 서점가를 누비는군요. 노마드북스가 펴낸 '달을 쫓다 달이 된 사람'입니다. 독일의 출판사 티네만이 간행한 '미하엘 엔데의 메모상자'의 내용 중에서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콘셉트에 맞는 이야기들만 선별해 새롭게 엮은 책입니다. 재미있는 이야기꾼이자 깊이있는 철학자인 미하엘 엔데는 돈과 시간의 노예가 된 현대인을 고발한 판타지 작가입니다. 그런 그가 동화를 통해 무엇을 전달하고 싶어할까요. 이 동화책에는 '꿈'과 '따뜻한 인간미'를 잃지 말자는 그의 절절한 목소리가 담겨 있습니다.

소설이 안 팔리고 시도 안 읽는 시대, 그 대안을 찾아 동화를 쓰는 것일까요. 그것도 한결같이 어른들과 함께 읽어야 한다는 부제를 달고 있습니다. 어른들이여, 아이들과 동화를 읽자.

톡톡 튀는 발랄함, 어른들의 허를 찌르는 생동감 넘치는 질문, 신비로운 그들만의 언어의 조합 등 아이들의 세계에는 '고착화되고 가식적인' 어른들의 세계에서는 도저히 찾아볼 수 없는 것들이 많아요.

그래서 삶의 가치를 깨우치는 시 같은 동화, 소설 만큼이나 깊이 있고 재미난 동화를 한 번쯤 읽어보는 것도 나쁠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강춘진 기자) = 국제신문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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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2006-05-19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번째 기분 전환용..아기별꽃

하늘바람님!

바람님..오늘하루도 어찌 지내셨는지요??

오늘 우체국엘 갔어요..

문득 바람님께 엽서 한장 보내고 싶었는데 수첩에 적힌 주소를 안 가지고 갔더라구요..

나중에 돌아오면서 알라딘에 저장되어 있는걸 우체국에서 열어 봤으면 되었을것을 !!

미련하게 나중에야 생각나다니..ㅎㅎ

 

바람님..

오늘 날씨가 참 맘에 안 들었어요..우중충한 이런날 전 참 싫더라구요..그런데

여기 저기서 기쁜 일들이 많았고..좋은 소식들이 있었어요..

아카시아 꽃내음도 참 좋았구요.

낼을 기대하면서 또 하루를 마무리 하기 위해 잠시 들렸다 갑니다..

편히 쉬세요..

바람님께 날마다 날마다 기분 좋은 일들만 듬뿍 담뿍 생겨나시길..바래요..

.........................................................................2006519배꽃.

 

 


하늘바람 2006-05-20 0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배꽃님 아기별곷 너무 예뻐요. 님 덕분에 오늘하루는 아주 기분좋게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