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활짝 핀 봄날 다시 와야겠다.

고양이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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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모든 열정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22
비타 색빌웨스트 지음, 정소영 옮김 / 휴머니스트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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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유혹'을 재미나게 읽었다. 해서 다른 책도 읽어봐야지 생각하고 검색하다 깜짝 놀랐다. 이번 시리즈 주제가 '할머니라는 세계' 일거라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4월..에서 노부인이 등장하긴 한다. 그러나 콕 찍어 그녀가 주인공이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여성과 사람의 심리를 읽어내는 즐거움이 컸기 때문이다. 


'할머니'와 '사라진 열정'...에서 전해지는 느낌을 상상하면 다소 무거울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막상 책을 펼치고 보니..흥미로웠다. 남편이 죽고, 자식들은 홀로 남은 어머니를 걱정한다. 그러나 부인은 혼자 사는 삶을 선택한다. 젊은 딸과 함께 어딘가를 갈때는 자신이 늙었다고 생각했는데, 혼자 기차를 타기까지의 여정을 통해 오히려 늙은이가 아니란 느낌...이 느낌은 더 노년이란 나이가 되면 알게 될 감정일까... 무튼 전형적으로 노인을 바라보는 노인에 대한 시선에는 많은 오류가 있을수도 있음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기뻤다.열정은 사라진게 아니었다. 우리가 흔히 '열정' 이라고 생각하는 그 기준에서 벗어나 있었을 뿐.. 또 다른 열정(?)이 부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슬레인 백작 부인은 캐리와 함께 버스가 정차하는 길모퉁이까지 걸어가는 일이 그다지 즐겁지 않았다. 그런데 혼자 햄프스테드로 가면서 그녀는 자신이 늙었다고 느끼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 수년간에 비해 더 젊어진 느낌이었다. 새로운 삶의 단계의 이런 시작을 열렬히 받아들이는 것이 바로 그 증거였다"/69쪽  남편이 죽고 나서야 자신의 계획대로 살게 된 것에만 집중한다면 슬프겠지만..그럼에도 앞으로의 삶을 스스로 살아보겠다는 마음은 열정..이 있어 가능하지 않았을까..30년 전 찜해 놓았던 집을 찾아가, 세를 얻고, 노인이 되어 있는 집주인과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건 동화적이라 볼 수도 있지만... 소설에서 말하고 싶었던 건 노인들의 공동체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말하고 싶었던 건 아닐지.. 젊은 자식들은 이해하지 못하지만 함께 늙어가는 노인들은, 죽음에 대해서도 경망스럽지 않게, 유머로 승화시킬수 있는 내공이 있었다.그리고 비로소 진정한 열정이 시작된다. "그런데 본래 자신이란 정확히 무엇일까.이제 연로한 노인이 되어 젊었던 과거의 자신을 돌아보며 그녀가 자문했다"/124쪽  과거의 모습부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은 후회와 아쉬움으로만 점철되지 않았다. 페미니즘 시선으로 보자면 내가 없었던 삶에 대한 고발로 읽혀질수도 있겠다. 역자 후기에도 보면 그런 부분으로 보이는 부분이 언급되어 있으니까.. 그런데 나는 문학에서 줄 수 있는 또 다른 재미가 보였는데... 부인의 나는 누군인가..에 대한 질문이 깊어질 때마다 그녀와 함께 늙어 가고 있는 하녀  저누가 보였다는 사실이다.오래전 프루스트소설에서도 하녀의 역활이 예사롭지 않다는 생각은 했었는데..최근 읽게 된 <북과 남>도 그렇고 <사라진 모든 열정>에서도 하녀들의 삶이 보였다. 작가의 의도가 있었는지..당시 시대를 자연스럽게 그려낸 것인지에 대해서는 모르겠지만.. "아, 저누 젊다는 건 참 좋은 거야"그녀가 말했다.젊음도 젊음 나름이라고 저누가 젊잖게 말했다.가난한 부모의 열두 번째 자식으로 태어나 푸아티에 농장에서 보내야 하는 젊음은 좋지 않다고 했다.(..)70년 가까이 함께 살았지만 슬레인 백작부인이 그런 이야기를 들은 건 처음이었다"/233쪽 "저누의 삶이란 자아를 깊숙이 가둬놓은 채 마님을 모시는 일이었으니까.슬레인 백작부인은 문득 자신이 이기적인 노인네라는 가책이 들었다"/235쪽  그녀의 질문은 끝임없이 저누의 삶을 들여다 보게 했다. 그리고 소설의 마지막에가서는 여전히 젊은 에너지에 사로잡힌듯한 그녀의 딸 캐리에 대한 묘사를 읽으면서...그녀도 자신이 늙었다고 생각되는 순간..지금과는 다른 시선으로 노년을 바라보게 될까...라는 상상까지 해 보게 되었다. 왠지 그녀는 늙어서도 여전히 어머니와 다른 열정에 사로잡혀 있을 것만 같아서...죽음을 앞둔 노부인이 젊은 시절을 단지 회상하는 것에 머문 소설이 아니라 좋았다.그때와 다른 삶을 살려는 태도, 젊은 시절 그럴수 밖에 없었던 것에 대한 이유를 들으면서,(어느) 독자는 자신의 존재 자체에 대해 집중하며 살수 없었던 저누의 삶에 대신 질문을 하고 있었다. 마지막 부분이 살짝 아쉽긴 했지만 ( 증손녀와 백작부인의 대화는 뭔가 다른 작가가 쓴 느낌이란 기분이 들 정도로 집중되지 않는 부분이었다) 죽음을 앞둔 노부인의 주제를 매너리즘에만 함몰되게 다루지 않았다는 느낌이 좋았다.

 

ps

(..)<<사라진 열정>>을 팔아서 번 돈으로 보트와 카메라를 샀어.네가 내게 그런 축복을 흠뻑 내려준 거지(...) 버지나아 울프의 편지가 수록되어 있어 무슨 이유일까 싶었는데..친구이면서, 책을 낸 출판사가..호가스 출판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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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유혹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23
엘리자베스 폰 아르님 지음, 이리나 옮김 / 휴머니스트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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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럴라인은 그게 두려웠다.사람이 다른 사람을 사로잡아버리겠다고 결심하다니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그들이 자기 발로 더 꿋꿋이 서게 할 수 있다면 좋을텐데(...)"/289쪽

 

 

인물에 대한 성격을 파악하기도 전에, 배경이 될 만한 여지도 없이,불쑥 잡지를 읽던 여인은 여행 광고에 솔깃한 유혹을 느낀다. (놀랍게도) 평소의 그녀라면 감행하지 않을 광고에 유혹을 느끼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무식하면 용감해진다고 하던데..로티라는 여인은 함께 여행갈 친구를 직접 찾아 나선다.평소에 자기라면 도저히 이런 행동을 하지 못할 거란 암시를 남긴다. 잘 알지도 못하는 로즈라는 여성에게서 닮은 무언가를 찾아내는 것이 로티가 가진 능력이었을까..이후 두 여인은 아주 오랫동안 알아온 사람들처럼 여행 계획을 일사처리로 진행한다. 물론 그러는 가운데, 남편에게 양심의 가책을 느끼기도 하고, 신에게 죄를 짓는 것은 아닌가..에 대한 고민도 한다. 그리고 마침내 그들은 자신들이 소원한 여행지에 도착한다. 여행을 떠나기전 로즈와 로티의 대화를 엿보면서 마치 소설속 인물들이 아니라 현실에서 마주할 수 있는 인물들 같아서 그녀들 대사에 웃음이 터졌다.이탈이라에 도착해서 어떤 에피소드까 이어질지 궁금해하면서 읽던 순간..캐럴라인의 목소리 덕분에 '사람'이 보였다. 소설에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여행도 물론 좋지만..결국 '사람'안에서 사랑 하며 사는 삶이 가장 멋진 여행은 아닐까.... 남편의 무시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던 로티는 행복하게 지내는 순간.남편을 떠올렸다. 행복은 함께..여야 한다는 생각. 남편으로부터 알 수 없는 장벽을 느꼈던 로즈 역시 결국 남편과 함께 하고 싶었던 자신의 모습을 본다. 피셔부인 역시 그랬고...사람에 대한 두려움에 몸부림치는 캐럴라인 역시..사람이 그립지 않았을까..잠식하지 않으려고 한다면 기꺼이 사람들 속에서 사랑하며 살고 싶었던 거다. 그것이 불가능한 것 같아 도망치려 했을 뿐..."캐럴라인은 스스로가 작아 보였고 끔찍하게 외로웠다.발가벗겨지고 무방비 상태에 노출된 것 같아서 저도 모르게 숄을 더 꽉 조였다.얇디얇은 시폰으로 영겁의 시간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 했다"/321쪽 '살아 있는 사람'에 목말라 하면서도 정작 마음을 주지 못했던 피셔부인도..스스로 마음의 문을 여는 순간 살아 있는 사람이 보였다. 답답한 곳을 떠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 같지만..그건 본질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아니란 걸 알고 있다. <4월의 유혹>이란 제목은 뭔가 낭만적인 느낌을 자아냈지만..이야기속으로 들어간 순간 뻔한 교훈처럼 들릴수 있는 이야기를 재미나게 풀어내준 기분이 들었다. 사랑 하고 싶으면서도 사람을 멀리하는 사람들의 허영심. 중요한 건 장소가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시작된다는 사실..대상이 반드시 남녀가 아니어도 된다는 생각까지... 해피앤딩처럼 끝내지 않았지만 로티의 바람에 피셔부인이 응답해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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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인간>을 읽고 나서 타임머신(열린책들)을 도서관에서 빌려왔다.

그리고..

알라딘서점에서 마주한 <타임머신> 

냉큼 챙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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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얼마나 한결같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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