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한낮의 한풀꺾인 더위와 저녁 무렵의 시원함 다들 느끼고 계시죠? 어제가 바로 입추였단 말이죠..햐 이래서 제가 24절기를 24신으로 모시고 있습니다요 ㅋㅋㅋ 다들 행복한 가을의 문턱되시기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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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들은 많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없었다. 총 760페이지의 분량 중 두 주인공이 만나기까지 677페이지가 걸리는 이야기는.
아. 그 10년의 기다림이 나에게도 10년 같았다. 이제나 저제나 너희들은 대체 언제 만날 수 있는거니ㅠㅠ 하며 힘들게 읽은 1권. 아-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있으면 만날 것같아! 하며 비교적 빠른 속도로 읽어나간 2권에서도 368페이지가 되서야 그들은 드.디.어 만나게 된다. 하루도 채 되지않는 단 한 순간의 만남이지만 그들이 만나게 되기까지의 얽힘과 포개지는 이야기들 덕분에, 그 만남이 이루어졌을 때의 애틋함과 독자로서의 기쁨은 매우 컸다.

소설은 1933년, 우리의 여주인공 마리로르가 여섯 살, 시력이 빠르게 악화되어 앞을 볼 수 없게 된 때부터 1945년 2차 대전이 끝날 때까지를 왔다갔다하며 보여주는데, 두 주인공의 이야기가 번갈아서 전개된다. 마리로르, 베르너, 유타, 다시 마리로르, 베르너, 에티엔..의 식이다.
이야기는 짧은 장면의 장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장의 분량은 짧게는 1쪽, 길게는 9~10쪽 정도. 평균 3장 분량에 상황을 잘 드러내보여주는 소제목이 붙어 있어 읽기에 지루함은 없는 편이다. 다만 소제목이 각 장면을 너무 잘 함축하고 있어서 소제목만 읽어도 그 장의 내용이 짐작가는 부분이 있어 김새는 느낌이기도 했다. (퓰리처상 선정단은 `우아한 구성`이라고 평했는데, 정말로 우아한지는 잘 모르겠다.)

2차 세계 대전의 참혹한 실상과 눈먼 소녀와 고아 소년이라는, 두 주인공의 결코 밝지 않은 삶을 아주 짧은 문장과 단순한 문체로 차갑지도 따뜻하지도 않게 보여주는 것이 이 소설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생각한다. 그 안에 어려움 속에서도 어떻게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해내는 용기와 가해지는 폭력에 순응하지 않는 정의로움, 값어치를 따질 수 없을 정도로 귀한 것에 끌리는 감정으로부터 등을 돌릴 수 있는 강함, 본원적인 상냥함으로 은은한 빛을 발하는 영혼 등 인간 본성을 따뜻한 시선으로 탐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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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6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서 15장을 읽고 있을 때에도, 나는 페미니스트가 되고 싶지만 될 수 없으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에 사로잡혔다. 필자인 우에노 치즈코가 `한국어판을 내며`에서 말한대로 그동안 나의 경험을 설명해주는 신선한 언어를 얻었고, 책에 실린 내용이 폐부 깊숙한 어떤 곳을 건드리는 깨달음과 이해도 얻었지만, 어떤 내용에서는 위화감을 느끼기도 했기 때문에.

그러나 페미니스트란 스스로의 여성 혐오를 자각하고 그것과 싸우려 하는 이를 가리킨다는 필자의 말에 안도의 한숨을 쉬며 이제 나는 페미니스트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게 되었다. 페미니스트는 여성 혐오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우리에게 무의식적으로 주입되는 여성 혐오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여자가 있다면 그 여자는 싸울 대상을 가지지 않기 때문에 페미니스트가 될 이유도 가지지 않는다. 라고 우에노는 말한다. 참으로 그 사상을 쫓고 싶은 여성일세.

나는 이 책을 더 많은 여성과 남성들이 읽기를 희망하는 마음으로 책이라는 것을 약 3년간 읽지않은 친구(여성)를 만나는 길에 이 책을 가져갔고 두말없이 내가 밑줄 친 부분 몇 단락만 보여주었다. 그녀와 나는 그동안 우리가 막연하게 느꼈지만 언어로 표현할 수 없었던 것이 명확한 텍스트로 표현된 것을 보고 탄복했고, 그 내용에 대하여 진심어린 한탄과 공감을 나누었다. 또한 나는 그녀의 입에서 자발적으로 ˝나 이 책 좀 빌려줘.˝라는 말이 나오도록 하는 것에 성공했고 지금 리뷰를 쓰고 그녀를 만나러 갈 것이다.

나의 리뷰는 내가 밑줄 친 부분으로 대신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 같아 간단히 요약해본다.

1. `여성 혐오`란 남성에게는 `여성 멸시`, 여성에게는 `자기 혐오`다. `여자로 태어나지 않아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을 한 번이라도 해본 남자나, `여자로 태어나 손해`라는 생각을 한 번이라도 해본 여자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2. 남자들 마음 속에는 `여자 없이 어떻게 안 될까`하는 부분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자신이 성적으로 남성인 것을 증명할 필요가 있을 때마다 여자라는 시시하고 불결하며 이해 불가능한 생물에게 욕망의 충족을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대한 남자들의 분노와 원한이 바로 여성 혐오의 내용일 수 있다.

3. 포르노의 철칙은, 유혹하는 이는 여자이어야 하며 마지막에 가서는 쾌락에 지배될 것, 이다. ˝유혹한 건 여자라고. 나는 나쁘지 않아˝하며 남자의 욕망을 면책시켜주는 대단히 단순한 장치이다. 저항하는 여자를 억지로 눕혀 범하는 강간물에서조차 결국에는 여자의 쾌락으로 끝이 난다. 여성의 쾌락은 남성의 섹슈얼리티 달성을 재는 측정가능한 지표이며 남성에 의한 여성의 성적 지배가 완성되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4. 여자의 가치는 남자의 선택에 의해 결정되는 반면, 남자의 가치가 여자의 선택에 의해 결정되는 일은 좀처럼 없다. 남성 세계 내에서 권력, 명예, 부에 대한 패권 게임에서 승자가 되기만 하면 여자는 전리품처럼 자동적으로 따라오게 된다. 반면, 여성 세계의 패권 게임은 여성 세계 그 자체만으로는 충족되지 않는다. 거기에는 반드시 남성의 평가가 개입하여 여자들을 갈라놓게 된다. 적어도 남자들이 인정하는 여자와 여자들이 인정하는 여자 사이에는 이중 기준이 존재하며 양자는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

5. 성의 이중 기준이란 남성 대상의 성도덕과 여성 대상의 성도덕이 서로 다름을 뜻한다. 그 결과 성의 이중 기준은 여성을 두 종류의 집단으로 분할하게 된다. 성녀와 창녀, 아내와 매춘부, 결혼 상대와 놀이 상대 등... 이렇게 분단된 여자들에게는 서로가 서로를 멸시하는 `창녀 차별`이 존재했던 것이다.

6. 성도 연애도, 결국은 타자의 신체에 접근하기 위한 기술이라 할 수 있고 이것은 넓은 의미로 커뮤니케이션 스킬의 일부이다. 매매춘이란 사회적으로 습득해야 하는 이 접근 과정을 금전을 매개로 단숨에 단축해버리는 (즉, 스킬이 없는 자도 성교섭이 가능한) 강간의 일종인 것이다.
또한 여성의 미니스커트나 알몸, 궁극적으로는 성기와 같은 신체 일부에 반사적으로 반응하는 성욕이 있기 때문에 매매춘은 성립한다. 매춘에서 남자가 사고 있는 것은 여성이 아니라 여성이라고 하는 기호이다. 기호에 발정하고 기호에 사정하고 있으므로 매춘은 마스터베이션의 일종인 것이다. (눈을 감고 다른 누군가를 떠올리며, 혹은 완전히 가학적이 되어 창녀의 질을 자기 손 대신 삼아 마스터베이션 한다는 생각으로도 남자는 사정할 수 있다.)

7. 르네 지라르가 `욕망의 삼각형`을 통해 지적하는 바와 같이, 사람은 타자가 욕망하는 것밖에 욕망하지 않는다. 남성 집단 내에는 사회적 자원을 둘러싼 패권 게임이 존재하고 여성은 남성 집단 내 서열에 따라 배분되는 재화이자 보수이다. 이러한 남성 사회의 가치를 내면화하고 있는 여자는 스스로 남성의 서열에 적응한다. 여성이 발정하는 것은 남성 집단 내에서의 남자의 포지션에 대해서이지 남자 개인에 대해서가 아니다. 발정의 시나리오 역시 대단히 문화•사회적인 것이다.

8. 딸은 어머니로부터 여성 혐오를 배운다. 어머니의 딸에 대한 기대는 아들에 대한 기대와는 달리 양의성을 가지고 있다. 어머니는 딸에게 `아들로서 성공하라`와 `딸(=여자)로서 성공하라`를 동시에 보낸다. 여성에게 있는 두 가지의 가치, 즉, 스스로 획득한 가치와 타인(남성)에 의해 부여된 가치 모두를 얻어야 어머니의 야심찬 기획이 완성되는 것이다. 그래서 어머니는 이러한 가치를 얻지 못한 딸을 평생 동안 반편이 취급하는 것이 가능하다.

9. 어머니에게 여성 혐오를 심는 것은 그녀의 남편이다. 어머니는 여성 혐오적 아버지의 대리인으로서 행동한다. 딸은 아버지라고 하는 강자의 총애를 놓고 벌이는 어머니와의 라이벌 관계에서 승리함으로써 어머니보다 우위에 설 가능성이 있는데 이렇게 `아버지의 딸`이 되는 것은 자기 혐오와 억압을 감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내용이 `여성 기피`와 `남자처럼 되고 싶다`는 바람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이것으로부터 탈피하는 길은 `어머니됨`과 `딸됨`으로부터 내리는 수 밖에 없다. 어머니와 딸 모두 가부장제가 여성에게 부여한 지정석에 지나지 않는다.

끝으로, 이 책의 원전이 된 Eve k. sedgwick의 저서 <<Between Men>> 및 다른 저서들이 하나도 번역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 우에노의 책에 많이 언급되어 호기심이 생기는데 어서 국내에서도 소개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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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8-03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번 글을 읽다가 오늘 피키캐스트에서 본 몰상식한 댓글이 생각이 나요. 영국의 살인마 잭 더 리퍼를 소개하는 사진글에 이런 댓글이 있더군요. “(잭 더 리퍼는) 의적이군.” 잭 더 리퍼는 매춘부를 잔인하게 살해했어요. 저 짧은 말 한 마디에 ‘창녀 차별’이 느껴졌어요.

스윗듀 2015-08-04 09:53   좋아요 0 | URL
하...몰상식이 아니라 인간 이하의 발언인데요...

아무개 2015-08-04 0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은
여성들에게는 시원한 맥주 같을 테지만
남성들에게는 김빠짐 맥주 같을 껍니다. ^^:::

재미있게 읽긴 했지만, 뭔가 좀 아쉬운 부분도 많았던 책이에요.

2015-08-04 09: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무개 2015-08-04 12:46   좋아요 0 | URL
제가 정희진 씨의 책을 읽고 난후 바로 이책을 이어서 읽었었는데.
정희진 씨의 책에 너무나 감명을 받은 나머지,
다른 책들이 조금 시시하게 느껴져서 그랬던거 같아요. ^^::::::

스윗듀 2015-08-04 12:49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ㅎㅎㅎ 혹시 <페미니즘의 도전>인가요?

아무개 2015-08-04 15:05   좋아요 0 | URL
넵 !

다락방 2015-08-04 0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읽어야겠다 했다가 읽지 말아야지 했다가 다시 읽어야겠다 로 생각을 바꿉니다. 이 리뷰 덕분이에요.

스윗듀 2015-08-04 09:57   좋아요 0 | URL
네- 다락방님. 생각 잘 바꾸셨어요ㅎㅎ전 여성 혐오에 대한 개념을 확실히 하고 <여성 혐오가 어쨌다고?>로 넘어가려고 이 책 먼저 집어들었어요. 잘한 듯 ㅋㅋ 아! 저 곧 다락방님 중고서점 털 예정. 호호홋

다락방 2015-08-10 09:03   좋아요 0 | URL
아, 근데 제 중고서점을 턴다는 건 무슨 의미에요? 저는 중고책을 `알라딘에 팔기`로 팔거든요...

스윗듀 2015-08-10 09:07   좋아요 0 | URL
아 저도 얘기하고 나서 아닌 거 알았는데 ㅋㅋㅋ 제가 갖고싶은 책을 검색했는데 닉네임이 다락방인 분이 나오셔서 내가 아는 다락방님인줄 알았어요ㅋㅋ 장서도 엄청 많고 책 취향도 그래서요ㅋㅋㅋㅋㅋ근데 아니어뜸...😧
 

며칠 전 수영장의 호랑이 선생님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자고로 페이퍼에는 먹방, 패션, 연애 등의 이야기가 호응이 좋다는 붉은돼지님의 말에 힘입어 이야기를 이어 본다.

오늘 수영장에 갔더니 같이 수영하는 수영장 동생이 대박사건이라면서 어제의 일화를 들려주었는데, 사랑니를 뽑으러 대학병원에 갔는데 우리 레인의 어떤 남자회원이 자기 이를 뽑아주었다는 것이었다. 대학병원의 치과의사라니! 나도 가서 생니라도 뽑을까 하며 너스레를 떨었으나 나는 여전히 호랑이 선생님의 결혼여부만이 궁금했다. 모르는 채로 있을까 했지만 도무지 너무나 궁금하여서... 직접 물어보기는 민망하니 우리반 선생님(여자)께 물어보기로 하고 드디어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내가 너무 새새거리면서 질문하는 바람에 관심있어 하는 게 너무 티났나보다... 엄청난 놀림을 받은 후 선생님이 내 나이를 물어보시기에 답했더니 그렇다면 ˝연결 가능˝하다면서 웃었다. 현재 그는 여친이 없다며 나에게 남친이 있는지 물었고 나는 사실을 말했다. 없어영.
나는 계속해서 그런게 아니라고 했지만 그런게 맞다. 크항ㅋㅋㅋ

돌아오는 길엔 친구들에게 중계방송을 했다. ˝결혼 안했고 여친 없대.˝ 반응은 폭발적이었고 잘해서 새끼치라고 난리들이었지만 나는 도무지 잘해볼 껀덕지가 없어서 회의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그랬더니 내가 수영을 배우도록 자극한 친구가 멋진 미혼 수영쌤이 있는 너희 수영장으로 옮겨가야겠다고 했고 나는 그 선생님은 멋지지 않고 어류를 닮았다고 말했다. 그 뒤의 대화는 생동감을 유지하기 위해 그대로 옮겨본다. (오타를 전혀 고치지 않는 습관 양해바랍니다.)

친구: ㅋㅋㅌㅌㅌㅌㅌㅌㅋㅋㅋㅋㅋㅌㅋㅋㅋ갹관적 개못이면(객관적으로 많이 못생긴거면) 오히려 승산 임ㅅ는더 아니냐?ㅋㅋㅋㅋㅋ 너문(눈)엔 멋잇고 최고의 상황 아냐? ㅋㅋ

나: 근데걔눈에내가안이쁜게난관

친구: 아........최고까진 아니구나 ㅋㅋ

나를 위로해주지 않는 그녀는 진정한 친구다. 나는 내가 어쩔 땐 예쁘고(진한 화장x, 연한 화장o) 평소엔 괜찮은 정도라고 생각하지만 누가 봐도 존나 예쁜 스타일은 아니어서 어떤 포지션을 취해야할지 고민스럽다. 예쁘지않다는 것은 좀 불편할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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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돼지 2015-07-30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되서 새끼 좀 치시길 바랍니다. ㅋㅋㅋ

스윗듀 2015-07-30 21:56   좋아요 0 | URL
바라는 바입니다! 새끼줄 좀 꼬아줘야 하는데 말입죠. 흐음흠ㅋㅋ

프레이야 2015-07-30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예뻐도 거추장스러운 일이 많이 생기고 생이 꼬일 가능성이 커요^^

스윗듀 2015-07-30 22:12   좋아요 0 | URL
맞아요ㅎㅎ 이 정도 예쁨에 만족하렵니다. 우하하핫~

한수철 2015-07-30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물을 몹시 싫어하는데

수영장 일화들이 재미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문장이 유머러스해서 좋습니다.


스윗듀 2015-07-30 22:1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이제 유머러스함으로 나의 슬픈 현실을 승화시키는 것을 그만하고 좀 더 설렘설렘한 일화들을 전해야 할텐데요...

cyrus 2015-07-30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영 선생님은 어떤 어류를 닮았어요? 하필 많은 것 중에 닮은 꼴이 어류라니... ㅎㅎㅎ

스윗듀 2015-07-30 22:23   좋아요 0 | URL
사..상어요ㅋㅋㅋ턱이 다부져서ㅋㅋ귀여운 상어 캐릭같아요 쿄쿆ᆞ킄ᆞㅋᆢ크

오후즈음 2015-07-30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생동감 넘치는 친구와의 대화. ㅋㅋ 앞으로의 얘기가 마구 궁금해집니다.^^ 잘되셨으면 좋겠네요. ~~

스윗듀 2015-07-30 22:30   좋아요 0 | URL
꺄아 감사합니다😄 이런 응원이라닛! 앞으로도 생동감있게 전해드릴게요. 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15-07-30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먹방,패션,연애 세 아이템중 연애 이부분을 선택할 수없는 유부녀로서 이런 연애 얘기 무척 좋으네요^^
몽글몽글 피어오르려는 사랑♡
건투를 빌어요~~저도 다음편을 기대하겠슴돠^^

스윗듀 2015-07-31 00:32   좋아요 0 | URL
하핫😅 엄청 잘해봐야겠다는 책임감이 막 듭니다.ㅋㅋㅋ 아름다운 밤 되시어요~!
 

그녀는 딸 셋 집안의 샌드위치 속이다. 그녀의 아동기는 다른 이들과 같이 엄마에 의해 보살핌을 받았지만 그녀의 청소년기는 아빠에 의해 성장했다. 그래서 그녀의 정신적 지주는 아빠이며 엄마는 현재에 같이 있어도 언제나 추억 속의 인물이다.

그녀의 아빠는 내가 아는 어른 중 아주 대단한 편에 속하는 몇 안되는 사람 중 한 명인데, 맡은 바를 철두철미하게 해내는 점에서 인간적이지 않고 술과 소수의 사람을 좋아한다는 점에서 인간적이며 집안 더러운 꼴 못보고 분리수거는 직접 한다는 점에서 전업주부적이고 회사에서 중역을 맡고있다는 점에서 능력있는 가장이다.

그녀의 아빠는 딸들과 함께 음식점에 가도 코푼 휴지, 입닦은 휴지는 자기 주머니에 쑤셔넣는 남자다. 저들은 음식을 서빙하는 사람이지 나의 분비물을 처리하는 사람은 아니라는 논리다. 또한 그녀의 아빠가 제일 싫어하는 사람은 지하철 쩍벌남이며 그렇기 때문에 항상 무릎을 다소곳이 모으고 앉는다.

그녀는 아빠의 이런 행동들을 보며 자라왔기 때문에 나이가 차서 사회에 던져졌을 때 아빠 또래의 다른 남성들을 보고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다른 아빠들도 나의 아빠같으려니 예상했던 것이지만 어림 반푼어치다. 그래도 그들은 남이니까 그런가보다 하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그 중 한 사람과 가족이 되었다. 시아버지라는 사람이 생긴 것이다. 그녀의 시아버지는 딸과 아들을 두었다는 것 빼고는 그녀의 아빠와 다를 것없는 평범한 보통의 아버지였지만 그녀에게 보통이란 그녀의 아빠였다. 그래서 그녀는 아직도 보통이라는 것에 대해 배우고 있는 중이다. 배움의 과정은 부정적 놀라움의 연속이며 상처가 생기고 말기 때문에 고통스럽다.

너무 좋은 아빠를 가져도 이토록 힘든 것이다. 너무 좋은 것을 가지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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