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뜸하던 미쓰다 신조의 신작이 최근 많이 출간되고 있다. 신조의 열일인지 출판사들의 열일인지는 모를일이지만 어쨌든 미쓰다 월드 거주자로서 기쁜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가장 따끈따끈한 최신작 [걷는 망자]는 심지어 새로운 시리즈라고하니 흥분되지 않을 수 없었다. 서평단 모집 게시글을 보자마자 망설임없이 신청했고, 감사하게도 뽑혀서 따끈따끈할 때 빠르게 읽어보게 되었다. 새로운 시리즈라는 것 자체로 가슴이 두근거리는데 이 새로운 시리즈가 미쓰다의 여러 세계관들이 하나로 합쳐지는 이야기여서 탄성이 절로 나왔다. 정말이지 즐겁고, 기쁜 시간이었다.-짤막한 괴이담과 현실적인 추리로 이루어진 다섯 개의 단편이 수록되어있다. 때문에 괴이담의 오싹함과 추리의 재미 두 가지를 한 번에 느낄 수 있다. 여기에 또 연작 단편의 형식이기에 같은 등장인물들이 매 단편마다 등장해 낯선 이야기와 익숙한 이야기 두 가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완전히 새로운 형식,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하는 이 작품에 도조겐야 시리즈의 ‘도조겐야‘ 와 사상학탐정 시리즈의 ‘이치로‘의 부모님이 등장함으로써 미쓰다의 완전히 새로운 작품을 즐기는 즐거움과 미쓰다 작품들의 세계관이 통합되는 짜릿함까지 한 번에 느낄 수 있다. 때문에 미쓰다월드 거주민들은 흥분과 기쁨을 맛볼 수 있는 신작이며 미쓰다 작품을 아직 접해보지 않은 초심자에게도 색다름을 안겨줄 수 있는 작품이며, 미쓰다의 작품 중 입문하기 가장 적절한 작품이기도하다. 각각의 괴의는 두 말 할 필요 없이 흥미로운 내용이었다. 덴큐의 추리는 다소 억지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내용이 짜맞춰지는게 흥미롭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아이와 덴큐의 티격태격도 또 하나의 재미 포인트였다. -최근 독서할 시간이 녹록지않아 회사 점심시간을 이용해 책을 읽었는데 점심시간이 평소보다 더 기다려졌다. 정해져있는 기한 안에 읽은 것은 정말 오랜만이았는데, 바쁜 시간 속에서 억지로 읽어도 즐거운 기분은 처음이었다. 자, 그럼 이토록 즐거운 미쓰다 월드로 어서오세요! *도서만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물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선택하게 된 [다리 위 우리집] 작품 정보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듣기 시작했기에 길거리에 나앉게 된 가족들이 서로 의지하며 이겨내는 모습을 담은 작품일거라 생각했지만 실제로 들어보니 다양한 이유로 길거리에 나가게 된 아이들의 고군분투가 담겨져있는 가슴아프면서도 따스한 작품이었다.-어느날 아버지에게 가정폭력을 당한 주인공은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며 장애가 있는 언니를 데리고 가출을 감행한다. 세상에 첫 발을 내딪자마자 나쁜 어른과 부딪히며 공포를 느낀 아이들은 우여곡절 끝에 안전하게 잘 수 있을 것 같은 다리를 발견하고 그곳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만난 또 다들 두 아이와 친구가 된 네 사람은 서로 의지하며 하루하루를 이겨낸다. 그러다 어느날 언니의 몸상태가 급속도로 안좋아진다. 아이들을 거리로 내몬 것은 누구인가. 그건 다름아닌 어른들이다. [다리 위 우리 집]에는 친척에 의해 공장으로 팔려갔다가 도망친 아이, 갑작스런 쓰나미로 가족을 잃고 홀로 남은 아이, 아버지의 폭력으로부터 달아난 아이들이 등장한다. 이외에도 많은 이유로 아이들은 길로 나왔을 것이다. 고되고 힘든 하루하루를 견뎌내면서도 아이들 특유의 웃음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다보면 가슴이 아프면서도 따스한 마음이 생겨난다. 서로 쉽게 믿고 의지하는 아이들. 그런 그들이 절대 믿지 않는게 바로 어른이다. 어느 나라에 특정된 현상은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가출하는 아이들이 많다. 그들의 속내를 들여다보지도 않고, 비행 청소년이라며 무작정 비난하기만 하는 것은 결국 끝끝내 어른의 생각일 뿐이다. 그런 생각이 아이들을 길로 내몰았을지도 모른다. [다리 위 우리 집]은 가슴아프고 따스한 이야기인 동시에 많은 생각이 들게 만드는 작품이었다.-힘든 상황 속에서 웃음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고 하루하루 힘겹게 버텨내며 이겨내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를 되돌아보기도 했다. 별것도 아닌걸로 얼마나 자주 쉽게 무너져내렸는가. 어른으로서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이 많이 드는 이야기였다. 뻔하지 않는 성장 소설을 찾는다면, 아이와 함께 읽을 책을 찾는다면 [다리 위 우리 집]을 추천하고 싶다.
-[라오상하이의 식인자들]을 읽으면서 받은 스트레스를 풀어야했다. 믿음직한 장르문학을 읽고 싶었고, 그런 연유로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 단 한 권 밖에 안 읽어봤지만 그 한 권으로 믿음직스러운 작가 반열에 올라간 미치오 슈스케의 작품 [절벽의 밤]을 선택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의 선택은 옳았다. 편안하게 후루룩 읽을 수 있으면서 신선함과 즐거움, 놀라움까지 두루 즐길 수 있는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절벽의 밤]은 연작단편소설이다. 때문에 편안하게 후루룩 읽을 수 있으며 배경이나 인과관계가 얽혀있는 연작단편 특유의 친숙함과 완전히 개별적인 네 가지의 사건으로 연작 소설을 좋아하는 분들은 두 가지의 즐거움을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작품이다. 동시에 결말까지 다 읽고나면 어쩐지 모든 단편들이 하나로 이어져있는 장편소설로 느껴지기도하는 놀라운 작품이기도 하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처음에는 각 장이 끝날 때마다 나오는 그림이 단순히 책의 심심함을 줄여주는 장치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사실 여기에 엄청난 비밀이 숨겨져있다. 이 그림까지가 하나의 스토리인 것이다. 이렇게 글과 그림으로 하나의 작품을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신선하고 놀라운데 글로 시작해서 그림으로 마무리하는 방식 또한 그저 놀라울 뿐이었다. 나는 [절벽의 밤]을 읽은 것을 후회한다. 읽기 전으로 되돌아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또 다시 읽고 싶기 때문이다.-[절벽의 밤]을 읽으며 새삼스레 다시한 번 김은모 번역자님에게 푹 빠지게 되기도 했다. 누구나 말하듯 나또한 방심하고 무심코 넘겼던 페이지를 옮긴이의 말을 읽고 다시 되짚어봐야 했다. 이때 느낀 전율이 아직도 몸 속을 관통하고 있는 것만 같다. 이런 해설을 쓸 수 있는 번역자님에게 박수를 건네며, 이 작품을 손에 쥐게 된다면, 끝까지 방심하지 말라는 말을 꼭 전해주고 싶다.
-원앤원북스에서 협찬받아 읽어보게 된 [사람의 마음을 읽는 법] 처음에는 심리학 관련 도서인줄 알고 읽기 시작했는데, 병원이나 상담소에서 진행하는 ‘심리검사‘의 기초를 A에서부터 Z까지 꼼꼼하게 알기 쉽게 정리해놓은 책이었다. 평소 심리검사에 관심이 있었거나, 심리검사 공부를 시작하신 분들이 꼭 한 번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심리학 도서를 생각하고 읽기 시작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사람의 마음을 읽는 법]은 현재 실제로 활용되고 있는 심리검사들의 기본 개념과 실시방법, 해석방법과 실제 사례를 활용한 해석 적용 예시까지 심리검사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이나 입문자도 이해하기 쉽게 알려주는 안내서이다. A부터 Z까지 기초적인 부분을 모두 담고있으며 이해하기 쉽게 쓰여있기 때문에 심리검사에 관심이 있거나, 공부를 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이고 검사를 받아봤거나, 주변 사람들이 받게 되었는데 이게 어떤 검사인지 궁금하신 분들이 참고하면 좋을 도서이다.-솔직하게 말하자면 아무래도 안내서에 가깝기 때문에 단순한 재미를 느끼기는 어렵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읽는 법] 이 가르쳐주는 것을 받을 준비가 되어있다면, 탄탄한 기본기로 지적충만감을 느낄 수 있는 도서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편안하게 후루룩 읽을 수 있는 단편집을 찾다가 선택하게 된 [라오상하이의 식인자들] 황금가지 단편집이라서 찜해놨던 작품인데, 딱 한 개 있는 한줄평이 그다지 좋지 못해서 망설이다가 출판사 하나만 믿고 도전해보자는 생각으로 읽기 시작했다. 오래 걸리지도 않았다. 딱 한 페이지 읽고 ˝망했다˝ 소리가 절로 나왔다. 그리고 실제로도 완독하기까지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 장르문학이 읽기 싫어서, 도무지 손이 가지 않아서 이렇게까지 힘든건 정말이지 처음이었다.-어반 판타지 공모전 수상작 작품집이다. 여기서 어반 판타지란 현대의 도시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물을 뜻한다고 한다. 완독을 하고 난 후 가장 먼저 떠오르는 솔직한 감상평은 이거다. ˝판타지물이면, 신박하면, 장땡인 공모전이었나?˝ 모든 작품이 신박한 소재를 가지고 있었지만 하나같이 시작은 거창하나 알맹이는 텅 비어있고, 그저 화려하게 치장하느라 바쁜 작품들이었다. 신박할 뿐 재미도 감동도 내용도 없는 이야기들이었다. 정말이지 하나같이 전부 그랬다. 심지어 쓸대없이 ˝멋있어보이기위한˝ 문장의 나열이 많아 가독성도 떨어진다. 집중해서 읽으려고해도 중간중간 계속 한숨을 쉬면서 눈을 돌리게되니 진도내기가 너무나도 힘든 작품이었다. 신선한 소재로 흥미를 끌기는 했는데, 지식을 뽑내려는 듯 어려운 단어와 멋들어진 문장의 연속으로 순식간에 흥미를 잃게만들며 결국 끝까지 읽어내도 알맹이 없는 내용과 결말 없는 마무리로 끝까지 허무함이 남는 작품들이었다. -나는 장르문학을 워낙 좋아해서 심적으로 힘이 들 때 장르문학을 선택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이렇게 읽기 힘들고 괴로운 장르문학은 정말이지 처음이었다. 차라리 무서운이야기 시리즈를 읽는게 훨씬 즐거울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을 정도이다. 애초에 기대를 안했던 작품이기에 실망도 하지 않았지만 읽는동안 엄청난 허탈감을 느끼고 스트레스를 받았던 작품이다. 나는 책은 소요와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던 사람이었는데, 그런 나의 생각을 완전히 뒤집어버린 책이기도하다. 어쨌든 절대 추천하고싶지는 않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