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맛있지 않나.
오늘 이거 한 통 먹음.
4조각 먹은 것인데 1조각 칼로리가 110 정도 될 것이다.
점심을 아주 많이 먹고 나서 먹은 것이므로 점심만으로 1400 칼로리쯤 먹었을 듯. 그리고 많이 걸었다. ;
브라우니. 브라우니를 처음 알았던 건 94년작 Reality Bites. 이 영화 90년대 중반에 볼 때 새로운 바람이었다.
구석구석 새로웠다. 혼성 4인조인가, 하여튼 친구들이 같이 사는 집. 그 집에서 친구들이 소파에 같아 있는데 전화 올 때, 아마 옛날 다이얼 전화기였던가 전화기를 든 이단 호크가 하는 말이 "여보세요, 여긴 우리들의 불만의 겨울입니다" 이러는 장면도 오, 오우... 하면서 봤었다. Hello, you have reached the winter of our discontent. 위노나 라이더가 그 집 부엌에서 브라우니 만드는 장면이 있다. 오븐용 강화유리 그릇에 초코 + 떡같은 것이 담겨 있음. 브라우니 만들고 먹는 그 장면도 위노나 라이더와 이단 호크 사이 관계의 변천에서 중요한 장면 아니었나.
미국에선 확실히 많이 먹긴 하던데
좋아하게까지 되지는 않았으나 아주 가끔, 너무 맛있다며 먹는다.
그리고 먹고 나면 갑자기, 어려운 논문들 두 개는 바로 씹어먹을 수 있을 거 같은 상태가 된다.
그 상태가 오래 간다면 아마 살이 찌든 말든 브라우니 중독자가 될 수도. 한 한 시간 정도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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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젠 9시 되기 전에 자기 시작했고
4시쯤 깬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새벽-아침의 비몽사몽인 시간에, 봄이 왔을 뿐 아니라 이미 여름으로 향해가는 중이므로 이토록 환해도
아직은 5시도 되지 않았다고 결정까지 해가면서 자다가 전화기 눌러봤더니 6시가 다 되어 있었다. 올해 들어
가장 늦게 일어난 시각일 듯. 많이 잤고 잘 잤던 날.
리처드 로티는 결코, 단 한번도 예측가능한 사람이 아니었다... 는 레이먼드 게스의 회고를
자꾸 생각하게 됨. 사실, 누군가를 깊이 알아가는 일(독자로서 알아가든, 실제 관계 속에서 알아가든)은
"그라면 -- 할 것이다"의 축적이기도 하지 않나. 니체의 애독자라면 여러 문장들 앞에서, 이건 니체가 썼을 만한 문장이다, 이건 니체가 어디서 실제로 쓴 문장이다, 니체라면 결코 쓰지 않을 문장이다... 같은 판단 할 수 있어야 하지 않나. 만일 "그라면 (--게 말할, --게 행동할) 것이다"의 축적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혹은 오직 부정적인 방향으로만 일어난다면
그게 그 자체로 그 사람에 대해 말해주는 바 있지 않나.
어쨌든 타인의 '레퍼터리' 혹은 '매너리즘' 그런 것에 대하여
세심한 이해.. 같은 것이 있을 수 있을 텐데, 그런데 그 세심한 이해란
한편 그가 '예측불허'인 사람일 때만 가능한 것 같기도 하다. 언제나 충분히 예측가능하다... 쪽인 사람이라면
게으르게 이해하겠지. 예측가능하지만 동시에 언제나 예측불허인 요소도 품고 있는 사람일 때, 이해의 도전..... ; 하여튼 이해가 재밌어질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