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을 아주 잠깐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그 잠깐의 놀라움 뒤로 나는 계속 질문 중이다.. 아니 두려운 것들에 훨씬 더 깊게 고민하는 중이다.(내가 딱히 할 수 있는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런데, 이미 '미래'에 와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니까 지금부터라도 '인간적 가치'의 중요성을 생각하며 인공지능을 발전 시키면 좋을 텐데...

스카이넷과 터미네이터는 나타나지 않고 당신도 어쩌면 일자리를 잃지 않을지도 모른다. 당신과 당신의 동료들 다른 업계 사람들까지 인공지능의 등장 앞에서 안전과 일자리를 지키려 필사적으로 노력할테니 말이다.그런데 설사 터미네이터를 막고 일자리는 지키더라도 어떤 인간적 가치들은 그 과정에서 틀림없이 부서질 것이다./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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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과 강 그리고 안젤름 키퍼
칼 오베 크나우스고르 지음, 최정애 옮김 / 비트윈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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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아주 유명한 예술가의 이름을 영화 덕분에 알게 되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검색을 해 보았더니, 예술가에 관한 책이 출간되어 있었다. <숲과 강 그리고 안젤름 키퍼> 영화를 조금더 재미있게 관람하기 위해 책을 먼저 챙겨 읽었다. 잘 모르는 예술가였으나, 글이 너무 잘 읽혀 깜짝 놀랐다. 어쩌면 예술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던져진 질문들이 지금 우리 사회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내용들이라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역사란 무엇인가 등등. 독일에서 나치를 언급하는 것이 얼마나 조심스러운 건지 조금은 상상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안젤름 키퍼가 처음으로 전시한 작품이 논란을 키울 요지가 있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조금만 그 속으로 들어가 보면, 나치를 찬양하기 위해서가 아니란 건 누구가 알 수 있지 않았을까.. 무튼 다소 요란(?) 작품으로 예술가의 이름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모양이다.


"세상을 향한 우리 자신의 불확실한 접근 방식 우리가 사실은 세상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 그것이 바로 예술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이다.그것은 미스터리에 대한 답이 아닌 미스터리 그 자체인 것이다"/169쪽


"대략 이렇게 나는 키퍼를 이해했다. 그리고 대략 이쯤에서 예술에 대한 담론도 멈춘다. 왜냐하면 예술 또한 그 자체로 존재하는 무언가이며 언어로는 밝힐 수 없기 때문이다.마치 예술은 비밀을 보여주는 동시에 지키고 있는 것만 같다"/171쪽




영화관 데스크 앞에 내가 읽은  책이 보여 반가웠다. 책을 읽고 간 덕분에 영화 보기가 수월(?) 했다. 온전히 이해했다고는 말할수 없겠지만, 책에서 만난 하이데거 정보는 유용했다. 영화에서 비중 있게 다루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하이데거 책을 찾아 읽아도 섭섭하지는 않을 것 같다. 영화를 보면서, 예술가의 숙명이 보였다. 첫 작품이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예술가도 하지 않았을까 '거울'처럼 작품을 바라보기를 바랐으니, 관람자들은 여러가지 이유에서 불편할 수 밖에 없었을 것 같다.


"키퍼의 작품에서 이들은 마치 읽을 수 없음 자체에 대한 기호인 것 같다. 이해가 멈추는 바로 그 지점,다른 그 무엇도 소통하지 않는 그 지점"/57쪽



영화에서는 예술가의 작품을 좀더 가깝게 호흡할 거라 기대했더랬다. 애써 의미까지는 찾지 않더라도. 그런데 이런 마음으로 영화를 바라본 덕분인지.. 예술가의 숙명이 자연스럽게 전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애써 하이데거를 둔둔하려고(만) 하지 않았다는 느낌, 그 순간 그 자리에 있었다면 누구든 하이데거와 다르게...행동할 수 있었을까? 그러나, 그래서.. 우리는 또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하는 건 아닐까 생각했다. 키퍼는 그것이 예술가의 숙명이라 생각한 듯 보였다. 영화의 앤딩 장면이 오로지 빔벤더스감독의 상상에서 그려진 것인지, 키퍼 자신이 이카루스..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감독이 영화 속 장면을 그려 넣은 것인지..모르겠다. 추락은 오만의 결과일수도 있지만, 예술가에게 이카루스..는 그곳까지 닿고 싶은 열망은 아니었을까... 그리고 나는 하이데거에 대해 이름정도 밖에 알지 못하지만, 책 제목에 '숲과 강' 이 들어간 이유를 어설프게 이해할 수 있었다. 어쩌면 오독일수도 있겠으나.. 숲에 숨은 그림자는 하이데거가 아니였을까.. 키퍼가 숲과 오두막을 잿더미 되기 직전의 모습을 그리는 모습을 보면서... 예술가의 결함과 위대한 사상을 분리해서 봐야 하는 화두..는 그래서 어렵다 그러나 키퍼가 그려내고자 한 열망은 아주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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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지. 결함이 있었던 위대한 예술가들,위대한 사상가들에게 대해 이야기했지. 그리고 그 둘을 따로 분리해서 봐야 한다고 했네.

안 그러면 우리가 포기해야만 할 책들이 많거든. 셀린이 반유대주의자였던 것을 아나? 아주 노골적으로 말이야.

(...)

-셀린은 정말 이상했어.그러나 그는 새로운 언어를 창조했어. 안 그런가? <<밤의 끝으로의 여행>>은 아주 환상적이야. 우리는 지금 이 불행의 밑바닥이라고 생각해 하지만 계속 더 내려가지!

-하이데거는 어땠나요?

-그는 나치 정당을 지지했지. 그러나 나중에 지지를 포기했지. 더 이상 가담할 수가 없었던 거야. 그런데 그가 후회한다고 말한 적은 없어"/113쪽











'밤의 끝으로의 여행'을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혼자고 지금은 밤이다>를 읽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사강이 셀린에 대한 후한평을 하지 않아..읽고 싶다는 포스팅. 왜 후한평가를 하지 않았는지를 비로소 알것 같다. 그리고 읽지 않은 사이..개정판이 5월에 나왔다는 사실도 알았다. 7월 도서관 희망도서로 신청해봐야지 생각한다..7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라 냉큼 읽을수 없다는 이유. 무엇보다 예술가를 늘 두 가지 시선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 버겁다.. 포기해야 할 책들이 많다는 말은  예술가라서 할 수 있는 변명이 아니란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그보다 충격적인 건..하이데거에 대한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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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예술은 어떤 것이 다른 어떤 것이 되는 것을 다룬다. 파란색의 붓질 한 번이 강이 되고 흰 종이 위에 여섯 획을 그어 하늘이 되고 어느 배우가 오필리아가 되는 것이다. 어떤 것이 다른 어떤 것을 재현한다는 것이 바로 예술의 기반이다/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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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탄 위픽
백은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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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가 모임에서 말한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는 것‘에 대해 더 알고 싶었다.
생각보다 거창한 철학은 아니었다. 인간은 정의 불가능한 존재이고 본질이 결핍되어 있기 때문에 누구나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인간답게 실존하려면 그만큼 많은 책임과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
그러다 한 문장이 머리에 꽂혔다.
인간은 자유라는 형벌에 처해있다"/30쪽




선거가 끝났다.

예상했던 결과였지만, 나는 습관(?)처럼  '왜'...라는 질문을 하고 있다. 

<나의 사탄>을 읽으면서 기꺼이 허락된(?)오독이 반가웠다.

'자유'가 때로는 인간에게 내려진 보이지 않는 형벌(?) 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것도 사탄이라 부를수 있는 거 아닌가... 종교를 갖지 않은 내가 '사탄' 이란 말을 입에 올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나 거리에서 외침을 종종 듣긴한다. 모르는 이에게 무차별적인 저주(?)를 퍼붇는 이들과 일일이싸워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때도 있었다. <나의 사탄>을 읽으면서 불현듯, '사탄' 에 대한 정의가 너무 일방통행은 아니었던가..하는 생각을 했다. 앞서 말한것처럼 오독..으로 읽은 덕분에 가능했던 생각이다.^^

내가 하는 사랑이, 일반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사탄'이라 규정된다는 건 너무 폭력적이다.

그런데 소설은 그 부분에 대한 항변만을 하고 싶었던 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인간의 마음에는 저마다의 사탄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위로가 될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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