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함에 관하여 - 유머로 가득한 이별
귄터 그라스 지음, 장희창 옮김 / 민음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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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스를 타려고 정류장에 앉았는데,건너편 파란 하늘 사이로 나무  두 그루가 보였다. 처음에는 나무와 나무 사이 하늘을 프레임에 담았는데.. 그렇게 한참을 보다가..꼭대기 모습이 마치 독수리가 막 비상을 할려고 하는 것처럼 보였다. 정확하게는 그냥 '새'라고 해야 겠지만..새알못 입장에서 가장 용맹한 새의 최고는 여전히 '독수리' 인 모양이다... 그런데 버스를 타고 집으로 오는 길에, 냥이에게 공격당한 맷비둘기를 보고 말았다... 그냥 기분이 이상했다. 그러고 보니, 며칠전 꿈에서 새를 만났던 기억이 생각났다... 특별히 새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최근 새를 다룬 프로그램을 본 것도 아닌데..내 주위에서 자꾸 새가 따라오는 이유가 신기했다. 그리고 이런 우연의 연속(?)은 귄터 그라스의 <유한함에 관하여>로 마침표를 찍어도 되지 않을까싶다. 단 한 권의 소설도 읽지 못했으면서,여전히 기웃거리고 싶어지는 작가... 전시에서 귄터 그라스의 생각을 읽고,소설이 어렵다면, 에세이로라도 먼저 만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상하게 잘 써지 않는 ~'유한함' 이란 단어..첫 번째 주제가 ' 새처럼 자유롭게' 다.  몸 여기저기가 아프기 시작했다. 특별한 치료를 할 수 없는 노화..의 속도와 마주하게 된 시점이라..정신이 아득하고, 필라선생님께 몸의 틀어짐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울한 마음이 불쑥 올라왔다. 죽을병에 걸린 건 아니지만, 통증이 몸의 틀어짐에서 오기 시작했다는 말에 덜컥 겁이 났고, 담담하게 받아들이자고 주문도 걸었다... 귄터 그라스 에세이 첫 주제가'새처럼 자유롭게'였던 이유도 알겠고, 나무를 보면서 새를 상상하고, 새꿈을 꾼 이유도 알겠다.

심장병을 앓고 있었던 작가는 제발이 두려웠던 모양이다.(당연하지 않을까..) 무언가를 더 할 수 없을 것만 같은 두려움..그럼에도 그것을 받아들일 마음도 있다고 믿고 싶은..그러나 그것은 생각처럼 쉬운일이 아니다.그럴때 새처럼 자유로워질수 있다면 좋겠다고 상상했을까. 그러나 나는 냥이에게 처참하게 죽임을 당한 맷비둘기를 지켜봤다. 글과 함께 스케치한 그림에 새가 자세히 보이지 않는것도 그와 같은 이유는 아니었을까.. 그렇지만 아프다고 우울해 하는 것 보다는 행복이라 부를수 있는 것들을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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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속의 여인 캐드펠 수사 시리즈 6
엘리스 피터스 지음, 최인석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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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겉으로 봐서는 모르는 거다. 제목에 제대로 속아 넘어갔다..고 말하고 싶지만, 작가는 독자를 속이지 않았다. 독자 스스로 그렇게 생각했을 뿐이다. 무슨 이야기를 하게 될지...그냥 따라가면 될테지만, 성격 급한 독자는 지리멸렬한 듯한 흐름에 살짝 지루함을 느끼고, 그래서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조금 뻔하게 흘러가게 될 거라 예단했다. 그리고 마치 자신의 생각이 맞았다고 생각하는 순간...의 짜릿함은 단 몇 분도 허락(?)하지 않는다.사라진 연인과 얼음 속의 여인은 다른 인물이었으니까... 다시 성격 급한 독자는, 두 여인이 서로 계획하에 그렇게 했을수도..마치 조연이 주인공을 살리기 위한 가장 극적인 장치라도 되는 냥... 그런데 이 예상도 빗나갔다.. 만약 이 예상이 맞았다면 오늘날까지 이 소설이 흥미롭게 읽혀지지 않았을거라 애싸 스스로를 토닥이고 싶다. 끈기를 갖고 읽은 보람을 느낀 소설의 놀라운 반전...아주 예리한 누군가는 이 모든걸 예상하고 읽었을수도..그렇다면 놀라운 반전은 느끼지 못했으리라... 무튼 얼음 속의 여인과 사라진 여인이 같은 인물이 아니었음을 알게 된 순간부터..나는 꽤 여러번 놀랐고, 영원히 해결 될 수 없는 그 문제로 크게 탄식하며 읽기를 마쳤다.


"만일이라는 가정은 아무리 해봐야 의미 없는 것이오.그보다는 우리가 서 있는 현실에서 출발해야지.우리 자신의 악한 행위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되,선은 오로지 하느님께 맡기고서 말이오"/186쪽 그녀의 고집(?)을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그 순간..그녀에게 그것이 최선이었을수도 있겠다 싶다.혼란 속에 온전한 판단은 그러니까..쉽지 않은일...만일이라는 가정은 얼마나 의미 없는 것인지.. 전쟁과 권력의 소용돌이 속에서 누군가는 희생양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그 문제에 대해 생각하게 될 줄 몰랐다. 그녀의 죽음은 정말, 억울할 수 밖에 없는데, 그런 죽음을 우리는 너무 자주 목격하지 않던가, 전쟁이란 것도 그렇고, 그래서 영원한 질문..이라고 작가도 말하고 있지 않았나 싶다. 왜 무고한 사람들이 피해를 봐야 하는지... 그녀가 고집부리지 않았다면 힐라리아수녀는 죽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녀의 고집만이 문제는 아니었다. 신부가 되고 싶었지만, 세속의 마음에 흔들렸던 고통을 보았으니까...일반적으로 만나는 추리소설과는 결이 다른 색깔을 지닌 이야기란 생각은 읽을때마다 한다. 이 소설의 아주 큰 배경(?)에 전쟁이 깔려 있어 그런지도 모르겠다. 분명 누군가 죽었고, 누가 죽였는가를 찾아내는 구조는 맞지만....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만드는 가장 큰 범죄가 전쟁이란 생각은 아무리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음을 들려주고 있다는 생각을 시리즈6에서 크게 느낄수 있었다 "아이들에겐 삶의 권리가 있다.그러나 어른들은 실수로 어리석음으로 때로는 죄악으로 너무도 간단히 그것을 빼앗고 짓밟는다."/212쪽 엘리어스 수사의 개인적 이유가에서 하게 된 생각이지만,소설에서 진짜 하고 싶었던 말은 아니었을까..전쟁이 멈춰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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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속의 여인 캐드펠 수사 시리즈 6
엘리스 피터스 지음, 최인석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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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질문, 영원히 대답이 있을 수 없는 질문이었다.어째서 무고한 사람이 고통을 겪어야 한단 말인가? ..나도 궁금하다.영원한 질문이 되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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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들린 아이 캐드펠 수사 시리즈 8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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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들린 아이' 라는 제목이 호기심을 끈 건 분명하지만, 번역을 '귀신 들린 아이'로 한 이유가 궁금해진다.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한 의도였을까, 독자가 냉큼 그러한 까닭으로 넘어(?)갔으니 할 말은 없지만... 너무 단순하게 '귀신 들린' 소리를 낸다고 해서 .. 원제목도 '귀신 들린 아이'는 아닐것 같은데...아버지의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하는 아이에게서 일어날 수 있는 어떤 한 형상을 강렬한 방식으로 표현한 걸까...


시리즈 9편보다 흥미롭게 읽었다. 특별하지 않은 주제인것처럼 보이지만,아주 심오할 수 밖에 없는 주제. 가끔 나쁜짓한 유명인이 종교인으로 변신(?)하는 걸 보면서 정말일까, 거짓일까.. 삐딱한 눈으로 바라본 기억이 새삼 떠올랐다. 종교에 입문하는 모두가 선한(?)마음에서 비롯되지 않을수 있음을 모두가 알고 있다는 전제가 깔린 이야기. 물론 <귀신 들린 아이>에서 이야기 하고 싶은 건 그런 이들을 고발하고자 함을 아닐게다. 아버지에게 사랑받지 못했던 메리엣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다. 스스로 신부가 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느낌적인 느낌..은 자연스럽게 왜라는 질문이 던져질게다. 밤마다 그가 꿈속에서 부르짖는 절규에 가까운 소리가..그래서 누군가에게는 귀신 들린 목소리처럼 들릴수도 있겠지만, 누군가에게는 말하지 못한 무언가가 있을거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아버지와 아들이란 매커니즘을 통해 믿음과 사랑에 대해 생각해 보게 했다. 동시에 아버지 레오릭의 고백 덕분에, 사과하는 마음을 우리는 지금보다 더 잘배워야 하는건 아닌가 생각했다.


"그들 중 한 사람은 그를 살인범으로 오인했고 다른 한 사람은 그를 살인범으로 몰았다"/327쪽


"그래서 아들한테 얘기했습니다. 영혼의 파멸을 무릅쓰고라도 내 손으로 시신을 처리하겠다.그렇게 네 목숨을 구할 테니 너는 세속을 떠나 영원히 속죄하라는 길을 택하라고요(..)"/328쪽


"그는 강직하고 당당한 자세로 자신의 모든 죄상을 소상히 고백했으며 라둘푸스 수도원장은(..)그죄에 걸맞은 적절한 속죄행을 명하고 모든 죄를 사해주었다"/329쪽



<귀신 들린 아이>의 드러난 줄거리는 특별해 보이지 않았다. 그럼에돋 사랑이 고팠고, 신뢰하지 못한 관계속에서 벌어지게 될 수 있는 참담함을 마주했다. 전혀 언급되지도 않았던 투르게네프의 '아버지와 아들'이  자연스럽게 소환(?)되는 상황으로까지 이어졌으니까... 그런데 소설의 마지막에 와서 레오릭의 고백..을 들으며 잘못에 대한 용서의 교과서를 본 것 같아 나도 모르게 울컥 했다. 말도 안되는 사과..를 지켜본 이후 내 마음속에 내내 그것이 웅어리로 남아 있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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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서점 믹스테잎 - 종이에 녹음한 스물일곱 곡
초사장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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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음악이 라디오에서 나오면,공테잎에 정신없이 녹음하던 때가 있었다.(나이가..음^^) 무튼,그러다 이제는 더이상 노래를 녹음해 들을 필요가 없어졌다.법적으로도 문제가 되는 거지만,듣고 싶은 노래는 언제든 찾아 들을 수 있는 세상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면, 그래서 더 애정하게 되는 노래들이 줄어든 것 같기도 하다. 언제든 들을수 있다는건, 반드시 지금 꼭 들어야 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가 되고 말았다. 라디오와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된 이유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러다 우연히 초록표지의 호기심 자극하는 책을 발견(?)했다. 


두서 없이 읽어도 되는 책이지만,마티오 스톤맨(본명은,매튜 스톤맨)이 궁금해서 처음부터 읽어 보기로 했는데, 음악이 너무 매력적이라 놀랐다. 무엇보다 그가 쿠바(?) 사람이 아니란 사실에 놀랐고, 소개해준 음악이 마음에 들어, 무한 반복해 들었다. 부에나비스타를 애정하고 있는 사람을 만난 것도반가웠고.. 자연스럽게 다음페이지로 넘어갔다. 애정하는 노래가 소개되어 반가웠다. 그러나 정작 Angel(사라 맥라클란) 에 대한 히스토리는 잘 알지 못하고 있었다.그러니까 노래에서 편안함이 느껴진 건 단지 제목 때문만은 아니었던 거다. 라디오헤드 이전의 그룹명이 '금요일에'였다는 사실도 몰랐지만, 그들이 Creep 를 왜 싫어했을까..궁금하다. 밴드가 부르기엔 너무 유약하다고 생각했을까..대중들에게 얼만큼 큰 선물을 해 준 것인지 그들은 알지 못하나보다..그리고 나는 한영애의 '루씰' 에 관한 이야기를 듣다가 깜짝 놀랐다. 지금까지 루씰의 정체(?)를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 블루스 부흥의 주측이었던 한영애는 비비 킹을 직접 만나진 못했지만 그의 노래를 듣고 자라며 꿈을 키웠다.한국 사람들에겐 생소했을<루씰>이라는 비비 킹의 제목을 그대로 가져온  이 노래(..) 비비 킹에 대한 경외 즉 음악에 대한 경외심을 드러낸다"/102쪽   '루씰' 가사를 음미하며 들어보니,  ~알고 있나 루씰..이라고 절규에 가까운듯 불렀는지 알겠다. 이 노래를 애정한 시간이 얼마인데..이제서야 알게 되다니.. <초원서점 믹스테잎> 덕분에 처음 듣어본 노래도 있었다. 1930년대 만요라 불리는 형식의 김해송의 노래다. <전화일기> 와 <개고기 주사>가 인상적이었다. 저자의 말처럼 제목이 무슨 의미인지.. 생각했다 '주사'는 지금으로 보면 6급 공무원 정도 되는 직책이라고.. 그런데 가삿말에..내가 누군지 모르냐고.. 아, 그때나 지금이나 높으신분들은,모든 사람들이 당신들을 다 알아야 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오랜만에 장덕가수의 노래도 다시 들었다. 들을때마다 기분이 묘해지는... 영화 <접속> 덕분에 알게된 벨벳언더그라운드의 노래.선곡된 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첫사랑에 대한 아려한 무엇...그리고 올해 일본영화에서 다시 벨벳언더그라운드의 노래 하나를 듣게 되었는데, 이 책에서 다시 만나 반가웠다.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른 의미로도 사람들이 이해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놀랍기도 했지만, 오독이 허락(?)되는 것이 예술의 세계라고 믿는 1인이라서... 각자의 방식으로 즐기만 좋지 아니한가 생각했다.


이 책을 쓴 저자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소개된 음악 모두가 마음에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가들이 있어서도 그랬지만, 미처 몰랐던 뮤지션들의 노래도.마음에 들었다.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뮤직홀이란 공간에 들어와, 다양한 음악과 조우한 기분..귀만 호강한 것이 아니라, 마음도 기분좋게 흥얼거려진 기분..이런 믹스테잎이라면 언제든 대환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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