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드'에 관한 다른 말들은 뭐가 있나 찾아보다가 

위의 말을 발견. "너드 되기, 이것이 친구 만들기의 최선의 방법"을 조금만 밀면 

위와 같이 말할 수 있어질 것 같다. 


이 두 문장에 아주 흥미롭고 중요한 진실이 있고 

여러 방향으로 확장할 수 있을 것 같다. "연대" 이것이 공허하지 않기 위해, 

아니면 어쨌든 즐거운 무엇이기 위해, 절실하며 과한 지적 추구가 반드시 공유되어야 할 것 같기도 하고. 


urban dictionary에서 누가 "지식인 intellectual"을 

"알콜과 섹스 외에도 관심사가 있는 사람 someone who has interests other than alcohol and sex"으로 

정의해 놓은 걸 보고 정확하네 정확해. 충분히 좋은 정의다. 좋아 나도 이렇게 정의하겠어. (진지하게). 


그런데, 어렸을 때는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했던 것 같지만 나이가 들면 들수록 "interests" 이것이 공유되지 않으면 

아무 어떤 여하한 무슨 조금도 인간 (인간적인) 관계가 형성이 되지 않지 않나. 그리고, 나이가 들면 들수록 "interests"라는 것이 개인화하게 되어 있고 (그것들이 점점 더 그 사람의 삶, 개성에 의해 변모하고 심화하는 일) 그래서 그것들이 공유될 만한 지점은 점점 사라지게 된다는 것이, 그것이 나이들수록 '친구만들기' 어려워짐의 이유 아닌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보다 더 쓸모없는 포스트 주제 드물 것 같다. 

머리 속에 있을 때 장대했던 주제인데. 극 미미하게 이 정도에서 끝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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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yonder 2016-12-29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주제에 대해 이 지구 상에서 단 한 사람만 nerd일 수는 설마 없겠지요? 그 주제의 보편성, 비보편성이 친구가 얼마나 있을 수 있느냐의 지표가 되려나요? ㅋ

몰리 2016-12-29 17:27   좋아요 0 | URL
주제만큼 중요한 게 선별적 친화력 (˝elective affinities˝ 이 말, 이렇게 써보게 되다니 좋네요 ^^) 아닌가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조금이라도 아는 쪽으로 생각을 해보았는데, 아도르노와 호르크하이머의 경우 주제를 공유했던 것만큼 둘 사이에 강한 친화력 있었던 것이 (사실 기질은 아주 다른 두 사람인데요) 그들 우정을 설명하지 않나 했어요. 그러니까 <주제 + 친화력> 조합인데 나이가 들수록 둘 사이 관계가 ˝주제>>>>>>>>친화력˝이긴 하지만 그러나 그렇다 해도 친화력의 요소가 없다면, 둘 다 nerd고 둘 다 그 주제에서 너무 멀리 가고 그 주제를 사랑한다 해도, 그래도 그게 또 우정이 성립하지는 않지 않나 싶기도 하고요. 아도르노나 울프 연구자들 중 가까이서 자주 접하더라도 결코 서로 우정이 생기지는 않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니.

그렇다면 실은 ˝친화력>>>>>>>>>주제˝가 되는 것인가.
이것도 변증법적 관계인가. ;;

그런데 정말 어쨌든, 그 사람이 관심 갖는 주제가 그 사람에게 무슨 의미인지
이런 것을 잘 이해하는 사이여야 친구인 건 맞는 것 같아요.

blueyonder 2016-12-29 17:35   좋아요 0 | URL
네 친화력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마지막 말씀 ˝그 사람이 관심 갖는 주제가 그 사람에게 무슨 의미인지 잘 이해하는 사이˝가 친구라는 데에 공감합니다.

hnine 2016-12-29 18: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주제와 다른 얘기이지만 저는 nerd라는 단어의 의미가 지금도 영 쉽게 떠올려지지가 않아요. 나름대로 상상하길 예전에 TV 만화 톰소여의 모험에서 톰소여의 동생으로 나오는 애, 큰 안경 쓰고 좀 답답하고 샌님같고 이모말을 아주 잘 듣는 (톰소여랑 반대로) 그애를 모델로 생각하곤 했는데, 어제 몰리님 페이퍼 읽다보니 그것도 아닌것 같아서 아직도 잘 모르겠는 상태로 돌아왔습니다 ㅠㅠ

2016-12-29 18: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29 18: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29 18: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29 19: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29 19: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제 새벽 나갈 때 영하 7도. 

오늘은 영하 4도. 영하 10도 정도까지는 

그 쨍하게 차가운 공기 들이마시면서 걷는 매력이 있어서 

춥다고 나가길 망설이지는 않는데 문제는 미끄러지기.  

어제 비탈길에서 세게 미끄러졌고, 오늘 동네 산책인데 아이젠 하고 나가야 되나. 

하다 조심조심 천천히 5천보만 걷기로 하고 나갔다. 그런데 많지 않지만 눈이 쌓여 있고 

눈 위로 한 사람의 발자국. 한 고양이의 발자국. 고양이 발자국 따라서 길 걷다보니 

(내가 걷는 구역 전부에 점점이 놓인 고양이 발자국. 그 발자국 따라가도 고양이는 없지만. 사람 발자국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고) 눈이 왔고 춥고 눈 위를 걸은 사람은 아직 한 사람 뿐이거나 없고 어둡지만 가로등이 켜져 있고 


하여튼 이게 너무 좋아서 오래 걸었다. 

새벽에 조용히 오래 산책할 수 있기. 이거 정말 행복의, 적어도 정신건강의 가능성의 조건. 


Writer's Almanac에서, 12월 27일이 생일이며 미국의 에세이스트라는 사라 보웰의 위의 문장을 인용했다. 

아 얼마나 옳은가. 감탄함. "너드라는 것, 한 주제에 대해 너무 멀리 가고 너무 많이 좋아한다는 것. 이것이 친구를 사귀는 최선의 방법." 


그런데 너드는 "덕후"와 같은가 다른가. 

조금 다르지 않나. 너드에도 사회적 낙인(social stigma) 찍힐 수 있지만 

그것을 쉽게 떨칠 수도 있고 (보웰의 말이 그 한 예가 되겠고), 어쨌든 찍힌다 해도 희미하지 않나. 

그런가하면, 덕, 오덕, 덕후... 는 solitary existence가 필히 정의의 일부가 되어야 하지 않나. 아닌가. 

덕알못이면서 저런 생각을 잠시 해보았는데, 아마 아닐 것이긴 하다. 밀덕들의 연합 같은 것이 있다고 

어디서 봤던 것 같기도 하고. 그렇긴 하나, nerd, geek, 이 두 단어가 영어에서 쓰이는 것처럼 쓰이는 

한국어 단어가 없다는 것만으로도, 영어에 비해 한국어가 인간의 정신에 관심없는 언어라는 것을 알 수 

있지 않냐며, 오늘도 새벽부터 정신의 삶을 껴안으라 한국어에 청해 봄. 사실 위의 저 말에서 "care about (something)" 이것도 순순히 번역되지는 않는 말 아닌가. 거의 "먹다" 수준으로 인간의 기본, 필수 활동을 가리키는 말임에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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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순실씨 결정에 맡기겠습니다. 

저의 사익을 국가를 위한 공적인 사업이라고 믿고 추진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이 대목에 감탄하고 

자러 감. ;;;; 자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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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temyprofessor.com 

그들이 재직 중인 학교 관련 페이지에서 더 실감나게 볼 수도 있겠지만 

이 강의평가 사이트에도 미국 교수들 재미있는 강의평가 있다. 아는 이름들 검색해 볼만함. 


한 예로 로버트 훌롯-켄터의 모더니즘 수업: 

Pretentious, rude, unclear, a little boring. When he's not making you feel like your work isn't serious because it's American, he's trying to convince you that a nonsensical poem from Wallace Stevens is "breathtaking" and "devastating." One of those absynthe sipping profs who asserts his own genius. 






대학원 시절 이 책 보고 

조금 (아주 많이는 아니고) 감탄함. 

박사과정까지 문학연구 하는 사람들 중에서는 사실 드문 편인 

"이 주제가 언제나 나를 매혹했고 이 주제에 사무치는 나를 어쩔 수 없음" 같은 분위기가 있었다고 기억한다. 

지금 집에 책은 없고, 시험을 앞에 두고 이 책 저 책 쌓아두고 막 읽던 무렵 스쳐갔던 책. 그렇긴 한데 

좋은 기억으로 남았던 책이긴 하므로 Seth Moglen도 ratemyprofessor.com에서 찾아본 적이 있다. 


그리고 굉장히 놀람. 

적지 않은 평가가 올라와 있고 

그 전부가 극찬의 내용. 인생을 바꾸었다. 그럴 수만 있다면 그의 수업만을 듣겠다. 

교수들 중 다른 누구도 하지 못한 방식으로 나를 변하게 했다. : 이런 얘기들이 줄을 이었고 

정말 그랬나, 지금 다시 찾아보았는데 .............. 정말 그랬다. 


한국의 ratemyrprofessor.com은 아마 

everytime.kr일 것 같은데, 뉴스룸 보고 있다가 

아 거기, 한 번 가보자...... 고 가서 내 수업에 올라온 강의평가를 보았고 

별점 하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ㅜㅜ ;;;;;;;;;; 

"2학점에 들이기엔 아까운 시간" 등의 평가 앞에서, 오늘도 맥주가 필요한 시간. 

*(교수님은 너무 좋으시나) 2학점에 들이기엔 아까운 시간. : 이런 것이긴 했다. 

그래도, 으. ...... 으 하여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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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 사이 불어는 조금이라도 늘었나. 

보려고 바슐라르 전기 꺼내서 1장을 펴보았다. 


1장의 제목은 De tout cela qu'est-il devenu? 

구글 번역이 해준 영역으로: What has become of all this? 

(이 정도 단순한 문장이면 거의 완벽하게 번역되는 것 같고, 

조금 복잡해지더라도 문장의 구조는, 특히 단어를 좀 정리해서 구문이 명료히 드러나게 하면 

거의 오류없이 번역되는 것 같다. 구글 번역은 외국어 공부에도 예전이면 고액 학원 혹은 과외로나 가능했을 일 해주는 건지도). 


첫문장: 

바르-쉬르-오브 중학교의 1,2,3학년 학생들은 1919년 신학기가 시작하면서 

신임 교사인 가스통 바슐라르와 물리학 그리고 화학을 공부하게 되었다. 


이어지는 짧은 두 문장: 

Le professeur Bachelard a trente-cinq ans. C'est un enfant du pays. 


이것도 아주 아주 쉬운 문장. 불어 어느 정도 공부한 다음이라면 바로 이해할 문장. 

나는 "바슐라르는 35세였다. 35세면 시골에선 애에 속한다"는 뜻인가보네, 그런데 프랑스 신기하네

이미 그 시절에 프랑스에선 젊은이는 시골에 살지 않았나. 했다가 두번째 문장 C'est un enfant du pays를 구글 번역해 봄. 그리고 이 문장은 "그 나이면 시골에선 애다"의 뜻이 아니라 "그는 그 마을 출신이다"의 뜻이었다. He is from the country. 혹은 He is a child of the country. 


시골에서는 50세도 청년.. 이라고 아주 잘 알고 있고 

동시에 du (de + le), 두 글자 아주 작은 단어이긴 하지만 

작더라도 당연히 할 일을 온전히 하고 있는 단어를 알아보지 못하면서 

실제 문장의 뜻과 별개의 자기 편견을 재생하고 그걸 이해로 착각한 순간. 


그렇다고 정리한 다음, 번역과 관련한 

몇 가지 기억 혹은 생각들을 하게 됨. 오역 중에서도 나쁜 유형의 오역이 바로 저것 아닌가. 

저런 오역이 가끔 드물게 있는 정도가 아니라 거의 모든 문단에서 나오는 책들도 있지 않았나. 


그런데 enfant, 이 단어를 이렇게 쓰는 것도 이것도 아주 불어식 어법일 것 같다. 

'앙팡 테리블' 이건 불어로만 말할 수 있었던 걸 수도. 앙팡 대신에 kids, children, 안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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