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퇴근 후 곤드레만드레 취해서 비를 홀딱 다 맞고 새벽에 들어왔다. 오늘 아침, 자고 일어나 아침 뉴스를 켜니 대정부 질의 중 박근혜 관련한 패러디가 집중 성토되고 있는걸 봤다. 그래서 컴퓨터까지 켜서 바쁜 아침에 대체 뭔일인지 확인을 했다.

한 네티즌이 영화 <해피 엔드> 포스터를 패러디하여 남자 배우 얼굴엔 '조선/동아'라고 붙이고, 여자 배우 얼굴엔 박근혜의 얼굴을 붙인 이미지를 청와대 참여마당인가 어딘가 게시판에 올렸다고 한다. 거기다 게시판 관리자는 베스트 게시물 코너에 이 게시물을 링크시켰다고 한다.

그런데, 이걸 한나라당에서는 '여성의 성적 수치심' '인권유린' '정권의 야당 탄압' '정권의 야당 대표 죽이기'라고 맹공을 퍼붓고 있다.

그래서 아침에 회사 동료 S에게 "이게 이렇게까지 공격할 사안인가? '여성의 성적 수치심'은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지만, 내가 남자라서 그런지 그렇게까지 수위를 넘어선 '성적 수치심 유발 이미지'까지는 아닌 것 같다. 더더군다나, 이게 무슨 인권유린이고 야당 대표 죽이기일까? 또, 베스트 코너에 이걸 링크시킨 게시판 담당자나 좀더 높은 위치의 책임자 문책 정도면 되지, 청와대 홍보 수석을 경질하고, 대통령이 사과까지 할 사안이냐?"고 물었다.

그녀는 "분명 여성의 성적 수치심이 느껴질만한 사안은 맞다."고 했다. 그래서 길게 논쟁을 했는데.... '많은 남성들이 이런 기본적인 여성에 대한 성적 수치심에 대한 조심성과 의식이 없음'을 그녀는 비판했다.

하지만 나로서는 이 패러디물이 '음란하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박근혜에게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고자 했던 것도 아니다. 박근혜(한나라당)과 조선/동아와의 부적절한 짝짝꿍 관계를 조롱하기 위해 이보다 더 좋은 패러디 표현이 어디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이걸 게시판 관리자가 베스트 코너에 올린 것이 잘못이지, 삭제를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박근혜를 성적인 여성으로서가 아니라 박정희를 끝까지 안고 가야하는 정치인 박근혜로 비판한 것이다. 단지, 침대에 엎드려 있는 여배우 얼굴에 박근혜 얼굴을 합성했다고 성적 수치심 비판을 가하는 것은 조금은 부당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도 정치인과 언론, 정치인과 재계쪽의 유착에 대해서는 신문의 만평이나 패러디에 이렇게 침대 위에서의 부적절한 관계로 표현한 예가 많다. 남자 정치인이나 인사는 되고 여성이라서 해서는 안된다? 그렇게 볼 수는 있으나 명쾌하게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는 없다고 본다.

좋다. 그건 나의 여성에 대한 의식이 저급하다고 치자. 아니, 그건 별도로 '표현의 자유'와 '여성 인권 존중'이라는 문제로 분리해서 더 얘기해봐야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치더라도... 이게 홍보수석을 짜르고, 대통령이 사과하고, 대정부 질의 시간에 총리가 공격받고, 파렴치한 정부와 청와대로 비판받을 사안인가?

나도 사소한 것 하나도 정당히 책임을 묻고, 책임을 지는 풍토가 조성되는 작금의 분위기에 찬성한다. 하지만 이건 정말 침소봉대다. 조선/동아와 한나라당은 이번 친일진상규명법에 박정희가 조사 대상에 들어가는 조건과 맞물려 아예.. '딱 걸렸어'로 끝까지 한번 해보자는 분위기다. 청와대와 정부를 넘어 이젠 여당까지 공격을 하고 있다.

뻔하다. 그들이 정말로 여성의 인권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고 이렇게 할까? 난 많은 여성분들이 이번 사태를 이렇게 한나라당/조선/동아와 함께 청와대와 여당을 공격하지 않았으면 하고 솔직히 바란다. 여성 인권에 대해 비판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비판을 한다면 "호주제철폐와 여성관련 정책에서 시대착오적인 수구적인 주장만 늘어놓는 한나라당/조선/동아 너희는 그런 비판을 할 자격이 없다"고 그놈들까지 싸잡아서라도 비판해줬으면 좋겠다. 아니, 단지 바랄 뿐이다.(물론 한나라당/조선/동아에 우호적인 분들께서 그러하시기까지 바라는 건 아니다.)

"하지만, 너흰 아니야. 너흰 아니야. 너흰 여성인권을 말할 자격 없어"라고.

 

아래는 글 주변 없는 내가 이렇게 장황설을 늘어놓는 것 보다는, 이 기사를 통해 내 생각을 말할 수 있을 것 같아 퍼왔다. 딱 내 마음이다.


 

한나라여, 인터넷을 그렇게 모르는가
[오마이뉴스 2004-07-15 09:10]
<[오마이뉴스 고태진 기자]
▲ 한나라당 당원들이 당 홈페이지와는 별도로 운영하는 '좋은나라닷컴'(www.okjoeunnara.com)에 지난 6월 25일 올라와 있는 패러디물. 제목은 '놈현의 혓바닥'이고 올린이는 '슬픈세상'으로 되어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 실렸다는 박근혜 한나라당 전대표를 소재로한 패러디물 때문에 국회 대정부 질의장이 한나라당 의원들의 강력한 항의로 아수라장이 되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청와대 이병완 홍보수석은 "박 의원께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며 공식 사과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홍보수석의 파면과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어 쉽사리 물러설 태세가 아닌 듯 하다. 물론 이 일은 청와대 홈페이지에 잘 볼 수 있게 게시되어 있었다는 점에서 적절하였다고 보여지지는 않는다. 따라서 청와대 홍보수석이 박근혜 의원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한 것도 타당한 것이다.

하지만 민주사회가 포용할 수 있는 표현의 자유의 범주를 벗어났다고도 볼 수는 없다. 이 정도의 패러디물은 온라인이나 오프라인 공간에서 넘치고 넘친다. 국정 현안도 아닌 이 정도의 지엽적인 사안을 가지고 국회의 대정부 질의장에서 난리를 친다는 자체는 단지 우스꽝스러운 '패러디의 대상'이 될 뿐이다.

이 정도의 패러디물은 사이버 공간에서 넘치고 넘친다

당장 한나라당의 홈페이지에 가보라. '젊은 한나라가 만드는 OK 좋은 나라. COM'이라는 곳을 보면 우리나라가 정말 표현의 자유에 관대한 나라이며, 한나라당이 또한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정당임을 알 수 있다.

그곳에서 대한민국의 국가원수인 노무현 대통령은 거지꼴을 하고 있기도 하고, 이상한 행색을 한 '무법자 노란 돼지'로 등장하기도 한다. 예전에 박근혜 의원의 아버지인 박정희 대통령 시절 같으면 남산에 끌려가서 치도곤을 당했겠지만, 지금은 누구도 그 정도의 표현을 가지고 '국가원수 모독'을 들먹이지는 않는다.

노무현 대통령인들 그런 악의적인 패러디물을 보면 기분이 좋겠는가? 하지만 지금은 그런 세상이 아니지 않은가? 인터넷의 첨단 유행인 '싸이질'에 열심이신 박근혜 의원이 그 정도 표현의 자유를 용납하지 못하고 "말도 안 되는 한심한 일"이라고 비난한 것은 실망스런 일이다.

박근혜 의원이 한나라당의 차기 대표자리가 확실해서인지, 한나라당 의원들이 국회본회의장에서 이 문제를 거론하는 것도 썩 보기 좋은 광경이 아니다. 흡사 무슨 음모가 있다는 듯이 이것을 가지고 대통령의 사과와 홍보수석의 파면을 요구하는 것도 억지스런 정치 공세로 보인다. 네티즌들은 이런 한나라당의 행태를 보고 웃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또한 "반시대적, 반여성적 작태를 자행한 청와대는 국민과 여성 앞에 석고대죄하라"는 거창한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여성 정치인에 대한 성적 모독'이라며 비난하고 나선 한나라당 여성 의원들의 집단 행동도 과잉이라는 느낌이다.

일개 여성 국회의원은 마음대로 패러디해서도 안되고, 국가원수인 대통령은 석고대죄라도 해야 되나? 대통령이 그렇게 만만해 보이나? 한나라당내에서라도 여성의 지위를 지키기 위해 더 노력했으면 좋겠다.

여성의원 패러디가 대통령이 석고대죄할 일?

▲ 청와대 홈페이지에 주요하게 올라 문제가 되고 있는 박근혜 의원 패러디물.
알다시피 16대 국회 때 한나라당의 이경재 의원은 김희선 의원에 대해 "남의 집 안방에 누워 있으면 주물러 달라는 거 아니냐"는 여성 모독적 발언을 한 적이 있으며, 얼마 전에는 심재철 의원이 국회의 공적인 자리에서 서영석씨의 부인을 "아줌마"라고 지칭한 적도 있었다. 한나라당은 그때는 아무 말 없이 넘어갔었다.

이번 일을 보면 예전에 평범한 노동자였던 아이디 '피투성이'가 인터넷에 올렸던 '민주당 살생부' 파문이 떠오른다. 그 당시에도 무슨 음모가 있다느니, 민주당 내 인사가 만들어 올렸다느니 별 억측들을 쏟아냈다. 그러나 결과는 쑥스럽게도 평범한 철공소 노동자가 언론 기사를 참조해서 작성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나라여, 아직도 인터넷을 그렇게 모르고, 네티즌을 그렇게 이해하지 못하는가? 이번에 청와대에 올린 패러디 사진은 조금만 그래픽 프로그램을 안다면 누구나 쉽게 만들어낼 수 있는 수준의 것이다. 또 족벌언론과의 유착관계를 강조하기 위해 영화의 한 장면을 따와서 만든 것임을 알 수 있다.

물론 다른 인터넷 홈페이지와는 달리 청와대라는 지위와 성격에 걸 맞는 게시물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청와대는 앞으로 홈페이지 관리를 좀 더 세심히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리고 한나라당이나 박 의원도 지엽적인 문제를 물고 늘어져 정쟁거리를 만들어 낼 작정이 아니라면 홍보수석의 공식사과를 받아들이고 이 문제를 마무리짓는 것이 좋다. 민생 현안이 넘치고 넘치는데 의사당에서 할 일이 그렇게도 없는가.

/고태진 기자 (ktjmms@kornet.net)


덧붙이는 글


기자소개 :

고태진 기자는 고정칼럼니스트 겸 편집자문위원 입니다. 경북의 한 소도시에 살고 있는 평범한 시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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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4-07-15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합다.

비로그인 2004-07-15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솔직히 이 포스터 보고 나는 아무리 패러디라고 봐주고 싶어도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었따. 이건 야당대표 죽이기 음모가 아니라 헐리웃의 한국영화 죽이기 음모의 일환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울 나라에 몇 남지 않은 훌륭한 여배우의 하나인 전도연을 반쪽짜리 배우로 만들어 버림으로써 결과적으로 한국 영화의 자생력을 죽이려는... 생각해봐라 앞으로 전도연이 성적 긴장이 배역의 바탕이 되는 역할을 맡을 수 있겠는가? 나는 앞으로 전도연의 어깨만 봐도 박근혜 얼굴이 떠올라서 거북스러울 것 같다. 시바! 이건 정말 생각하기도 싫은 일이다. 주말에 볼려고 했던 인어공주도 일단은 보류다.

starla 2004-07-16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공님 ㅠ.ㅠ 깨요 ㅠ.ㅠ ㅋㅎㅎ

nutmeg 2004-07-16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만나는 주공 님... *** 기질은 빛바래지 않았다고 하면 화내시려나 ㅠ.ㅠ

卓秀珍 탁수진 2004-08-08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이라면 누구나 강점과 약점을 가지고 있는데,
약점에도 불구하고 성공한 사람의 약점을 비꼬게 되면
다수는 약자의 손을 들어주게 됩니다.
박근혜는 여자라는 약점(과연?)을 가지고 입성했는데,
저 패러디는 약자의 약점을 꼬집는 사진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게 문젭니다.

여자는 실제로 사회적으로 약자이고
박근혜도 그것을 이용할만큼 영악한데다
노무현 아저씨가 만만하기까지 하니까
저런 헛소리를 해댈 수 있는거죠.

웃긴것은,
저런 스토리의 영화나 사진이 여성비하라면 전도연 입장은 어떻게 되는건지.
저 영화를 찍은 전도연은 스스로 여성비하에 동참한건가요?
 

One of the masked men said the message was intended for the Korean people. "This is what your hands have committed. Your army has not come here for the sake of Iraqis, but for cursed America."

마스크한 한명이 이 메세지는 한국사람들을 위해 준비되었다고 말했다.

"이것은 너희들의 손으로 저지른 것이다. 너희들의 군대는 여기에 이라크인들을 위해 오지 않았다. 저 저주받을 미국을 위해서 왔을뿐."

- 김선일씨의 명복을 빕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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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4-06-23 0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의 원죄입니다.
미국에 굴종하지 않았다면 피할 수 있는 죽음이었는데...
결국 우리가 죽인 겁니다.
내가 죽인 겁니다...

killjoy 2004-06-23 0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안합니다만, 이 영문 인용문의 출처를 알 수 있을까요? 다른 데에도 더 옮기고 싶어요.

비로그인 2004-06-23 0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슴아파요....가슴아파하는 것 밖에는 할일이 없다는 것이 부끄럽습니다.

밀키웨이 2004-06-23 0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사도 못드리고 먼저 이리 퍼가기부터 합니다....

tnr830 2004-06-23 0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퍼갑니다--;;;

비로그인 2004-06-23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솔직히... 지난번에 목 따여 죽은 미국인과 김선일씨의 죽음에 무슨 차이가 있겠나. 이라크인이 봤을 때, 미군이나 한국군이나 그게 그거지... 지금 이 판국에 베트남의 용맹을 떠올리며 천배 복수하자는 기질의 나라가 더했으면 더했지 뭐가 얼마나 미군이랑 다르겠냔 말이다... 게다가 아랍 선교가 꿈인 미군납업체 직원이었으니 김선일씨도 정신적으로는 진짜 골수 미국인인거나 진배없을 것이고... 지난번 미국인 죽었을 때, 속으로 "당해도 싸지"라고 생각한 죄로... 하등 다를바 없는 이 죽음에 대해서도 쪽팔려서라도 명복은 못 빌겠다.

starla 2004-06-23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공님 오랜만... 주공님 말씀에 동감. 여론조사에서 '이제까진 파병반대였는데 이제 찬성한다'는 의견이 비등하는 것을 보고 죽음 자체보다 더 무서운 것이 나만인가 했습니다.

찌리릿 2004-06-23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이 유약해서 어떤 목숨의 죽임도 가슴 아프지 않은게 없더이다. 그가 이라크 저항세력에게는 목숨을 사이에 둔 적이었는지 어떠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가난해보이는 그의 어머니, 아버지를 보면 너무나도 맘이 안됐네요.
하지만... "이로서 이라크의 무장세력들은 무자비한 테러집단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다. 무고한 우리 국민의 죽음의 빚을 갚고, 주권국가로서의 힘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파병, 아니 전투병이라도 보내야한다."는 식의 주장들이 오늘 새벽부터 조선일보 독자 100자 평에 가득 올라오는걸 보았는데... 오늘 내내 이런 주장에 슬그머니 동화되거나 어느정도 맞는 말이라며 고개를 끄덕일 국민들이 많아질까.. 두렵네요.

아영엄마 2004-06-23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세상에 전쟁이 사라진다면 이런 비극도 없을 터인데... 부와 권력을 지녔다고 남의 나라에 간섭하는 것도 없어져야 하고... 세상에 슬픈 일, 어려운 일들이 너무 많아서 가끔은 눈과 귀를 닫고 살고 싶어지곤 합니다.
우리나라의 힘이 강해져서 미국 눈치 안보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저도 퍼갈께요..

2004-06-23 10: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40일백 2004-06-23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에게 명분이 있다고 치자. 전쟁으로 폐허가 된 이라크의 재건과 복구를 돕기 위한 것이라고 치자. 그러나 그렇다고 제나라 국민의 목숨까지 빼앗겨가면서 반드시 이라크에 가야 하는 것일까. 제 나라 국민은 우리가 도울려고 하는 이라크에서 죽어 나가는데 그래도 우리는 이라크의 재건과 복구를 도우러 가야 하는 것일까. 더군다나 이라크가 오지 말라고 하는 데도, 끝끝내 싫다고 하는 데도 무엇때문에 우리는 그렇게 꼭 가야만 하는 것일까?

2004-06-23 20: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4-06-24 11: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음악인 단체가 MP3폰에 이어, 대중화에 거의 성공한 MP3플레이어에 대해서도 법적 문제 제기를 준비중이란다.

난 사실 무자비한 다운로드족이라... 이런 음악인 단체가 밉지만... 비즈니스로서는 그들을 이해하지 못할 바가 아니다. '음악이 곧 돈이다'는 명제와 목표는 나쁘지도 않으며 성공 가능한 목표다.

하지만... 음악인 단체, 특히 음반회사들은 이 돈을 혼자 독식하려고 한다. 사탕이 담긴 병에 손을 넣고, 사탕을 너무 많이 움켜쥐다가 손을 빼내지 못하는 얼간이처럼.

아래 기자의 말처럼,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네티즌)에게 외면받지 않는, 이 비즈니스가 현실화될 수 있는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일이다. 한곡당 300원 정도 하는 MP3파일이라면 확실히 대중화될만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네티즌들의 100%가 모두 이 유료 MP3를 이용하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적어도 2년정도 저가정책을 유지해나간다면 대중화가 이루어지리라고 생각한다.

벌써 복제방지장치를 붙인 유료 MP3는 음반사에서도 서비스를 하고 있다. SM에서는 ilkepop 사이트를 통해 한곡당 800원의 mp3를 다운로드받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번에 <보아 4집>은 음반이 출시되기 며칠전부터 전체 앨범을 4천원에 다운로드받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800원이라면 시장경쟁력을 갖추었다고 보기 힘들다. 10곡이면 8000원. 자켓도 없고, CD도 없는데 이 정도의 가격은 시장성을 무시한 가격정책이다.  이래서는 공짜 MP3를 이길 수 없다.

단언컨데, 기존 음악관련업자들은 공짜 MP3라는 보이지않는 거대한 기업과 경쟁해서 살아남아야한다. 단속과 법적 제재는 우습다. 어떤 복제방지장치도 3개월 안에 풀려 6개월 안에 인터넷에서 떠돌아 적용되어버린다. 이런 방식으로 법적 제재를 가하면 저런 방식으로 인터넷을 떠돈다.

하지만 몇년간 고군분투한 음악관련업자들의 싸움은 나름대로 유효했다고 본다. 네티즌들이나 일반인들에게 '돈 주고 음악을 들어야하며, 그렇지 않으면 좋은 음악은 나오기 힘들며, 음악이 없다면 음악을 즐기는 네티즌들도 힘든 일'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었다고 생각한다. 나같은 완벽 다운로드족 조차도, 그리고 내 주위의 다운로드족들도 '현실적인 MP3 유료화는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하고 있고, 각종 설문조사를 봐도 그렇다.(돈 없고 인터넷에서 죽치고 사는 중.고.대학생들을 일반화시켜서는 곤란할 것이다)

회사의 음반 담당자와는 이 문제를 놓고 얘기하면서 큰 벽을 느꼈다. 하지만 MP3와 같은 디지털음악파일의 존재를 부정하고, 인터넷 음악 서비스 존재를 부정하는 건.. 이제 특정 누구의 뜻대로 움직여주지를 않는다. 계속 고집불통으로 나가고, 서로 피해만 보는 법적 소송만 지리하게 벌여서는 안된다.

음반사 관계자가 "네티즌들이 책을 사지 않고 맘대로 복사해서만 본다면 어떻겠는가?"라고 물어본다는데.. 책값은 복사해서 보는 것과 비교해 가격경쟁력을 갖추었고, 표지도 이쁘고, 새 책을 사면 기분도 좋은 등의 만족감에 있어서 경쟁력을 갖추었기때문에 그런 염려가 없으니, 음반사들도 그런식으로 머리를 돌리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쉽고 편리하게, 마음놓고, 그리고 가격 부담이 크지 않게 MP3를 다운받을 수 있게 서비스를 갖추고, MP3에 가사를 기본적으로 넣고, 음질면에서는 무료MP3가 따라올 수 없는 수준으로 만드는데 얼마나 적극적으로 노력했는지 스스로 돌아볼 일이다.

오프라인 음반 시장도 지키고, MP3도 비싸고 팔아먹고, 무료MP3의 달콤함을 맛봤던 이들에겐 단죄를 내리고, 돈 마니마니 벌고 싶은, 사탕병에 손 넣고 빼지 못하는 음반관련업자들이여~ 쿨하게... 비즈니스해볼지어이다.


 

이번엔 MP3플레이어?
[디지털타임스 2004-06-08 10:53]
음원제작자협의회 등 5개 음악인 단체가 MP3폰에 이어 MP3플레이어(MP3P) 제조업체에게도 저작권 문제 제기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MP3폰을 둘러싸고 뜨겁게 달궈졌던 저작권 분쟁이 조만간 MP3P에까지 확산될 조짐이다.

이미 한국포터블오디오기기협회(KPAC)를 중심으로 주요 MP3P업체들이 표준 DRM(콘텐츠저작권관리) 탑재를 추진해오고 있으나, MP3폰과 마찬가지로 불법 MP3 파일 재생을 어느 선까지 허용하느냐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아, 저작권 단체들과의 진통은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DRM 채택과 불법 MP3 파일의 허용 수준 합의가 이뤄진다고 해서 `저작권 보호'라는 원칙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최근 MP3폰에 탑재된 DRM이 일부 사용자들에게 뚫리고 삽시간에 그 방법이 인터넷을 통해 전파된 사례를 보더라도 자명하다. 보안 관련 기술은 그 수명이 반년을 채 넘기지 못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MP3P산업이 `저작권 보호'라는 명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합법화된 MP3 파일이 불법 MP3 파일과는 차별되는 메리트를 갖춰야 한다. 곡 해설이나, 가사 등을 MP3 파일에 집어넣어 MP3P의 LCD를 통해 구현되는 서비스는 그 하나의 예가 될 것이다.

두 번째로 MP3 음악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 사용자가 거부감 없이 구입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특히 서비스 초기에는 저작권자와 음원 공급사업자가 상생의 노력을 통해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는 것만이 사용자들을 양지로 이끌어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불법 콘텐츠 공급의 온상인 P2P 사이트의 대대적인 단속과 자정이 요구된다. P2P 서비스를 이용하면, 방금 나온 음반의 MP3 파일부터 MP3 어학교재까지 못 구하는 것이 없으며, CD롬 한 장 분량을 내려 받는 데 드는 비용도 200∼300원에 불과하다. 그런 마당에 한 곡당 500∼1000원인 합법적인 MP3 파일을 구입하라는 것은 `넌센스'에 가깝다. 해외에도 `e동키' `윈MX' 등 다양한 P2P 파일 교환 방법이 있으나, 국내처럼 유료회원을 유치해 공개적으로 사업을 벌이는 경우는 드물다.

누구든 손쉽게 불법 MP3 파일을 얻을 수 있는 현행 구조에서는 이같은 저작권자와 사업자의 노력은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높다. 불법 콘텐츠에 대한 접근성을 낮추는 사회적인 노력이 뒷받침돼야만 MP3는 물론, 수많은 가능성이 열려있는 디지털 콘텐츠 사업의 기회를 담보할 수 있을 것이다.

한지운 산업과학부 기자

한지운 goguma@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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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nerist 2004-06-13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젠가도 이야기한거지만, 음악인단체에서 디지털 세계의 본질을 아직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바이너리 파일의 복제는 무슨 수를 써도 막을 수 없다는 거. 이걸 인정하고 들어가야 할텐데 무조건 무슨 락을 걸든지 뭘 하면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이런저런 뻘짓을 하는 거죠. 거 참... 제 개인적인 생각으론 대중음악이 음반판매에서 뽑아내는 수익은 갈수록 줄어들 것 같습니다. 음질과 연주의 질에 관건이 달린 재즈나 클래식은 예외가 되겠지만요.
 
 전출처 : . > 노란손수건 주렁주렁

 

 

 

 

 

 

 

 

 

김해지역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 20여명과 가족들은 지난 11일 저녁 봉하마을을 찾아 마을회관 앞 느티나무 등 20여 그루에 노란리본을 내걸었다.

이 지역 노사모가 오는 14일 헌법재판소의 노무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선고를 사흘 앞두고 변함없는 지지와 애정을 보여주기 위해서 소설 '노란손수건'의 극적인 상황을 고향마을에다 패러디한 것.

마을회관 앞 느티나무에는 '노짱' '그대 오시는 길' '오늘의 일을 역사는 기억 한다' 'YOU...WIN!' 등의 글귀를 담은 팻말과 노란리본이 나뭇가지 곳곳에 걸려 바 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http://ucc.media.daum.net/uccmix/news/society/affair/200405/12/yonhap/v6633522.html?u_b1.valuecate=4&u_b1.svcid=02y&u_b1.objid1=16602&u_b1.targetcate=4&u_b1.targetkey1=16668&u_b1.targetkey2=6633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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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읽어보는 노빠 10계명 by 네이버 블로그 (펌)

우리가 진정 노무현의 대의를 따라 대한민국의 정치발전과 국가경제의 발전과 민주주의 완성을 통해 조국의 통일을 앞당기는데 내 한 몸을 바치고 싶다면 이 십계명을 잘 되새겨야 할 것이다.

1. 급진노빠를 경계하라. - 뭐든지 지나치면 화를 부른다. 대의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너무 앞서 나가면 다수의 사람이 함께 하지 못하는 큰 오류를 범하게 된다.

2. 소극적인 노빠를 견인하라. - 함께 하는 것을 머뭇거리는 사람에게 어깨를 내어주고 목말을 태워 가시밭길을 내가 먼저 밟고 나서야 한다.

3. 반노를 증오하지 말라. 상식적이고 합리적으로 대하라. - 그들이 권력을 가졌을 때 반대자에게 한 행동 그대로를 우리가 답습한다면 그들과 무엇이 다른가. 우리가 가진 가장 큰 무기는 상식과 합리성이다. 비상식에는 상식으로 불합리에는 합리적으로 대응하면 된다.

4. 비노와 함께 하라. - 이전엔 함께 했던 사람들이다. 앞으로도 함께 해야한다. 늘 그들과 함께 토론하고 협의하는 풍토를 가져야 한다. 그 속에서 참된 길을 찾고 같이 가야 한다.

5. 내가 정의이고 남은 불의라는 생각을 버려라. - 내가 옮은 길을 간다고 해서 남을 무조건 배타한다면 그것은 옮지 않다. 좀 더 생각을 크게 가져야 한다. 이성적으로 대화해도 안될 때는 감성적인 호소로 노력해야 한다. 끝없이 노력해야 한다.

6. 언제나 국민과 함께 하는 곳에 있어라. - 패거리정치에 신물나는 국민 앞에 우리 스스로 패거리 정치집단화 되는 것을 신념을 지키는 행위로 자위하고 있지 않는가를 냉정히 돌아봐야 한다. 몸을 낮추고 언제나 국민과 함께 하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실천하라. 지난 대선에 큰 뜻을 이루었다면 지금은 그 뜻을 더 크게 펼쳐야 한다.

우리끼리는 조용히 모이고 조용히 행해야 한다. 우리가 모였다. 그러니 우리를 따르라는 선언적인 모습은 우리를 고립시키는 지름길이다.

참여정부에서 참된 노빠가 해야 할 일은 차분히 연구하고, 토론하고, 실천방안을 만들어서 노빠가 안된 사람들이 마음놓고 들어와서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많은 이들이 함께 하는 콘텐츠도 만들어야 한다. 그 속에서 그들과 기쁨을 나눌 때 참된 노빠의 길을 가는 것이다.

7. 대의를 강요하지 말라. - 개혁의 대의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 대의는 마음으로 지지 받는 것이고 따르는 것이다. 왜 바뀌지 않느냐고 다그치는 순간, 우리 스스로 개혁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8. 내 지식과 경험을 뽐내지 말라. - 내가 남보다 많이 보고, 많이 느끼고, 많이 배웠기 때문에 나의 말과 글이 맞는 것이라고 스스로 인정하는 순간 나는 무식한 사람이 되는 것이고 가장 천박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국민들의 가슴속에 대의의 바른 뜻을 전달하려면 그들에게 가장 가까운 언어로 다가서야 한다.
9. 내가 모든 것을 했다고 자만하지 말라. - 내가 아니면 이것을 이룰 수 없어서라고 생각하는 순간, 가장 반개혁적인 사람이 되는 것이다. 우리가 외치는 개혁은 패러다임의 변화이고 시스템의 변화이다. 즉, 모든 것을 움직이는 방식의 변화를 말하는 것이다. 혼란한 듯 하면서 일체감이 만들어지는 시스템, 명령과 강요에 의하지 않고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발전해 나가는 시스템을 통해 사회의 패러다임이 변화 발전해 나가는 것이다. 그 속에서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과 존경이 싹트는 것이다.

10. 반대편 선 모든 사람이 감동 할 수 있을 때까지 몸으로 말하라. - 대의에 반하는 모든 사람 역시 내 민족, 내 이웃이고 나의 부모형제이다. 그들의 이해와 협력 없이는 대의를 이룰 수 없다. 말보다는 몸으로 그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보여주어야 한다. 묵묵히 길을 가야한다. 그 길에 백이 모이고 천이 모이고 만이 모여서 강물을 이루게 하여야 한다.

ps. 위의 십계명은 중립에 서라는 것이 아니라 "현명한 실천가야말로 참된 노빠다"라는 것을 강조하는 내용이므로 심한 오해는 없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 십계명을 가슴 깊이 새기시어 이에 반하는 사람들을 과감히 비판하는 사랑의 매를 들길 바랍니다. 그래야 만이 우리가 바라는 세상이 빨리 올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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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nyside 2004-05-12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대단허요... 그런데 읽어보니 일단 '노'가 가는 길은 선(善)이고, 이 길을 지대로 따르기 위한 방법론만 있는 것 같소.
나 같으면 이런 것도 추가할 텐데... 노께서 항상 옳지 않을 수도 있음을 인정하라.. ^^;

風月樓主 2004-05-12 1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노빠 필수 지참서가 아니고...
전국민 투표권자들 지참서네요^^
조금씩 깨끗한 사람을 뽑아나가면 언젠가는 부정없는 나라가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