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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소무아르 1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41
에밀 졸라 지음, 윤진 옮김 / 민음사 / 2024년 4월
평점 :
추석 맞이로 읽으려 했던 졸라선생의 <아소무아르>1을 냉큼 읽어버리고 말았다. 천천히 읽으려고 했던 계획과 달리, 너무 잘 읽혀지는 바람에 후딱 읽고 말았다. 소설 속 이야기는 가볍지 않은데, 왜 이렇게 잘 읽혀지는 것이며, 심지어 <목로주점>으로 읽었던 그때 리뷰는 왜 남기지 않았을까.. 목로주점 보다 더 버겁게 읽은 '제르미날'로 독후감으로 남겨 놓았으면 말이다.
'때려 눕히다' 라는 뜻을 가진 '아소무아르' 화두를 따라 가는 읽기는 버거웠으나.목로주점이란 제목으로 읽을때와 너무 다른 느낌이라(시간이 흐른 탓도 있을 테지만..) 좋았다. <목로주점>으로 읽었을 당시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유추해보건데, 서민의 퍽퍽한 삶을 상징하는 의미로 이해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버거웠을 테지, 제르베즈의 삶이, 쿠포의 삶이... 그런데 '때려 눕히다' 라는 의미를 가진 '아소무아르'로 읽다 보니, 표지 속 모델(?)은 제르베즈 보다 로리외부인을 연상시켰다. 어디까지나 오독이란 걸 알고 있다. 옆에 남자는 아무리봐도 로리외 남편을 상상하기 힘들고, 오히려 그녀의 남동생 쿠포를 연상시켰으니까 말이다.
"로리외 내외는 정말 표정이 가관이었다. 물론 기죽는 게 좋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특히 한 집안에서 누군가가 성공하면 다른 사람들은 배가 아프기 마련이고 그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냥 속으로 삭이는 법이다. 누가 저렇게까지 드러내겠는가, 그렇다. 로리외 부부는 참을 수가 없었다. 도저히 감출 수가 없었다. 두 사람은 곁눈질을 하면서 입을 삐죽거렸다.그 모습이 너무 노골적이라 결국 옆에 있던 사람들이 어디 불편하냐고 물을 정도였다(...)"/330쪽

로트렉의 그림일거라 생각했지만, 테오필 알렉상드르 스탱캉(검색은, 테오필 알렉상드르 슈타인렌)의 '아소무아르'다 아마 자두주 일거라 예상되고, 두 사람 중에 누가 먼저 상대를 넘어 뜨리게 될지...상상해 보시라는 마음으로 화가는 그림을 그렸을지도 모르겠다. 무튼 졸라선생의 소설 <아소무아르> 표지를 장식한 덕분에 나는 로리외부인을 떠올리수밖에. 팍팍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무너져간다. 그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으려 버티는 사람이 있고, 자신도 모르게 쓰러져 가는 사람도 있고, 쓰러져 가는 걸 알면서도 속수무책처럼 보이는 이들도 있다. 그래서 나는 로리외부인이 제일 안타깝고 측은했던 것 같다. 스스로 무너지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자신을 무너뜨리지 못해 안달하는 사람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자신을 무너뜨리지 못해 안달하는 사람이란, 타인까지 거침없이 무너뜨리게 하는 사람이란 생각이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아직 2권을 읽지 않았으니..(예전 목로주점 기억은 사라졌으니까^^) 그녀의 앞날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제목대로라면 그녀도 무너져 갈게 분명하다. 무너지지 않기 위해 살려고 발버둥치는 이들보다, 무너지려고 발버둥 치는 것처럼 보이는 이들의 모습이 더 안타깝게 느껴진 건... 우리를 무너뜨리는 수많은 원인들(알코올중독,나태함,수치스러움 등등) 보다, 사랑 없는 사람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읽은 덕분인 것 같다. 제목을 달리한 이유가 처음에는 고도의 출판사 마케킹이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목로주점이란 제목보다 <아소무아르>제목으로 읽게된 느낌이 훨씬 좋았다. 적어도 1권을 마치는 시점에서는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