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자연 현상.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펭귄판. 


254. 

재미있는 것의 증가. 

인간의 고등 교육의 경로에서, 만사가 재미있어지는 때가 온다. 

어느 사안이 갖는 교훈적인 면모가 무엇인지 빨리 알게 된다. 

어느 지점에서 자기 사유의 공백을 채울 수 있을지, 아니면 자기 생각의 확증을 찾을 수 있을지 빨리 알게 된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지루함이 점점 더 많이 사라지고, 감정의 과잉도 점점 더 사라진다. 

궁극적으로, 인간은 다른 인간들 사이를 식물을 연구하는 자연과학자처럼 오가게 된다. 

인간은, 자기 자아까지도 하나의 현상으로 보게 되며, 그 현상은 인식을 향한 그의 욕망을 강렬하게 자극한다. 



케임브리지 판과 비교하면 

펭귄 판이 분명히 느껴질만큼 문장들이 짧고 쉬운 편이다. 

이 단장, 어째 좀 감탄하면서 읽었다. 이거 정말 그렇다 생각하기도 했다. 

그게 인간 고등 교육의 경로에서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오게 마련인 것인지 

그렇든 아니든 그게 왔다 해도 그 또한 지나가리라일지 아닐지 

몰라도, 어떤 땐 "everything becomes interesting"이긴 한 것이다. 


"everything becomes interesting"일 때 학교에 있어야 하는 것인데 말이다. 

모두가. 학교에 있는 모두에게 "everything becomes interesting"이라면 

다수의 지옥들이 폭파될 거 같다. 


그런데 재미있다 해도, 소년은 늙기 쉽고 학문은 이루기 어려우므로 

결과는 재미없을 경우와 다르지 않을 . ㅎㅎㅎㅎㅎㅎ 

아무리 해도 안 한 것과 다르지 않다. 

오직 경로에만 보상이 있는 것이다. 




*형광펜은 단발머리님 쓰시는 스타빌로 형광펜 색이 예뻐서 

덩달아 구입해 쓰기 시작한 스타빌로 형광펜. 파스텔 터쿼이즈 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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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판은 이렇게 나와 있는 콩도르세의 괴작, 기작, 유작. 

<인간 정신의 진보에 관한 역사적 개요> 이 제목으로 한국어판 찾아진다. 


피터 게이 <계몽시대>에 이 책 해설하는 긴 부분이 있는데 

게이가 콩도르세에게 과하게 밀착하는 느낌이기도 하고 

콩도르세의 이 책을, 격하게 충돌하기도 하는 여러 감정들을 느끼면서 

격정적으로 읽었던 거 아니냐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다른 계몽사상가들 해설할 때와 다르게 느껴진다. 

어쨌든 이 책은, "인간 진보의 예언자" 콩도르세가 그의 머리 위에 드리운 기요틴 그림자 안에서 

(자코뱅들에게 쫓기며 은신 중에) 쓴 책. 


이 책에 어떤 과잉이 있고 

어떤 착오가 있는지. 그런가 하면 어떤 미덕과 

어떤 경이로움이 있는지. 콩도르세는 자기 메시지를 명확히 하기 위해 

어느 정도까지 단순화를 감행하는지. 


등을 길게 얘기하다가, 

"그러니 <개요>는 계몽의 증언인만큼 계몽의 희화이기도 하다고 우리는 결론 짓는다" 이렇게 말할 때 

이상하게 감동적이다. 계몽의 증언. 계몽의 희화. 둘 다에 대해 피터 게이 자신이 오래 깊이 생각했을 거 같다. 

계몽 시대는 무엇이었나에 대해. 


"콩도르세의 <개요>에서, 우리는 진보의 부담을 스스로 자기 어깨 위에 지기로 한 

계몽을 보게 된다." : 이런 말도 이상하게, 콩도르세의 이 책을 아직 직접 본 적도 없으면서, 뭔가 

가슴을 흔듬. 




게이의 책 어느 페이지에나 

지금 여기. 지금 여기와 바로 연결되는 말들이 있다. 

역사서는, 울면서 보는 것이다.... 것이었다. 것이었구나. 같은 심정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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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종교.



피터 게이, <계몽시대> 2권. 자유의 과학. 



세네카는 카누스의 죽음을 증언하면서, 이 용감한 인간에게 불멸을  

그리고 다른 이들에게는 용기를 준다. 세네카를 상세히 인용하면서, 디드로는 

카누스의 불멸에 대한 세네카의 확신을 정당화하고, 세네카 자신의 영웅적 죽음을 찬미하면서 

잘 죽었던 또다른 로마인을 불멸이 되게 한다. 다른 어떤 분야보다 철학이, 시간의 파괴를 치유하고 

달력에 거역한다. 


"오 세네카!" 디드로는 쓴다. 

"소크라테스와 함께 당신이, 저 저명하고 불행했던 인간들 중에서도, 저 위대한 고대의 인간들 중에서도 

나와 내 친구들을 잇는 가장 달콤한 고리였다. 모든 시대의 교육받은 인간들과 그들의 친구들을 잇는 고리였다. 

나와 친구들은 자주 당신을 주제로 대화했다. 당신은 영원히 그들의 대화 주제일 것이다." 


죽음이라는 주제를 불편해하는 우리 세기에, 그리고 용감한 죽음이란 

운이나 기질의 문제지 철학의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는 우리의 세기에, 디드로의 이런 열정은 

억지스럽고 어쩌면 당황스럽다. 그러나 철학의 자율성을, 그리고 철학이 삶에 제시되는 다른 지침들보다 우월함을 옹호하려는 인간에게, 죽음 앞에서 철학적 용기는 종교의 필요에 맞서 제시할 또 하나의 반론이기도 했다



저 마지막 대목이 눈에 들어와서 올려 봄. 

디드로. 이름도 사랑스러운 디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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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도 케임브리지 판을 갖고 있는데 

오래 되었고 한 번 물에 젖은 적이 있고 

.... 번역은 모르겠지만 어쩌면 이 책도 펭귄판 구입이 필요할 수도. 



예술가가 그의 예술로 그의 시대 최고의 인간들을 만족시켰다면, 그 예술은 

그의 다음 시대에는 최고의 인간들을 만족시키지 못할 것이다. 물론 그 예술은 "미래의 모든 시대"에 

살 것이긴 하다. 최고의 인간들이 보내는 갈채는 명성의 보장이니까. 



"여러 의견과 금언"에 이런 단장이 있는데 

<비극의 탄생> "서문"에서 니체가 하던 말 기억하게 한다. 

그 책이 겪은 운명, 불운에 대해 말하다가 


"그러나 이 책은 

나의 시대 최고의 정신들을 만족시켰다...." 하던 대목. 


이게 자화자찬도 아니거니와 

아니므로, 정말 돌아와서 그에게 지극한 만족이지 않았을까. 


이런 말들을 보면 나는 어김없이

그런 책을 쓴 인간들이 하게 되는 막대한 서비스... 

생각함. "우리 시대 최고의 정신들을 만족시킨 책..." 이런 말이 의미있게 쓰일 수 있는 곳이면 

쌩양아치같은 짓들이 훨씬 덜 일어나지 않겠는가. 이 나라 검찰만이 아니라. 검찰과 (아직) 무관했던 

당신 인생에서 나의 인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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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케임브리지 판은 

카우프만과 공역도 (한 권 이상인가) 했고 

다수 니체 번역을 남긴 R. J. 홀링데일의 번역. 

이게 영국식 고풍스러움인지도 모르겠고 홀링데일의 사적인 편벽에 불과한 걸 수도 있겠지만 

문장이 과하게 길어지고 문법, 구문이 과하게 지금 문법(20세기 중반 이후)이 아닌 감이 있다.  

이 책이 그렇게 힘들다 느껴진 건 그 때문인지도 모른다고 gutenberg.org 번역 보다 생각함. 


그래서 다른 번역 하나 주문했다. 펭귄판. 

이 판은 <그리스 비극 시대의 철학> 번역한 여성 역자. 마리온 파버던가 이름이. 

카우프만이 혹독하게 깎아내리던 역자. 이것도 이해 못하고 저것도 이해 못하고 이것도 부정확하게 옮기고 

저것도 어수선하고. 


그러나 나는 좋기만 했다. 

독어와 비교해서 좋은 건 아닐 것이다. 독어와 비교하면 나쁠 거 같다고 

알아봐지는 듯한 느낌도 있었다. 원문의 한 80%만 번역하는 느낌. 


그런데 어떤 책들은 그런 번역을 요구하지 않나 생각함. 

어떤 책들은 50% - 200% 다양한 수준, 층위의 번역 버전들이 공존하면 좋겠다 생각함. 

힘이 딸릴 땐 


살살, 그러나 동시에 빠른 번역으로. 

힘이 넘칠 땐 원저보다 두꺼운 주석도 주섬주섬. 



그래서 이 펭귄판 역시 

약 80% 번역하는 느낌의 책이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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