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05년. Entitled Opinions에 출연한 리처드 로티.

로티 출연한 에피도 이 방송의 명에피였다. 하기 싫지만 억지로 한다는 듯한 느낌으로 '긴장한' 해리슨이 

"지난 몇 연대 동안 로티는 미국의 가장 유명한 그리고 아마도 가장 중요한 철학자가 되었다. 그의 페이퍼와 책들이 

철학이 논의되는 많은 곳들에서 도발이었고 ...." 이런 의무적 인트로를 끝낸 다음 


"오늘 몸이 좋지 않다고 들었다. 그럼에도 와주셔서 감사하다.

(...) 당신은 bird watcher로도 명성이 있는데, bird watching의 무엇이 매혹적인가?" 이 질문에 대하여 


답으로 나오는 로티의 첫 문장부터가 비범했다. 

To some extent, it is simply a collector's instinct.


........... 글쎄 이 문장의 무엇이 비범하냐고 물으신다면 

그에 답하려면 10개의 포스팅이; 아니 어쨌든, 내겐 저 답이 

철학자다운 답으로 보였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Publish early and often. 

이게 로티가 박사학위 전후던가 아니면 프린스턴 부임 전후던가 

하여튼 그의 커리어가 시작하던 무렵에 들었던 조언이라고 어디선가 그 자신 회고한다. 

"일찍, 그리고 자주 논문을 발표할 것." 


이런 얘기를 일면적이지 않게 한다는 것. 

저런 조언이 하나마나한 말이 아니고 당시 철학계의 작동방식을 (말해지지 않던 모순도 포함해서) 

압축하던 말이었을 것으로 보이게 한다는 것. 그 자신 느꼈을 복합적인 감정들도 담기게 하면서 그런다는 게 

....... 하여튼 로티가 '당혹감' 앞에서 자신을 닫아버리는 유형의 사람은 아니었다 정도는 말해준다고 적어두자. 


3월에 끝냈던 니체 페이퍼는 

1순위로 생각했고 희망했던 곳에서 거부 되었다.  

"가장 탁월한(most accomplished) 페이퍼들도 거부된다. 지금 우리 저널에서 

논문을 발표하는 저자들 중 거부당한 역사를 가진 이들이 많다." 이런 문장이 거부를 알리는 이메일에 있었다. 

지금까지 받아본 거부 편지들 중에선, 어떻게 보면 칭찬에 속할 말도 담긴 유일한 편지. 


이번 학기 성적 입력을 끝낸 지금 

이제 시작할 방학 동안, 거부 당한 니체 페이퍼를 다른 곳에 보내고 

쓰려던 (조금 쓰기도 한. 으으;) 울프 페이퍼는 완성해야겠다는 다짐을 하는 참이다. 

앞으로 이 블로그에 페이퍼들 진척과 관련한 글은 잘 쓰지 않을 거 같지만, 어쨌든 오늘의 다짐은 기록. 


이제 내게 "일찍" 발표는 없지만 "자주" 발표는 하고 싶다(기보다 해야 한다... 지만. 해야 한다면 하고 싶다...;) 

"(어쩌고 저쩌고) ... 특히 바슐라르의 지적 유산에 관한 다수의 논문을 남겼다" 이런 문장이 

바이오에 들어가는 삶......... ㅎㅎㅎㅎㅎ 하여튼 그러면 정말 좋을 거 같다. 


그래서 내일부터는 좀 뜸할 수도 있습니다 서재질이. ; 

1일 3회 정도로 뜸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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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7-06-26 22: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일 3회가 뜸하다는 것이 몰리님의 저력이지요. 저는 3일 1회도 벅찬데.....

몰리님 페이퍼는 찐해서 1일 1회만 올라와도 읽는 저에겐 녹록치 않습니다...

몰리 2017-06-27 05:06   좋아요 1 | URL
너무 많이 쓰는(쓰던) 여자.
너무 많이 (블로그에만) 쓰는 여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많이 -- 한˝이 제겐 좀 웃기긴 한데
그래도 저건 웃기지 않고 악몽. 이 악몽에서 깨면
블로그에˝도˝ 너무 많이 쓰는 여자. ;