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악을 넘어서>의
"철학자들의 편견에 대하여"에 이런 대목 있다:
"심지어 논리의 배후에도 가치화가 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특정 유형의 삶의 보존을 향한 생리학적 요구가 있다.
분명한 것이 모호한 것보다 더 가치있어야 한다, 가상이 "진리"보다 가치가 없다 -- 이런 평가들.
이들은 우리의 삶에 규제적 중요성은 가질지 몰라도 실은 전경 어림(foreground estimates)에 불과하다.
우리라는 존재, 정확히 우리같은 존재의 보존을 위해 필요한 어떤 "어리석음 niaiserie"일 뿐이다."
(*독어 원문이 그래서겠지만
카우프만의 영어 번역에서도, 문장은 단순한데 번역은 쉽지 않다.
정말, 말의 '템포'라는 것이 중요했던 사상가. 여하튼 그래서, 저 문장들은 대강 저런 얘기가 있다는 정도입니다.
그런데 정말 멋진 말들. ㅜㅜ 니체 형! 그러고 싶어진다...)
카우프만이 저 단어, niaiserie에 역주를 붙였다.
"Folly, stupidity, silliness: one of Nietzsche's favorite French words."
'르상티망' 이 단어를 불어 그대로 쓴 것 포함해서, 이 '니에저리'와
기타 몇 단어가 더 있다. 불어 그대로 쓰고, 그게 이 말은 불어로만 해야 한다 같은 판단도 있었겠지만
그 단어 자체를 (소리나 모양 느낌) 좋아했기 때문이겠다 느껴지는 단어들.
-rie로 끝나면서,
집합명사이자 추상명사인 것 같은... 단어로
bizarrerie도 있다. bizarre, 영어에서도 쓰는 이 형용사에 -rie를 붙임. 'bizarre한 짓거리, 행태.'
어근이 되는 단어의 속성을 가진 것들을 싹 (싸그리, 싸그-rie;) 모으면서 추상화하기. 하여튼 -rie자체에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만, 마치 불어를 쓰는 사람들의 정신적 습관의 일면 보여주는 것도 같지 않나. 슥슥슥 다 모으고
추상화하기. bizarre는 그 단어만으로도 충분히 '비자'한데, 비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