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라의 <방앗간 공격>,모파상의 <비곗덩어리> 위스망스의 <배낭> 앙리 세아르의 <출혈> 레옹 에니크의 <그랑 7주점 사건> 폴 알렉시의 <전투가 끝난 뒤>(...) 맹목적 애국주의 소설 즉 무조건 프랑스 군대의 용기를 상찬하고 프로이센 군대를 악의 화신으로 만드는 소설을 비판하면서 전쟁의 어리석음을 부각하고자 했다(...)/ 옮긴이의 말










요즘 위스망시 이름을 자주 접하고 있어서 <거꾸로>를 읽어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프랑스와 프로이센을 다룬 단편집 부터 읽어봐야 겠다. 모파상의 '비곗덩어리'는 읽은지가 오래(?)라 세세하게 기억나지 않아 다시 읽어보고 싶어졌다. 그래도 예전에 어떻게 읽었는지 궁금해서...리뷰를 찾아 보다가, <전쟁이야기>를 그래픽 노블로도 읽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시계상 모리소와 소바주씨가 전쟁 중 우연히 만나 낚시를 하던 장면에서 했던 말이 가장 큰 울림으로 남은 동시에 어쩌면 '전쟁'이란 주제에 가장 큰 화두가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정부가 존재하는 한 전쟁은 멈추지 않을 거란 냉소.... <모파상의 전쟁 이야기>에는 총 8편이 담겨 있다.모리소와 소바주씨가 전쟁 중 낚시를 하다 인질로 잡히고 스파이가 되길 충동하는 '두 친구' '성 앙투안' '발터 슈나프스의 모험' '쿠데타' '비곗덩어리' '소바주아주머니' '마드무아젤 피피' '밀롱 영감' 까지 매 작품 마다 상상할 수 있는 혹은 상상할 수 없는 반전이 담겨 있어서 각각의 작품에 대한 느낌을 말하는 것이 곧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내용을 말할수 는 없지만 '전쟁'이 인간을 어떻게 파괴하게 만들는지에 대해서는 말할수 있을 것 같다.모파상 역시 전쟁으로 인해 망가지는 수만가지의 경우중 사례 몇가지를 소개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을까? 전쟁에서 만나지 않았다면 서로 좋은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였을지도 모른다고 고백했던 보흐밀 흐라발의 <엄중히 감시받는 열차> 속 주인공의 마음처럼 말이다.전쟁이 얼마나 파괴적인가를 저 높은 곳에 있는 분들만 모르는 것 같다.그저 평범한 일상을 즐기려는 이들이 스파이란 누명을 쓰게 되고,엉뚱한 사람이 죽기도 하며,전쟁이 싫어 자발적 포로가 되려는 사람도 있다.어디 그뿐인가 그저 평범한 소시민의 여성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이에게 전쟁은 기꺼(?)살인자가 되는 것을 막지 않으려 하는 듯 하다.그런가 하면 전쟁을 이야기하는 동시에 인간의 저 밑바닥에 깔린 심리들을 들여다 볼 수 있었기에 전쟁이 배경이 된 단편들이 모인건 맞지만 전쟁이야기로만 읽지 않을수도 있을 것 같다.'비곗덩어리' 와 같은 단편 때문에 더더욱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인데,몇 년 전 이 단편을 읽을때 '전쟁'이란 시간적 배경은 내 눈에 크게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탐욕,그러니까 교양인이란 가면을 쓰고 위선적인 행동을 더 많이 하는 이들에 대한 모파상의 신랄한 조롱에 소름돋았던 기억.그런데 전쟁이 배경이었다.그리고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때 사람들은 어떻게 변하는지? 진정한 교양인이라는 말은 아무때나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그러니까 다른 단편들도 그렇지만 '비곗덩어리' 같은 경우를 놓고 보면 굳이 전쟁이란 시간 속에 인간들이 들어간 탓에 적나라함이 보이게 된 것일까?라고 묻고도 싶겠지만,결코 그렇지 않다고 많은 이들이 생각하지 않을까? 우아하게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면서 뒤로 자신의 탐욕을 가득채우는 사람들을 뉴스에서 너무 많이 보게 되니까 말이다.


(2016년에 읽었으니, 세세하게 기억나지 않을수도 있다고 스스로에게는 위로(?)를. 그러나 <비곗덩어리>를 읽으면서 전쟁이란 것이 눈에 크게 들어오지 못했던 이유는 기억났다. 에밀 졸라의 <방앗간 공격>에 실린 각각의 단편을 읽으면서도 다양한 '전쟁' 을 만나지 않았던가..삶이 곧 전쟁인 것들에 대해.. 아직 국내서 만나지 못한 작가들의 작품도 궁금하다. 빛소굴에서 출간해 주면 무척 고마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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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맥베스'가 놀랍다고 생각한 건 맥베스 보다 맥베스 부인이 더 무섭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맥베스 부인에 버금가는 또 한 명의 부인을 만났다. 공식(?)적으로 누구를 죽이진 않았지만.. 남편을 지배하고,스스로 괴물이 된 수르디 부인...!!


남편이 거의 붓질을 하지 않았음에도 그녀는 자기가 죄다 그린 작품의 진정한 창조자를 남편으로 간주했다.사실 그림의 기질을 바꿈으로써 남편을 몰아내고 그림을 지배한 사람,다시 말해 공동 작품을 실질적으로 점유한 사람은 그녀였다.하지만 그녀는 그를 자신에게 병합함으로써 즉 그의 남성성을 차지함으로써 그를 대체했음에도 여전히 최초의 감정에 종속되었고,그 결과는 괴물의 탄생이었다/222~2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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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졸라와 세잔의 관계를 조금 알고 있다보니, 소설 속 언급된 화가가 왠지 세잔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새삼 <작품>이란 소설도 읽어 보고 싶어진 마음. 무튼 소설에서 언급된 제목의 그림이 혹 세잔이 그린 작품에도 있을까 검색해 보게 되었다. 모두 처음 보는 그림이라 놀랐고,'산책'이란 작품은 몹시도 당혹스러웠다.



"살롱전에서 <산책>은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6주일 동안 관중은 그 작품 앞으로 몰려들었다.파리에서 이따금 그런 일이 벌어지듯 페르디낭은 하루아침에 유명인이 되었다. 작품에 대한 의견이 갈렸지만 그런 토론이 오히려 그의 성공을 배가했다./2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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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은 말과 달리 우리의 단점,찡그린 표정을 남기지 않는다. 침묵은 순수하고 진정한 정취이다."/108쪽 '독서에 관하여' 무엇보다 침묵이 순수(?)한가에 대해 나도 모르게 의문이 생겼다. 침묵 하는 순간 감정을 드러내고 싶지 않을때가 있어서 그랬던 건지도 모르겠다. 무튼 이런 의문으로 머릿속을 맴돌게 한 이유는... <에밀 졸라>의 단편집에서 여러 '침묵'의 형태를 만나기 위한 과정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미쿨랭 영감도,동굴안의 남녀에게도 침묵은 단점을 감추기 위한 행동이었으므로, 순수하고는 거리가 있다.^^

미쿨랭 영감은 경험에서 우러나온 동물적 감각으로 고집스럽게 침묵을 유지했다"/‘나이스 미쿨랭‘ 77쪽

(..)흔히 나란히 누운 남편과 아내는 불이 꺼지면 똑같은 두려움에 떨게 된다.그러나 남편도 아내도 입을 열지 않는데,사람들이 몇몇 음란한 단어를 입 밖으로 내뱉지 않듯 죽음에 대해서는 침묵하기 때문이다/‘올리비에 베카유의 죽음‘,102쪽

동굴 안에서 엑토르는 에스텔 옆에 앉았다.잠시 침묵이 흐른 뒤 그가 그녀의 손을 잡았지만 그녀는 그 손을 빼지 않았다.그녀는 먼 곳을 바라보았다.노을이 지고 있었다. 어두운 기운이 조금씩 석양을 희미하게 만들었다(...)/‘샤브르 씨의 조개‘,181쪽

처음에 그녀는 용서를 암시하는 최소한의 언행도 삼가면서 비난을 뜻하는 침묵과 냉정을 유지했다/‘수르디 부인‘20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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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대문에 걸린 시를 음미하며..모두가 봄바람의 변덕을 말할 때 누군가는 봄빛의 따스함을 들려주는 구나 싶어 반가웠다.


그러나 초봄의 날씨는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닮아 있는 모양이다.^^










"(..)초봄 날씨만큼 사람을 피곤하게 만드는 건 아무것도 없어요"/ '올리비에 베카유의 죽음' 1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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