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의 몸값 캐드펠 수사 시리즈 9
엘리스 피터스 지음, 송은경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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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드펠 수사 시리즈를 5권까지 끝내고 숨 도릴 틈도 없이,시리즈10까지 나왔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다행히 도서관에서 희망도서 신청을 할 수 있어,시리즈6부터 10까지 신청을 했고, 도서관 착오로 시리즈 8,9를 먼저 만나게 되었다. 그런데 묘한 운명(?)이란 생각을 했다. 소설 <맥티그>의 앤딩을 한 번 더 떠올릴게 만들어준 제목이 보였기 때문이다.('죽은 자의 몸값') 해서,시리즈9부터 읽어 보기로 했다.


시리즈 9는 지금까지 읽은 시리즈 이야기 가운데 제일 아쉬웠다. 웨일스와 잉글랜드 역사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탓일수도 있겠지만, 뭔가 이야기가 지나치게 늘어지는 기분이 들었다고 해야 할까, 캐드펠 수사의 활약상이 도드라지게 보이지 않아서였을수도 있겠다. 정신 번쩍 들게 하는 지점들이 가끔씩  보이긴 했지만, 주제를 이끌어가는 서사는 못내...아쉬웠다. 소설 <맥티그> 덕분에 재미난 지점이 있었던 것이 작은 위안이 되었다고 해야 할까,두 소설은 서로 아무런 연관(?)이 없을 테지만, 사랑과, 우정..그리고 죽음으로 이어지는 관계까지 놓고 보면... 다른듯 닮은, 그리고 닮은 듯 다른 지점.. 서로를 위해 무엇도 다할 것 같았던 <맥티그> 소설 두 남자의 앤딩은,..그야말로 참담함의 결정타였다. <죽은 자의 몸값>은 그래서 닮은듯 달랐다는 거다. 한 여자로 인해 갈등이 있었다. 그리고 좋지 않은 일이 발생했으나, 서로를 위해 싸워주고,결국,자백에까지 이른다. 잠시 좋지 않은 마음을 가졌던 건 맞지만,그것이 옳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 알게 된다. 소설 <맥티그>의 두 남자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다시 <죽은 자의 몸값>으로 돌아와서, 인질 교환 대상이었던 사람이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당연히 억울(?)한 살인이다.(인질 교환조건이 언급될 때 이미 그가 사망하게 될 거라 예상했다. 단지 누가 죽일것인가를 추리하는 것이 문제였을 뿐)그런데 그의 몸값(?)은 단순히 한 사람을 인질로 교환하는 정도가 아니라... 사랑과, 우정과, 용서,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만들었다. 감히 값을 정할 수 없는 몸값이 되어버린 셈이다.그리고 나는 언제나 그렇듯 바로 이 부분에서 딜레마에 빠져들게 된다. 우발적 살인이였고,자백을 했다면..우리는 가해자를 어디까지 처벌할 수 있는걸까? 용서는 오로지 신만이 할 수 있다는 전제가,나는 너무 벅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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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티그 을유세계문학전집 102
프랭크 노리스 지음, 김욱동 외 옮김 / 을유문화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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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을유세계문학은 읽고 싶지만 선뜻 읽어낼 자신이 없는 그런 영역이었다.신간코너에서 <맥티그>를 보았을 때도 아마 이런 기분이었지 않았을까... 미국의 에밀졸라 라는 수식어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런데 미치너의 <소설>에서 프랭크 노리스가 언급되는 순간, 망설일수가 없었다. 그리고 정말 빨려 들어가는 기분으로 읽어냈다. 놀라웠고, 너무 놀라워서, 작가의 다른 책까지 궁금해졌다는....


어떤 한 사건을 뉴스로 접하고 난 후 쓰게 된 소설이라고 했다. 그러나 특별할 것 같지 않은 일상의 모습이 그려진 탓에, 인물들 가운데 누가 그런 짓(?)을 하게 될까... 상상이 가지 않았다. 아니 예상되는 인물이 있긴 했지만, 너무 뻔해서 그러면 재미가 덜한것 아닐까 싶었는데..그렇게 평범해 보이는 일상 한가운데 불현듯 불쑥 사건이 일어난다. 그 과정이 매 순간 놀라고, 당혹스럽고... 정신 번쩍 나게 하는 마술을 부렸을 뿐이다. 특별하지 않았던 남자 맥티그가 한 순간 용기를 내어 트리나에게 사랑을 고백할 때까지만 해도...그들의 삶이 고단해 질거라 믿고 싶지 않았다. 트리나가 복권당첨이 되고 나서는..맥티그가 방탕해지는 걸까 상상했다. (에밀졸라 소설을 너무 깊게 생각한 모양이다.) 그런데 트리나의 지나친 절약(?)이 맥티그를 숨막히게 했고, 결국 그녀를 옥죄는 그것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그들을 행한 마커스의 증오와 복수는 거의 끝판왕을 보는 기분이었다. 그러니까, 트리나의 절약정신은..사실 절약이라기보다 우리가 돈에 노예가 되는 모습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준 건 아닐까 싶다. 맥티그도, 마커스도, 마리아도,그녀의 남편도 모두 돈의 노예가 되어 있는데, 그 모습을 탐욕과 욕망이란 모습으로 그려내고 있었던 건...행복에 관한 이야기는 아주 잠깜 밖에 그려지지 않는다. 너무 정직(?)해서 갑자기 왜..하는 기분이 들정도다. 행복과 돈을 맞바꾸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하는 걸까.... 맥티가 결혼하지 않았다면, 트리나가 복권에 당첨되지 않았다면, 마커스와 트리나가 결혼하게 되었다면..그랬다면 저들의 인생은 달라졌을까.. 


"도대체 이게 뭘까?뭐지?" 그가 입을 벌려 소리 내어 말했다."도대체 널 없앨 순 없는 건가?널 털어낼 수는 없는 건가? 계속 이런 식으로 굴지 마. 정체를 드러내. 당장 한 번 붙어 보자.자, 어서.네가 모습을 드러내기만 하면 겁날 것 없어. 이런 식으로 숨지 말라고" 갑자기 그가 미친 듯 소리를 질렀다"/481쪽



우둔해 보이기만했던 맥티그가 도망자 신분이 되었을 때도 포기하지 않았던, 카나리아에 집착한 건, 누군가 그를 구원해주길 바랐던 걸까... 도망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의 절규가 마치 눈에 보이지 않는 탐욕과 욕망에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절규라 믿고 싶었는데... 아니었다. 끝내 추적자와 마주한다. 그리고 탐욕의 끝이 해피앤딩이 될 수 없음을 극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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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티그 을유세계문학전집 102
프랭크 노리스 지음, 김욱동 외 옮김 / 을유문화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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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권이 당첨되지 않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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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온실 수리 보고서
김금희 지음 / 창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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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우리나라 소설을 읽었다. 어쩌다 보니 거리를 두고 말았다. 애정하는 작가도 특별히 없다.오랫동안 알라딘 창에 깜박인 '대온실 수리 보고서'를 보면서도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단순하게, 제목에서 sf 적인 느낌이 풍겨지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그런데 '창경궁' 에 관한 이야기라는 글이 어느 순간 내 시선으로 들어왔다.창경궁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소설이라면....그런데 소설 읽기 시작하고 나서는 내가 애정하는 강화도와 석모도에 대한 스케치가 있어 더 즐겁게 읽을수 있었다.


"후쿠다가 관직에서 내려온 뒤 아주 오랫동안 그는 잊힌 사람이었다.그의 행적이 새롭게 조명된 건 2000년대가 되어서였다. 창경궁 대온실을 이야기할 때마다 한국에서 결코 지워낼 수 없었던 그 이름은 정작 식민지배 당사자의 나라에서는 무명에 가까웠다.(...)"/400쪽



조선왕릉을 찾아 다니게 된 것은 고즈넉한 산책을 하고 싶은 욕심에서 시작되었다. 그런데 왕릉을 찾아 다니게 되면서부터 자연스럽게 '역사란 무엇인가' 에 대한 질문이 따라왔다. 여전히 까막눈에 가까운 수준이지만, 다양한 시선으로 왕릉을 바라보게 되었다.단순히 '역사'에 대해서만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도 신기하고,궁 역시 내게는 그런 존재다. 그러나 그곳은 여전히 높은 벽이 쳐져 있는 기분이 든다. 굳이 핑계를 대자면 관광객들이 너무 많아(?)서.. 가고 싶은 마음이 동하지 않는다는 건데..핑계일게다.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는 곳이라는..핑계. 그런데 <대온실 수시 보고서>를 읽으면서 창경궁대온실이 너무 궁금해졌다. 사실을 기반으로 했지만, 이야기의 대부분은 허구라고 했다. 후쿠다가 후쿠바 하야토가 아닌것과 같은... 그런데 왠시 다 있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우리가 식민지 시절을 겪었고, 전쟁을 지나오면서, 창경궁이 온전하게 지켜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일게다. 그럼에도 소설처럼 읽혀지지 않았다. 정말 그곳에서 그런 일이 모두 있었을 것만 같은 기분. 그런데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를 생각해보면, 소설 마지막 즈음, 영두가 어린시절 할머니에게 들었던 말을 떠올리게 된 장면 덕분은 아닌가 싶다. ."(...)인간의 시간과는 다른 시간들이 언제나 흐르고 있다는 얘기지(...)"/403쪽 영두의 개인적 이야기보다, 대온실 수리 보고서가 소설의 더 중심에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오랜만에 몰입하며 읽을수 있었던 건, 인간의 시간과 다른 시간을 만날(?) 있는 기회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깡통만두는 알고 있으면서,모두가 알고 있는 만큼도 모르고 있었던 창경궁...과 이제는 만나야 할 시간이 온 것 같다.<대온실 수리 보고서>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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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온실 수리 보고서
김금희 지음 / 창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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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시간과 다른 시간을 만나고 싶을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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