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츠 카프카 평전이 새로 나왔다. 독일의 저명한 전기작가 뤼디거 자프란스키의 신잡 <프란츠 카프카>다. 요즘 강의에서 읽는 쿤데라는 작품을 작가의 전기와 연관지으려는 시도에 대해 단호한 거부감을 피력한다(이 거부감은 프루스트의 것이기도 하다). 작품을 읽지 않고 전기를 읽는다고 조롱하는데 그 예가 바로 카프카다. 물론 나도 카프카 작품을 읽기 전에 전기를 먼저 손에 드는 독자를 지지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반전기주의적 태도가 항상 온당하다고도 생각지 않는다. 작가와 작품 사이에서 양자택일해야 하는 것이 아닌 한 얼마든지 실용적인 선택과 절충이 가능하다고 본다.

카프카의 전기로는 라이너 슈타흐의 <카프카>(전3권)가 가장 상세하지만 분량상 쉽게 번역되진 않을 것 같고 차선이라면 자프란스키의 책이겠다. 독어로 쓰인 평전으로는 과거에 번역됐다 절판된 바겐바하의 최초의 카프카 평전과 함께 비교해서 읽어봐도 좋겠다(쿤데라는 바겐바하의 전기에 대해서도 비판적이다). 국내 저자의 책으로는 이주동 교수의 <카프카 평전>이 현재로선 비교를 허용하지 않는다.

이번 <프란츠 카프카>를 옮긴 편영수 교수는 앞서 막스 브로트의 <나의 카프카>도 우리말로 옮겼는데 이 역시도 쿤데라의 맹렬한 비판을 받은 책이지만 카프카에 관한 최측근의 기록이어서 요긴하다. 비록 브로트가 카프카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는 게 쿤데라의 비판이지만 무얼 이해하지 못했던 것인지 음미해보는 것도 필요한 일이기에.

알려진 대로 브로트는 미발표 원고들을 소각해달라는 친구의 유언을 배신했다. 친구와의 약속을 어긴 셈인데, 만약 그 약속을 지켰다면 20세기 독일 10대소설에 꼽히는 <소송>과 <성>이 독일문학사뿐 아니라 세계문학사에서 빠졌을 것이다(그래도 <변신>의 작가로는 남았겠다). 배신은 비난받을 수 있지만(쿤데라는 용서하지 않을 기세다) 브로트의 경우도 그러한지는 따저볼 문제다. 카프카가 브로트의 배신을 미리 예견했을 수도 있다면 더더욱. 이 문제에 대한 자프란스키의 견해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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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오늘은 인생의 마지막날이 아니어서

7년 전에 쓴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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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책은 도끼다

7년 전에 쓴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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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다시 나온 트랜스크리틱

어제 다시 나온 <근대문학의 종언>에 대해 적었는데 바로 1년 전에는 <트랜스크리틱>이 다시 나왔다. 개정된 번역이 가장 궁금한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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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타니 고진의 주저들이 출판사를 옮겨서 다시 나오고 있는데, <트랜스크리틱>과 <세계사의 구조>에 이어서 이번에는 <근대문학의 종언>이 개정판으로 나왔다. 표제글은 2004년 계간 문학동네 겨울호에 ‘근대문학의 종말‘로 처음 번역돼 실렸고 2005년에 일어판 단행본이 나왔으며 한국어판은 그 이듬해 출간됐었다(20년이 됐다!). 짐작에 가라타니 고진의 책 가운데 가장 많이 회자되고 더불어 가장 많이 팔렸을 것 같은 책이다.

아직 목차를 비교해보진 않았는데 문고본 판형에다 (종이가 얇아서인지) 슬림해졌다. 기억에 초판이 하드카바였던 것과 비교된다. 이번 개정판에 영어판 서문이 들어가 있는 게 눈에 띄는데 지난해 쓰인 글이고 영어판은 (아직 나오지 않은 걸로 보아) 올해 나오는 듯싶다. 다른 주저들과 마찬가지로 영어판으로도 읽을 수 있게 된 셈. 지난달까지 <세계사의 구조>를 강의에서 다시 읽었는데 나머지 주저들도 다시 통독해보려 한다. 책들이 다시 나오는 이유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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