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극 홍보포스터는 저렇게 고전(?)적인 느낌을 연출했으면서, 정작 공연은 왜 그토록 현대적으로 만들어야 했을까... 오이디푸스를 꽤 여러 번 읽었지만, 정작 그의 아버지 라이오스에 대해 큰 생각을 하지 않았던 터라 라이오스의 시선으로 풀어 놓을..이야기가 몹시도 궁금했더랬다. 1인극이란 점과 전혜진배우님에 대한 신뢰도 있었고... 연극에서 만큼은 새로운 도전을 그닥 탐탁하게 바라보지 않는 1인라 그럴수도 있겠으나..참 많이 산만했던 것 같다. 신탁에 대한 화두 때문에 그랬을 수도 있겠다. 과거..신탁을 거부해서 죄를 받은 라이오스나, 현재 신탁에 의존해 나라를 망치게 한 ..모습을 은유하고 싶었던 마음을 백번 이해해도... 아쉬웠다. 라이오스에 대한 히스토리가 길지 않아 중언부언 한 모습... 그럼에도 전혀 수확이 없었던 건 아니다.
아주 오래전 지인에게 선물 받은 <그리스 비극>을 찾아 볼 수 있었다. 라이오스 흔적이 어딘가에 조금이라도 있지 않을까 해서... 그리고 알았다. 그가 신들에게 저주를 받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그는 사두마차를 모는 방법을 가르쳐준다는 구실로 왕자를 테바이로 데려온 뒤 그를 강간했다. 이 사건으로 크뤼십포스는 자살했고 그의 아버지는 라이오스를 저주했다.아폴론 신은 라이오스에게 이에 대한 벌로 자식을 갖지 말 것을 명령하면서 만약 자식을 낳으면 그 자식의 손에 죽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360~361쪽
오이디푸스..에 관한 작품을 읽을 때마다 아폴론은 왜 저와 같은 저주를 내렸을까 궁금했는데(읽고도 기억못하는 것일수도 있겠지만..) 충분히 저주 받을만 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려지는 그의 모습은 오만 그 자체였다. 그런데 하나 더 궁금한 건 그가 신의 말을 거부했을까, 아니면 아내 이오카스타의 유혹에 넘어가게 된 것일까... 연극 라이오스가 산만하다고 느껴진 건 온전히 라이오스의 목소리와 가장 가까웠을지 모를 이오카스타의 목소리가 분명하게 들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라이오스에게 내려진 형벌은 안타깝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원죄 때문에 근친상간과 존속살해까지 하게 된 오이디푸스 왕..이 안쓰러워질 정도다. 사실 이런 배경 설명 없이 <오이디푸스 왕> 을 읽었을 때는 그 역시 오만한 왕으로 보일때도 있었는데 말이다.무튼 연극을 보게 된 덕분에 라이오스와 오이디푸스 왕에게 내려진 저주의 이유는 확실히 알게 되었다. 단지 신탁을 거부했던 것만이 라이오스를 죽음으로 몰고가게 된 것은 아니라 이해하고 싶다. 신기한 건,공연보러 가기 전까지 눈에 보이지 않았던 테베...관련 희곡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거다.라이오스를 어떻게 그려냈을지 궁금해서 읽어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